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민카 식당에 눈이 내리면
조수필 지음 / 마음연결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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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적인 배경 속에서 마주한 네 명의 남녀가 결핍을 치유하고 보듬어 가는 이야기"



여행으로 갔을 때는 그저 감미롭고 아름답게만 보이던 체코 프라하가 이 책을 통해 실전으로 살펴보니 어쩐지 좀 낯설게 다가오는 느낌이다.


낭만적으로 보였던 카렐교가 이토록 쓸쓸하게 보일 수 있다는 것에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각기 다른 상처와 아픔을 가지고 프라하에 오게 된 네 남녀가 어떻게 겨울을 이겨내고 프라하의 봄을 만끽하게 되는지 함께 살펴보자.


총 21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프라하의 겨울에 마주한 네 남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소설이다. 각기 다른 아픔과 상처를 가지고 있는 이들이 어떻게 서로를 위로하고 치유해 나가는지 확인할 수 있다.


소설 속 네 남녀의 나이가 2030대라 어쩌면 청춘에 자리하고 있는 이들의 현실적 고민과도 맞닿아 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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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및 배경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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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

-체코의 수도로 이 소설의 배경이 되는 장소


■이해국

-스물아홉 살

-유일한 가족인 엄마가 폐암으로 돌아가신 이후 엄마가 꿈꾸던 프라하로 옴

-엄마를 추억할 수 있는 프라하에 마민카라는 한식당을 차림. 마민카는 체코어로 엄마라는 뜻

-어느 날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사진 덕분에 유명세를 타면서 맛집으로 소문남

-물리적인 공간에 대한 결핍과 정서적인 공간에 대한 결핍이 있음


■지수빈

-서른 살

-신혼여행지였던 프라하에서 함께한 기억을 지우고 다시 시작하고 싶어 이곳으로 옴

-K 스토리 플랫폼의 작가로 활동하게 됨

-자신의 이혼 경험담을 비우고 싶어 플랫폼에 글을 쓰게 됨

-깨진 신뢰와 약속 때문인지 누군가와 약속을 하고 다음을 기약하는 것에 부담을 느낌


■유지호

-스물일곱 살

-통통 튀는 매력을 가지고 있는 자유로운 영혼

-세 살에 아버지를 따라 체코로 오게 됨

-어릴 때 따돌림을 당한 경험을 가지고 있음


■백단비

-스물다섯 살

-체코어 전공으로 어학연수를 위해 프라하에 오게 됨

-한국의 숨 막히는 사회에서 벗어나 프라하에서 해방감을 만끽 중. 여기에는 지호가 한몫을 함


■에블린

-해국의 옆 가게 사장님으로 세탁소를 운영


■희은

-수빈의 20년 지기 친구


※수빈과 단비의 인연

수빈과 단비는 3개월 전 인천공항에서 프라하로 오는 비행기 안에서 옆좌석에 앉은 승객으로 처음 만났고, 프라하에서도 같은 숙소에 머물게 되면서 친분을 쌓게 됨. 이후 지금까지 친분을 유지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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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략 줄거리 살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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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라는 이국적인 배경 속에서 서로 다른 사연을 가진 네 명의 인물이 한 식당에 모여들게 된다. 식당 이름은 <마민카>로, 체코어로 엄마를 뜻하는 단어다.


이들은 처음 마민카에서 인연을 맺게 된 이후 계속 인연을 이어가게 되면서, 저마다의 상처와 아픔을 서로 위로하고 치유해 나가게 된다.


어머니를 잃은 슬픔과 그리움으로 한식당을 연 해국, 전 남편과 이별 후 새로운 시작을 위해 다시 프라하를 찾은 수빈, 너무 어릴 때 이민을 오게 되면서 왕따를 당한 경험과 더불어 소속감을 제대로 가질 수 없어 경계인처럼 살아온 지호, 그리고 자신의 삶에 여유를 찾으려는 단비 등 각자의 이야기가 하나로 이어진다.


프라하의 긴 겨울 풍경 속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온기, 상실의 치유, 그리고 새로운 만남과 관계가 조용히 피어나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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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에 남은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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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을 잃는다는 건 하나의 세계를 잃는 것이며 사람을 떼어내는 것보다 괴로운 건 추억이 무너지는 일이라는걸, 끝내 알아버리고 말았다.

1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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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면 2030 나이쯤부터 인간관계의 다양한 일들을 경험하게 된다. 상실, 배신, 어긋남, 만남 등, 그것들을 겪다 보면 내 세상이 어떻게 변화하고 달라지는지를 몸소 체험하게 된다.


위 문장은 특히 상실의 아픔을 잘 표현한 문장이 아닐까 한다. 주인공들은 이를 극복하게 되면서, 조금씩 성장하게 되고, 정체되어 있던 삶을 다시 움직일 용기를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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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눈에는 해국이 식당을 가꾸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사실은 그 반대다. 돌봄을 받고 있는 건 오히려 해국이니까. 마민카 식당은 해국을 살게 한다. 살고 싶게 한다. 그래서 다짐한다. 할 수 있는 한 오래도록 이 공간의 일부처럼 숨 쉬고 싶다고. 그저 머물러 존재하고 싶다고.

10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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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식당을 운영하며 해국을 먹여 살렸던 어머니. 한때는 그런 것들이 지긋지긋하게 느껴질 때도 있었지만,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것이 어쩌면 바로 어머니가 운영하던 식당이 아니었을까?


해국은 어머니의 사망으로 두 가지를 얻었다. 물리적 결핍과 정서적 결핍이 바로 그것이다.


이 때문에 '엄마'라는 이름의 마민카 식당이 주는 의미는 해국에게 있어 남다르다. 이 식당은 정서적, 물리적 위로의 공간이자 온기를 주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해국은 마민카 식당에서 엄마가 자신에게 해주던 가정식 메뉴를 선보임으로써 엄마를 떠올림과 동시에, 자신이 받은 돌봄을 음식으로 나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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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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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를 갖고 있는 인물들이라서일까? 이들은 섣불리 서로의 상처를 헤집거나 소금을 뿌리지 않는다. 타국에서 만난 한인들이라서, 서로의 처지를 너무 잘 알고 있어서인지 매우 조심스럽게 서로에게 다가가는 방법을 취한다.


천천히 돌다리 두드리듯 시작하는 해국과 수빈 커플과 다르게, 지호와 단비 커플은 겉으로 봤을 때 꽤나 적극적이고 자유분방해 보인다. 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꽤 조심스러워하는 부분들이 보인다.


그래서인지 섣불리 무언가를 바로 확인하려고 하기보다, 현재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려는 태도를 보이거나, 멈춰있던 자신의 인생 시계를 돌리기 위해 훌쩍 떠나는 선택을 한다.


일단 내가 먼저 당당해지려는 노력들이 엿보여, 어떤 부분에서는 자꾸 응원하고 싶어지는 커플이기도 하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주인공 네 명을 살펴보면 조용하지만 꽤 강단 있게 노력하는 인물들로 그려진다. 요란하지 않으면서 자신이 겪은 상실이나 상처를 스스로 보듬고 일어서려는 노력들이 한결같다.


어쩌면 그래서 마민카 식당에서 이들은 비슷하게 닮은 서로를 알아볼 수 있었던 게 아니었을까? 앞서 겪은 일들 때문에 훨씬 더 조심스럽고 새로운 관계나 만남이 어렵겠지만, 그럼에도 각자의 방법으로 치유하며 나아가고 있으니 이들의 관계에도 조만간 반짝이는 봄이 오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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