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시태그 조지아 한 달 살기 - 2024 최신판 ㅣ #해시태그 트래블
조대현 지음 / 해시태그(Hashtag) / 2024년 9월
평점 :
품절


한국인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코카서스 3국 중 하나인 조지아. 광활한 자연과 옛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어 꼭 한번은 가고 싶은 이곳은 단기여행보다 장기여행으로 머물고 싶은 곳이다. 맛있는 와인, 온천, 동굴도시와 메스티아, 우쉬굴리 마을은 빼놓고 싶지 않은 것들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오늘 당신의 삶에 대해 니체가 물었다 - 하루 한 편, 니체의 지혜로 마음의 빛을 밝히다
강민규 지음 / 책과나무 / 2024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진짜 어떤 것에 깊이 몰입하거나 관심을 가지게 되면, 온 우주가 돕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건 비단 나뿐일까? 특히 최근 들어 이런저런 책을 읽으면서 더 그런 생각이 강하게 들었는데, 신기하기도 하고 재밌기도 하다.


관심이 있어서 자꾸 관련한 것들이 보이고, 따라오는 건지 아니면 자꾸 보여서 관심을 가지게 된 건지는 정확히 모르겠으나, 어쨌든 최근 내가 읽는 책의 동향이나 쓰고 있는 서평을 꾸준히 읽어본 사람이라면 비슷하게 느낄 것이라고 생각한다.(일부러 맞춘 게 아님)


일부는 읽다가 관심이 있어서 일부러 찾아보는 책도 있지만, 그 외에는 특정 시기 이상하게 몰려서 읽게 되는 것도 있다.


자꾸 읽어보라며 책이 등 떠미는 느낌도 들고, 그래선지 더 읽어봐야 할 것만 같고, 몇 달 전 예약한 예약 도서는 또 마침 같은 시기에 도착해서 대여 기간 안에 맞춰 읽게 되면서, 내가 선택해서 책을 읽는 건지 아니면 책이 나를 선택해서 읽게 된 건지 이제는 헷갈린다.


선택해 준 거라면 영광이고, 내가 선택한 거라면 제대로 참 시기적절하게 읽었다고 볼 수 있으니 옳은 선택이라 셀프 칭찬을 아낌없이 해줘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 책도 그런 책 중 하나로, 니체에 대해 언급한 책은 종종 읽어왔지만, 본격적으로 니체에 관한 책을 읽은 것은 불과 며칠 되지 않았다. 니체 책을 한번 읽어봐야지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과거에는 정작 니체에 관련된 책을 읽은 적은 없다.


그런데 이번에 연달아 만나볼 기회가 생기다니, 마치 '지금 너는 니체를 알아가야 할 시간이야'라고 누군가 말해주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기꺼이 책을 손에 집어 든다.



총 4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저자가 니체의 글을 필사하며 깨달은 지혜를 자신의 경험에 빗대어 재해석한 책으로 총 30여 편의 글이 실려있다.


뭔가 일이 잘 풀리지 않거나 삶이 물음표로만 가득 채워질 때 어떤 이들은 책에서 그 해답을 찾고자 노력하는데, 저자 역시 니체의 글을 필사할 당시 그런 상황이었던 게 아닐까 싶다.


그리고 다시금 세상을 살아갈 희망과 용기를 찾게 되면서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 이 책을 쓰게 된 듯하다. 저자에게 있어 니체는 어쩌면 삶의 이정표 같은 역할을 해준 게 아닐까 싶다.



아래는 이 책을 읽으며 마음에 와닿았던 문장과 나에게 새로운 이정표가 되어주는 문장들을 위주로 정리해 보았다. 살다가 넘어지거나 좌절하는 순간이 찾아오면, 저자처럼 니체의 글을 펼쳐보며 다시 일어설 힘과 용기를 가져보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

우리 모두에게는 각자의 능력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능력은 '아직' 피어나지 않은 것일 뿐입니다.


<레이트 블루머>라는 책이 있습니다. 뒤늦게라도 결국 성공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요. 이 책에 있는 한마디가 우리도 언젠가 빛날 수 있다는 용기를 줍니다.


'당신은 결코 루저가 아니다. 다만 아직 꽃을 피우지 못했을 뿐.'


우리는 아직 피지 못한 것입니다. 우리도 언젠가 필 수 있습니다. 우리만의 빛으로 더 아름답게 피어날 수 있습니다.

22~23페이지 中

=====


꽃이 저마다 피고 지는 시기가 있듯, 사람 역시 그렇다. 때로 타인과 비교하며 스스로를 비하하거나 루저라고 여기는 사람들도 있는데, 부디 희망을 놓지 않기를 바란다.


능력을 꽃피우기 위해서는 그만한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지금 꽃피우지 않았다고 해서, 내일 혹은 평생 꽃피우지 말라는 법은 없다.


다만, 더 많은 햇빛과 양분, 시간이 필요하다 생각하며 느긋하게 기다려보자. 나만의 매력과 나만의 빛깔로 더 아름답게 피어날 날이 머지않았다고 믿으며.



=====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내는지에 따라서 미래의 나의 모습이 정해집니다.

(...)

니체는 이야기합니다. 지금 이 순간 시작하라고. 불필요한 것은 털어 버리고, 지금 해야 하는 것, 즉 '필요한' 것을 시작하라고 말이죠.


그렇다면 우리 인생에서 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니체는 인생에 필요한 것은 '현명해지는 것'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

또한 현명해지기 위한 방법으로 니체는 체험을 이야기합니다.

(...)

체험의 입속으로 뛰어드는 것, 현명해지기 위한 행동을 시작하는 것이죠. 나를 슬기롭고 어질게 만드는 그 무언가를 행동에 옮기는 것입니다.

(...)

내가 진실로 사랑하는 것, 몰입할 수 있는 것, 나를 더 높은 차원으로 이끌 수 있는 것, 그리고 기쁨을 안겨 주는 것, 이 네 가지를 생각하다 보면 인생을 현명하게 만들 수 있는 나만의 가치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위험할지 몰라도 나만의 가치를 만들기 위해 행동에 옮기고 시작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 '시작'은 항상 새로운 것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안 하던 것을 시작하는 것도 '시작'이고, 어제 하던 것을 오늘 또 하는 것도 오늘의 '시작'입니다.

(...)

오늘의 '시작'은 어제의 노력을 미래로 이어 주는 '연결'의 역할을 하기도 하는 것이죠.

(...)

안 하던 새로운 것을 '시작'만 하는 사람은 깊이가 얕고 다방면에 관심이 많은 사람에 지나지 않습니다. 현명한 인생이 아니라 시작만 하고 끝을 맺지 못하는 '프로 시작러'의 인생으로 끝나 버릴지도 모르니까요.


어제 읽던 책을 다시 꺼내 읽기 시작하고, 어제 가족들에게 주었던 사랑을 다시 주기 시작하고, 어제 하던 운동을 이어서 다시 시작하세요.

(...)

어제의 시작과 오늘의 시작이 연결되어 더 강한 나만의 '빛'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

오늘도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우리는 꾸준히 계속하는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더 오래, 더 밝게 빛나는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48~51페이지 中

=====


시작(행동력)의 중요성과 의미에 대해 제대로 짚어주고 있는 문장이다. 보통 생각에서 그치거나 아니면 한발 더 나아가 프로 시작러로 끝나는 경우가 많은데, 꾸준히 연결되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


꾸준함의 힘은 그 어떤 것도 대신하지 못한다. 그러니 부디 매일을 새로 시작하는 삶으로 살아보면 어떨까? 거창하거나 대단하지 않아도 좋다.


어제 하던 일을 연이어 해도 좋고, 변주를 주어 새로운 것을 접목해도 좋다. 매일을 새로 시작하는 삶으로 살면, 내 삶은 더 오래, 더 밝게 빛날 수 있다. 그러니 오늘의 나를 그냥 방치하는 것으로 하루를 보내지는 말자!



=====

니체는 이렇게 이야기했었죠. 나를 죽이지 못하는 고통은 나를 더 강하게 한다고. 무언가 앞으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고통을 받고 있다면 그건 강해지고 있다는 반증이 되기도 합니다.


그러니 조금 피곤하고, 고통스럽더라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적어도 가만히 있는 사람들에 비해서는 더 나아가고 있고요. 오늘 하루만 고통스러운 사람에 비해서 더 오랫동안 감내할 정도의 고통을 견디고 산다면, 그리고 그 고통을 견디고 두 다리로 걸어가고 있다면, 더 멋진 근육을 가지고 더 높은 곳으로 오를 수 있을 테니까요.


그러다 보면 어느새 그 누구보다도 높은 산에 올라가 있는 나를 만나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

그리고 지금 밟고 있는 그곳이 내 인생의 가장 높은 정상이 아님을 알기에 더 기대하는 마음으로 살 수 있겠죠. 이제는 무엇이든 도전할 수 있는 마음의 근육이 생겼으니까요.

88~89페이지 中

=====


무언가의 근육을 만드는 데는 그만한 고통이 따른다. 따라서 고통은 달리 말하면 어떤 것을 이루어내는 '과정'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당장 체감하기에는 제자리에 머무는 것만 같고, 별다른 발전이 없는 것처럼 느껴질지라도 그 시간을 견디고 이겨내면, 무엇이든 도전할 수 있는 마음의 근육이 생길 것이라고 니체는 말한다.


