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 부리 이야기 - 제11회 비룡소 문학상 수상작 난 책읽기가 좋아
황선애 지음, 간장 그림 / 비룡소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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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무 말이 많은 사람에게 '넌 물에 빠지면 입만 동동 뜨겠다'라는 말을 하죠. 오늘 소개할 책은 말이 너무 많아서 부리만 동동 뜬 오리의 이야기, <오리 부리 이야기>입니다.


    오리 부리는 처음에는 그냥 말이 조금 많을 뿐인 평범한 오리였습니다. 그런데 사냥꾼을 피해 도망치다 지쳐버린 나머지, 무거운 몸은 두고 가벼운 '부리'만 달아나 버렸지요. 그 후 오리는 외출할 때는 말을 할 수 있는 부리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해 부리로만 돌아다니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오리 부리'가 된 것이죠.


    <오리 부리 이야기>는 오리 부리를 중심으로 들쥐, 사냥꾼, 앞치마 요리사, 족제비, 무당벌레의 이야기가 느슨하게 연결되어 전개됩니다. 짧은 이야기들이 서로 연결된 연작 동화라고 해도 문제 없을 듯합니다. 연작 동화 형식에 익숙하지 않은 어린이가 이 책을 읽는다면 조금 어리둥절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분명히 첫 장과 두 번째 장에서는 오리 부리가 주인공인 이야기가 나오다가, 세 번째 장에서는 앞치마 요리사에 대한 이야기를 하거든요. 하지만 연작 동화는 여러 등장인물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매력이 있으니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 읽다 보면 연작 동화 고유의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등장인물들은 각자의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각 이야기가 담고 있는 메시지는 모두 일치합니다. '확인되지 않은 말은 하지 말 것', 그리고 '남의 말을 함부로 옮기지 말 것'이 그 메시지에요. 가볍고 귀여운 이야기들 속에서 전해지는 이런 묵직한 메시지를 느끼다 보면 이 책이 왜 비룡소 문학상을 받았는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간장 작가의 귀엽고 익살스러운 삽화도 이 책의 또 다른 재미입니다. 글자를 따라 책을 한 번 읽은 뒤, 삽화 속에 숨겨진 요소를 찾으며 한번 더 읽으면 훨씬 재미있는 독서를 할 수 있을 거에요. 올바른 말하기에 대한 생각을 자연스럽게 나누고 싶다면 이 책을 함께 읽어볼 것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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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방학 숙제 조작단 사계절 아동문고 103
이진하 지음, 정진희 그림 / 사계절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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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제를 하길 바라는 게 누구야? 나야? 엄마야? 당연히 엄마지.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파라는 속담 몰라? 그러니까 필요한 사람이 직접 하는 게 맞지. 안 그래?"


    방학 숙제를 하라는 엄마의 잔소리에 이렇게 주장하던 준보는 여름 방학 숙제 상을 받으면 게임기를 사 주겠다는 말에 절친 구봉이와 함께 반 1등 구경수를 찾아갑니다.


    (노파심에 덧붙이자면 요즘 초등학교는 여름 방학 숙제가 의무이지도 않고, 여름 방학 숙제에 대한 상도 없으며, 절대평가를 하기에 반 석차도 없습니다....^^)


    그런데 구경수가 방학 숙제를 잘하는 데는 비밀이 있었으니...! 그 비밀을 알게 된 준보와 구봉이는 뜻밖의 제안을 합니다. 여름 방학 숙제를 같이 하자는 제안이에. 세 사람은 함께 방학 숙제를 해결해 가며 뛰어놀기도 하고, 게임도 하고, 방안에서 머리를 맞대기도 하면서 생각보다 즐거운 여름방학을 보냅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세 사람이 참 이상적인 여름방학을 보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방학이란 모름지기 학교를 다닐 때는 여유가 없어 못 하던 일들을 해 보면서, 계절을 만끽하면서, 그러면서도 그 안에서 나름대로의 배움이 일어나는 시기 아니겠어요?   


    방학이란 결국, 성적이나 결과보다는 ‘함께한 시간’이 더 오래 기억되는 시기 아닐까요? <여름 방학 숙제 조작단>은 작은 목표를 세우고, 친구들과 협력하고, 가끔은 실수도 하면서 조금씩 자라는, 그런 방학의 진짜 의미를 유쾌하게 보여주는 책이었습니다. 방학의 의미를 되새기고 싶을 때, 이 책을 곁에 두고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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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퀴즈 대회 큰곰자리 34
전은지 지음, 신지수 그림 / 책읽는곰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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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야기는 '상'이라는 것을 너무 받고 싶은 주인공 수혜가 학교에서 열리는 독서 퀴즈 대회를 위해 책을 읽는 내용으로 펼쳐집니다. 동화의 주인공이 늘 그렇듯 수혜는 상을 받고 싶은 마음과 상을 받아 부모님의 칭찬(과 용돈)을 받고 싶은 마음만 앞서고 책을 열심히 읽어보겠다는 생각은 크게 하지 않습니다. 대신 어떻게 하면 책을 덜 읽고, 또는 안 읽고 상을 탈 수 있는지에 몰두하죠.


    그러다 독서 퀴즈 대회 선정 도서 중 한 권을 읽고 독후감을 써 보자는 말에 수혜는 책을 읽은 사람이라면 쓸 수 없는, 이상한 독후감을 써 냅니다. 결국 책을 읽지 않았다는 것을 선생님께 들키고 마는데요. '독서 퀴즈 대회의 목적은 책을 재미있게 읽는 것'이라는 선생님의 말에 수혜는 다음과 같이 대답합니다.


