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 총수, 김용민 피디에 이어 정봉주 의원이 책을 냈다. 내년 총선을 앞둔 그가 나꼼수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바, 이루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분명하게 밝히는 첫 책이다. 물론 그가 지금의 치명적인 매력을 소유하기까지의 삶과 미래권력으로 떠오르기까지의 정치 활동도 함께 살펴볼 수 있다. 그가 바라보는 2012년 정치와 나꼼수의 미래는 그의 호탕한 웃음소리와는 달리 사뭇 진지해보이기도 한다. 

알라딘에서는 북엠바고 코너를 통해 이번 책 <달려라 정봉주>의 한 꼭지를 단독 공개한다. 내용은 나꼼수의 실체적(?) 위력을 보여준 서울시장 선거를 전후한 이야기다. 오세훈 시장의 주민 투표부터 후보 단일화를 거쳐 박원순 시장이 당선되기까지의 과정을 나꼼수와 정봉주의 시선으로 기록했다. 즐겁게 읽고 깔대기는 이 책 예약구매에 들이대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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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꼼수의 첫 소설, ‘오세훈과 빅 엿’
한편이 말하면 다른 한편이 답했다. 때론 그 반대로 이어지는 치열한 대화가 이어졌다. 나꼼수 청취자들을 사이에 두고.
  첫 번째, 나꼼수가 물었다. 당신의 대권욕심으로 인해 아이들 급식이 볼모가 되고 있다고. 그리고 무상급식을 주민투표에 걸고 하겠다는 것, 이를 중심으로 대한민국 보수라고 하는 수구들이 총 단결하는 모습을 보이는, 마치 대선이 미리 치러지고 있는 듯한 이 형국은 당신 뒤에 엄청난 힘을 갖고 있는 또 다른 기획자가 있기 때문이 아닌가라고 말이다. 오세훈은 답했다.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대권에 불출마 선언하겠다고. 우리는 웃었다. 걸려들었다고.
  나꼼수는 호외를 통해 다시 물었다. 아무도 당신의 대권도전에 관심이 없다고. 주민투표는 결국 투표함도 열지 못할 것이고 그래도 당신은 서울시장직을 그만두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재차 꼬드겼다. 또 걸려들었다. 오세훈 시장이 답했다. 주민투표에 서울시장직을 걸겠다고! 주민투표가 무산된 뒤 이제 나꼼수는 여유 있게 분석하며 지적했다. 당장 그만둘지 아니면 총선 뒤에 그만둘지 그것은 이미 당신의 손을 떠났으며 한나라당의 뜻일 거라고 지적했다. 또 꼬드긴 것이다. 그런데 또 걸려들었다. 나꼼수 예언 적중률 100%다. 
  오세훈은 이번에는 대답 대신 행동으로 보여줬다. 당장 그만두겠다고 하면서 전셋집 걱정을 하며 홀연히 강북으로 떠난 것이다. 엄청난 나꼼수의 열혈 애청자였나보다. 물으면 생각할 틈도 없이 바로 답을 하니 말이다. 한나라당 지도부들의 극구 만류도 단호히 뿌리치고. 이쯤 되면 한나라당의 X-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세훈과 정치적 상황을 두고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국민적 관심을 모으고 주민투표의 의미와 정치적 역학 관계를 분석한 것은 서울시민들에게 큰 의미를 부여했다. 
  다음으로는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 본게임이었다. 보수언론에서는 아침저녁으로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의 소식으로 도배를 하고 있었다. 민주당 후보로 나선 박영선 후보와 박원순 시민사회 후보는 언론에서 형식적으로만 보도할 뿐이었다. 두 후보에게 치고 들어올 네거티브 전략에 대응할 필요가 있었다.
  정치적 성향을 분명히 하고 있는 나꼼수로서는 가장 적절한 역할이었다. 이른바 ‘박 대 박’(박원순 대 박영선) 아바타 토론이었다. 정봉주, 김용민이 박영선 아바타 역할을 맡았고 김어준, 주진우는 박원순 아바타였다. 방송의 의도는 분명했다. 두 후보 중 누가 진보진영의 후보가 되든지 예상되는 네거티브 요소를 모두 드러내 더 이상 이를 문제 삼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것이었다. 후보 보호 프로젝트였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급적 후보의 발언을 자제하도록 제어하고 아바타들이 한없이 망가져야 한다는 전략이었다. 사전에 전략회의나 기획회의를 하지 않는 나꼼수다 보니 이런 의도가 후보들에게 잘 전달될 리 없었다. 
  ‘맑은 영혼의 소유자’ 정봉주가 나꼼수 1회부터 시작된 전체 방송 중 가장 많은 욕을 먹은 방송이었다. 역할에 가장 충실하기 위해 가장 나대고 많이 망가졌는데 다른 분들이 조금 적게 그러다보니 나 혼자 나댄 것으로 보인 것이다. 마치 청취자들의 관심을 더 많이 받기 위해 그런 것이 아닌가 오해하는 분들도 적지 않았다.
  그런데 방송이 진행되면서 사고가 생겼다. 기획의도가 잘 전달되지 않은 탓인지 방송을 진행하다가 편집하겠다고 예고했는데 전달이 잘 안 된 것이다. 그 내용을 듣지 못한 채 그냥 방송이 진행된 대로 나갈 것이라고 생각한 박영선 후보와 김어준 총수가 서로 감정이 격앙된 가운데 방송 녹음이 끝난 뒤 심한 말다툼이 벌어진 것이다.
  좋은 의도가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힘들게 말리긴 했지만 감정은 서로 격해졌고 방송 내용이 잘 정리되지 않으면 자칫 민주당에게 위협을 줄 수도 있는 방송이 될 처지였다. 민주당만 죽이는 것이 아니라 잘못하면 꼼수 또한 곤란한 처지에 빠질 것 같은 위기감이 들었다. 방송의 편집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그런데다가 민주당 측에서는 두 분이 감정이 격해져 말다툼을 하고 있는데 민주당원인 정봉주가 당을 변호하지 않았다는 오해까지 하게 되었다. 엎친 데 덮친 격이다. 민주당 지도부와 선거 캠프 책임자들이 계속 전화하면서 우려를 전했다. 잘못하면 정봉주도 정치적으로 우스운 꼴이 될 것이고 그러다 보면 2007년 대선 국면에서 함께 BBK 문제를 제기하면서 정치적으로 우정을 쌓아왔던 박영선 의원과도 서먹한 관계가 될 것 같았다.
  무엇보다도 진보 진영의 후보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한 기획이 수포로 돌아갈 처지였다. 수십 번을 들어보면서 편집에 또 편집을 했다. 김용민 교수, 김 총수는 거의 3일 동안 한잠도 자지 못했다. 편집된 것을 내게 보내고는 의견을 주고받고 또 편집에 들어가기를 반복했다. 그 만큼 꼼수의 영향력이 커진 것도 있지만 정치적으로 무척 민감한 사안이었다.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SNS에서는 난리가 났다. 업데이트 될 시간이 한참 지났는데도 파일이 올라오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비밀이 어디 있겠는가? 당시 녹음 내용도 이리저리 흘러나가면서 기사가 나오기 시작했다. 결국 3일 만에 파일이 올려졌다. 정말 환상적으로 균형 잡힌 최고의 편집이었다. 민주당 17대 의원을 함께 지냈던 의원들 중 박영선 캠프에 있는 분들에게 전화가 왔다. “정 의원, 수고했어”.