그럼에도 마음 근육이 붙어나가는 걸 체감하기 어렵다면 과거의 나와 비교해 보자. 처음 아무것도 하지 않았을 때의 나, 그리고 일주일 후의 나, 한 달 후의 나, 현재의 나를 비교해 보면 확실히 체감이 될 것이다.


이런 성취들이 쌓이고, 그걸 느끼는 순간이 오면 그만큼 커지고 단단해진 마음 근육 덕분에, 스스로에 대한 더 많은 기대와 도전을 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

눈앞에 있는 것도, 내 안에 있는 것도 무언가를 지속적으로 하다 보면 덩어리가 커지게 됩니다. 이렇듯 큰 덩어리가 되어 버리면 무언가 이름을 붙여 줄 수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이름을 지어 주는 순간 독창적인 나만의 것이 됩니다. 자신만의 빛을 만들게 됩니다.


그러니 내가 하고 싶은 걸 하세요. 내가 하고 싶은 것은 결국 '나의 일부'입니다. 이런 나의 일부를 모으다 보면 독창적인 자기 자신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독창적인 것들이 모이고 사람들이 좋아해 준다면 우리도 TV 속의 그들처럼 될지 모릅니다.

164~165페이지 中

=====


작은 눈 뭉치를 모아 굴리고 굴리다 보면, 커다란 덩어리가 되고, 이것에 눈과 코, 입, 목도리, 모자 등을 덧되다 보면 결국 이것은 나의 취향을 반영한 유일무이한 나만의 눈사람이 된다.


우리 삶도 그렇지 않을까? 한순간에 뚝딱하고 만들어지는 것은 없다. 내가 하고 싶은 일, 좋아하는 일을 계속해 나가다 보면 결국 나만의 '무언가'가 만들어질 것이고 그것은 곧 나만의 아이덴티티를 표방하는 무엇이 될 것이다.



=====

명랑하게 살기 위해, 후회 없는 삶을 위해 의식적으로 노력을 해야 합니다. 살던 대로 살아지는 게 가장 쉬운 인생이잖아요. 그래서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꿈을 실현하기 위해 일부러 노력하고, 맛있는 것을 찾아서 먹고, 조그만 악행도 하지 말고, 시간을 내어 여행과 취미 생활을 하고,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나야겠습니다.


그리고 하고 싶은 것을 해야겠습니다.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 참 쉬워 보이고 당연한 말인 것 같습니다만 참 어려워요. 어려서부터 '하고 싶은 거 어떻게 다 하고 사냐?'라는 말을 들어서 그런지 몰라도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산다는 것에 대한 약간의 죄책감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시절의 '하고 싶은 것'과 성인이 된 지금의 '하고 싶은 것'은 다릅니다. 그 시절의 하고 싶은 것은 무지에서 오는 '모방'이었던 경우가 많죠. 하지만 성인이 되고 나를 알아 가면서 생기는 하고 싶은 것은 '자기성찰'에 가깝습니다.


진정한 내 모습을 찾기 위해서 무언가 행동을 통해 '나'를 만들어 가는 행위인 것이죠. 그리고 이러한 행위가 후회 없는 인생을 만드는 것이고요. 순간의 쾌락에 의한 '하고 싶은 것' 말고 내 인생을 채우기 위한 '하고 싶은 것'으로 바꾸면 죄책감은 사라집니다.

190~191페이지 中

=====


무언가 새로운 것을 시도하다가 종종 자꾸 원래대로 돌아가는 경험을 많이 해봤을 것이다. 예컨대, 새벽 기상을 도전하다가 늦잠을 자는 패턴으로 돌아가거나, 건강한 식단을 하려고 도전하다가 원래의 패스트푸드를 먹는 식단으로 돌아가는 경험처럼 말이다.


이처럼 후회 없는 삶, 목적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꽤 많은 노력과 의지가 필요하다. 의식적으로 자꾸 기존의 행동과 바꾸려는 시도를 수십 번 반복해야 가능한 것이다.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사는 삶'도 마찬가지로, 나름의 의지와 노력이 기반이 되어야 가능하다. 더불어 성인이 된 후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사는 삶'에는 자기 성찰에 대한 의미도 담겨 있어, 어쩌면 더 쉽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내가 어떤 취향을 가지고 있고, 어떤 것을 선호하는지를 몸소 부딪혀가며 알아가야 하기 때문에,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사는 삶'은 생각만큼 녹록하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지속적으로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위해 노력하는 삶은 나를 발견하고 만들어가는 행위이기에, 니체는 후회 없는 삶을 위해 계속해서 도전하고 의식적으로 노력을 기울이라 말한 것이 아닐까 싶다.



=====

사랑을 하기 위해서는 내가 어떤 존재인지를 알아야 합니다. 누구에게 무엇을 줄 수 있고, 무엇을 통해서 에너지를 얻는지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무엇을 할 때 가장 행복한지 알아야 합니다. 수백 년도 살 수 있는 나무가 수십 년밖에 살지 못했던 것처럼 우리의 소중한 인생이 짧게 끝나 버릴 수는 없으니까요.


그리고 나를 소진시키는 희생을 멀리해야 합니다. 소진의 끝은 아무것도 없는 상태입니다. 아무것도 없이 살 수는 없죠. 아무것도 없이 살기 위해 태어난 것은 아니니까요. 소진되지 않는 희생을 해야 합니다. 희생하는 부분이 있으면 희생 받는 부분도 있어야 하고요. 그 사람에게 희생을 받을 수 없다면 다른 곳에서라도 채울 수 있어야 합니다.

(...)

사랑을 시작하기 전이라면 나 자신이 어떤 나무인지 꼭 생각해 보세요. 그리고 결에 맞는 좋은 친구를 옆에 두시기를 바랍니다. 나를 소진시키기보다는 채워 주는 그런 친구 말이죠. 그러면 처음에는 한 그루였던 나무가 두 그루가 되고 네 그루가 되고 언젠가는 멋진 숲이 될지도 모릅니다. 친구와 어떤 것을 주고받는지에 따라서 숲의 크기는 달라지겠죠.


이미 사랑을 하고 있다면 자신이 어떤 나무인지 잘 보여주세요. 그리고 상대방은 어떤 나무인지 잘 살펴보세요. 그리고 다른 부분은 조금씩 맞춰 나가세요. 물과 불처럼 아무리 상극이라고 할지라도 너무 차가운 물을 데우는 건 불이고 큰 불을 끄는 건 물입니다. 이렇게 상극이지만 서로의 과함을 보완해 주기도 하니까요.

261~263페이지 中

=====


사랑을 할 때 자신을 온전히 내어주며 상대방에게 맞추느라 자신의 존재를 아예 지워버리는 사람들이 있다. 그래서 연애할 때면 친구들과 연락 두절 상태로 지내다가, 헤어지면 다시 연락이 닿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런 희생은 결코 옳지 않은 행동이라 말하고 싶다.


살펴보면, 니체도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니체는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를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는데, 이 말은 곧 존재의 의미를 깨닫고 관계에 있어 함께 상생하고 공생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는 말이라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희생이나 존재의 소멸로 대표되는 '아낌없이 주는 나무'의 관계는 멀리하고, 동등한 입장에서 서로의 부족한 면을 보완해 줄 수 있는 관계를 지향하는 것이 맞는다고 할 수 있겠다.


사랑은 둘이 하는 것이지, 한쪽이 어느 한쪽에 종속되는 것이 아니다. 그러니 사랑을 하고자 한다면, 먼저 나 자신을 파악한 후에 나와 결이 맞는 사람을 사귀고 사랑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한다.



*****


니체의 글을 필사하며 깨달은 지혜를 담은 이 책을 읽다 보면, 저자가 삶에 대해 얼마나 깊이 고민하고 생각했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30편의 글 가장 첫 머리에는 니체의 글을 인용한 문장들을 만나볼 수 있는데, 그 문장을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풀어쓴 내용들을 읽다 보면 저절로 그렇게 느끼게 된다.


저자는 읽고, 쓰고, 반추하며 얼마나 곱씹어 봤을까? 깊이 생각하고 사유하는 시간을 가졌기에 어쩌면 이러한 깨달음도 얻을 수 있었을 것이다.


이 책에는 현재의 삶을 살아가는 데 진짜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삶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어떤 행동력을 가지고 살아가야 하는지가 모두 담겨 있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이야기고, 모두 다 아는 이야기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기에 읽을 때마다 새롭게 다가올지도 모르겠다.


삶에 대한 여러 고민을 가지고 있다면, 니체에게 답을 구해보자. 니체는 기꺼이 답을 전해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만화로 쓰는 시 - 하마탱 툰포엠
하마탱 지음 / 호밀밭 / 2024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즘 책을 읽다 보면 새로운 시도들이 종종 눈에 띈다. 책도 다 같은 책이 아니라서 어떤 시도와 노력을 기울였느냐에 따라 독자들에게는 다르게 다가오는데, 신선하고 매력적이라 개인적으로는 선호하는 편이다.

독서 인구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만큼, 출판사나 제작자, 작가의 이런 시도는 필요한 부분이라 생각한다. 더불어 언제나 이런 새로움에 대한 도전은 늘 옳다고 믿는다.

이 책은 그런 새로움을 시도한 작가의 책으로 '만화'와 '시'를 결합한 '툰포엠' 장르의 책이다. 소개 글에서는 '툰포엠'을 이 책의 저자 하마탱의 시그니처 장르라고 소개하고 있는데, 하마탱이라는 작가와 그가 쓴 책은 처음이지만 앞서 '시'와 '만화'가 결합된 다른 작가의 책은 만나본 적이 있어 낯설지는 않다.

