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사람이 이긴다 - 사람을 남기는 말, 관계를 바꾸는 태도
이해인 지음 / 필름(Feelm)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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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를 바꾸는 다정함이 가진 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책!"



이 책을 읽고 나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사는 게 다 비슷하구나'라는 것이었다. 저자의 삶처럼, 우리가 미처 알아채지 못해서 그렇지 사실 따지고 보면 다들 삶의 굴곡을 넘나들며, 좋은 일과 나쁜 일을 왔다 갔다 하며 살아간다.


그런데 보통은 당장 눈에 보이는 것에 현혹되어 그것을 잊고 그저 남의 떡이 커 보인다고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필요 없겠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되었다.


저자는 유아기 시절 떠돌이 아기로 자란다. 엄마의 병 때문이었다. 그리고 무언가를 인지할 나이쯤에는 감정을 나누고 밀접한 관계를 맺을 사람이 없다는 것에서 '외로움'을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늘 나쁜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안녕하세요'라는 프로그램을 통해서 '약수동 여신 여고생'이라는 타이틀로 유명세를 치르기도 하는 등 찬란한 학창 시절을 보내기도 한다.


그러다 20대 중반에 들어서서는 '루푸스'라는 병을 진단받아 거울이 보기 싫을 정도로 망가진 자신의 모습을 마주하기도 한다.


서른셋인 지금은 일찍 시작한 사업이 성공한 것은 물론 자신을 이해해 주는 좋은 짝을 만나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다.


이렇듯 그녀의 삶을 들여다보면 희로애락이 모두 들어있음을 알 수 있는데, 비단 그녀의 삶에만 해당되는 내용은 아닐 것이다. 우리의 삶 역시 이처럼 수없이 오르내리는 곡선을 따라 지금도 여전히 진행 중일 것이다.


총 3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다정함'이 주는 진정성과 그 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다정함에 대한 저자만의 정의와 그것을 실천하는 태도, 그리고 그것을 관계 속에서 구축하는 방법과 지속하는 방법까지 함께 담아냄으로써 '다정함'의 중요성과 그것을 통해 어떤 변화를 꾀할 수 있는지까지 함께 담아내고 있다.


여기에 더해 때로 '다정함'이 가지는 취약성을 강점으로 보완하여 활용할 수 있는 방법까지 선보이면서 '다정함'이라는 성벽을 공고히 쌓고 있다.


저자는 '다정함'이 타인에게만 이로운 일이 되지 않도록, 확실한 기준점을 세워, 나와 타인 모두에게 좋은 일이 될 수 있도록 이끈다.


'이기심은 나를 위한 다정함이다'라는 말은 이를 대변하는 대표적인 말인데, 내 상황이 여의치 않을 때 부리는 이기심은 나와 상대방 모두를 위한 일이라고 말한다.


이조차 저자는 다정함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표현했는데, 다정하게 거절할 줄 아는 행위야말로 진정한 다정함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저자는 '다정함'이라는 말속에 모든 것을 수용하고 인내하며, 희생해야 한다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다만 다정한 '태도'를 갖추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우리는 수많은 관계에 변화를 줄 수 있다 이야기한다.


그런 다정함이야말로, 사람들 간의 신뢰를 쌓고, 갈등을 해결하며,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중요한 원동력이 된다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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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저자 이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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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돌이 아기'였던 저자는 어릴 적 진주, 수원, 서울의 여러 집을 전전하며 자랐다. 100일 사진과 돌 사진만 남아 있으며, 유년기는 누군가의 말로만 전해질뿐, 선명히 기억나는 장면은 많지 않다고 전한다.


엄마 앞에서는 사춘기도 없었는데, 엄마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아팠고, 아프면 저자를 떠났기 때문이다. 열 살이 되던 해야 비로소 그 감정을 처음으로 '외로움'이라는 단어로 떠올릴 수 있었다.


