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로 나온 미술관 - 길 위에서 만나는 예술
손영옥 지음 / 자음과모음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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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졸업 후 사회 초년생이던 시절에는 세상 모든 게 새롭고, 흥미로운 것들이 가득했었다. 다양한 것들을 경험해 보고 싶었고 기회가 닿는 한 최대한 많은 것들은 내 안에 담으려 노력했다. 때론 쑥스러운 마음에 경험해 보지 못했던 것들도 있었지만 그래도 그 시절 경험해 본 많은 문화/예술들은 지금까지도 내 안에 살아 숨 쉬고 있다. 그러다 먹고사는 일이 바빠지면서 꽤 오랜 시간 그런 것들에서 멀어져 살았는데, 번아웃을 여러 번 겪으면서 몇 년 전부터는 조금씩 다시 주변을 살피며 조금씩 경험의 범주를 늘려보고 있다.

 

이 책은 그런 나에게 가까이 있었지만, 미처 알지 못했던 문화/예술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었다. 겨우 잠깐 눈만 붙이고 뛰어다니던 출퇴근길에서 지나쳤던 어딘가에서, 혹은 가끔씩 방문했던 그 장소에서, 아직 발걸음 하지 않아 모르고 있던 장소에서 눈만 돌리면 발견할 수 있었던 공공미술에 대한 역사와 해석이 흥미롭게 서술되어 있어 새로운 재미를 선사해 주었다. 

 

관람료를 지불하지 않아도, 잠깐의 시간만 할애한다면 누구나 줄 서지 않고 관람할 수 있는 길 위의 미술관이라니, 백사장의 수많은 모래가 누군가에게는 특별하게 다가오는 보석 같은 의미가 되는 것처럼 왠지 길 위에서 만나는 예술작품들도 그런 의미로 다가올 것 같아 내심 설렜다.

 

이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공공미술 이야기, 건축 이야기, 역사 이야기, 새로운 공공미술 영역으로 나누어 거리에서 발견할 수 있는 미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익숙하지 않은 풍경도 있지만 누구나 한 번쯤은 스쳐지나듯 바라봤던 예술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미술관을 가지 않아도 일상 속에서 만나볼 수 있는 미술품들은 생각보다 많지만, 미술작가와 제작 경위, 뒷이야기에 대한 친절한 정보, 시대사적 맥락에 대한 해석을 구하기는 쉽지 않은데 이 책을 통해 흥미로운 생활 속 미술현장을 만나볼 수 있다.

 

책에 소개된 여러 미술품들을 소개하기 전 기본적인 내용들은 숙지하면 좋을 것 같아 정리해 본다.

 

거리의 조형물은 네 가지로 나뉘는데 다음과 같다.



첫 번째. 정부 주도의 기념 조형물
두 번째. 1% 법에 따라 설치된 미술품
세 번째. '서울은 미술관' 프로그램 등을 통해 제작한 작품
네 번째.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설치한 사례

 

책에서 소개되는 거리의 미술품들도 위 네 가지 사례에 적용되는 것들이라고 말할 수 있다. 조형물들이 설치하게 된 배경과 역사적 내용, 숨겨진 이야기 등 우리가 알지 못했던 여러 이야기들을 지금부터 만나보자. 참고로 개인적으로 특히 인상깊었던 예술품들을 선별하여 몇가지만 소개해 볼 예정이다.

 

◆해머링 맨

 

광화문 흥국생명 본사 앞에 설치되어 있는 이 거대한 조각상은 실제 느리게 망치질을 하는 조각상이라고 한다. 전기료와 보험료 등 1년에 7천만원 가량이 드는 거대한 조각상이라고 하는데 실제로 보면 어떤 느낌일지 너무 궁금하다.

 


이 조각상의 매력은 4가지로 꼽을 수 있다.

