천 원은 너무해! 큰곰자리 3
전은지 지음, 김재희 그림 / 책읽는곰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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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생들에게 용돈 이야기를 꺼내면, 모두 한 마디씩은 꼭 할 말이 있습니다. 용돈을 받든 안 받든, 대부분의 이야기는 결국 "사고 싶은 게 많은데 돈이 모자라요."로 마무리가 되어요. 사실 어른들도 그렇다고 얘기하면 잠시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지만, 한정된 돈을 어떻게 쓸 것인가 하는 문제는 나이를 불문하고 모두가 겪는 고민입니다. 

    <천 원은 너무해!>는 이런 고민을 막 시작한 초등학생의 현실을 전은지 작가만의 통통 튀는 문체로 그려낸 동화입니다.


    <천 원은 너무해!>는 처음으로 용돈을 받기 시작한 초등학생 수아의 '규모 있는 용돈 생활 적응기'를 담고 있습니다. 수아가 일주일에 받는 용돈은 천 원. 이 돈으로 300원짜리 비타민 사탕도 사 먹어야 하고, 하나에 300원 하는 음식 모양 지우개 세트도 모아야 하고, 단짝 친구 수정이와 편지 주고받기에 꼭 필요한 1300원짜리 메모지 수첩도 사야 하고, 수첩에 글을 쓰려면 500원짜리 오색 볼펜 세트도 있어야 합니다. 처음엔 아무리 그래도 일주일에 천 원은 너무 적지 않나 했는데 책 속 가격표를 보니 제법 합리적인 금액이었어요. 수아는 한정된 용돈으로 '포기할 것'과 '꼭 필요한 것'을 고르는 연습을 하고, 천 원보다 비싼 물건을 사기 위해 매주 용돈에서 조금씩 저축을 해야 한다는 것도 알게 됩니다. 


    이 책의 강점은 어린이의 시선으로 '계획적인 소비'를 자연스럽게 경험하게 한다는 점에 있습니다. 수아가 문방구 앞을 그냥 지나치지 못할 때의 솔직한 마음, 혹은 사탕을 사고 나서 뒤늦게 아쉬움을 느끼는 순간들이 현실적이기도 하고, 귀엽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사탕을 사고 싶은 마음을 꾹 참고 어렵게 모은 돈으로 꼭 갖고 싶은 물건을 사는 즐거움을 알게 되는 수아의 모습을 보면 흐뭇함에 미소가 지어지기도 하고요.


    엄마와 수아의 대화, 그리고 수아가 단짝 수정이와 주고받는 편지도 읽는 재미를 더해줍니다. 나의 용돈 사용 습관을 돌아보고 싶은 어린이에게도, 어린 시절 용돈을 모아 물건을 사던 추억을 되새기고 싶은 어른에게도 모두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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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꿀벌서가: 어린이책 초등교사 꿀벌의 어린이책 북큐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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