총 3부로 구성된 이 책에는, 일상의 다양성과 유머러스함이 만화와 시로 표현되어 있다. 보고,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으악'하는 순간도 있고, 깊게 스며드는 순간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범위에 따라 '일상', '가족', '사회'로 나눠 구분해 두었는데, 1부 '일상으로의 초대' 챕터에서는 끝없이 이어지는 나 자신과의 분투를 그리고 있다. 마음과 마음 간의 갈등을 풀어보려는 노력을 엿볼 수 있다.

2부 '가족이라는 토대' 챕터에서는 우리를 가장 힘나게 하면서도 동시에 힘들게 하는 가족 이야기가 담겨 있다. 양면성을 보다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이 담겨 있다.

3부 '세상을 보는 줏대' 챕터에서는 끝없이 이어지는 사회 문제 속에서 글과 그림으로라도 착한 놈들이 이기는 사회를 응원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목차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이 책은 개인의 일상에서 점차 가족, 사회로 확장되는 개념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을 읽는 독자 역시 나에서부터 시작해, 가족, 사회로 점차 인식을 넓혀가는 형태로 읽어나가 보면 어떨까 한다.


이 책의 만화를 보다 보면 절로 아찔해진다. 나도 모르게 숨을 들이쉬고, 자꾸만 뒷걸음질 치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시와 동떨어진 내용은 아니라서,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돌려 바라보지만, 이내 곧 다시 푸하하 웃어버리거나 징그러운 마음에 고개를 절레절레 내젓게 된다.

만화에 유머가 깃들어 있어 진지하게 시를 읽다가도, 이내 그 무게감은 감쪽같이 사라진다. 하지만 다시 시를 읽다 보면 절로 공감하는 마음에 젖어든다.

나도 어쩌지 못하는 내 마음, 내 가족, 우리가 함께 살고 있는 사회의 모습들이 필름처럼 지나가며 '그렇고말고!' 하는 추임새가 절로 나온다.

이 책에 실린 108편 중 개인적으로 재미있게 읽었던 몇 편의 시와 만화를 소개해 보려 한다. 읽으면서 과연 나는 시의 내용과 얼마나 비슷한 모습으로 살고 있는지, 혹은 얼마나 다른 형태로 살아가고 있는지 비교하며 읽어봐도 재미있을 듯하다.

=====
야식으로 쓰는 시

먹고 있어도 배고프다, 보고 있어도 그립듯이.
거울은 말하지, 너 먹는 거만 봐도 배부르다고.
둘이 먹다 하나 죽으면, 아싸 나 혼자 2마리.
치킨 2마린 질리지, 그럼 그럼 진리지.
살을 또 왜 빼시나, 뼈나 좀 다 빼시지.
먹을 땐 말 시키지 마, 주유 중엔 엔진 정지.
모래주머니나 살주머니나, 운동 되긴 마찬가지.
운동은 내일이고, 먹는 건 내 일이지.
나도 복근이란 게 있다, 덮어놔서 안 보일 뿐.
24페이지 中
=====

이 시를 읽다가 순간 푸핫하고 웃음이 터졌다. 약간의 말장난 같은 라임을 맞춰 절로 흥을 돋우는 센스라니.

야식 먹다 이 시를 읽게 된다면, 내려놔야 할지, 그대로 먹어야 할지 망설여질 것만 같은 느낌이다. 먹다가 거울을 봤다면 먹던 거 집어던질 것 같고, 모래주머니나 살 주머니나 운동되기 마찬가지라는 구절을 읽을 때는 그냥 자포자기하며 그대로 먹을 것 같다.

운동은 내일이고, 먹는 건 내 일이지 대목에서는 공감하며 재빠르게 먹어치우지 않을까 싶다.


=====
Monday

눕고 싶은데 서야 할 땐 물만한 곳이 없다.
일을 잠시 놓고 싶을 땐 주말만한 날 없다.
어떻게 놀아야 잘 놀았다고 소문이 날까
고민하며 동동 떠다니다 보면 어느새
나타나 발목을 잡는 괘씸한 너, 월요일.
워어얼 화아아아 수우우 모오옥 금퇼.
46페이지 中
=====

동동 떠다니고 있는 모습이 연상되다가도 불현듯 발목 잡혀 끌려가는 모습이 그려지는 이 시는 직장인이라면 모두가 공감할 만한 시가 아닐까 싶다.

특히 마지막 구절은 공간 200%.
표현력 200점!
금퇼. 주말은 왜 이렇게 짧은 거냐고요.



=====
키스

앞니가 쏙 빠지도록
입술이 축 늘어지게
우리 심심한데 뽀뽀나 할까?
입 냄새를 못 맡으면 연애.
입 냄새도 참아내면 사랑.
입 냄새에 투덜대면 의리.
101페이지 中
=====

이 시만큼은 꼭 만화를 함께 첨부하는 게 예의라는 생각이 들어 함께 가져와 봤다.(나만 당할 수 없다!)

위 만화는 구스타프 클림트의 '키스'라는 멋진 작품을 작가가 시에 맞게 재해석하여 그린 만화다. 보는 순간 '우엑, 드러'라는 생각은 나만 한 걸까?

시를 읽다 보면 키스에 대한 환상이 싹 사라져버린다. 앞니가 쏙 빠지도록, 입술이 축 늘어지게 키스하는 모습이 열정적으로 느껴지지 않고 왜 드럽게 느껴지냐고요 ㅎㅎ

어쩌면 다음 구절 때문에 더 그렇게 느껴지는지도 모르겠다. 입 냄새가 그다음에 나올 건 뭐람.(으으)

하지만 분명 현실적인 문제라 뭐라고 지적할 수도 없다.
이 시를 읽고도 키스가 하고 싶으신가요?


=====
내가 누구게

몰라보면 괜찮아도 몰라주면 편찮은 법.
나란 사람 알아주는 그대와의 시간들을
나란 인간 관심 없는 인간들과 왜 쓰리오.
싶은 맘에 낄끼리 어울려서 살다 보면
때론 가장 친한 놈이 내 마음을 몰라주네.
허탈한 맘 달래려고 이놈 저놈 붙들고서
"니 내 눈 줄 아냐"라며, 물을수록 추해질 뿐.
나를 가장 모르는 건 다름 아닌 나이거늘.
189페이지 中
=====

뭔가 가장의 슬픔이나 나이 들면 느끼게 되는 회한 같은 느낌처럼 다가왔던 시다. 가족 위해 몸 바쳐 돈 버는 것에만 올인했는데, 나이 들어 은퇴 후 둘러보니 남은 건 허탈한 맘뿐인 상황이 그려진달까.

내 노고는 아무도 몰라줘서 서운한 마음 반, 괘씸한 마음 반인 상태에서, 어디에도 끼지 못하고 헤매는 모습이 떠오른다.

"왜 그토록 일에만 몰두했을까? 조금은 나를 위한 시간도 내어줄 것을." 내심 그런 마음이 드는 시다.


*****

유머러스하지만, 불쑥 소리를 지르게 되는 툰포엠을 읽으며, 유쾌하게 하루를 정리해 보면 어떨까 한다. 더불어 오늘의 나는 어떤 하루를 보냈는지 살펴보고 돌볼 수 있는 내가 되기를 바란다.

적어도 '내가 누구게'와 같은 상황을 맞닥뜨리지는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여고생 핍의 사건 파일 - 샐 싱 미스터리 편 ㅣ 여고생 핍 시리즈
홀리 잭슨 지음, 장여정 옮김 / 북레시피 / 2023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여고생 핍의 사건 파일 1편을 읽으면서 마침내 시리즈물을 완성하게 되었다. 1편을 제외하고 2편과 3편을 먼저 읽다 보니 지워진 사건 파일을 들여다보는 듯한 답답함이 있었는데, 이로써 리틀 킬턴에서 벌어진 사건들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었다.


더불어 소설을 읽으며 머릿속으로 그리던 캐릭터들이 왜 넷플릭스에서 그렇게 표현되었는지도 비로소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분명히 해야 할 것은, 어디까지나 이해했을 뿐이지, 내 상상 속에 그렸던 캐릭터에 비하면 많이 다른 것은 사실이다.


여하튼 덕분에 계속 의문으로 남아있던 사건의 전말과 캐릭터의 이해, 배경지식 등을 제대로 채워 넣을 수 있었다. 이래서 시리즈물은 새치기하면 절대 안 된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



총 4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3권으로 이루어진 시리즈물 중 1편으로 사건의 중심이 되는 리틀 킬턴의 배경과 캐릭터 소개, 관계 설정 등을 파악할 수 있는 주요 단계라고 볼 수 있다.


더불어 처음 여고생 핍이 사건을 맡게 된 경위와 추후 긴밀한 관계를 이어나가게 되는 라비와의 첫 만남, 그리고 핍이 이 마을에서 탐정으로 명성을 얻게 되는 발단 등을 엿볼 수 있는 아주 중요한 부분을 담고 있다.


1편에서 의혹만 남기고 모호하게 끝나버린 사항들은 3편에서 제대로 확인해 볼 수 있는데, 그러려면 1편을 제대로 정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더불어 퐁당퐁당 건너뛰며 읽는 행위는 자살 행위와도 같으니 부디 순차적으로 한 권씩 읽기를 추천한다.


