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GH 하이 - 키 큰 나무·건물·산·하늘·신의 영역까지 높고 높은 곳에 펼쳐진 세상에 관한 모든 지식 더숲STEAM 시리즈
제스 맥기친 지음, 윤영 옮김, 정현철 감수 / 더숲 / 202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단순히 '높은 곳'에 대한 정보를 나열하는 지식책이 아닙니다. 작가의 자유로운 상상력과 정교한 관찰력, 그리고 과학의 여러 분야에 대한 관심이 어우러진, 마치 아이들의 대화처럼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특별한 그림책이에요.


    지식을 다루는 책이면서도 이 책은 '의식의 흐름 기법'을 사용한 것처럼 느껴집니다. 책은 높은 곳에서 사는 동물들을 소개하며 시작합니다. 이후 그 동물이 사는 나무로 시선을 옮기고, 나무보다 더 높은 건물, 건물 위 하늘을 나는 생물들, 건물보다 높은 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그리고 그 위의 구름을 넘어 우주까지 도달합니다. 그 흐름이 깜짝 놀랄 정도로 자연스러워요.


    이 책은 특정한 주제 하나에 집중하기보다는, 주제에서 주제로 유연하게 흐르며 마치 아이들이 "근데 있잖아," 하며 이야기를 이어가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저는 이런 방식이야말로 창의력의 본질에 가깝다고 생각했어요. 단편적인 지식을 많이 나열할 수 있는 능력이 아니라, 서로 다른 정보들을 연결하며 새로운 관점을 만들어내는 힘이야말로 진짜 창의력이 아닐까요?


    책 표지에 '창의력을 키워주는 책'이라는 문구가 있는 것도 그래서 더 와닿습니다. 특히 최근 문과와 이과의 통합 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이 책은 과학적 호기심과 인문학적 상상력이 자연스럽게 맞닿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훌륭한 예라고 느꼈습니다.


    단단하고 개성 넘치는 그림과, 도약하듯 이어지는 이야기 구조 덕분에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이 읽어도 무척 흥미로운 책이었습니다. 높은 곳에 대한 단순한 지식 그림책을 기대했다면, 이 책은 그 예상을 훌쩍 뛰어넘을 것입니다.


    책을 좋아하는 아이들, 상상력이 필요한 어른들 모두에게 이 책은 기분 좋은 자극을 줍니다. 한 장 한 장 넘기며 '높이'의 개념을 새롭게 바라보는 즐거움을 느껴보세요:)


​*블로그에 방문하시면 재미있는 어린이책들을 많이 만나보실 수 있어요!

 꿀벌서가: 어린이책 초등교사 꿀벌의 어린이책 북큐레이션

 blog.naver.com/bookhoneybe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트] 올빼미 기사 + 올빼미 기사와 종달이 - 전2권 사각사각 그림책
크리스토퍼 데니스 지음, 노은정 옮김 / 비룡소 / 2025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올빼미 기사>와 후속작 <올빼미 기사와 종달이>는 최근에 출간된 책이지만 마치 오래된 고전 그림책처럼 아늑하고 따뜻한 분위기를 풍기는 그림책입니다. 두 권 모두 '작은 존재가 해 내는 커다란 일'에 대한 아름답고도 용기 있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올빼미 기사>는 작은 아기 올빼미가 진짜 멋진 기사가 되어가는 과정을, <올빼미 기사와 종달이>는 올빼미 기사를 동경하는 '기사 견습생' 종달이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이 시리즈는 차분하고 따뜻한 감성을 지니고 있는데다 귀여운 동물들이 주인공이고, 용기나 우정처럼 변하지 않는 보편적인 가치를 담고 있어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을 감동을 전합니다. 체구는 작지만 누구보다 열정적이고 끈질기게 자신의 길을 가는 올빼미와 종달이의 모습을 보면서 디즈니 애니메이션 '주토피아'의 주인공 주디가 떠오르기도 했어요.


    알찬 삽화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장면 하나하나가 세심하게 그려져 있어요. 앞 장면에서 침대에 떨어져 있던 책을 다음 장면에서 읽고 있는 등, 작은 요소 하나하나를 찾아보는 즐거움도 큽니다. 또 배경 곳곳에 등장하는 신문 헤드라인이나 벽보 등에서 복선을 발견하는 재미도 있어 여러 번 읽어도 질리지 않아요.


