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에서 아침을 - Breakfast On The Moon 스토리잉크
이수연 지음 / 웅진주니어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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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일에 무심한 많은 이들에게 건네는 경종이자 교훈을 주는 이야기!"



무관심과 무심함을 달리는 현시대를 날카롭게 잘 담아낸 에세이라는 생각이 든다. 뭐든 너무 과하면 좋지 않기 마련인데, 이 책은 무심함에 대한 과함을 잘 지적하며 관계가 어떻게 틀어질 수 있는지를 잘 표현하고 있다.


더불어 또 다른 사회문제인 왕따나 학교폭력 등의 내용들을 잘 믹스하며,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에 대한 낭만을 토끼의 취향에 잘 녹여내 보여주지 않았나 싶다.


동물 모양으로 사람을 형상화하고, 그림 에세이 형태로 엮은 책이라, 처음에는 동화 같은 이야기가 담겨있을 거라는 기대감을 갖고 읽었다.


하지만 막상 마주한 책 내용은 무심함, 왕따, 학교 폭력, 무관심으로 대표되는 키워드가 떠오르는 내용들이 주를 이뤘다.


둘도 없는 친구지만 왕따를 당하는 친구(토끼)를 자신의 편의 때문에 모른 척하는 곰과 질투 때문에 세상 끝까지 토끼를 막다른 길로 내모는 비둘기의 이야기를 읽으며,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이제는 우리 주변에서 너무 자주 일어나는 일이 됐기에 어쩌면 더 그렇게 느낀 것이 아닐까 한다. 사실 따지고 보면, 이런 일들의 시초는 '별일 아닌 일'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러다 가로막는 사람 없이 직진하는 일들이 반복되다 보면, 더 큰일로, 더 잔인하게 들불처럼 번져간다.


곰은 토끼가 자살할 수도 있다는 경험을 한 이후부터 엄마에게 사실대로 말하고, 이후에는 거짓말쟁이가 되지 않기로 한다.


학교에서도 토끼와 대화를 하고 가까이 지내면서 스스로를 기만하는 것을 그만두고 이제는 동네에서처럼 토끼와 취향을 나누며 즐겁게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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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적으로 다가온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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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그냥 가만히 있으면 비둘기들은

내가 토끼를 싫어한다고 생각할 테니까.


그게 나에게는 더 편하기 때문이다.

1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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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은 동네 친한 친구인 토끼가 반에서 따돌림을 당하고 폭력을 당하는데도 그냥 모른 척한다. 왜냐하면 그게 자신이 더 편하게 학교생활을 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학교에만 도착하면 무심해지는 곰을 보며 과연 토끼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조직에 속하기 위해, 자신이 편해지기 위해 토끼일에 나서지 않는 곰.


우리 주변에서도 흔하게 보이는 인간 군상이라 이 대목을 읽으며 많이 씁쓸했다. 그래서일까? 토끼는 늘 귀에 이어폰을 꽂고 다니며 세상 무심한 척 일상을 살아간다.


선생님들조차 알아차리지 못하도록, 그렇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척하며 매일을 홀로 시간을 보낸다. 어쩌면 그것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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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말이야... 여기 오래 서 있으니까...

여기서 뛰어내리는 아이들 마음을 조금은 알 것도 같다.

9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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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의 솔직한 마음을 잘 드러낸 문장이 아닐까 한다. 곰은 토끼가 어떤 쪽지를 받고 사라졌으며 옥상에서 자살할지도 모른다는 걱정 어린 소리를 듣고 쫓아 올라간다.


그곳에서 토끼에게 위와 같은 이야기를 듣는다. 말로 다 할 수 없는 그 심정을 토끼는 이렇게 표현한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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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그렇게 아프게 하면 결국에는 더 크게

돌아오는 거야. 너라고 언젠가 따돌림당하지 말라는 법 없다고.

10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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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들끼리 서로 주고받는 말치고는 너무 정확한 말이다. 누구도 이 상황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지금은 토끼 한 사람일지 모르지만, 언젠가 곰도, 가해자인 검은 비둘기도 같은 일을 당하지 말라는 법은 없기 때문이다.


이것을 항상 염두에 두고 살아야 하는 세상이라니, 어딘가 모르게 우울해지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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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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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우연히 보게 된 기사 속 한 학생의 마지막 편지로 이 책이 시작되었다고 전한다. 그리고 그런 일들은 과거 '별일'에서 이제는 '대수롭지 않은 일'이 되었다.


현재 우리는 누구도 무관심이나 따돌림, 괴롭힘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


저자는 토끼, 곰, 비둘기 등 친근한 동물들의 형상과 대조되는 인간들의 이기적이고 못된 습성들을 보여줌으로써 오히려 더 그런 행동들이 두드러지게 만든다.


여기에 더해 오래된 영화 음악과 만화책을 좋아하는 토끼의 올드 한 취향이 더해지며, 무드 있고 낭만적인 밤 시간과 차갑고 냉철한 낮 시간이 완전히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무뚝뚝하게 비치는 토끼지만, 실상 그녀는 속정 깊고 따뜻한 모습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길을 잃어버린 길냥이를 통해 드러난다.


곰은 밤마다 남몰래 길냥이를 괴롭히는 누군가를 목격하고서도 친구 토끼를 대하듯 모른 척하지만, 이내 마음을 고쳐먹고 토끼와 길냥이 모두를 위해 용감하게 나선다.


작은 관심과 함께 내밀어진 온기가 힘없는 길냥이를 살게 하듯, 사람 또한 마찬가지라는 것을 이 책은 전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한다.


너무 내 기준에서 관계나 감정을 앞세우려 하기보다, 더불어 함께 사는 사회로의 전환이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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