엄마는 아무리 슬퍼도 울지 못했는데, 희귀 자가 면역 질환인 '쇼그렌 증후군'을 앓고 있었기 때문이다. 눈물도, 침도 잘 나오지 않는 병. 엄마는 스물일곱 살에 병을 진단받았고, 이후 오랜 병원 생활이 시작됐다.


저자 나이 스물여섯, '루푸스'라는 자가 면역 질환을 진단받으면서 엄마처럼 '예측할 수 없는 기류'에 휘말리게 된다. 10일간 병원에 입원해 독한 스테로이드 치료를 받았고, 퇴원 이후에도 1년 동안 하루에 12알의 약을 복용해야 했다. 약을 먹으면 얼굴이 달덩이처럼 부어오르는 '문페이스' 증상으로 거울조차 보기 싫던 날들이 있다.


지금 나이 서른셋, 아빠는 병으로 석 달 사이 30kg이 빠졌고 이제는 지팡이를 짚는다.


저자는 이제 누군가의 외로움을 사랑으로 감싸안을 수 있는 다정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을 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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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에 남은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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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안다. 우리를 구원하는 건 '불행의 유무'가 아니라, 불행을 대하는 태도라는걸.


당신의 난기류가 지금 어떤 고도를 흔들든, 당신은 반드시 착륙할 것이다. 그리고 나처럼, 당신도 그 시간 속에서 삶을 더 깊이 사랑하게 될 것이다.

2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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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불행을 겪는다. 하지만 불행을 대하는 태도에 따라 이후의 삶은 180도로 달라질 수밖에 없다. 스스로를 불행한 사람이라는 프레임에 가둬 두고 살 것인가, 아니면 불행을 경험을 쌓는 기회이자 또 다른 시작의 밑거름으로 삼을 것인가는 오로지 나의 태도에 달려 있다.


그러니 '불행' 그 자체에 얽매이기보다, 내가 살아가는 삶 그 자체를 더 사랑하고 소중하게 여기며 살아가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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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 어린 태도는 결국 이해에서 비롯된다.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쉽게 말한다. "그 정도면 참을 수 있잖아.", "그건 네가 예민해서 그런 거야." 하지만 누군가는 안다. 그 ' 정도'가 사람마다 얼마나 다를 수 있는지. 자신에게는 아무 일 아닌 것이 누군가에게는 하루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것을.


그래서 나는 그런 사람을 쉽게 여기지 않는다.

(...)

수많은 감정의 부침을 통과해 지금의 온도를 만들어 낸 사람들이다. 그 다정함은 노력의 결과고, 상처를 껴안은 태도이며, 절대 가볍지 않은 무게를 품은 진짜 감정이다.

55~5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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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을 이해한다는 것의 무게를 이 문장을 통해 다시 한번 배운다. 겉핥기 식으로 말하는 '이해' 말고 진심 어린 태도에서 비롯된 이해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상대방의 보이지 않는 상황까지 고려하여 배려한다.


어쩌면 다정함이라는 것은 이와 같이 내가 경험해 보지 않은, 모르는 부분까지도 배려하고 이해해 주는 태도가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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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함은 단지 따뜻한 말이나 친절한 행동만을 뜻하지 않는다. 진짜 다정함을 배려의 리듬을 이해하는 것, 즉 속도를 조절할 줄 아는 능력이다. 서두르지 않고 기다릴 줄 알고,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태도가 결국 관계를 오래가게 만든다.

11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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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함은 일방통행과는 다른, 정반대의 태도를 의미한다. 상대방의 속도에 맞춰 기다려 주고, 적당히 거리를 유지하며 상대방이 스스로 받아들일 수 있을 때를 맞춰주는 것이다. 그래야 둘의 속도가 맞아떨어져 오랫동안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저자는 다정함의 정의에 대해 이처럼 한시적으로 하는 말이나 행동보다는 시간을 두고 상대방의 리듬을 이해하며 배려하는 것이라 이야기한다.