 

1. 이 작품의 매력은 크기!
2. 아주 느린 동작
3. 그림자극을 보는 듯, 검고 얇은 몸체가 주는 시처럼 함축적인 힘
4. 조각 물의 커다란 발이 주는 효과

사진만으로는 가히 짐작이 되지 않는다. 이 <해머링 맨>은 여러 나라에 설치되어 있는데 겉보기엔 똑같아 보여도 망치질하는 속도, 쉬는 시간, 어깨 문양 등에 차이를 두었다고 한다. 각국에 설치되어 있는 <해머링 맨>을 찾아 비교해 보는 재미도 쏠쏠할 것 같다. 노동자의 수고를 상징한다는 이 조각상은 오늘도 쉼 없이 전 세계에서 망치질을 하고 있겠지?

 


◆꽃이 피다

 

DDP를 방문한 사람들은 한 번쯤 보았을 조각물이다. 무심히 넘겼을 조각물에 해석이 덧대어지니 새삼 새롭게 보인다. 복수의 정체성을 뜻하는 이 모습을 보면 내 안의 여러 정체성이 꽃처럼 활짝 피어나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되는데 '멀티 페르소나'를 상징하는 조각물 같기도 하다.

 


<그림자의 그림자-길. 2016>

 

이 조각상은 앞으로 걸어가면서도 동시에 뒤를 보고자 하는 인간의 내면을 담은 조각이다. 미래를 향해가면서도 과거를 성찰하는 자세로 살자는 메시지로도 해석될 수 있다. 

 

8m 장신의 금빛 인체 조각 두 점은 DDP 건축물이 주는 차가움, 근접하기 어려운 권위를 누그러뜨리며 공간 전체에 따뜻한 느낌을 부여하는 역할을 하는 듯하다. 서 있는 모습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미래의 어느 시점으로 순간 이동하는 기분이 든다. DDP 건물과 어우러져 어딘가 익숙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미래의 한 모습이기 때문일까?

 


<중력 무중력. 1988>

 

이 작품은 직설적인 표현에 조금씩 흥미를 잃게 되어 변화를 모색하던 중 탄생되었다고 한다. 평면의 부조에서 인간의 형상이 떠오르는 듯한, 즉 부조와 환조를 합친 조각 시리즈 중 하나다. 개인적으로 이 작품을 보면서 영혼이 빠져나가거나, 들어오는 것 같은 느낌도 받았다.

 

신기하게도 김영원 조각은 미래적이면서도 편안하게 다가오는데 저자는 그 조각이 곧 현실화된 미래를 품고 있어서일 거라고 말한다. 나도 동감하는 바이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상

 

광화문 광장을 가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동상인 '충무공 이순신 장군상'은 거의 보지 못한 사람이 없을 것이다. 여러 정치/경제/문화 등의 이슈로 뉴스 및 기타 방송에서도 여러 차례 방송되어 실제로는 못지 못했어도 방송을 통해서 본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다. 이 동상을 그냥 볼 때는 광화문 광장의 상징으로 가볍게 보고 스쳐 지나가곤 했었는데 동상이 세워지게 된 배경을 살펴보니 한국의 근현대 역사를 돌아보게 된다.

 

이 동상은 박정희 대통령 시대의 동상 세우기 1호 사업으로 국민에게 애국심을 고취시키고 통치 이념을 심어주기 위해 널리 활용된 수단이자 예술이 정치에 동원된 방식 중 하나였다고 한다. 이 동상이 세워지게 된 재미있는 설이 있는데 일본의 기운이 뻥 뚫린 세종로를 타고 밀려 들어올 것을 걱정한다는 여론을 보고받고 '일본인들이 가장 무서워할 인물의 동상을 세우라'는 지시에 세워졌다는 설이 있다고 한다.

 

이후 철거와 이전 위기가 여러 번 있었으나 굳건히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것은 예술적 탁월성 때문이었다고 한다. 시간이 흐르며 이제는 어느새 광화문의 풍경이 돼버려 나처럼 그저 광화문 광장의 상징물로 여기는 사람들이 많은 만큼 이제는 박정희 시대의 상징에서 대한민국 상징이 된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본래 이미지는 탈색되고 국민이 새로운 이미지를 입히고 있는 셈이다.

