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드라, 떠나보니 살겠드라 - 65살, 여자, 혼자, 세계 여행자 쨍쨍으로부터
쨍쨍 지음 / 달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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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하고 자유로운 혼여행의 맛과 짧은 인생 내 멋대로 즐겁게 사는 법을 보여주는 책!"



표지 디자인부터 팝하고 힙한 느낌인 이 책은, 65살 여성의 혼여행을 담은 에세이로, 그 어떤 여행 에세이보다 자유롭고 유쾌한 삶의 모습들로 꽉꽉 채워져 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던 것은 톡톡 튀는 저자의 여러 이력들인데, 어느 것 하나 평범한 것이 없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첫째, 26년 6개월간의 교사 이력

둘째, 나이 오십에 자발적 은퇴 선언 후 세계여행

셋째, 상상 이상의 자유분방한 가치관

넷째, 너무나 튀는 패션 스타일

다섯째, 누구도 말릴 수 없는 대책 없음


이 외에도 많지만, 일단 정리해 보면 이렇다. 그냥 봐도 남다름이 느껴지지만, 보통의 한국 정서에 저자의 이력을 대입해 보면 더 쇼킹하게 다가온다.


일단 저자는 교사 일을 할 때조차 평범한 옷차림이나 수업방식은 거부했다고 한다. 그것을 그냥 넘겨준 학교 관계자와 유난스러운 학부모들을 어떻게 설득했을지 의문이다. 심지어 무려 26년이나 교사직에 몸담고 있었다.


여기에 더해 교사라는 직업과 오십 세라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생각과 가치관은 활짝 열려있었다. 20년의 여행 기간 동안 처음 본 사람과 연애를 즐기고, 모르는 사람 집에서 아무렇지 않게 머무르는 것을 보면 '타고난 건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처음 여행을 시작한 나이가 오십 세였다)


심지어 준비성은 제로에 가까워 대책 없이 여행을 다니고, 필요하면 그때그때 몸으로 부딪혀 해결하는 것을 보면서, 역시 아무나 할 수 있는 여행 방식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한 가지 만큼은 정말 부러웠는데, 오로지 내가 원하는 방식대로 자유롭게 살아가는 부분이 특히 그랬다.


총 2부로 구성된 이 책은, 여행을 시작하게 된 계기부터 20년간 세계여행을 저자가 하며 만난 사람과, 사건, 일상들에 대해 유쾌하게 풀어내고 있다.


철없는 시절 배낭을 메고 떠나는 여행도 쉽지 않은데, 저자는 65살인 지금도 여자 혼자 여행을 즐기고 있다고 한다.


교사라는 특수한 상황으로 인해 여름방학과 겨울방학 때면 매번 여행을 떠나고는 했는데, 그걸로는 성이 차지 않아 결국 오십 세에 은퇴를 하고 홀로 여행을 시작했다는 그녀.


발길 닿는 대로, 마음이 이끄는 대로 계획 없이 세계 곳곳을 떠돌아다니는 그녀의 여행기를 살펴보다 보면 저절로 '자유'라는 말이 떠오른다.


때로 무모하고 대책 없이 보이기도 하는데, 지금까지 건강하게 여행도 하고 친구들도 사귀며 살고 있는 것을 보면, 보는 이들만 애간장이 타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이제는 제주도에 집을 마련해 제주와 해외를 오가며 생활하고 있다는 그녀는 여행 외에도 블로그 활동, 쨍쨍 토스쇼, 요가 등의 활동도 겸하고 있다.


어디서 봐도 톡톡 튀는 그녀의 패션 스타일은 말 그대로 오색 찬란한 원색들의 집합체처럼 느껴지는데, 은근히 잘 소화하는 것을 보면, 그녀이기에 가능한 패션이 아닐까 싶다.


핑크를 좋아하는 그녀답게, 대체로 분홍분홍한 느낌은 항상 포함되는데, 그 외 파랑, 노랑, 보라 등등 다양한 색감을 자유자재로 매칭해서 입는 듯하다.


신기한 건, 헤어스타일과 옷의 소재, 스타일에 따라 완전히 다른 사람처럼 느껴진다는 점이다. 빡빡이 헤어스타일, 단정한 단발, 파격적인 노란 머리, 꽃을 꽂은 유쾌 소녀 스타일까지.


어쩌면 그녀의 진짜 인생은 은퇴 후 여행을 하며 산 20년의 세월이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로 그녀의 가치관과 성격이 찰떡처럼 맞아떨어지는 느낌이었다.