박원순, 유모차 부대로 경선 이기다
10월 3일 드디어 야권의 경선 날이었다. 젊은 층들의 관심을 끌 요량으로 오후 3시부터 나꼼수 팬 사인회를 열었지만 나의 사인을 받기 위해 온 팬들을 뒤로 한 채 혼자서 빠지기로 했다. 나에게는 팬들도 중요하지만 당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사인회를 뒤로 한 채 투표장으로 향했다. 투표장 앞에서 박영선 후보를 만나 포옹을 했다. 꼼수 파일이 올라오고는 지난 며칠간 있었던 오해가 사라진 것 같아서 다행이었다. 서로 밝게 웃음을 교환했다. ‘나의 동지 박영선’.
  박원순 후보가 범야권 시민후보로 확정되면서 우리 나꼼수팀도 바빠졌다. 고민에 빠지기 시작했다. 박원순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가 상상 이상의 위력을 발휘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차이가 많이 났던 지지율이 점차 좁혀진다는 여론조사팀들의 보고가 있었다. 박원순 캠프는 민주당 등 야당과 시민사회 연합군이었는데 그러다 보니 더 우왕좌왕이다. 나꼼수 내부에서도 말도 안 되는 네거티브를 갖고 조직적으로 유권자들의 감성을 건드리는 것은 대단히 고단수 수법이라고 감탄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으로 봐서는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가 직접 진두지휘하고 기획했을 것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소년 박원순이 13세 때 벌어졌던 망자입양의 문제, 학력의 문제, 대기업 협찬의 문제 등 우리 입장에서 보면 말 그대로 본인의 의지와는 전혀 관계없이 얽히고설킨 삶속에서 나온 것들 아니었던가! 본인이 선택한 문제도 아닌 것을 검증이라며 걸고 들어오는 네거티브는 정말 말도 이해 안 되는 수준이었지만 보수 언론이 나팔을 불어대니 효과가 있었다.
  나경원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가 줄어드는 것이 피부로 느껴졌다. 하지만 크게 걱정하지는 않았다. 이유는 일단 바닥의 분위기가 너무 좋은데다 네거티브가 표심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는 길어봐야 7일안에 치고 빠지기 작전으로 가야했는데 투표일을 너무 많이 남겨 놓고 네거티브를 걸었기 때문이다. 선거를 오래 치러 본 경험으로는 중반을 넘어가면 한나라당의 네거티브는 위력을 잃을 것이 분명한데 그렇다면 우리 진영이 이에 대응할 준비를 갖추고 있어야 했다. 
  나꼼수팀이 전세를 역전시키기 위한 준비를 했다. 내곡동 대통령 사저문제는 오랜 기간 정보를 갖고 있었고 조금 더 보완을 하기로 되어 있었는데 선거가 급해지면서 나꼼수에서 밝혀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정통 시사주간지 ‘시사인’ 주진우 기자의 특종으로 내곡동 사저 매입 소식이 나꼼수를 시작으로 언론에 터지면서 한바탕 소용돌이가 몰아쳤다.
  청와대와 한나라당, 그리고 나경원 캠프가 당황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나경원 캠프는 청와대 문제라고 꼬리를 자르려고 했다. 그러던 차에 또 다른 기회가 왔다.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가 나꼼수 출연을 자처했다. 기회였다. 느낌이 왔다. 기획회의라고 하면 죽기보다 싫어하는 나꼼수 멤버들이 이번에는 이리 저리 다각도로 기획하기 시작했다. 상대가 당대 최고의 고수, 달변가 아닌가! 그런데 적진에 단기 필마로 들어오겠다고 했다. 자칫 잘못하면 잘해도 본전일 것이라는 판단이 들기도 했다.  전략을 세웠다. 홍 대표는 한껏 띄워주고 화기애애하게 놀면서 한나라당에 대한 비판, 특히 나경원 후보에 대한 검증은 철저하면서도 제대로 깐다는 것이었다. 
  나경원 후보가 17대 국회의원 시절 내 사무실을 찾아와 아버지 학교에 대한 감사 건을 얘기했다는 내용을 물었다. 홍 대표는 당황하면서 그런 문제는 나경원 후보에게 직접 물어보라고 했다. 김용민 피디가 파일 내용을 편집하고 있는데 이미 녹음하면서 말했던 내용들이 기사가 되어 돌기 시작했다.
  발칵 뒤집혔다. 별 결점이 없어 보이던 나경원 후보 캠프는 휘청거리기 시작했다. 녹음 다음날 나 후보 학교 관련 내용을 올리지 말라는 압력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올릴 경우 허위사실 및 명예훼손을 문제 삼아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했다. 또 장기 편집에 들어갔다. 나는 이미 BBK 건으로 명예훼손 소송에 걸려있지 않은가. 이번에 걸려들면 꼼짝없이 가중처벌 될 게 뻔했다.
  나꼼수 팀들은 이번에는 법적 문제가 있을 수 있으니 더 신중하게 들여다봤다. 나꼼수 파일 사상 최초로 문제가 될 것 같은 부분을 무음 처리했다. 청취자들은 궁금했지만 그 무음 처리된 부분에 들어갔음직한 내용은 이미 언론에 다 나가고 난 다음이다. 이 내용이 나간 뒤 며칠 동안 언론의 이슈가 되면서 나 후보측의 상승세가 꺾이는 듯한 느낌이었다.