 


◆꿈나무

 

코엑스와 지하철 연결통로에 자리하고 있는 이 작품은 뭔가 동심을 자극한다. 보통 조각이나 동상은 철이나 구리 같은 차가운 재질로 만들어지곤 하는데 이 작품은 플라스틱으로 제작되어 더 신선하게 다가온다.

 

플라스틱은 시대적 흐름으로 살펴보면 박정희 대통령 시대에 추구했던 개발 경제의 산물이다. 플라스틱이 대변하는 대량생산과 대량소비의 경제는 1990년대 내수시장의 성장과 대한민국 경제성장의 지표라고도 말할 수 있다. 하지만 21세기 들어서는 플라스틱이 공포의 대상으로 변질되었다. 우리가 편리하게 사용하는 플라스틱을 통해서 시대의 흐름을 알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개인적으로는 '민들레'라는 작품이 새삼 새롭게 다가온다. 시민으로부터 받은 냄비, 접시 등 식기 7천 개를 모아서 방사형으로 뻗어가는 거대한 꽃을 만들었다고 한다. 거꾸로 홀씨가 모여 민들레로 피어난 듯한 희망을 주는 이 작품은 작가가 플라스틱이라는 소재를 통해서 발견한 '파격'과 '폭발하는 에너지'를 잘 드러낸 작품인 것 같다.

 


◆국립중앙박물관

 

한 번씩 예정 없이 방문하는 '국립중앙박물관'은 그저 주변을 휘~ 돌아보는 것만으로도 편안함과 '쉼'을 제공한다.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무료로 전시하는 수백수천 건의 유물을 돌아보는 재미도 쏠쏠히 누릴 수 있는 곳이라 숨겨진 이야기가 더 궁금했다.

 

한국 건축에서 가장 사랑받는 배산임수의 지세를 갖추고 있는 <국립중앙박물관>은 한국의 기념비적 문화시설이 한국성과 전통을 표상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난 첫 건축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곳이다.

 

'추상적으로' 한국성을 담아내고자 했는데, '성벽과 닮게' 지은 것이 아니라 성벽의 견고한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는 식으로 건축되었다. 그래서 그런지 어디를 둘러보아도 과하지 않고 편안하다. 무더운 여름이면 계단에 툭 걸쳐앉아 네모난 액자 너머 멀리 남산을 바라보며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을 여럿 만나볼 수 있다. 

 

 

◆국회의사당

 

한때 국회의사당을 보고 돔 지붕을 열고 솟구쳐 나오는 태권브이를 연상하는 이야기들이 많았는데 이 책의 서두에도 이 이야기가 담겨있다. 이제는 그러려니 하고 넘기지만, 세계 여러 나라들의 국회의사당의 역할을 하는 장소를 살펴보면서 우리는 왜 이런 모양으로 지었을까에 대해 궁금했던 적이 있다. 한동안 잊고 살았는데 이 책을 통해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국회의사당>은 건축이 권력의 시녀가 된 첫 케이스로 돔이 권력자 한마디에 얹힌 경우라고 한다. 결국 권력자 입맛에 따라 시공 과정에서 누더기가 된 것이다. 무엇이든 전문가에게 맡기는 것이 최고라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대목이다. 부지 역시도 원래 남산으로 정해졌던 부지가 여의도로 이전되어 건축되었는데, 여의도를 중심업무지구로 제대로 키우기 위해서는 파워풀한 건축물이 필요해 그 대상이 <국회의사당>이 된 것이라고 한다. 만약 원래 부지에 <국회의사당>이 세워졌다면 여의도는 어떻게 바뀌었을까?

 


◆홍제유연

 

이 책을 읽으며 가보고 싶은 곳으로 꼽은 <홍제유연>은 70년대 모습과 새롭게 태어난 서울의 모습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예전엔 부의 상징이었던 '맨숀'이 지금은 과거의 뒤안길로 사라져 거의 볼 수 없는데 이곳에서는 그 흔적을 엿볼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새롭게 변화하고 있는 새로운 공공 미술인 <홍제유연>을 통해 근현대사의 모습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팀코워크 <온기>

 

빛의 아래쪽 절반은 물에 반사된 부분으로 멀리서 보면 'ㅁ'자 형태로 보인다. LED 바가 무한대로 뻗어가는 것 같은 착시현상을 경험할 수 있다.

