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나무
윤고은 지음 / 문학동네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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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화 시대에서 우리가 한 번쯤 짚고 넘어가야 할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



뭔가 복잡하고 정신없는 와중에, 이것을 해결할 방도가 보이지 않아 읽는 내내 답답했다면, 그리고 이것이 어딘가 데자뷔처럼 느껴졌다면 당신과 나는 현실에서 같은 상황과 감정을 대면한 적이 분명 있을 것이다.


자동화 시대로 접어들면서 우리는 수많은 자동 프로그램을 마주한다. 쉽게 마주할 수 있는 것 중에 몇 가지를 꼽자면, 주문할 때 키오스크를 활용하는 것, 쇼핑할 때 개인화를 통해 상품을 제안받는 것, 그리고 유튜브와 같은 플랫폼에서 영상을 볼 때 알고리즘에 의해 맞춤형으로 영상이 맞춰진다는 점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자동화 프로그램들은 우리의 편의와 효율성을 위해 개발되고 배포되었지만, 막상 이용해 본 사람들의 입에서는 여전히 볼멘소리가 흘러나온다.


특히 문제가 되는 분야는 고객센터로, 문제가 생겼을 때 즉각 해결되지 않고 빙빙 돌게 된다는 점에서 자동화가 과연 적절한 것인가 하는 의문을 갖게 만든다.


과거에는 전화 한 통이면 어느 정도 문제 해결이 되었다면, 지금은 챗봇을 활용한 방식으로 전환되면서 사람과 연결되는 일이 쉽지 않아졌다.


수만 가지 질문과 선택을 해도 결국 원하는 해답을 얻기 어려우며, 겨우 어찌어찌 끝까지 가서 사람과 연결된다고 해도 결국 문제가 해결될지는 미지수로 남게 된 것이다.


그래서 자동화에 열광했던 사람들도 이제는 문제 앞에서는 다들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이 소설은 그런 자동화가 자리를 잡는 현시대를 반영한 이야기로 답답함과 편리함 그 어디쯤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읽다 보면 소설 속에 등장하는 사회적 이슈나 문제점들이 그냥 보아 넘겨지지 않을 텐데, 어쩌면 지금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모습과 많이 닮아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이 책은 자동화 시대로 접어들면서 발생하는 여러 문제를 다루고 있는 소설로, 연인 사이의 문제는 물론, 사회 전반에서 벌어지는 여러 크고 작은 문제점들을 이야기 곳곳에 배치하며 현실감 있게 구현하고 있다.


딱 지금 우리가 현실에서 겪고 있는 문제점을 그대로 녹여낸 소재들이 많아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는, 공감 가는 포인트들이 많이 발견된다.


그 와중에 마라톤을 하다 불현듯 역주행하는 여주 미아와 도어락이 일상화된 시대에서 작은 열쇠 하나로 문을 열고 닫는 태오의 집은 어딘가 모르게 아날로그적인 느낌과 동시에 아이러니한 감각을 갖게 만든다.


이에 반해 문제가 발생하면 SNS를 통해 급속하게 신상이 까발려지다가 불현듯 관심이 식으면 후루룩 사라지는 상황 또한 진절머리 나게 현실과 닮아 있어 어쩌면 소설을 읽는 내내 불편함을 호소하는 이들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편리함과 효율성을 위해 시도된 자동화지만 과연 이것이 우리의 삶을 진짜 풍요롭게 해주고 있는지는 사실 지금도 잘 모르겠다. 이것은 책 속에서도 그대로 드러나는데, 특히 미아가 근무하는 생존 배낭을 만드는 회사의 시스템과 지하철의 자동화 시스템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과연 사람이 빠진 자리에 자동화라는 시스템이 잘 대처하고 있는가 하는 부분은 책에서 거론되는 몇몇 부분을 통해 각자 판단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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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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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미아

-서른여덞 살 여성

-생존 배낭을 만드는 회사에서 일함



■한태오

-스물여 덞 살 남성

-미아의 연인

-지하철에서 인턴으로 역무원 일을 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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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략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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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아는 생존 배낭을 만드는 회사에서, 태오는 자동화가 진행되고 있는 지하철역에서 인턴으로 근무하고 있다. 서로 다른 일상을 살아가던 두 사람은 우연한 계기로 만나 연인이 되고, 함께 시간을 보내며 관계를 이어간다.


