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다고 말해 줄래?
하미라 지음 / 좋은땅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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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경험과 성찰에서 얻은 따뜻한 말 한마디를 통해 감정 회복을 돕는 책!"



토닥이는 따뜻한 글로 가득 채워져 있는 이 책은 저자의 경험과 성찰에서 얻은 힘이 되는 글들을 짤막한 글과 그림으로 담아내고 있는 책이다.


내용을 살펴보면, 특정 순간이나 기억 속 무너지고 소모된 감정을 언급한 후에 깨달음을 통해 치유와 회복을 해 나가는 과정을 하나의 에세이 글로 표현한 것을 알 수 있다.


자존감이 낮아지거나 마음이 무너지는 순간 경험하게 되는 감정의 파도를 잘 담아내고 있어 공감 가는 내용들이 많았는데, 그럼에도 몇몇 부분은 좀 아이러니하게 다가와 혼란을 야기했다.


첫 번째는 책 제목으로, 내용상으로 보면 '괜찮지 않아도 괜찮다'라는 메시지를 전해 준다. 하지만 <괜찮다고 말해 줄래?>라는 책 제목은 어쩐지 책 내용과는 상반되는 느낌으로 다가왔다.


저자가 일부러 역설적 표현을 위해 의도한 책 제목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개인적으로는 책과 어울리지 않는 제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괜찮지 않아도 괜찮아'라는 제목이었다면 더 잘 어울리지 않았을까?


두 번째는 책 소개 글의 일부 내용이 전혀 문법과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는데, '사실은 단 한 번이라도 누군가에게 "괜찮다고 말해 줄래?"라고 묻고 싶었던 저자'라고 표현한 부분이다.


앞뒤 문맥으로 대충 내용 파악이 되기는 했으나, 해당 문장이 정확히 어떤 의미를 지닌 말인지 파악이 되지 않아 오죽하면 AI에게 질문을 해보기도 했다.


AI는 '누군가가 먼저 자신에게 "괜찮아"라는 위로와 공감의 말을 건네주기를 바랐다는 감정을 표현'이 아니었을까라는 대답을 내놓았는데, 그렇다면 다르게 표현했어야 하는 게 맞는 거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은 단 한 번이라도 누군가에게 "괜찮아?"라는 말을 듣고 싶었던 저자'라고 표현했다면 더 자연스럽지 않았을까?


위에 언급한 두 가지 이유로 나는 책 내용과 소개 글이 책과 다른 편에 서 있는 느낌으로 다가와 어쩐지 불편하게 다가왔다. 괜찮지 않은데 괜찮음을 강요하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명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건, 책 내용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무너진 감정을 일으켜 주고, 스스로를 신뢰하지 못할 때 우리를 다잡아 주는 용기 있는 문장들로 채워져 있어 책 제목이나 소개 글 일부와는 다르게, 다정하게 안아주는 느낌을 준다.


총 10개의 주제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은, 저자의 경험과 기억에서 얻은 통찰을 글과 그림으로 짤막하게 담아내고 있다. 내면을 강화하고, 스스로를 다독이는 내용들이 주를 이루는데, 읽다 보면 공감과 위로가 되는 문장들을 많이 만나볼 수 있다.


괜찮지 않은데 '척'하며 살아갔던 나날들, 반복되는 일상에 무기력증을 느꼈던 매일, 나보다 남을 살피느라 정작 몰랐던 내 마음들을 들여다보며 진짜 중요한 것이란 무엇인지를 다시 살펴보게 만든다.


괜찮지 않아도 괜찮으니, 스스로의 감정에 더 솔직해지면 어떨까? 지금부터라도 남보다 나를 더 앞에 두고, 나를 살아가게 하는 따뜻한 말 한마디를 스스로에게 건네다 보면 언젠가 분명 괜찮은 날에 도달하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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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적으로 다가온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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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식은 말



이해하려 노력하던 말들이

단정하는 말로 바뀌는 순간,

나는 내 마음이

조용히 식어가는 걸 느꼈다.


말은 남아 있었지만

그 말에 나를 담아 둘 자리는 없었다.


그때 알았다.

말이 식으면 관계도 식는다는걸.

그건 눈에 띄지 않게

천천히 무너진다는 것도.

28~2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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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를 할 때 상대의 말을 단정하거나 의미로 다가오지 않을 때 그 관계는 끝난 것이라고 봐야 한다. 말이 마음으로 다가오지 않는다는 건, 관계가 식었다는 또 다른 표시이기 때문이다.