 

여러 작가의 어둠 속에서 빚어내는 빛의 향연은 이색적이고 조화롭다. 홍제천 물길에 흐르는 빛의 예술에서 느껴지는 건 절제 미로 대중의 눈높이에 맞춰 어렵지 않게 풀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현란하지도 않다. 예술이 관람객에게 주고 싶은 것은 화려한 만족감이 아니다. 예술을 통해 나를, 사회를 돌아보는 시간이다. 이곳의 예술도 그렇다.

 

가벼운 몸으로 산책하듯이 어둠 속으로 빨려 들어가면 만나게 될 <홍제유연>속 빛이 빚어낼 예술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길 위에 자리하고 있는 크고 작은 예술품들은 그 자리를 지키며 누군가 자신을 돌아봐 주기를 오늘도 기다리고 있다. 무심코 지나쳤던 동상이, 건물이, 조각품들이 우리의 생활 곳곳에 자리하고 있음을 이 책을 통해 깨닫는다. 꼭 전시관/미술관을 방문해야만 볼 수 있는 것이 아님을, 이름 모를 누군가가 산동네에 그려둔 벽화마저도 예술이 되고, 의미를 부여하면 그 또한 새롭게 존재감을 드러낼 것이다.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의 가까운 장소부터 관심을 가지고 살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렵게만 느껴졌던 예술이라는 장르가 '공공'의 의미를 더해 좀 더 쉽고 친근하게 다가와 생활 속에 자리해 조용히 꽃피우고 있을 동안 누구도 관심 가져 주지 않았던 점이 문득 애석하게 느껴진다. 앞으로는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일상 속에서 다양하고 아름다운 예술을 느끼고 감상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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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든 우리나라 전국 여행지도 2022-2023 (개정판) - 지도위 3000개의 여행지를 한눈에 볼 수 있게 담은 국내여행 가이드 에이든 가이드북
타블라라사 편집부.이정기 지음 / 타블라라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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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이후 집콕으로 보내는 나날들이 길어지면서 국외보다는 오히려 국내여행에 사람들의 관심이 많아졌다. 사람 없는 별장이라던가, 계곡, 섬 등 평소에는 방문하지 않았던 곳들이 오히려 지금은 떠오르는 핫플레이스로 여겨지고 있다.

 

코로나 확진자가 조금 주춤할 때면 배낭을 메고 산행을 즐기는 사람들도 자주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어딘가로 떠나고픈 사람들의 열망은 코로나에도 수그러들 줄 모르는 것 같다. 나 역시 '코로나가 끝나면~'이라는 전제조건으로 여러 가지 여행책과 지도를 검색해 보며 간접적인 여행지를 찾아 헤맨지도 2년이 넘었는데 올해 말쯤에는 어디로든 떠날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해 본다.

 

이 여행 지도는 그러한 내 마음에 여행에 대한 여러 정보와 한눈에 전국을 파악할 수 있는 시야를 제공해 주었는데 대한민국 곳곳의 여행지, 맛집, 카페와 여행 경로를 제공해 주었다.

 


서울 근교/수도권 여행 지도 맵북(A4사이즈)

 


 

에이든 우리나라 전국 여행 지도'를 살펴보면 구성은 다음과 같다.

 

■ A1 사이즈의 전국 여행 지도 1장
■ A1 사이즈의 서울 근교/수도권 여행 지도 1장
■ A4 사이즈의 서울 근교/수도권 여행 지도 맵북 1권
■ 물방울 스티커 녹색 1장, 빨간색 1장

 

총 A1 사이즈의 지도 2장과 A4 사이즈 맵북 1권, 그리고 2가지 색상의 스티커 2개가 들어있다.

 

고급 크라프트 단추 박스에 구성품이 깔끔하게 들어있어 보관이 용이하고, 이동 시에도 잃어버릴 위험이 없다.

