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다라 세상 모든 소리를 적는 문자 - 한글 580년, 팍스 코리아나로 가는 길
이현준 지음 / 해향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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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4글자와 더불어 한글을 재발견할 수 있었던 책!"



한글날을 맞아 이번에는 다양한 콘텐츠를 생성하고 접할 기회가 꽤 많았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이 책을 읽은 것이다.


한글과 세종대왕은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부분이지만, 실상 제대로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그런데 이번에 이 책을 통해 '한글'과 '훈민정음', '세종대왕'에 대해 보다 깊이 이해하고 다가갈 수 있어 매우 뜻깊은 시간이었다.


더불어 잘 알지 못할 때보다, 오히려 조금 더 알고 보니 한글이 왜 위대한 문자이고 또 우리가 제대로 알고 있어야 하는지를 확실히 알 수 있었는데, 이번 기회를 계기로 앞으로 한글에 대해 조금 더 공부해 보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보게 됐다.


총 5부로 구성된 이 책은, 신라 시대의 국제 교류와 인류 문자의 역사를 시작으로, 훈민정음의 창제 원리와 사라진 네 글자, 훈민정음 해례본의 역사를 살펴본다. 마지막으로 오늘날 한국의 성장과 한류의 확산을 통해 한글과 한국어가 지닌 세계적 가능성을 조명한다.


개인적으로는 두 가지가 눈에 띄었는데, 첫 번째는 사라진 4개의 글자와 이것의 쓰임, 그리고 이 글자들이 국제사회에서 어떻게 활용되고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부분이 굉장히 인상 깊게 다가왔다.


두 번째는 세종이 독자적으로 훈민정음을 창제했다는 부분인데,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것도 쉽지 않은데 사라진 네 글자까지 활용하면 세계의 모든 소리를 표현할 수 있다는 저자의 설명과 함께, 세종이 이처럼 체계적인 문자를 단독으로 창제했다는 점이 굉장히 놀라웠다.


역사를 제대로 이해하고 세계적 관점으로 바라보니 학창 시절 외워야 할 역사 과목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는데, 이 글을 접하는 이들 또한 새로운 관점으로 한글과 세종을 바라보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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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며 든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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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을 사용하고 있는 우리는 과연 한글을 제대로 이해하며 제대로 사용하고 있는 것일까?


■우리는 한글이 지닌 무한한 가능성을 충분히 활용하고 있는 걸까?


■세종의 업적을 우리는 너무 얕게 알고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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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자세히 들여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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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에서 벗어나려고 만들어진 6개의 문자


1. 거란 문자: 요나라 태조 야율아보기가 만들게 했다.


2. 서하 문자: 탕구트족이 세운 서하의 왕 이원호가 신하 야리인영에게 명해 만들었다.


3. 여진 문자: 금나라 태조의 명으로 완안희윤이 만들었다.


4. 파스파 문자: 원 세조 쿠빌라이 칸이 티베트 승려 팍바 라마에게 명해 만들었다.


5. 훈민정음: 조선 제4대 왕 세종이 백성들이 쉽게 배우고 사용할 수 있도록 직접 창제하여 1443년에 완성하고, 1446년에 반포하였다.


6. 만주 문자: 청 태조 누르하치가 어르더니와 가가이에게 명해 만들었다.

이렇게 6개 중 다섯이 사라졌다. 사라진 문자들은 공통점이 있는데 전부 왕조와 수명을 같이 했다는 점이다. 왜 그랬을까. 국가 권력이 위에서 내려보낸 문자였기 때문이다.


공문서에 쓰라고 명령했고, 관리들만 배웠다. 그게 전부였다. 백성의 일상까지 내려가지 못했다. 그러니 왕조가 무너지면 그 문자를 쓸 이유도 함께 사라졌다. 오늘까지 살아남아 한 나라의 공식 문자로 쓰이는 것은 훈민정음 하나뿐이다.



■사라진 한글 4자


1. 여린히읗

ㅇ에 획을 하나 더한 글자다. 목구멍을 순간적으로 닫았다 여는 소리인데, 우리말에서 독립된 소리로 기능한 적이 거의 없기에 가장 먼저 사라졌다. 15세기 중반의 문헌에서 이미 쓰임이 크게 줄었고, 세기가 끝나기 전에 거의 자취를 감춘다.


2. 반치음

ㅅ자 모양을 변형한 이체자다. 15세기 후반부터 약해져 16세기에는 사실상 사라진다. 소리가 없어지면서 마을이나 아우 같은 글자의 표기가 변형되었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이 소리는 지역에 따라 다르게 변했다. 경상도와 함경도 일부 방언에서는 ㅅ으로 남았다. '마실 간다'의 '마실'이 그것이다.


3. 옛이응

ㅇ위에 꼭지가 달린 글자다. 이 글자는 소리가 사라진 것이 아니다. 소리는 지금도 있다. '강'의 받침이 바로 이 소리다. 사라진 것은 글자 모양이다.


구별할 필요가 없어지자 꼭지가 떨어졌다. 17세기 문헌에서 거의 사라진다. 네 글자 중 유일하게 '소리는 살아남고 글자만 없어진 경우'인데 사실 이 옛 이응은 사라져도 큰 상관이 없어 문제가 되지 않는다.