    <올빼미 기사>와 <올빼미 기사와 종달이>는 겉모습이나 크기와는 상관없이, 누구나 진심과 용기로 멋진 일을 해낼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조용하지만 강한 그림책을 찾고 있다면, 이 두 권의 책을 추천해 드려요. 다 읽고 나면 마음에 따뜻한 빛이 하나 켜질지도 모릅니다.


​*블로그에 방문하시면 재미있는 어린이책들을 많이 만나보실 수 있어요!

 꿀벌서가: 어린이책 초등교사 꿀벌의 어린이책 북큐레이션

 blog.naver.com/bookhoneybe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루호 - 제26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대상작(고학년) 창비아동문고 323
채은하 지음, 오승민 그림 / 창비 / 2022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루호>는 호랑이와 토끼, 참새가 인간 사회에 섞여 살아가는 하숙집을 배경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하는 한 아이의 이야기를 담은 따뜻하고도 깊은 동화입니다.


    주인공 루호는 호랑이입니다. 인간의 모습으로 둔갑해 '고드레 하숙'이라는 집에서 인간처럼 학교도 다니며 살고 있어요. 고드레 하숙의 주인은 루호의 보호자인 구봉입니다. 구봉 역시 둔갑한 호랑이지요. 고드레 하숙에는 루호와 구봉 외에도 희설과 달수라는 루호의 친구들이 함께 삽니다. 희설은 까치, 달수는 토끼예요. 루호, 희설, 달수는 모두 모악 할미라는 산속의 신령 같은 존재에게서 둔갑을 배운 뒤, 구봉과 함께 인간 사회로 내려왔습니다.


    사춘기에 접어든 루호는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나는 호랑이로 살아야 할까, 아니면 인간으로 살아야 할까?'


    자신의 존재 이유에 대한 깊은 고민입니다.


    그러던 중, 루호가 사는 동네에 지아네 가족이 이사를 오게 되면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지아의 아버지인 강태는 자신이 '금강산 호랑이' 전설 속 주인공 유복이의 후손이라고 주장하며, 둔갑한 호랑이를 알아볼 수 있는 호랑이 사냥꾼이라고 소개합니다. 루호는 강태에게 정체가 들통날까 봐 두렵지만, 동시에 호랑이인 자신이 계속 인간인 척하며 숨어 살아야 하는 것인지 의문을 품기 시작합니다.


    <루호>는 호랑이와 인간 사이에서 정체성을 고민하는 루호의 이야기이자, 여러 가지 기대와 시선 속에서 진짜 자신을 찾고자 애쓰는 요즘 아이들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작은 하숙집 안에서 서로를 존중하고 기다려 주는 희설과 달수, 구봉의 따뜻한 시선과 지지는 루호가 자기답게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바탕이 됩니다.


    아이들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진짜 나'를 발견하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친구와 가까운 어른 등 주변 사람들의 긍정적인 격려와 기다림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루호>는 '금강산 호랑이' 전설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이기에 <루호>를 읽기 전에 '금강산 호랑이' 전설에 대해 알고 읽으면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저는 학생들에게 이 책을 소개하기 전에 권정생 작가가 쓴 <금강산 호랑이>를 먼저 읽어 주었어요. 다만 이 전설은 다소 이야기가 무거울 수 있으니, 학생들에게 소개하기 전에 먼저 읽어보시고 소개해도 될지 판단해 보시기 바랍니다.


    <루호>는 흥미로운 설정과 진지한 질문을 함께 담고 있어, 이야기의 재미와 주제의 깊이를 모두 갖춘 책입니다. 아이들과 함께 읽고, '나답게 살아간다는 건 어떤 것일까?'라는 질문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보시기를 추천합니다.


​*블로그에 방문하시면 재미있는 어린이책들을 많이 만나보실 수 있어요!

 꿀벌서가: 어린이책 초등교사 꿀벌의 어린이책 북큐레이션

 blog.naver.com/bookhoneybe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라면 먹는 개 큰곰자리 20
김유 지음, 김규택 그림 / 책읽는곰 / 2015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라면 먹는 개>는 귀여운 제목만큼이나 마음 따뜻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동화책입니다. 이 책은 아이들이 먹고 싶지만 자주 먹지 못하는 음식인 라면을 소재로 하여, 음식에 담긴 추억과 따뜻한 마음을 전하는 이야기예요. 한 번의 식사가 따뜻한 한 끼가 되기 위해서는 음식의 종류보다 누군가와 함께 나누어 먹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라면을 좋아하는 개 아저씨입니다. 개 아저씨는 처음에 오이 씨의 으리으리한 저택의 경비원으로 일하다가, 라면천국의 공장 직원으로 일하게 됩니다. 라면천국이 사실은 아이들의 건강을 해치는 '무시무시라면'을 만든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라면천국을 나와서 '친구라면'을 끓여 주는 라면 가게를 열게 돼요.