이번에도 ‘누나 전문 기자’ 주진우 특종
그러다 핵폭탄이 터졌다. 나경원 후보가 다녔던 피부과의 회원 가격이 1억 원이라는 사실이 나꼼수를 통해 밝혀졌다. 그야말로 여론을 확 뒤집어놓은 핵 폭탄급 사건이었다. 만일 부정하고 반박하면 더 공개할 자료를 준비해 놓은 상태였다. 시민들은 경악했다. 게다가 오세훈 전 시장까지도 같은 피부과에 다녔다는 사실에 충격은 더 컸다. 나도‘한 피부’하지만 그들 피부는 정말 깨끗하다. 
  선거는 불과 며칠 앞으로 다가왔는데 나 후보측에서 대응할 뚜렷한 카드가 나오질 않았다. 처음에 너무 화력을 집중한 탓이다. ‘완전히 무너지고 있구나’하는 느낌이 강하게 왔다. 선거 중간 중간에 유세장에 나타난 나꼼수 멤버들에 대한 서울시민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온라인 나꼼수에서 나와 오프라인 유세장으로 와도 나꼼수의 역할은 지대했다.
  많은 사람들은 서울 시장 선거에서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 측과 관련된 검증 내용들이 모두 나꼼수를 통해서 밝혀진 것을 두고 서울시장 선거의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쌍방향 소통의 시대에, 게다가 개인 미디어 시대에 나꼼수가 정보를 독점했다는 사실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만일 제대로 된 언론이 살아있었다면, 또 그들이 본연의 역할을 잘 할 수 있었으면 과연 나꼼수의 위상이 그렇게 대단할 수 있었을지도 의문이다.
  나꼼수가 서울 시장 선거에서 위력을 발휘한 것은 대한민국의 언론이 짓밟히고 언론의 자유가 죽어있다는 철저한 반증이기도 하다. 이런 사실을 국민들은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다.  서울시장 선거는 박원순 시장의 탄생으로 끝났고 나꼼수 멤버들은 나경원측에서 ‘1억 피부과 발언’을 문제 삼아 고발한 사건과 관련해 법정에서 진실을 가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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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osilly1 2011-11-20 0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현장 가서 사다가 직접 사인을 받아야겠는데....

usedtoilet 2011-11-23 15: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사인 받고 싶음..봉도사님 울 동네 내려오시면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르는뎅....
봉도사님 홧팅~~\

화니 2011-11-24 1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