대부분의 마을 사람들이 등장한다고 할 만큼 소설 속에 거론되는 인물이 꽤 많다. 읽으면서 관계도를 그리거나 표기하며 읽으면 사건과 인물을 파악하는 데 훨씬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핍의 사건 재구성을 따라가다 보면, 의혹으로 남는 이들도 있고, 계속해서 언급되며 찝찝함을 남기는 이들이 있다. 그런 부분들은 별도로 표기하여 읽어나가면 3권에서 제대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이 시리즈를 읽은 순서가 2권→3권→1권 순이다 보니, 사실 처음에는 제대로 된 캐릭터 분석이나 배경지식이 없는 상태로 훅 뛰어든거나 다름없었다.


그래서 초반에는 꽤 혼란스러웠는데, 나름대로 인물들을 계속 메모해가며 읽다 보니 조금씩 안개가 걷히듯 사건에 빠져들 수 있었다.


더불어 3권 대단원의 결론까지 읽고서도 맞춰지지 않던 퍼즐은 1권을 마지막에 읽음으로써 빈틈없이 채울 수 있었다.


이미 결론을 알고 있는 상황에서 1권을 다시 되짚어 읽음에도 새롭게 읽히는 것을 보면, 이 작가는 정말 굉장한 작가라는 생각이 든다.



=====

등장인물 소개

=====


3권 모두 왜 등장인물 소개를 굳이 넣느냐 하면, 나 역시 새로운 편을 읽을 때마다 내가 쓴 등장인물 소개 내용을 보며 요점을 파악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며 잊힌 내용들, 순차적으로 읽지 못하면서 채워지지 않는 공간이나 의문으로 남았던 부분을 등장인물 소개 내용을 보며 하나씩 채워 넣을 수 있었다.



■피파 피츠-아모비 핍

-EPQ(영국의 대입시험으로 고등학교 재학 중 일부 심화 탐구활동을 선택 후 공부하여 시험을 치게 됨)의 주제를 5년 전 사건인 샐싱의 죽음으로 선택하게 됨.

-친아빠는 핍이 10개월일 때 교통사고로 사망

-현재 아빠는 엄마의 재혼으로 가족이 된 새아빠

-하얀 피부를 가지고 있는 백인

-반려견: 골든 리트리버 바니

-친한 남자 친구들: 앤트, 잭 첸, 코너



■리엔

-셀의 엄마

-직업은 부동산 중개인

-오래전 싱내 가족이 이 동네에 이사 올 때 중개를 해준 인연이 있음



■빅터

-핍의 새아빠

-잘나가는 기업 변호사

-섬세하지는 않지만 다정하고 따뜻한 사람

-나이지리아계 사람이라 피부색이 핍과 다름

-거대한 덩치를 가지고 있음



■조쉬

-이부동생으로 엄마의 재혼으로 얻게 된 남동생



■라비 싱

-핍보다 두 학년 선배이며, 형과는 세 살 차이가 남.

-인도계 사람으로 피부색이 어두움



■샐 싱

-영리하고, 똑똑하고, 성격도 좋으며, 농담도 잘하는 모범생으로 무엇 하나 빠지는데가 없었음

-이미 옥스퍼드에 합격한 상태

-앤디 실종 후 인근 숲에서 수면제를 잔뜩 먹고 머리에 비닐봉지를 뒤집어쓴 다음 목주변에 고무줄을 감고 질식사한 상태로 확인됨

-사망 당시 나이 18세

-앤디와는 사귄 지 넉 달 정도 됨

-평소와 달리 문자할 때만큼은 맞춤법도 틀리고, 띄어쓰기도 제대로 하지 못함



■안드레아 벨(앤디 벨)

-처음에는 실종 상태였으나, 남자친구인 샐 싱의 시체가 발견된 후 사망한 것으로 처리됨

-5년 전 샐 싱이 앤디 벨을 죽이고 자살한 것으로 처리되면서 사건은 종결됨

-살아생전 금발머리에 예쁘고 돈도 잘 쓰는 아이로 인기가 많았음

-이면에는 약점을 이용해 타인을 괴롭히고 시험하고 상처를 주는 것으로도 유명했음

-원래부터 비밀이 많았으며 현금을 많이 소지하고 있었음

-샐과 사귀면서 비밀의 연상남과도 사귀고 있었음

-마약을 친구들에게 팔고 있었는데, 대마초, MDMA, 메페드론, 케타민, 로히프놀 등을 취급(로히프놀은 강간에 사용되는 마약임)

-친한 친구: 클로에 버치, 엠마 허튼



■베카 벨

-앤디 벨의 여동생

-언니와 다른 외모, 성격으로 내심 언니를 부러워하고 동경했음

-현재 <킬턴 메일>에서 인턴십 중



■제이슨 벨

-앤디와 베카의 아버지

-외모로 사람을 평가하고 혹독한 말솜씨로 가족에게도 가차 없이 상처를 줌



■던 벨

-앤디와 베카의 어머니

-외도하는 남편과 결국 이혼함



■카라 워드

-핍과 가장 오래 알아온 가장 친한 친구로 가족 같은 사이



■나오미 워드

-카라의 친언니

-7년 전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불안장애로 간신히 대학 졸업 후 취업까지 했지만 결국 공황발작 때문에 몇 달 전 다시 가족이 있는 집으로 돌아와 있는 상태

-나오미, 맥스, 샐, 제이크, 밀리는 자주 어울리는 친구 사이



■엘리엇 워드

-나이: 47세(앤디의 실종 당시 나이 42세)

-카라와 나오미의 아빠

-교사

-사건 인물들과 얽힌 사람 중 하나

-샐은 엘리엇의 제자

-아내 이소벨이 죽은 후 외로운 날을 보냄



■로렌

-카라와 함께 핍의 친구



■맥스 헤이스팅스

-거짓말에 능함

-핍의 인터뷰에 항상 거짓으로 답하고 피할 수 없는 순간에만 진실을 고함

-나이: 곧 스물다섯이 됨

-맥스는 늘 취해 있었고, 집에서 연 하우스 파티(일명 '대참사 파티')를 자주 즐김

-페이스북 진짜 아이디는 '낸시 탄고팃츠'



■나탈리 다 실바

-앤디에게 괴롭힘을 당했던 여학생

-앤디와 비슷하게 생긴 외모로 미인이었음

-앤디는 세 번 나탈리를 함정에 빠뜨림으로써 나탈리의 명성을 바닥으로 끌어내림

-현재 폭력 전과로 전자발찌를 차고 있음

-한 파티에서 누군가 술에 약을 탔고 이후 기억에 없지만 강간을 당함



■다니엘 다 실바

-나탈리의 오빠로 다섯 살 위

-킬턴 경찰서에서 경찰관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앤디 사건과 샐 사건에 깊게 관여되어 있음

-현재는 결혼해서 아내는 임신 상태



■스탠리 포브스

-킬턴 메일 기자

-샐의 죽음 후 앤디 관련 기사를 많이 내면서 싱 가족에게 불리한 내용을 많이 다룸



■제스 워커

-베카 벨 친구

-베카 가족의 숨겨진 이면과 중요한 핵심 단서가 될 만한 내용을 많이 전해줌

-대참사 파티 후 베카가 사후 피임약을 사러 갔다는 말을 전해줌

-앤디가 실종된 날 밤 디너파티에 참석하고 있던 앤디의 아빠 제이슨 벨이 잠시 사무실에 다녀왔다는 사실도 알려줌

-앤디와 맥스가 파티에서 딱 붙여 이야기하는 장면을 여러 번 봤다는 증언도 해줌



■하위 바워스

-마약상

-앤디에게 마약을 제공한 사람



=====

핍이 탐정으로 거듭나게 된 계기

=====


평소 가벼운 친분과 좋은 인상으로 남아있던 샐 싱이 갑작스레 살인자로 몰리고, 자살을 했다는 소식이 어쩐지 찝찝함으로 남아 있던 핍은 5년이 지난 후 대입시험 중 하나인 EPQ의 주제를 '앤디 벨 실종사건 수사 관련 연구'로 정하고 앤디 벨의 실종과 샐 싱의 사건을 조사하기에 이른다.


처음에는 용의자였던 샐 싱의 가족들을 살인자라며 확정 짓고 폭격을 가하는 언론에게 반론을 제기할 정도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지만, 깊이 파고들수록 상상이상의 진실이 드러나면서 핍은 마침내 리틀 킬턴 마을에서 제대로 탐정 취급을 받게 된다.



=====

스토리 요약

=====


고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있던 핍은 대입 준비를 앞두고 EPQ 주제로 5년 전 앤디 벨 실종사건을 다뤄보기로 결심한다.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 1권에서 다뤄진 내용을 기준으로 보자면, 앤디의 남자친구였던 샐 싱이 앤디를 죽이고 자살했다는 점이 어쩐지 석연치 않았기 때문이다.


더불어 샐 싱이 시체로 발견되자 별다른 조사 없이 사건은 종결되었고 이를 두고 언론에서는 일방적으로 싱 가족을 살인자 가족이라며 매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 앤디는 결국 시체가 발견되지 않았다.


자신이 뭔가를 대단히 바꿀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언론에 반박할 수 있을 정도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지고 핍은 과제를 핑계로 조사에 착수하게 된다.