 


 

3000여 곳의 여행지 스팟과 스토리를 담고 있어 볼수록 신기하다. 지도 한 장에 이렇게 많은 정보를 깔끔하고 시안성 좋게 모두 담을 수 있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마음속에 담아둔 곳이 꽤 많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이동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망설여지는 부분도 있는데, 이 지도를 활용해서 사전에 동선을 미리 파악해 여행지를 선정해 보는 것도 좋을 방법이 될 것 같다.

 


 

우선, 한 손에 탁! 들어와 그립감이 좋은 맵북을 살펴보았다. A4 사이즈의 14장 묶음으로 구성되어 있는 '우리나라 전국 여행 지도'는 각각의 지역을 크롭하여 각 장으로 묶여놓았다.

 



 

페이지마다 각 시/도 지역이 다양한 글자 크기로 구분되어 있으며 작은 아이콘 형태의 이미지로 성곽/먹거리/관광지 등을 표시해두어 한눈에 파악이 쉽다. 더불어 역사여행 지도도 포함되어 있어 지역별 역사 공부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한 지역을 여행하면서 과거와 현재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니 이보다 더 좋은 지도가 어디 있을까? 지도를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지역적 특색을 한눈에 파악해 볼 수 있다.

 


 

강원도 설악산 인근의 지도를 살펴보면 케이블카를 탈 수 있는 곳은 케이블카 이미지를 통해 한눈에 파악이 가능하다. 더불어 그 주변의 관광지 파악은 물론이고 지도를 살펴보며 먹거리와 이동 동선을 짤 수 있다.

 

다음은 A5 접지 형태의 <전국 여행 지도 3000 지도>를 살펴보자.

 


 

파란색으로 되어 있는 지도를 펼쳐보니 한눈에 대한민국 '남한'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아쉽게도 북한은 38선을 기점으로 이 지도에서는 살펴볼 수 없었다. 부드러운 촉감의 돌가루로 만들어진 이 종이는 수입 종이로 잘 찢어지지도 물에 아예 젖지도 않는 재질이라고 한다. 종이 지도의 최대 단점이 잘 찢어지거나 물에 젖는 부분인데 이 약점 잘 보완한 지도인 것 같다.

 


 

최근 가장 관심사 중 한 곳인 제주도를 살펴보니 중간에 자리한 한라산이 보인다. 국제공항 근처의 고기 국수와 돔베고기, 좌측의 항파두리 해바라기가 눈에 띈다. 

 



 

일반적인 관광지 뿐만 아니라 참고하면 좋을 여러 장소들이 빼곡히 기재되어 있다. 동선을 따라 이동해도 되고, 특정 테마를 정해서 여행 계획을 세워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다. 다가오는 봄 벚꽃이 필 때쯤 어디를 갈까 고민하고 있다면 벚꽃이 그려져 있는 몇몇 장소를 골라 이색적인 여행을 즐겨보는 것도 추천해 본다.

 

 


 

이 지도 한 장에 3000여 곳의 여행지 스팟과 스토리를 담고 있다고 하니 여행지를 내 손안에 가진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다음은, 역시 A5 접지 형태의 <서울 근교/수도권 여행 지도>를 살펴보자.

 



 

전국 여행 지도가 세로로 길었다면, 서울 근교 수도권 여행 지도는 가로로 긴 형태로 되어 있다. 서울 근방 및 수도권 지역의 교통망과 관광지, 먹거리 등이 자세하게 표기되어 있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느낌이 들어 마치 비행기나 열기구를 타고 있는 듯한 짜릿함이 느껴진다.

 


 

영화 '극한 직업'으로 유명해진 수원 통닭거리도 살펴보고 주변의 인접 도시들과 관광 지도 살펴본다.

 


 

대중교통 이용 시에도 편리하도록 명확하고 분명하게 표기되어 있는 지하철 노선과 이에 대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가평군을 살펴보면, 춘천의 명물 닭갈비와 막국수를 이미지로 확인할 수 있으며 주변 여행지에 대한 간략한 설명도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살펴보니 그동안 유명 관광지 외 알지 못했던 관광 지도 체크가 가능하여 색다른 볼거리를 경험할 수 있을 것 같다.