"선생님, 독서 퀴즈 대회는 시험이에요. 시험이랑 형식이 똑같으니까요. 책을 재미있게 잘 읽는다 해도, 저처럼 기억력이 나빠서 등장인물 이름이나 배경이 되는 장소 이름을 외우지 못하면 문제를 풀 수 없어요. (중략) 승희 동생도 1학기 때 선정 도서를 재미있게 여러 번 읽었지만, 시간 안에 문제를 다 풀지 못해서 상을 못 탔대요. 독서를 잘한다고 해서 독서 퀴즈 대회에서 점수를 잘 받을 수 있는 건 아니에요."


    저는 위의 문장을 읽고 괜히 제가 찔리는 것 같았습니다. 저도 매년 학년말에 독서퀴즈대회를 열고는 해서, 수혜의 말이 마치 저에게 하는 말 같았거든요. '그럼 어쩌라는 건데!'하고 반발심이 들기는 했지만 수혜의 말이 아주 틀린 것은 아니어서 계속 머릿속에 남습니다. 올해는 다른 방식을 시도해 봐야 할 것 같기도 해요.


    과연 수혜는 독서 퀴즈 대회의 선정 도서를 읽고 상을 탈 수 있을까요? 다음 내용은 책을 직접 읽고 확인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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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보와 앤 - 아무도 오지 않는 도서관의 두 로봇 보름달문고 89
어윤정 지음, 해마 그림 / 문학동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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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분은 코로나19 시절 어디서 어떻게 시간을 보내셨나요?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모두가 낯설고 힘든 시간들을 견뎌냈으리라 생각합니다. 오늘 소개할 <리보와 앤>은 코로나19를 모티브로 한 동화입니다.


    제목 속 '리보'와 '앤'은 도서관에서 일하는 로봇입니다. 두 로봇은 역할이 조금 달라요. 리보는 도서관 전체 안내를 맡고 있고, 리보는 어린이실 전담 로봇으로 책 읽어주기, 고민 상담 등을 수행합니다. 두 로봇이 일하는 도서관이 있는 도시에 어느 날 '플루비아'라는 바이러스가 퍼지면서 도서관은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예고 없이 폐쇄됩니다. 리보와 앤은 플루비아가 무엇인지, 왜 사람들이 갑자기 오지 않는지 이해하지 못한 채 사람들을 기다리며 도서관에서 하루하루를 보냅니다.


    이야기는 로봇인 리보의 시점으로 진행됩니다. 리보는 로봇이지만 감정을 배우고 다른 존재와 관계 맺기를 좋아하는, 심사평에서 말하듯 "어린이와 닮은" 존재입니다. 그런 리보는 사람들과의 단절 속에서도 계속해서 무언가를 배우고, 기다리고, 이해하려 애씁니다.


    특히 인간인 도현이와 주고받는 메시지가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 단순히 인간과 기계 사이의 대화가 아니라, 서로를 염려하고 배려하는 따뜻한 소통으로 이어집니다. 도현이는 리보를 꾸준히 걱정하고 안부를 전하며, 리보 역시 가능한 한 진심으로 답하려고 애쓰죠. 도현이와 리보 사이의 메시지를 읽으며 진정한 우정이란 결국 '진심이 오가는 소통' 속에서 피어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은 단절의 시간을 겪은 우리 모두에게 각자의 기억을 불러일으킵니다. 다만 <리보와 앤>은 단지 과거를 회상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앞으로 우리가 기술과 함께 살아가면서도 어떻게 서로를 연결하고 공감할 수 있을지를 생각하게 해 주는 동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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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몬스터 라임 어린이 문학 5
사스키아 훌라 지음, 전은경 옮김, 마리아 슈탈더 그림 / 라임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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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나 한 번쯤 화장실이 무서웠던 기억이 있을 거예요. 특히 학교 화장실은 특유의 칙칙한 색 칸막이와 어디선가 들려오는 물이 한 방울씩 똑똑 떨어지는 소리, 어두운 조명 때문에 괜히 혼자서 가기는 꺼려지는 공간이죠(요즘은 화장실 개선 사업이 된 학교가 많아서 덜하긴 하지만요). 


    그런데 이런 '무서운 화장실'은 우리나라 학생들만의 경험은 아닌가 봅니다. 오늘 소개할 <화장실 몬스터>는 오스트리아의 동화책으로, 수업 시간에 혼자 화장실에 간 반다가 옆 칸에서 검은색 구두를 발견하고, 걷잡을 수 없이 상상을 키워 가는 장면으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저는 외국의 동화를 소개할 때 우리나라의 학생들이 얼마나 동질감을 느낄 수 있는가를 중요한 기준 중 하나로 두고 판단합니다. <화장실 몬스터>는 화장실에 대한 학생들의 감정을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소문이 퍼지는 과정, 화장실에 가지 않기 위해 반다가 사용하는 방법도 충분히 공감할 만합니다. 이에 반해 '화장실 몬스터'를 처치하기 위해 학생들이 힘을 합치는 장면이나 마지막의 결말 등은 우리나라에서는 나올 수 없는 참신한 이야기들이라 색다른 느낌을 받을 수도 있겠습니다.


    저는 2학년을 가르칠 때 이 책을 함께 읽어 주었어요. 읽으면서 내가 상상하는 '화장실 몬스터'의 모습을 그려 보기도 하고, 화장실에 가기 싫을 때 사용하는 나만의 방법(?)을 소개하기도 하면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아이들과 공감하며 읽을 수 있는 외국 동화책을 찾고 계신다면, <화장실 몬스터>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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