하지만 어느 날 지하철 K선 인근에서 예상하지 못한 사고가 발생하고, 이 사건을 계기로 태오를 둘러싼 상황이 급변하기 시작한다. 사고의 책임과 비난이 한 사람에게 집중되는 과정 속에서 미아와 태오의 관계 역시 이전과는 다른 국면을 맞게 된다.


자동화가 하나의 시스템으로 정착한 미래지향적인 회사에서 근무하는 미아와 '얼굴로 책임을 다하는' 역할로 뽑힌 역무원 태오가 어떻게 소모되고 변화를 겪어 나가는지 천천히 살펴보기를 바란다.


자동화가 배경이 되는 사회 속에서 두 사람의 사랑과 일상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여러 사회적 문제를 눈여겨보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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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적으로 다가온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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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봤자 막상 실행하면 현실에서는 생각도 못한 8안이 나올 수 있는 겁니다. 10안까지 검토하라, 하면 생각도 못한 11안이 튀어나오고요. 그게 인생입니다. 어쩌겠어요. 이게 의미가 있습니까?"

5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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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공감 가는 말이라 옮겨본다. 이처럼 누구도 완벽하게 예측하거나 대비할 수 없는 것이 인생인가 보다.


아무리 수만 가지 안을 준비하고 대비한다 해도 결국 살다 보면 불쑥불쑥 문제는 발생하고, 우리는 또 다른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머리를 굴려야 한다.


그래서일까? 때로는 이런 것들을 대비하고 준비하는 것이 과연 의미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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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배낭이 집과 차에 하나씩 놓여 있다고 해도, 이동 중인 지하철이나 모르는 건물의 엘리베이터에서 급작스러운 재난과 맞닥뜨리면 무슨 소용인가.'

81~8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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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응급 재난을 위한 생존 가방이 유행이었던 적이 있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이런 생존 가방을 미리 준비해 둔다고 해도 정작 재난이 발생한 순간 그 가방이 내 곁에 있다는 보장은 없다. 문제는 언제나 갑작스럽게 일어나기 때문이다.


생존을 위한 아이템이지만, 막상 생존을 위해 쓰일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는 것이다. 실제 생존을 위해 쓰이려면 늘 우리 몸에 지니고 있고 언제든 펼쳐 들어 사용할 수 있어야 하는데 과연 그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는 아이템이 존재할까? 문득 그런 의문이 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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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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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화로 전환되고 있는 시점에 살고 있는 현실의 나는 꼭 자동화가 좋다고만 할 수 없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다. 단순히 인간적인 면모가 사라지는 것을 넘어, 오히려 문제 해결에 있어서는 더 벽에 가로막히는 느낌이 든달까.


이 소설 속에 등장하는 태오는 자동화 속에서 희생양이 된 청년 중 하나로, 그는 애초부터 자동화로 인해 쏟아져 나온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지하철에서 '얼굴' 역할을 할 인물로 뽑힌 사람 중 하나였다.


하지만 결국 그 얼굴로 인해 그는 온갖 사람들로부터 비난과 멸시를 당하고, 여기에 더해 개인 프라이버시가 침해를 당하는 일들을 겪게 된다.


미래는 사라졌고, 이 사건은 이제 막 시작한 연인과 결국 헤어지는 계기가 된다. 이로 인해 한때 삶의 의미를 잃어버리기도 한다.


자동화는 잠깐의 편리함을 안겨줄지 모르지만, 때로는 책임을 회피하는 수단이 될 수도 있는데, 이 내용에 대해서는 소설 속에서도 다양하게 언급된다.


자동화는 인간의 책임을 대신 져주지 않는다. 결국 책임은 그것을 운영 관리하는 인간이 져야 한다. 미아의 회사도, 지하철에서 일어난 사건도 마찬가지였다.


그런 이유 때문일까. 자동화가 심화될수록 역행하는 인간들이 하나둘 늘어나고, 아날로그를 지향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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