 


 

구성품에 포함되어 있는 물방울 스티커로 여행지 동선을 표기하여 출발 전 여행지를 재점검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이 지도를 활용하는 방법 중 하나일 것 같다. 이제, 이 지도를 활용해서 맘껏 여행을 즐기는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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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든 우리나라 전국 여행지도 2022-2023 (개정판) - 지도위 3000개의 여행지를 한눈에 볼 수 있게 담은 국내여행 가이드 에이든 가이드북
타블라라사 편집부.이정기 지음 / 타블라라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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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지, 맛집, 역사, 카페 등을 모두 모아 하나의 지도로 만들었다.우리나라 곳곳의 여러정보를 지도 한장으로 누리고 싶다면 이 지도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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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다정한 우주로부터 오늘의 젊은 문학 4
이경희 지음 / 다산책방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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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유쾌하고 매력적인 SF소설이 있을까? 현실과 맞닿아 있는 소재들을 바탕으로 SF장르의 끝없는 장점을 잘 버무린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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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다정한 우주로부터 오늘의 젊은 문학 4
이경희 지음 / 다산책방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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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유쾌하고 매혹적일 수 있을까?

 

누구든 이 책을 손에 잡는 순간 눈에서 뗄 수 없는 SF 속으로 빠져들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조금은 이질적으로 느껴지던 SF 장르물의 개념을 뛰어넘어 제목처럼 '다정한' 이야기들 속에서 과거/현재/미래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여태까지 봐왔던 여느 SF물들은 아주 조금씩 느껴지던 이질감이 있었다. 이건 나만이 느끼는 부분일 수도 있지만 약간은 미심쩍은, 조금은 틈이 있는 것 같은, 약간의 괴리감이라고 말할 수 있는 완전히 융합되지 않는 것 같은 느낌이 SF 장르를 접할 때마다 느껴지곤 했는데 이 책을 읽는 순간 그 틈이 완전히 채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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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살아 있는 조상님들의 밤
우리가 멈추면
다층구조로 감싸인 입체적 거래의 위험성에 대하여
바벨의 도서관
신체 강탈자의 침과 입
저 먼 미래의 유크로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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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수록된 6가지 소설들은 서로 다른 이야기지만 유기적으로 이어져 있었고, 현실적이었으며, 유쾌했고, 사회적 문제들을 담고 있었다. 무엇보다 무척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상상의 끝의 끝을 그리는 미래의 모습과 컴퓨터 부품 속 어딘가에 존재하는 것만 같은 환상이 그려지는 필력을 통해서 무한의 이미지를 그릴 수 있었다.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소설 속 공간들은 상상할 수 있지만, 상상할 수 없는 공간을 만들어냈다.

 

재기 발랄하고 획기적인 아이디어와 3D, 4D, 아니 어쩌면 그 이상의 공간을 생성해냄으로써 하나의 영상을 보는 느낌마저 들었다. 6편의 그 어느 소설도 버릴 것이 없는 매력과 개성이 있어 SF 장르물에 대해 거부감이 있거나 어렵게 느끼는 사람에게 꼭 추천해 주고 싶은 책이다.

 

<살아있는 조상님들의 밤>은 읽는 내내 귀에서 피딱지가 생기는 느낌이 드는 소설이었다. 잔소리를 피해 한껏 움츠린 자세로 요한나 일행의 뒤를 따라다니며 때론 좀비 같은 조상님들과 맞서 싸우기도 하는데 설정 자체가 기발하고 서술되는 몇몇 부분은 상상만으로도 빵 터지는 웃음을 유발하곤 했다. 여느 좀비들과 다르게 다시 살아난 좀비들이 조상님들이라는 점과 전염병을 전파하거나 누구를 해치는 폭력성이 아닌 잔소리로 상대방을 무력화시킨다는 점은 매우 기발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사 없애기 운동 본부 →조상 없애기 운동 본부로 변경
▶내 부모 내 손으로 보내드리기 협회
▶이성으로 미신을 물리치는 과학자들의 모임

 

한국 사회의 단면을 적절히 보여주는 작명 센스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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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가 무덤에서 뛰쳐나와 아이폰 엔지니어들을 고문하고 있었고 유럽에서는 히틀러와 처칠, 드골 사이에 3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기 직전이었다. 마오가 되살아난 중국은 참새를 잡느라 여념이 없었다.