그리고 처음 마주하게 된 것은 샐싱의 동생인 라비 싱으로, 처음에는 역력히 경계하는 느낌을 받게 된다. 하지만 집요하게 파고들며 진지하게 임하는 핍을 보고 라비 또한 마음을 열게 된다. 이렇게 둘은 한 팀이 되고, 둘은 하나 둘 사건 조사를 정리하고 공유하며 앤디 벨 사건을 조사해 나가기 시작한다.


핍이 살고 있는 리틀 킬턴 마을은 작은 동네로, 대체적으로 한 다리 건너면 아는 사람들이라 말할 수 있을 정도였는데, 그래서 핍이 이 사건을 조사하며 만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인들이 많다.


친구, 친구 부모님, 학교 동급생 혹은 선배, 교사, 친구 언니의 친구 등 가까운 이들을 대상으로 살인 사건을 조사하게 된 것이다.


핍은 매우 똑똑했고, 집요했으며, 관찰력이 뛰어났다. 그래서 대학 입시를 준비하면서도 끊임없이 사건에 매달리며 앤디 벨의 실종과 샐 싱의 자살 사건을 계속해서 파고들었다.


중간중간 자신에게 협박성 메모와 알 수 없음에게서 오는 문자들이 때론 두려움에 떨게 했지만, 그럼에도 핍은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마침내 경찰들이 밝혀내지 못한 앤디 벨의 실종사건과 샐 싱의 자살 사건의 진실을 마주하게 된다.


범인은 아주 가까이에 있었고, 그래서 더 충격적이었다. 핍은 이 과정에서 사랑하는 반려견 바니를 잃었고, 자신도 죽을뻔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하지만 결국 사건은 밝혀졌고 이 일로 4명이 수감되게 되면서 사건은 제대로 마무리된다. 1편에서 핍은 팟캐스트를 운영하지 않는데, 아마 이 사건으로 신뢰와 명성을 얻게 되면서 팟캐스트를 운영하게 되는 게 아닐까 싶다.


소설 속 전개되는 방식을 보면 사건은 하나가 아니다. 여러 줄기가 얽히고설켜 결국 예상치 못한 사건을 만들어내는 양상을 취하고 있다. 이것은 3권까지 이어지는데, 시리즈물 전체를 읽고 나면 혀를 내두르게 될지도 모르겠다.


더불어 1권에서 애매모호하게 잔여물처럼 남은 의혹들은 회를 거듭하며 완벽하고 확실하게 밝혀지는데 그것을 하나하나 까보는 재미가 있다. 이것에 확실하게 종지부를 찍는 것은 3권으로, 그래서 3권은 완벽한 대단원의 막이라고 말할 수 있다.


경찰과 공권력이 해내지 못한 일을 핍은 민첩하고 조심스럽게 다루며 사건을 해결해 낸다. 여기에는 인류애와 남은 가족에 대한 예의가 담겨 있다.


무조건 다 까발려서 밝히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것과 또 피해자든 가해자든 남은 가족들에 대한 존중과 보호가 필요하다는 것을 핍은 확실히 보여준다.


특히 3개월 후에서 다뤄지는 이야기는 우리가 놓치고 있는 부분에 대해 명확히 짚어줌으로써 우리 모두가 간과하고 있던 포인트를 알려준다.


소문과 편견에 휩싸여 남을 함부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며, 인종, 피부색 등 외적인 면을 보고 차별을 두는 것만큼 어리석은 행동은 없다는 것을 연단에서 강력하게 외친다.


고등학생인 핍이 홀로 5년 전 사건을 해결한 것에 대해 치하하는 목적의 연설의 자리에서 핍은 홀로 이 사건을 해결한 것이 아니며, 오히려 가해자로 둔갑해 여러 피해를 보고 있던 라비와 그의 가족들을 언급하며 오히려 공을 돌린다.


죽을뻔한 상황에서도 오히려 가해자를 두둔하고, 또 자신의 공을 함께 나누며 올바른 행보를 보이는 핍의 그러한 연설은 그래서 더 의미 있고 감동적으로 다가온다.


클라이맥스는 488페이지부터로, 흥미진진한 결말을 만날 수 있다.



=====

핍이 협박성으로 받은 '쪽지'와 '문자'

=====


"이쯤에서 관둬, 피파." (쪽지)

"멍청한 년, 좋은 말 할 때 여기서 손 떼. (발신자 '알 수 없음)

"마지막 경고다, 피파, 그만둬. (쪽지)



'쪽지'와 '알 수 없음'의 문자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다른 점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사건과 연계되는 또 하나의 키가 되는 단서이니 참고하길 바란다.



=====

핍이 파헤친 진실 몇 가지

=====


●앤디의 사물함에서 나온 살인 협박 쪽지

-진실: 앤디에게 괴롭힘을 당하던 나탈리가 넣어둔 쪽지 였음


●샐이 죽기 직전 마지막에 아버지에게 보낸 문자

-진실: 평소 형이 문자를 쓰는 방식과 전혀 달랐음. 샐을 죽인 범인이 보낸 것이었음


●샐의 휴대폰 메모장에 남겨져 있던 메모 'R009 KKJ' 차 번호판

-진실: 마약상 하위 바워스의 차 번호판이었음


●앤디는 교사인 엘리엇을 '개자식'이라고 말함

-진실: 학교폭력 가해자였던 앤디의 행동을 엘리엇이 그녀의 아버지에게 고함으로써 앤디에게 미움을 받았다고 전하고 있으나 이것은 포장된 변명으로 사실 둘은 내밀한 관계였음(서로 목적은 달랐지만)



=====

핍이 의심하고 있던 관련 인물 목록

=====


제이슨 벨

나오미 워드

비밀의 연상남

엘리엇 워드

나탈리 다 실바

다니엘 다 실바

맥스 헤이스팅스(낸스 탄고팃츠)

마약상, 하위 바워스



처음에는 그냥 넘겼는데, 제이슨 벨을 첫번째 기록한 것은 정말 소름이다.(약간의 스포로 이 내용은 3권에서 확인하시길)



=====

인상 깊었던 문장들

=====


-----

아직 재판이 열리지도, 유죄 판결이 확정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의혹'이나 '혐의'같은 말을 붙이지 않고 어떤 용의자를 바로 살인자로 규정하는 건 대단히 무책임한 짓이라고 생각해요. 샐을 괴물이라고 부른 것도 마찬가지고요.

(...)

기자님은 인종차별주의자에 편협한 머저리고요. 시궁창이나 뒤지면서 기삿거리를 찾고 다니는 뇌라곤 없는....

43, 45페이지 中

-----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하기보다, 편협한 자기주장에 더 무게를 실어 기사를 내는 언론인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핍은 면전에서 강력하게 날린다.


스탠리는 제대로 조사도 이루어지지 않은 샐 싱의 사건에 대해 살인자라고 단정 짓고 그와 그의 가족에 대해 무례한 발언을 기사를 통해 서슴없이 배포한다.


읽으면서 어찌나 통쾌하던지, 나도 모르는 사이 핍을 응원하게 되었다.



-----

이미 나는 교훈을 얻은 바 있다. 살인 피해자에 대해 거짓말을 한 사람이 있다면, 직접 찾아가 왜 거짓말을 했느냐고 물어보는 게 최선의 방법이라는 것이다.

203페이지 中

-----


핍은 고등학생이다. 하지만 그가 여타 어른보다 더 성숙하고 빼어나다 느꼈던 이유는 바로 이런 부분 때문이다. 핍은 한번 실수한 부분에 대해서는 반성하고, 다시는 실수를 저지르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그리고 최대한 정당한 방법으로 맞서고 최선을 위해 노력한다. 어쩌면 우리 모두가 배워야 할 점이 아닐까 싶다.



-----

핍은 어릴 적부터 아빠와 있으면 여러 가지 일들을 겪곤 했다. 상점 부근에서 누군가 아빠를 뒤쫓아 온다든가, 누군가 아빠에게 다가와 왜 백인 아이와 단둘이 있느냐고 물어본다든가, 회사에서 아빠를 보고 파트너 변호사가 아닌 경비원이라고 지레짐작한다든가 등등. 그럴 때마다 아빠는 핍에게 상황을 설명하면서 세상의 각기 다른 관점과 경험에 대해 가르쳐 주곤 했다. 핍은 커서 절대 그런 일들에 무감해지지 않겠다고, 그리고 직접 싸워서 쟁취한 게 아닌 사회적 혜택은 당연시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265페이지 中

-----


핍은 완벽한 백인이다. 그리고 새아빠는 유색인종이다. 나이지리아계 사람이라 아마 흑인에 가까운 피부색이지 않을까 짐작할 수 있다. 핍은 그래서 어릴 적부터 아빠와 함께 있을 때면 여러 불공평한 일을 많이 겪었다.


아빠가 납치범으로 오해를 받는다거나, 직업을 낮춰보고 하대한다던가, 지켜보는 시선들이 따라온다든가 하는 일들말이다.


그 속에서 핍은 반항심을 부리거나 아빠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갖기보다 오히려 그런 일들에 무감해지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더불어 백인이기에 당연한 것처럼 받게 되는 혜택에 대해 당연하게 여기지 않겠다는 다짐도 하게 된다.