4. 아래아

중성 기본자 셋 중 하나다. 하늘을 본뜬 점이다. 소리가 없어졌는데도 글자는 계속 습관처럼 썼다. 그러다 1912년, 조선총독부가 <보통학교용 언문철자법>을 만들면서 아래아를 공식적으로 폐지한다. 제주 방언에는 이 소리가 20세기까지 남아 있었고, 지금도 제주도의 관광 안내판이나 상호에서 '한라산'과 같은 표기를 볼 수 있다.



■해례본이 입증한 한글의 위대함

이 책이 발견되면서 500년 동안 이어지던 억측과 논쟁이 한 번에 끝났다. 해례본의 제자해에 창제 원리가 전부 적혀 있었기 때문이다. 앞서 살펴본 그대로 자음은 발음기관을 본떴고 소리가 세지면 획을 더했다. 모음은 하늘과 땅과 사람을 본떴다는 사실이 증명되었다. 창문살도 아니었고 파스파 문자도 모두 허구였음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수많은 인연과 희생을 거친 덕분에 오늘날 이 책이 우리 곁에 있다. 1962년 국보로 지정되었고 1997년에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었다. 현재는 간송미술문화재단이 소중히 소장, 보존하고 있다.


결국 <훈민정음 해례본>이라는 단 한 권의 책이, 한글이라는 문자가 지닌 세계사적 위상과 격을 완전히 결정지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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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적으로 다가온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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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민정음은 우리말을 적는 문자이면서, 동시에 소리 자체를 정확히 적는 도구로 설계된 것이고, 그 소리라는 게 단지 우리말 소리만 말하는 게 아니라 세상 모든 사람들의 소리를 의미하는 것이다.

13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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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삼 이 책을 읽으면서 한글의 위대함과 놀라움에 국뽕이 차올랐다. 비단 이것은 나만 그런 것이 아닐 것이다.


이처럼 위대한 한글을 우리는 제대로 된 실체도 알지 못한 채 너무 당연한 듯 매일 쓰고 있었다. 이런 오늘의 나를 반성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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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자와 단어의 발음기호를 따로 배워야 하는 문자, 이것이 로마자의 현실이다. 그러나 한글에는 발음기호가 필요 없다. 철자 하나가 하나의 발음에 대응되는 완벽한 발음기호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14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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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와 중국어 등 세계의 많은 언어들이 단어와 발음기호를 따로 배워야 한다는 사실에 새삼 다시 놀랐다. 더불어 한글은 그런 것들이 필요 없는 글자라는 것에 있어 얼마나 우리가 축복받은 언어를 쓰고 있는 것인지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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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제안은 국어 표기는 지금의 24자를 유지하되, 외국어 학습용 표기에 한 해 사라진 글자들과 표기법을 되살려 쓰자는 것이다. 국어를 적을 때는 24자, 외국어 발음을 적을 때는 사라진 글자들을 다시 쓰고 순경음과 병ㅅ어 표기 등을 되살리자는 것이다.

(...)

이 제안이 실현되면 세 가지 결정적인 변화가 찾아온다.

첫째, 한국인의 외국어 습득이 한층 수월해진다.

둘째, 외국인이 자국어 발음을 표기하는 데도 강력한 도구가 된다.

셋째, 결국 한글이 '한국어만을 위한 문자'라는 국한된 틀을 깨고, 전 세계의 소리를 담아내는 '보편적 음성 표기 도구'로서의 본래 위상을 회복하게 된다. 

(...)

이처럼 본래 한글이 가졌던 확장성을 회복한다면, 지구상에 존재하는 그 어떤 인간의 말소리도 한글로 담아내지 못할 것은 없다고 확신한다.

149~151,15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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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식으로 한글의 4글자를 되살린다면, B와 V, F와 P, L과 R, TH, Z에 해당하는 글자도 한글로 구분하여 충분히 표기가 가능하다고 한다.


간혹 외래어를 쓸 때 구분하지 못해 난감할 때가 있었는데, 네 글자를 복원한다면 세상에 품지 못할 글자는 없을 듯해 보인다.


사라진 글자가 익숙하지는 않지만, 은근히 기대되는 포인트라 복원하는 부분도 꽤 긍정적으로 생각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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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무슨 소리를 듣든, 그 자리에서 한글로 옮길 수 있다. 중국음이든 어떤 나라의 말이든 한글로 써 내려갈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문자를 어릴 때부터 익히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나는 이것이 세종이 우리 민족에게 준 가장 큰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문자를 준 것이 아니라 세상의 모든 소리를 풀어낼 수 있는 DNA를 우리에게 심어준 것이다.

19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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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면서부터 줄곧 한글을 듣고 써와서인지 이런 선물을 DNA에 심어주었다고는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외국인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니 정말 세종은 큰 선물을 백성들에게 안기고 떠난 듯하다.


어떤 소리든 한글로 옮겨 적을 수 있다는 것! 이것만큼 큰 축복이 어디에 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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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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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이 위대한 문자라는 것은 익히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직접 체감할 일이 많이 없었는데, 이 책을 통해 제대로 실감해 본다.


더불어 최근 K-문화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한글에 대한 관심도 더욱 많아졌는데, 한글의 우수성과 창제에 얽힌 비하인드, 역사적 사실들을 함께 알릴 수 있으면 더 좋지 않을까 한다.


외국인들이 갖는 한글과 대한민국에 대한 시선이 달라지는 것은 물론, 우리나라 사람들도 한글을 더 사랑하고 아끼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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