3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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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종류의 조상님들이 되살아나 말로써 폭격을 가한다는 것이 상상이 되는가? 엄마의 잔소리 폭격은 저리가라일것이다. 기발하면서 유쾌한 '너의 다정한 우주로부터' 소설의 시작은 그렇게 웃음으로 스타트를 끊었다.

 

<우리가 멈추면>은 먹먹하고 찡~한 스토리로 감동을 주는 소설이었다. 현실 속 노동자들의 문제점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었으며 정치인과 사측(기업)의 태도 변화나 언론을 활용한 여러 가지 대응 부분에 있어서도 현실과 판박이인 부분들이 많아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하는 소설이었다. 그리고 비대면의 생활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사회 속에서 반대로 접근하는 세경의 모습을 통해 직접 얼굴을 맞대고, 관계를 맺어가는 것, '함께'한다는 것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소설이었다.

 

=====
우리가 멈추며어어어어어언!

(...)

우주가 멈춘다아아아아아!

12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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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층구조로 감싸인 입체적 거래의 위험성에 대하여>을 읽으면서는 내내 컴퓨터 속 부속품 중 하나가 된 느낌이 들었다. 혹은 메타포 세계 속 아바타가 연상되기도 했다. 그들이 쫓던 욕망의 끝엔 무엇이 있을까? 아마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결론에 도달하게 될 것이다. 여러분은 '욕망구현장치'를 손에 넣게 된다면 어떤 욕망을 실현하고 싶으신가요?

 

<바벨의 도서관>은 말 그대로 환상의 공간을 그대로 재현한 느낌이었다. 바벨의 도서관 속에서 펼쳐지는 공간의 입체감은 높이의 끝도 공간의 끝도 알 수 없었다. '24만 3542층'이 상상이 되시는가? 사람 같기도, 기계 같기도 한 이들의 이상스런 모습은 그저 언제든 교체할 수 있는 껍데기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외형에 상처가 나면 피가 나듯 쇳물이 뚝뚝 떨어진다.

 

=====
제이는 다리를 하나 잃었다. 녹아내린 절단면에서 붉은 쇳물이 뚝뚝 떨어졌다.

21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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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알파를 지키기 위한 <바벨의 도서관>에서의 오랜 사투를 끝내고 다다른 마지막에는 반전의 소름이 기다리고 있었다. 푸네스가 건넨 책의 마지막 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신체 강탈자의 침과 입>은 코로나 시대를 가장 잘 대변하는 소설이지 않을까 싶다. 현실 세계에서 손을 잘 씻는 것과 같은 개인위생의 중요성과 위협성을 재미있게 잘 그려낸 소설 같다. 술잔을 돌리고, 손을 씻지 않는 등의 행동을 일삼는 사람들의 행동을 통해 외계인들이 퍼트린 바이러스 전염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 부분과 그들을 피하기 위해 KF94 등급 마스크를 쓴다는 설정은 코로나 바이러스를 겪고 있는 현실을 가장 잘 반영하고 있는 것 같다. 외계인이라는 설정을 통해 익살스럽지만 무게감 있는 현실의 문제를 잘 다룬 소설이라는 생각이 든다.