당신도 누군가에게 다정하게 다가가고 싶다면, 상대방의 속도에 맞춰 천천히 다가가 보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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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한 관계란 없다. 오랜 인연도 돌보지 않으면 금세 멀어지고, 매일의 다정함이 쌓여야 비로소 오래가는 인연이 된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다짐한다. 가까운 사람일수록 더 다정하자. 익숙한 관계일수록 더 섬세하게 말하자.


다정함을 시간이 아니라, 태도로 만들어가는 거리감의 예술이니까.

12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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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를 오랫동안 유지하는 비법이자 정말 중요한 포인트 중 하나가 바로 위에서 언급하는 내용이다. 당연한 관계는 없으며, 가깝고 익숙한 관계일수록 더 다정하고 섬세하게 대하는 것이다.


보통은 먼 관계일수록 더 예의를 차리고, 가까운 관계일수록 함부로 대하는 경우가 많은데 정말 오래 관계를 유지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태도로서 그 진정성을 보이는 게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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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를 신뢰하는 사람은 삶의 파도 앞에서 쉽게 휘청거리지 않는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있고, 본인이 내린 선택이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 분명히 알기 때문에 타인의 평가에 쉽게 휘둘리지 않는다. 그들은 조용하지만 단단하고, 화려하지 않지만 깊다. 자기 확신은 거창한 명언에서 비롯되지 않는다. 작은 약속을 지키는 것, 남이 모를 작은 일에 진심을 다하는 것, 그런 반복 속에서 나에게 쌓이는 내면의 믿음이다.

20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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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함이라는 마음이 내면 깊은 곳에서 우러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나에 대한 신뢰를 갖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한다. 삶의 어떤 고난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스스로에 대한 믿음, 자기 확신이 있다면 매일 매 순간 여유와 안정 속에서 살아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은 타인을 더 세심하게 보듬고 그들의 속도에 맞춰 배려하는 마음으로 드러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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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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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제목만 보고 '다정한 사람'의 정의에 대해 살짝 의심했던 것도 사실이다. 왜냐하면 현실 속에서 때로 '다정함'이 '호구'라는 말과 비슷하게 쓰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상대방을 세심하게 챙기고 배려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역으로 이용해 상처 주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것도 사실이기에 더 그랬다.


하지만 저자는 이런 우려에 대해서도 함께 언급하며, 현실적인 '다정함', 깊이 있는 '다정함'을 실천할 수 있는 방법들을 여러 가지 제안한다.


첫 번째는 나를 먼저 지키는 다정함에 대해 이야기하며, 내면의 나를 먼저 지키는 것이 옳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무리하지 않는 것,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다정함을 건네는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두 번째는 경계가 있는 다정함에 대해 이야기하며, 거절을 통해 무분별한 수용이나 희생을 통해 나와 타인의 관계를 해치지 않아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관계를 더 이상 이어나가기 어렵다면 거리를 두는 것도 방법이라 말한다.


세 번째는 친절하게 건네는 말과 행동의 일관성과 지속성, 그리고 그 너머 타인을 이해하려는 배려 아래 내가 이러한 행동을 하는 이유를 분명히 하는 것을 이야기할 수 있다.


주고받음이 비대칭이거나, 가까운 사이에 템포가 내게만 너무 기울어져 있다면 분명하지만 부드럽고 다정한 어투로 이것에 대해 이야기를 건네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다정함은 이처럼 '호구'로 불리거나 일방적으로 누군가가 희생하는 태도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동등한 관계 아래 깊은 이해심과 배려가 곁들여진 애정과 사랑을 기반으로 하는 것이다.


저자의 말처럼 다정함은 사람들 간에 신뢰를 쌓고, 갈등을 해결하며, 관계를 부드럽게 해 줄 뿐만 아니라 인연이 오래 지속될 수 있게 이어주는 윤활제와 같은 역할을 해준다.


덕분에 분위기를 환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어떤 이들에게는 살아갈 힘이 되어주기도 한다. 타인의 다정함을 이용해 이기적으로 굴거나 오용하지 않는다면, 분명 '다정함'은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중요한 원동력이자 힘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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