이런 면면들에서 핍이 얼마나 건강한 생각과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지를 엿볼 수 있다. 더불어 핍의 가족이 이런 사회적 통념과는 상관없이 서로를 얼마나 아끼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

마무리

=====


<여고생 핍의 사건 파일>은 단순히 여고생이 살인 사건을 해결하는 탐정이야기로만 보기에는 뭔가 부족하다. 아니 아깝다고 이야기하는 게 맞을 것이다. 사건을 파헤치는 방식이나 사건에 연계된 인물 간의 관계 등 사건과 관련된 내용을 풀어가는 방식도 물론 무척 흥미롭지만, 핍이 주는 사회적 메시지 또한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우리가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저지르는 생각이나 행동, 그리고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공권력과 공공의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등을 다시 살펴보게 된다.


개인의 이익을 위해 움직인 작은 일이 사실은 어딘가에서 누군가를 헤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또 팩트를 보기보다 이슈나 편견, 자기 신념에 기대에 한쪽으로 치우쳐 무엇을 보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도 생각해 보게 된다.


어쩌면 이 책의 저자는 이러한 사회적 메시지와 더불어 흥미로움까지 놓치지 않으려 각 권마다 500페이지가 넘는 이야기를 썼는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전혀 지루하거나 무겁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것을 보면 신기할 따름이다.


1권을 읽기에 앞서, 2권과 3권을 읽으며 내심 계속 의문으로 남아있던 장면들이 있었다. 어디에도 물어볼 수 없는 내용들이라 혼자 찝찝한 상태로 구석에 미뤄두고만 있었는데, 1권을 읽으며 말끔히 해소할 수 있었다.


이를테면 이런 것들이다.


●샐 싱이 어쩌다가 앤디의 살인범이라는 누명을 쓰고 자살처럼 위장해 사망하게 되었는지를 1부를 통해 알 수 있었다.


●앤디와 베카의 집안에 숨겨진 가정사(계속 핍은 앤디와 베카의 아빠인 제이슨벨도 요주의 인물에 올려두고 있었다)


●교사인 엘리엇이 수감 중인 이유를 3부에서 간략하게 설명하고 있지만 얽혀있는 내용들을 제대로 파악하려면 역시 1부를 확인해야 한다.


●베카 역시 3부에서 현재 수감 중이라고 언급하고 있는데, 정확한 사유에 대해서는 알 수가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 1부를 읽고 그 이유를 명확히 확인할 수 있었다.



다가오는 겨울은 매우 춥다고 한다. 뜨끈한 이불 밑에서 귤 까먹으며 읽을만한 소설을 찾고 있다면, 이 시리즈를 강력 추천한다. 핍과 라비가 풀어가는 사건 파일을 따라가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긴 겨울을 보낼 수 있지 않을까?


참고로 가을은 비추한다. 가을은 너무 짧기에, 온전히 가을을 느끼기에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밤의 여행자들 ㅣ 오늘의 젊은 작가 3
윤고은 지음 / 민음사 / 2013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기상천외한 재난 활용법!"


앞서 윤고은 작가의 책을 읽고 그녀가 쓴 또 다른 책이 궁금해 찾다가 읽게 된 <밤의 여행자들>은 에세이와는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었다.

처음에는 별생각 없이 읽기 시작했는데, 읽다 보니 어느새 훅 빠져들어 마지막 페이지까지 전진했달까?

사실 첫 장면부터 좀 충격적이기는 했다. 더불어 대한민국 현실에서도 공공연히 일어나는 일이라, 부글부글 끊는 마음으로 읽고 있었는데, 어느새 꿈인지 현실인지 모를 상황들이 휘몰아치면서 약간의 두려움, 기대감, 어리둥절한 마음으로 읽게 되었던 것 같다.


총 8장으로 구성된 이 책의 마지막 장 '맹그로브 숲'은 구분상 에필로그 같은 느낌이다. 이야기의 결말 혹은 주인공의 미래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어 어떻게 보면 7장으로 보는 게 맞을지도 모르겠다.

제목이 <밤의 여행자들>이라고 해서 처음에는 판타지인가 아니면 진짜 밤과 관련된 여행자들에 대한 이야기인가 궁금했는데, 읽다 보니 '밤'이 뜻하는 것은 '재난'을 말하는 것처럼 보였고, 다시 말해 보통의 여행(낮 여행) 과는 다른 어둠(불운)을 상징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여행사는 일반적인 여행과는 다른 '재난'지역을 여행하는 상품을 만들어 판매한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이 여행사를 통해 여행하는 사람들은 사람들의 고통과 폐허가 된 지역, 즉 재난 지역을 여행하고자 하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제목이 <밤의 여행자들>이라고 설정한 게 아닐까 싶다.

내용은 흥미로우면서도 현실 속 어딘가에서는 벌어지고 있을 것만 같아 두려움과 공포심을 일으킨다. 더불어 인간이 무섭다는 생각과 더불어 그보다 자연은 더 무섭다는 생각도 든다.

이미 우리의 현실 속에서 자연재해로 많은 사람들이 죽고, 또 알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을 보면, 결코 우리가 묵과할 수 없는 일이라는 생각도 든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출판 당시보다 오히려 지금 더 읽기 적절한 타이밍의 책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
등장인물
=====

■고요나
-재난 여행사 '정글'의 여행 프로그래머 과장
-10년 넘게 재난을 찾아다니고 그것을 상품화하는 일을 함
-직장 내 자신의 위치가 불안하다는 것을 여러 일들을 통해 직감하게 됨
-이를 직접적으로 확인하고 싶어 퇴사 의사를 표했고 이에 직속 상사는 출장을 명분으로 휴가를 줌
-출장지에서 예상치 못한 낙오를 하게 되면서 현실인지 상상인지 모를 일을 겪게 됨


■김조광 팀장
-aka. 김
-요나의 10년 직속상관
-인사고과의 50%를 쥐고 있었고, 호불호가 명확함
-직원들 대상으로 성추행 등 쓰레기 같은 짓을 많이 하고 다님


■최
-정글 여행사에서 보기 드물게 나이 든 여자
-고충 처리반 소속


■무이 벨에포크 리조트 매니저
-관광과 여행에 관심 없던 사람들을 설득해 리조트 건설에 적극적으로 동원하도록 설득한 인물 중 하나
-무이가 막대한 예산을 받기 위해 재난 극복 프로그램에 선정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사람
-미스터리한 인물로 어딘가 신뢰가 가지 않는 사람


■작가 황준모
-잡다한 부업으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음
-프리랜서(시나리오도 쓰고 사진도 찍음)
-한때 사진 원본 복원하는 작업으로 꽤 재미를 봄
-요나가 출장 명목으로 갔던 무이 재난 여행의 멤버 중 하나
-무이에서 의뢰받은 시나리오 작업을 위해 되돌아왔고 거기에서 낙오된 요나를 다시 만나게 됨
-철저한 사전조사와 타이밍을 결합해 사고인지 인재인지 알아볼 수 없는 시나리오를 쓰는 전문가


■무이 재난 여행 멤버(6인)
-모녀지간(초등학교 교사와 다섯 살 딸)
-대학생
-작가 황준모
-요나
-가이드 루


■럭
-벨에포크 벨맨으로 요나 담당이었음
-나이는 스물 셋


■폴(혹은 파울: paul)
-읽기에 따라 폴 or 파울로 발음됨
-같은 말 다른 발음에 따라 '정글'에서는 의미를 알 수 없는 말로도 쓰이고, 무이에서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미스터리한 인물로 불리기도 함
-무이에서는 선박회사를 운영하는, 무이의 거대한 투자자로 언급됨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미스터리한 인물


=====
줄거리 살펴보기
=====

재난 여행사 '정글'에서 여행 프로그래머로 10년째 일하고 있는 요나는 어느 날부터 자신의 자리가 위태로워졌음을 느끼게 된다.

여행사에서 소히 두뇌를 담당한다고 알려진 프로그래머에게 손발의 역할인 고객만족센터 고객 클레임의 업무가 하나 둘 넘어오고 있는 것뿐만 아니라 사내에서 공공연하게 옐로카드를 받은 사람들에게 접근해 성추행을 일삼는다는 직속 상사의 만행이 시작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대놓고 성추행을 일삼는 김 팀장을 피해 다니던 요나는 가장 먼저 고충처리반에 이 사실을 알렸지만 별다른 조치를 취해주지는 않는다. 이에 고민하던 요나는 자신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위해 퇴사 의사를 전달했고 이에 김 팀장은 휴식을 겸해 출장 명목으로 여행을 다녀오라고 권한다.

이를 수락한 요나는 존폐 위기에 놓인 상품을 점검한다는 사유로 무료로 여행을 떠나게 된다. 무료로 여행을 떠나게 된 요나는 고객만족센터 상담원과의 통화 후 다섯 가지 선택지 중 가장 비싼 상품인 '무이'로의 5박 6일 재난 여행을 결정하게 된다.

7월 초 무이로 여행을 떠난 요나는 가이드를 포함해 총 6명이 한 팀에 되어 여행을 즐기게 되는데, 멤버 구성원은 초등학교 교사를 하고 있는 엄마와 다섯 살짜리 딸 모녀, 그리고 대학생, 작가, 요나, 마지막으로 가이드 루 였다.

숙소는 '벨에포크'라는 이름의 리조트로, 생각보다 좋았으며, 사막과 수상가옥, 화산지대 등을 둘러보며 이들은 가볍게 여행을 마치게 된다. 요나는 무이가 왜 존폐 위기에 놓인 여행지인지를 깨닫게 되고 이로써 한국으로 돌아갈 일만 남은 상황에 불현듯 일이 벌어진다.