    이기적인 오이 씨나 욕심 많은 들창코 사장 같은 인물들은 처음에는 악역으로 등장하지만, 나중에 개 아저씨가 만든 친구라면을 먹고 따뜻한 마음씨를 가지게 됩니다. 이처럼 선한 영향력이 주변을 변화시키는 전개는 저학년 학생들이 이해하고 따라가기에 아주 적절한 구조입니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우리가 흔히 몸에 좋지 않은 음식으로만 여기는 라면이 추억을 담은 음식으로 여겨진다는 점입니다. 어떤 음식이 누군가에게는 위로와 따뜻함으로 다가갈 수 있다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며 느낄 수 있습니다.


    <라면 먹는 개>는 결말까지 따뜻함을 유지합니다. 개 아저씨는 몸이 불편해서 가게에 찾아올 수 없는 사람들까지 생각하며 라면을 나눌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합니다. 이런 작은 배려를 담은 결말이 아이들에게도, 어른들에게도 마음속에 오래 남을 듯합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내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아도 좋겠습니다.


    맛있고 따뜻한 라면 이야기, 함께 읽어 보세요:)


*블로그에 방문하시면 재미있는 어린이책들을 많이 만나보실 수 있어요!

 꿀벌서가: 어린이책 초등교사 꿀벌의 어린이책 북큐레이션

 blog.naver.com/bookhoneybe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좋아, 하는 - 제28회 눈높이아동문학상 대상 수상작 눈높이 고학년 문고
김화요 지음, 한지선 그림 / 대교북스주니어 / 2021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진로에 관련된 책들을 읽다 보면 공통으로 등장하는 말이 있습니다. 바로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먼저 찾아보라는 말이에요. 무언가를 좋아하고, 잘하고, 더 좋아하고 잘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은 어쩌면 인생 전체를 관통하는 큰 질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좋아, 하는>은 바로 이 '좋아함'에 대해 이야기하는 동화입니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지수와 희도, 두 명의 6학년 학생입니다. 두 학생은 많은 차이점을 가지고 있어요.


    지수는 반에서 가장 키가 크고, 체육을 잘하고, 짧은 머리를 한 인기 많은 여학생이에요. 지수의 주변 사람들은 지수를 보고 활발하고 털털하고 멋진 아이라고 생각하지만, 지수는 섬세하고 아기자기한 인형 옷 만들기를 좋아합니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할까 봐, 또는 안 어울린다고 할까 봐 그 취미를 좋아한다고 말하는 것이 어딘가 어색하고, 숨기고 싶어 해요.


    희도는 많은 면에서 지수의 반대편에 서 있는 남학생입니다. 키가 작고, 조금은 까칠한 성격에, 친구도 별로 없고, '여자 옷을 입는 변태'라는 소문이 돌지만 크게 개의치 않아요. 희도의 소문은 희도가 발레를 한다는 사실 때문에 도는 소문인데, 희도는 자신이 발레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숨기지 않고 드러낼 줄 아는 아이입니다. 지수는 그런 희도를 보며 '멋지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고, 점점 자신의 진짜 모습을 드러내고 싶어집니다.


    이야기는 '안리도'라는 인물이 등장하면서 전환점을 맞습니다. 리도는 희도의 누나이자, 지수가 오랫동안 동경해 온 인형 옷 장인이에요. 지수와 희도는 리도의 따뜻한 지지와 응원을 받으며 갈등을 넘어서고, 스스로를 더 아끼게 됩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좋아하는 것'이 가진 힘, 그리고 '좋아서 하는 일'이 우리를 얼마나 단단하게 만들 수 있는지를 다시금 떠올렸습니다. 동시에 "좋아하는 것을 직접 경험하고 나눌 수 있는 기회는 세계를 넓혀 주거든."이라고 말하는 리도처럼, 학생들의 좋아함을 응원하는 어른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이들에게도, 아이들을 응원하는 어른에게도 따뜻하게 다가올 동화 <좋아, 하는>을 읽으며, 내가 지금 좋아하는 것들을 떠올리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블로그에 방문하시면 재미있는 어린이책들을 많이 만나보실 수 있어요!

 꿀벌서가: 어린이책 초등교사 꿀벌의 어린이책 북큐레이션

 blog.naver.com/bookhoneybe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