상대를 이해하려던 노력들은 언제고 이처럼 와르르 무너질 수 있다. 그럴 때는 억지로 관계를 이어가려 하기보다, 그냥 자연스럽게 관계가 식었다고 인정하는 편이 서로를 위해 더 나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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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숨기다



마음을 숨기게 된 건

말해도 달라지는 게 없다는 걸

몇 번이고 겪고 나서부터였다.


용기 낸 내 말을

"그럴 수도 있지"라며 넘기거나

"네가 예민한 거야"라고 말했다.

(...)

그래서 그다음부터는

그냥 조용히 웃었다.

마음을 숨기는 게

상처받지 않는 가장 쉬운 방법이라는 걸

그때 처음 배웠다.

4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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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역시 경험한 일화 중 하나라, 격하게 공감 갔던 문장 중 하나다. 때론 마음을 다 드러내 보이는 것보다, 숨기는 것이 나를 보호하는 또 다른 방법이 될 수 있다.


애매한 관계, 불편한 사람에게는 마음을 숨기고, 자리를 피하는 것이 더 현명한 방법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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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는 기준



행복도, 성공도 남의 잣대가 아니라

나만의 기준으로 다시 재 보니

나는 이미 꽤 괜찮게 살아가고 있었다.


이제는

내 마음이 시키는 대로,

나라는 기준 위에서

나를 믿고 살아가기로 했다.

118~11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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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도 행복도 나만의 기준 위에 세워져야 진심으로 즐겁게 살아갈 수 있다. 타인의 잣대 위에서 비교하며 살다 보면 평생 그 어떤 것에도 도달할 수 없다.


그러니 앞으로는 내 마음이 시키는 대로, 나라는 기준 위에서, 스스로를 믿고 살아가자. 그것이 진짜 인생 해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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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이 먼저



'다음에', '나중에', '괜찮을 때'

내 마음은 늘 밀려났다.

양보도 해 보고,

참아도 보고,

지면서도 살아도 봤지만

남는 건 늘 찌뿌둥한 마음뿐이었다.

이제는 나부터 챙긴다.

(...)

내가 괜찮아야 누구를 챙기든,

무엇을 하든 덜 지친다는 걸

이제는 안다.

조금 이기적인 게 아니라,

조금 현명해진 거다.

15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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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이타심을 대놓고 긍정적 시그널로 보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것은 잘못된 평가다. 내가 바로 선 상태에서 이타심이 발휘되어야 비로소 진짜라고 말할 수 있다.


내가 괜찮지 않은데, 이타심을 부리는 것은 만용이자 허세일 뿐이다. 무엇이든 내가 괜찮은 상태에서 이루어져야 덜 지치고, 더 제대로 챙길 수 있다.


그러니 무엇을 하든, 내 마음부터 챙기자. 이것은 지극히 당연한 본능이자 현명한 처사이니, 이기적이라는 생각은 그만 접어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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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하루



예전엔 행복이란

특별한 날에만 찾아오는 줄 알았다.

(...)

그런데 아프고, 흔들리고,

버티는 시간을 지나면서 조금씩 알게 됐다.

그냥 흘러가는 오늘 하루,

별일 없이 지나가는 평범한 날이

사실은 제일 소중한 날이라는걸.

이 정도면 괜찮다.

별거 없지만, 마음은 편하니까.

18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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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좇느라 평범한 일상을 제대로 들여다보지 못할 때는 모른다. 하지만 아프고 흔들리는 날들을 겪어내고 나면, 그냥 흘러가는 평범한 하루가 얼마나 소중하고 귀한 날들인지 깨닫게 된다.


별것 없지만 괜찮은 나날들, 별것 없어서 괜찮은 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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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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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괜찮지 않음을 타인이 알아주기를 기대하기보다, 스스로 괜찮지 않음을 깨닫고, 괜찮아질 수 있는 방법을 주도적으로 찾아보기를 권하고 싶다.


타인에게 의지하려는 마음이 커질수록 우리는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다. 그 기대하는 마음이 자꾸만 상처와 불안, 우울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내 인생의 모든 기준점을 나에게 두고, 내 마음을 들여다보자. 그리고 매 순간, 심지어 평범하게 흘러가는 일상조차 소중하게 여기다 보면, 괜찮은 날들로 가득 채워지게 될 것이다.


불안은 잠재워질 것이고, 상처는 어느새 희미해져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낼 수 있을 것이다. '괜찮음'이든, '괜찮지 않음'이든 내 마음에서 비롯되는 마음이니, 스스로를 더 믿고 괜찮은 방향으로 나아가 보자.


그러다 보면, 결국 내 안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때쯤에는 아무리 무너지는 순간이 와도 몇 번이고 다시 스스로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나만의 회복탄력성을 갖춘 뒤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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