돌아가는 당일, 아침부터 속이 좋지 않았던 요나는 공항으로 돌아가는 기차에서 화장실을 찾게 되고, 가까이에 있는 화장실이 20분이 넘도록 사용 중으로 확인되면서 멀리 있는 화장실을 이용하게 되는데 이 행동이 변수를 만들어 내는 시발점이 된다.

몇 칸이나 떨어진 화장실에서 약 30분 동안 속을 게워낸 후 돌아선 요나는 뭔가 이상함을 감지하게 되고 이내 열차가 두 노선으로 분리될 수도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 안내받은 기억을 떠올리게 된다.

그리고 승무원을 통해 이 내용을 확인받게 되면서 그녀는 무작정 모르는 역에 내리게 된다. 홀로 낙오된 요나는 간신히 가이드와 통화연결은 되었지만 얼마 남지 않은 배터리로 인해 전화는 먹통이 되고, 마지막 순간 확인한 문자의 몇몇 단어를 조합한 끝에 결국 원래 있던 벨에포크 리조트로 어렵사리 돌아가게 된다.

큰 짐은 일행들과 함께 있었고, 여권과 지갑은 기차에서 분실하게 되면서 요나는 막막한 상황에 놓이게 되는데 다행히 이런 상황을 배려해 준 호텔 매니저 덕분에 요나는 원래 자신이 머물던 방에서 머물게 된다.

그리고 산책길에서 우연찮게 익숙하지만 낯선 사람과 풍경을 만나게 되면서 요나는 많은 것들이 뒤틀려 있음을 알게 된다. 여태껏 자신이 무이에서 재난 여행을 하며 보았던 모든 것들이 사실은 쇼였음을 알게 된 것이다. 여기에 더해 노란 트럭이 사람을 죽이는 현장을 목격하게 되면서 한국으로 급히 출국하기를 원하지만 일은 뜻대로 되지 않는다.

한국에 직장 말고는 특별한 지인이나 연고지가 없었던 요나는 자신의 직장인 '정글'과 통화를 하게 되고 이를 엿들은 호텔 매니저는 요나가 자신들의 관광산업에 키를 쥐고 있는 '정글'의 직원임을 알게 되면서 태도가 확 변하게 된다.

그리고 이내 여행 멤버였던 황 작가가 되돌아오게 되면서 셋은 공사현장처럼 보였던 탑이 있는 곳으로 향하게 된다. 그곳에서 요나는 커다란 싱크홀 2개를 목격하는 것과 동시에 그동안 이들이 꾸미고 있던 일련의 일들을 듣게 되면서 함께 동참하기를 제안받게 된다.

이들의 이야기는 상상인지 현실인지 분간하기 힘들었는데, 보다 구체적인 상황을 듣게 되면서 요나 또한 이 계획에 함께 하기로 한다.

이들이 계획하고 있는 재난은 3주 후 정확히 8월 첫 번째 일요일에 실행될 예정으로, 황 작가는 이 모든 계획의 시나리오를 쓰는 작가 역할을, 요나는 재난 후 또 다른 재난을 막기 위한 여행상품을 만드는 역할을 맡게 된다.

무이의 투자자 폴과 매니저, 그리고 이 둘은 마침내 거대한 재난현장을 만들 목표로 재난 프로젝트를 설계하게 되고, 서서히 계획은 실행되고 있었다.

이들의 계획은 비밀 엄수였으며, 대대적으로 온 마을 사람들을 운용해 재난 현장을 만드는 것이라 특히 더 그러했다. 누군가에게는 수익을 가져다줄 대단한 사업이었고, 또 어떤 이들에게는 간절한 생계가 걸린 문제였다.

요나는 여행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매니저가 붙여준 벨맨 럭과 무이 이곳저곳을 돌아다니고 있었는데, 마음속으로는 은근한 불안감을 가지고 있었다. 분명 겉으로 볼 때는 기회처럼 보이기는 했으나 덫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동시에 들었기 때문이다.

무이에서 막강한 권력을 가진 투자자 폴로부터 약속했던 허가증은 여전히 발급되지 않았고, 주변에서는 심상치 않은 일들이 벌어지는 것들이 자주 목격되었다. 요나는 어느새 이런 것들에 무감각해지기 시작했는데 오로지 럭과 함께 있을 때만큼은 온기와 감각이 살아나는 듯했다.

그리고 거사를 앞둔 어느 날 이들에게는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하고 이것은 곧 일요일 새벽녘 진짜 재난까지 발생하게 되면서 무이는 완전 초토화가 된다.

본격적인 재난현장은 지금부터 시작인데, 실행일을 앞두고 벌어진 일련의 사건과 사고 현장, 그리고 처참하게 망가진 무이의 모습은 책을 통해서 직접 확인해 보기를 바란다.

요나는 과연 어떻게 되었는지 그밖에 생존자들에는 누가 있는지는 특히 마지막 장 '맹그로브 숲'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요나의 재난
=====

1. 회사에서 옐로우 카드를 받음

-----
요나가 지금 겪고 있는 게 재난이라면, 어떤 행동이 요나를 이 상황에 몰아넣은 것인지 돌아볼 필요가 있었다. 사소하지만 간과할 수 없는 일들로 인해 지금 요나는 옐로카드의 대상이 된 건지도 몰랐다. 김에게 성추행을 당하기 전의 상황은 잘 떠오르지 않았다. 어쨌든 지금 느끼는 이 불편함의 기원은 분명 김에게서 온 것이었다.
22페이지 中
-----

2. 한국으로 돌아오는 길에 홀로 낙오됨
한국으로 돌아올 일만 남았던 요나는 여행을 무사히 마치고 돌아오는 기차에서 지갑과 여권을 잃어버린 것은 물론, 홀로 낙오되었다.


3. 폴이 기획한 재난이 진짜 발생함으로써 무이가 진짜 재난 지역이 됨
인위적인 재난을 계획하고 있던 폴, 그리고 거기에 동참했던 매니저와 요나, 그리고 황 작가는 이내 자연이 만들어낸 진짜 재난에 휩싸이게 된다.


4. 예상치 못하게 럭과 사랑에 빠지면서 요나는 계획을 그르친 인물로 찍히게 됨
사람을 도구로 보던 매니저와 폴, 그들의 계획에 사람은 그저 자신들의 안위와 목적을 위한 도구에 불과했다. 그래서였는지 그들에게는 오로지 쓸모와 무 쓸모로 나뉘었는데, 요나가 럭과 사랑에 빠지면서 시나리오에서 벗어나는 행동을 하게 되고, 마침내 요나도 무쓸모한 인간으로 전락하게 된다. 그러면서 요나는 또 다른 재난상황에 빠지게 된다.


=====
복선처럼 다가왔던 문장들
=====

-----
꽃 마중을 갔던 사람도, 걷던 사람도, 일광욕을 하던 사람도, 해변의 가로등도, 모두 점, 점, 점, 난파당했다.
9~10페이지 中
-----

이것은 진해에서 벌어진 쓰나미 현장에 대해 서술한 문장이다. 요나는 자신의 새 재난 여행 프로그램을 진해에 맞추고 계획을 짜던 중이었다.

그리고 그때의 상황을 묘사한 장면이 바로 위의 문장이다. 그런데 이것은 곧 출장 겸 여행으로 떠난 무이에서 요나가 겪게 될 상황을 암시하는 문장으로도 볼 수 있다.


-----
오래전 요나의 전임자가 떠올랐다.
(...)
사표를 제출했는데도 상사가 그것을 휴가로 돌려준 것을 두고 사람들은 박 과장이 게임에서 이겼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6개월 후 회사에 복귀한 박 과장은 최악의 고과 점수를 받았고, 곧 누구나 기피하는 곳으로 발령을 받았다. 그렇게 되자 박 과장은 결국 정말 사표를 쓰고 말았다. 남은 사람들 사이에서만 박 과장에 대한 말이 돌았다.

"뻔한 이야기였지, 뭐, 6개월 후면 11월이고, 인사고과 시즌 올 거 뻔하니까. 김 팀장이 바닥 깔 용도로 박 과장을 붙잡아 뒀던 거지. 게다가 그 지옥으로 보낼 사람도 한 명 필요했으니까.
(...)
아주 사람을 진액까지 쪽쪽 짜 먹을 인간이야."
127~128페이지 中
-----

낙오되고 버려진 요나의 상황을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문장이다. 결국 요나가 따르게 될 상황이라고나 할까? 요나가 만약 무사히 무이에서 한국으로 귀국했다면, 이런 상황이 기다리고 있지 않았을까 짐작할 수 있는 문장으로, 또 다른 복선의 역할을 하고 있는 문장이라는 생각이 든다.

요나가 홀로 무이에 낙오되었을 때, 회사에서 자신의 안전을 보장해 주지 않으면서 마침내 요나는 전임자처럼 자신 또한 그런 식으로 처리된 모양이라고 인정하게 된다.


=====
반복되는 표현들
=====

-----
똑. 똑. 노크하듯 떨어졌다.
54페이지 中
-----

-----
어느 밤의 거대한 쓰나미 아래서, 그곳의 모든 생활들이 갑자기 점. 점. 점. 으로 끊어졌다. 그곳 무이의 해변에 좌초한 쓰레기 섬은 점. 점. 점. 흩어졌다.
224페이지 中
-----

책을 읽다 보면, 위와 같은 표현들이 종종 눈에 띈다. 끊어질 듯 연결되는 양상으로 보이는데 마치 삶이 끊어질 듯 위태롭게 이어지는 모양새처럼 느껴진다. 다르게 보면 점점 사라지는 모양새처럼 보이기도 한다.