외향적인 성격으로 친구를 쉽게 사귀고, 어디든 잘 섞이며, 주변의 시선 따위는 신경 쓰지 않고 자신의 고집대로 밀고 나가는 성격을 봤을 때 지금이 어쩌면 가장 행복한 시기를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름 소심한 면이 있는 A형이라고 말하는 저자는 그래서 더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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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쨍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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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쨍쨍이 다녀간 세계 방방곡곡)



여자, 혼자, 세계 여행을 한 지 20년이 되었다. 첫 해외여행으로 간 인도는 인생을 바꾸어 버렸다.


2009년 8월 31일, 나이 오십에 불쑥 교사를 그만두고 학교 '밖' 여행을 위해 26년 6개월간의 '학교 여행'에 마침표를 찍고 세상의 아이들,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길 위에 올랐다.


새로운 공간과 사람에 있어 호기심이 넘치는 사람이라 여행할 때는 늘 흥분 상태다. 그 흥분을 가라앉히는 방법이 바로 글쓰기 놀이다.


2009년 10월부터 본격적인 여행을 시작하며 블로그에 여행 에세이를 올리기 시작했고, 그렇게 현재까지 진행 중이다.


그 외에 요가와 쨍쨍 토크쇼를 하며 지내고 있는데, 쨍쨍 토크쇼는 총 200회가량 개최했다. 국내뿐만 아니라 종종 해외에서도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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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에 남은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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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항상 학교에서 튀는 선생님이었다. 위에서 창규가 나를 '선생님'이라고 부르지 않고 '쨍쨍'이라고, 별다른 호칭 없이 부른 것과 같은 선상의 일이다.

5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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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쨍쨍'이라는 닉네임도, 그리고 그녀의 패션과 유쾌한 성격 모두 하루아침에 갑작스럽게 나타난 것이 아니다. 모두 교사 생활을 할 때부터 가지고 있던 것들이다.


요즘 시대를 살펴보면, 모두 쉽지 않은 것들인데 예전이어서 가능했던 건지 아니면 유달리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아서 가능했던 건지는 잘 모르겠다.


어쨌든 이러한 그녀의 속성들은 은퇴 후 여행을 하며 더 도드라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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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다. 육체노동을 한다고, 옷 좀 허름하게 입었다고 사람을 함부로 판단하는 게 아니었는데,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을 몸소 깨우치는 순간이었다. 신발이 없어서 맨발인 게 아니라, 맨발이 문화일 수도 있고 선택일 수도 있다는 것. 생각해 보면 당연하다. 나무하러 가는데 무슨 좋은 옷을 입나? 허름한 옷을 입는 게 맞다. 내가 잘못 생각했다. 하루 종일 웃게 만들어주고는 정신까지 번쩍 차리게 해준 나의 친구 신디, 산드라, 안젤라에게 다시금 감사해졌다.

11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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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여행을 하며 순간순간 깨달음을 얻는다. 그중 위의 에피소드의 경우 하마터면 큰 실수를 할 뻔한 아찔한 상황이다.


일을 하느라 허름하게 입은 옷, 여기에 맨발과 맨손으로 나무를 나르는 모습을 보고 안타까운 마음에 무언가를 선물해 주려 한다.


하지만 그 마음을 입 밖으로 꺼내지 않은 것이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지 모른다. 생각보다 꽤 부유하게 살고 있던 이들을 목도하면서, 저자는 자신의 편견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를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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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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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탈을 꿈꾸는 사람, 혼자 여행 가고 싶지만 어쩐지 무서운 사람, 나이를 먹어 쉽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통해 자신감과 용기를 가져보자.


영어를 못해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상태라도 상관없다. 마음먹었다면 일단 떠나고 보는 거다.


때론 이런 무모함과 실행력이 '진짜 인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는 사실을 저자는 몸소 보여준다. 남들이 뭐라고 하든 나만의 패션과 스타일로 한껏 자유롭게 여행하며 자신을 펼쳐놓는다.


덕분에 새로운 사랑과 우정도 경험할 수 있었고, 또 경험이 쌓인 만큼 자신의 삶을 더 사랑할 수 있게 되었다. 분홍분홍한 것을 애정하는 만큼 분홍분홍한 삶과 쨍쨍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65세의 저자를 보며, 우리도 좋아하는 것들을 하며 인생의 2막을 새롭게 열어보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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