 

<저 먼 미래의 유크로니아>는 해당 책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소설이다. 그만큼 탄탄한 스토리와 드넓은 우주의 억겁의 시간 여행을 경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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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세요. 당신만의 유크로니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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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만의 유크로니아는 어디인가요? 30년 동안 돌이킬 수 없이 망가진 지구! 은하의 죽음 이후 미래로 떠나버린 하나와 그런 하나를 따라 웜홀을 지나 미래로 직진하는 정원! 미래를 향해 도약할수록 인류와 우주의 모습은 수없이 변화를 거친다. 2077년, 2098년, 6763년 (...) 18542년 인공지능 기계와 신체를 결합한 인체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 과거를 복원해 자신이 원하는 모습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생겼다. 20000년, 25922년 (...) 점차 세계는 희미해졌고 경계는 점점 녹아내리고 있었다. 모든 것이 기존의 기준점에서 멀어지고 있었다. 25900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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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같은 사람들을 인터섹스라고 불렀어요.
(...)
굳이 따지자면 은하는 트랜스젠더였어요. 하나는 바이섹슈얼이었고, 동시에 우리는 폴리아모리였고, 레즈비언이었고, 젠더 플루이드라고 불리기도 했어요.

313~31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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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규정지었던 젠더와 인종, 성별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억겁의 시간이 지난 미래의 모습에서는 모든 것이 무의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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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함께 와서 함께 떠나요. 중간에 잠시 혼자가 될 뿐

32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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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보통 혼자 와서 혼자 떠난다고 말한다. 그런데 하나는 오히려 '함께 와서 중간에 잠시 혼자였다가 함께 떠난다'라고 말한다. 어떤 것이 옳다 그르다 판단할 수 없다. 그저 자신이 믿는 신념대로 살아가면 되지 않을까? 하나에게로 향하는 미래 도약 주기는 점점 길어져 금세 수천만 년이 흘렀다. 대륙판이 이동한 탓에 아프리카 대륙이 둘로 쪼개지고 지중해는 거대한 산맥으로 변했다.

 

52억 3520만 5639만 년
78억 8262만 2109년
89억 2537만 1921년
1조 2222억 4729만 3740년

 

미래의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 아무도 아직 가보지 않은 미래의 끝으로 향하는 여정을 하나와 정원이를 따라가다 보면 인류의 진화와, 우주의 변화를 온몸으로 체험할 수 있다. SF라는 장르를 통해 최대한의 시간과 공간의 끝에 다다르는 순간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되지 않는가? 어쩌면 우리가 기다리고 있는 미래의 모습은 지금보다 더 나아질 수도, 엉망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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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모든 존재를 동등하게 존중하는 실수를 했어요.
(...)
당신은 그런 실수를 하지 않길 바라요. 더 작은 것들에 관심을 기울이길. 더 약한 이들에게 섬세하길. 더 사랑할 것과 덜 사랑할 것을 구분할 수 있길..

35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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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 2222억 4729만 3740년" 숫자로 헤아릴 수도 없는 미래의 시간이 상상이 되는가? 황폐해진 지구의 모습, 화성과 목성, 천왕성에 거주하는 인류, 먼지 파편처럼 사라진 행성들, 지구에서 달까지 쌓아올려진 탑, 미래로 향할수록 인간인지 인공지능인지 알 수 없는 형태로 변하는 외형, 이후에는 그마저도 형체의 경계가 사라진 인류의 모습, 사랑하는 방법마저도 완전히 변해버려 모든 것이 '기존의 모습'을 잃어버린 혹은 변해버릴 만큼의 시간이다. 지루할 틈도 없이 우리는 그렇게 억겁의 시간을 거쳐 미래로 향하면 된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그 끝에 다다라 있을 것이다.

 

한 번쯤 꿈꾸는 미래의 모습은 어떤 모습인가? 누군가는 인공지능이 인간을 지배한다고도 말하고, 누군가는 환경오염으로 인해 빙하기가 도래하여 인류의 멸망을 논하기도 하지만, 혹자는 새로운 행성을 개척하여 지금보다 나은 인류의 모습을 그리기도 한다. 지구 한정의 공간이 아닌 우주 공간 전체를 두고 미래를 그리는 사람도 있다.

 

그러한 무한한 상상력의 세계는 누구나 그릴 수 있고, 꿈꿀 수 있다. 미래의 모습은 어느 누구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책을 통해 내가 그리는 미래는 어떤 모습일지 상상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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