=====
인상적인 문장들
=====

-----
사막의 첫인상에서 요나가 느낀 것은 만지고 싶다는 충동이었다. 그러나 사막의 실루엣은 만지고 싶어서 손을 뻗어도 손안에 남는 것은 모래 한 줌뿐.
51페이지 中
-----

요나는 한국에서도 기대거나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느낄만한 존재가 전혀 없었다. 직장인 요나에게 '정글'은 그저 생존신고를 해주는 자리에 불과했던 것이다.

그런 그녀가 사막에서 불쑥 만지고 싶다는 충동을 느낀 것은 어쩌면 정서적 결핍으로 인한 충동에서 기인한 느낌이 아닐까 한다. 하지만 이내 손안으로 빠져나가는 모래를 느끼며 철저히 깨달았을 것이다. 그 어디에도 그녀가 원하는 자리가 없다는 것을.


-----
아이는 방갈로 앞 해변에 쪼그리고 앉아 있었다.
(...)
아이가 있던 자리에서 화약처럼 생긴 스탠드형 폭죽이 천둥 번개처럼 터졌다.
(...)
"머리가 떨어졌어요?"
요나는 아이의 천진한 표정 앞에서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난감했다.
(...)
"2차 학살을 해야 하는데."
(...)
"어? 부상자 운반하는 개미네. 지금이다!"
아이는 근처에 널려 있던 나뭇가지로 개미들을 콕콕 찔렀다.
(...)
아이가 "운다족 개미다, 죽이자!"라고 혼잣말을 하는 걸 보고, 요나는 재난 여행에 연령 제한을 둬야 하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 아이는 여전히 개미를 '학살'하고 있었다.
52~53페이지 中
-----

다섯 살 순진무구한 아이는 끔찍하고 참혹했던 역사 이야기를 듣고 그 행동을 그대로 재현한다. 아무런 죄책감이나 죄의식 없이 개미들을 죽이기 위해 폭죽을 터트리고, 머리가 떨어졌는지를 확인하고, 2차 학살을 감행한다.

이 아이는 어떠한 미안함이나 부끄러움도 마음속에 가지고 있지 않다. 그저 놀이고 즐거움이다. 이 대목을 읽는데 어쩐지 우리가 사는 현실 속 뉴스에서 종종 목격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떠올라 소름이 돋는다.


-----
교사는 스케치북을 두 권 가져왔는데, 아이의 스케치북에 이 여행의 장면들이 활기찬 부조처럼 녹아들기를 기대한 행동이었다.
(...)
아이가 속성으로 다섯 장이나 휘갈긴 그림의 첫 장에는 리조트에서 먹은 브라질식 바비큐가, 마지막 장에는 구덩이에 널린 머리들이 그려져 있었다. 첫 번째 것은 이 여행의 취지와 도무지 맞지 않았고, 마지막 것은 불쾌했다. 아이의 그림 속 잘린 머리들은 하나 같이 웃고 있었던 것이다. 게다가 익숙한 생김새들이었다. 머리는 하필이면 여섯 개.
"우리잖아, 엄마!"
아이는 그렇게 불필요한 설명을 덧붙였다.
58~59페이지 中
-----

이토록 잔인할 수 있을까? 부모의 바람과는 다르게 아이는 천진무구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끔찍한 살인자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활기차고 즐거운 일상이 스케치북에 녹아들기를 기대하며 건넨 엄마의 바람과는 다르게, 아이는 오히려 주변 사람들의 모습을 불쾌한 형상으로 그려 넣음으로써 엄마의 기대를 배신했다.

이 아이는 후에 커서 사이코패스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해보게 만들었던 장면이다.


-----
여행을 떠남으로써 사람들이 느끼는 반응은 크게 '충격→동정과 연민 혹은 불편함→내 삶에 대한 감사→책임감과 교훈 혹은 이 상황에서도 나는 살아남았다는 우월감'의 순으로 진행되었다. 어느 단계까지 마음이 움직이느냐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결국 이 모험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재난에 대한 두려움과 동시에 나는 지금 살아 있다는 확신이었다. 그러니까 재난 가까이 갔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안전했다는 이기적인 위안 말이다.
61페이지 中
-----

재난 현장을 굳이 여행상품으로 만들고, 이것을 관광상품이랍시고 여행을 떠나는 사람의 심정은 어떤 것일까 내심 궁금했는데, 이 대목에서 속시원히 풀어주고 있었다.

타인과는 다르게 자신은 살아있다는 확신, 그리고 이기적인 위안이었구나 깨닫게 된다. 이걸 보면 인간은 참 이기적인 동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
요나는 자신이 검증된 재난 안으로 들어온 것인지 아니면 그 밖의 진짜 혼돈에 떨어진 것인지 알고 싶었다.
110페이지 中
-----

요나는 떠도는 먼지 같은 존재처럼 행동하다가도, 불현듯 자신의 삶에 대해 적극성을 띠고는 했는데, 첫 번째는 '정글'에서 자신의 자리가 없어진다고 느꼈을 때고, 두 번째는 무이에서 혼자 낙오되었을 때다.

자신의 선택으로 벌어진 상황인지, 아니면 진짜 우연찮게 벌어진 재난인 건지 그녀는 검증해 보고 싶어 했고, 실제로 확인을 통해 스스로 검증하는 절차도 가지게 된다.


-----
아침 8시, 예정된 시간이 되자 해는 지난밤을 비추듯 지평선 위로 떠올랐다.
(...)
공평했다. 부족의 구분도 계급의 구분도 지역의 구분도 없었다. 모두가 뒤엉켜 있었고 눈을 감은 사람들은 말이 없었다. 믿지 못할 광경은 서 있는 사람들의 눈도 감기게 만들었다.
217페이지 中
-----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인위적인 재난을 만들려고 했던 인간은 참으로 무서웠다. 마치 거대한 재앙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그런 인간도 자연이 부린 마법 앞에서는 더 이상 힘을 쓰지 못했다.

사람마다 등급을 나누고 필요와 불필요를 나눠 입맛에 맞게 생사를 갈랐던 인간들과는 다르게 자연은 공평했다. 부족의 구분도 계급의 구분도 지역의 구분도 없었다.


=====
마무리
=====

이 소설은 자세히 들여다볼수록 자꾸 마음에 걸리는 부분들이 하나 둘 생겨난다. 마치 작가가 숨겨둔 보물 찾기를 하듯 단어 하나 문장 한 줄에 숨겨진 의미가 있는 듯하다.

2013년 출간되었는데, 내용으로 봤을 때는 오히려 2024년 현재에 더 어울리는 상황과 분위기인 것 같아 씁쓸한 마음이 든다. 메마르고 감성이 결여된 사람들의 모습이라던가 재난을 겪은 지역을 관광상품으로 만들어내는 여행사와 같은 것들은 절로 고개가 내저어진다.

특히 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재난상황을 생각해 보면 이 소설에서 표현되는 쓰나미의 상황이나 이후 폐허가 된 모습들은 어딘가 익숙함을 자아낸다.

사람과 살아있는 생물체의 목숨을 하찮게 여기고 2차 학살까지 감행하는 아이는 더 이상 아이의 모습처럼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아이의 가면을 쓴 살인자처럼 느껴진다. 길거리, 지하철, 백화점 등 우리 주변에서 갑작스레 벌어지는 살인 현장을 엿 본 느낌이라 소설에서 언급되는 '개미'나 '악어'가 그냥 보아 넘겨지지 않는다.

이 책에서 여행은 더 이상 낭만이나 기대를 품고 있지 않았다. 재난 여행은 말 그대로 재난이 되었고, 더 지독한 삶을 의미했다. '정글'이라는 회사 이름처럼 요나는 정글 속에서 생존을 위해 살았으며, 적어도 거기 머무르는 내내 그러했다.

같은 스펠링이지만 발음하기에 따라 다르게 불리는 Paul은 회사에서는 파울로 불렸고, 무이에서는 폴로 불렸다. 보이지도, 볼 수도 없는 절대자로 군림하는 '폴'은 정글에서는 '파울'이라는 또 다른 이름으로 낙오자의 상황을 대변하는 말이기도 했다.

정글과 무이는 다른 듯 닮은 형상을 하고 있었는데, 쓸모가 없어지면 존재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 그러했다. 정글에서 사람들은 '파울 때문에 그래'라는 말로 밀려났고, 그렇게 자리를 빼앗겼다. 무이에서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죽임을 당하거나 죽었다.

이들은 그래서 살아남기 위해 자신의 쓸모를 입증해야 했고, 그 쓸모를 입증하지 못했을 때는 퇴출되었다. 한낱 소모성으로 전락한 사람들은 그렇게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여기까지는 권력을 쥔 인간, 절대적인 존재인 폴이나 정글의 입장에서 본 상황이다. 하지만 여기에 자연이 개입하면 상황은 완전히 반전된다. 어떤 조건을 가졌든 간에 평등하고 공평하게 인간들은 모두 자연 앞에서 하찮고 별거 아닌 존재로 쓰러져 버리는 것이다.

현재인지, 상상인지, 도무지 예측할 수 없는 인간들의 재난 활용기를 통해 우리가 생각했던 여행이 어떤 모습으로 변화하는지, 또 인간들의 욕심이 불러온 참상의 결과가 어떠한지를 똑똑히 목격하기를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