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할수록 나의 세계는 커져간다 - 어떤 순애의 기록
김지원(편안한제이드)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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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통해 나를 더 사랑하고, 확장해가는 이야기를 담은 책!"



한때 덕질을 열심히 해본 사람으로서, 다른 사람의 덕질은 어떤 느낌일까 궁금해 이 책을 펼치게 되었다. 찬란하고 뜨거웠던 그 시절을 지나고 나니, 가끔은 그 열정과 노력들이 문득 그리워질 때도 있었기 때문이다.


'<혼모노> 성해나 작가의 강력 추천'이라는 문구를 전면에 내세운 마케팅을 확인했으나, 나는 성해나 작가의 책을 아직 읽어보지 않았기에, 오직 이 책 그 자체로 대면했음을 밝힌다.


총 4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타고난 덕후 DNA를 지닌 저자가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덕질하며 써 내려간 이야기로, 읽다 보면 한때 누군가를 깊이 애정하고 눈으로 좇던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더불어, 애정했던 만큼 실망하고 아파했던 기억도 함께 떠올라, 어느새 추억에 잠기게 만든다.


저자는 이런 설렘과 실망의 감정을 매번 반복하며 덕질을 이어가는데, 어쩌면 이것이야말로 작가만의 방식으로 힘든 세상을 견디는 방법일지도 모르겠다.


오랜 사회생활의 경험을 통해, 직장에서는 덕질을 굳이 드러내지 않지만, 사적인 공간에서는 좋아하는 것들을 마음껏 표현하며 애정을 쏟는 저자의 모습을 보며, 이런 방식도 또 하나의 새로운 에너지를 얻는 방법이 될 수 있겠다고 깨닫게 되었다.


저자 역시 이 책에서, 덕질이 스스로를 더 사랑하고 자신의 세계를 확장하는 새로운 방법이었다고 고백하며, 앞으로도 덕질은 계속될 것이라는 뉘앙스를 전한다.


어쩌면 무언가에 깊이 빠져들 수 있다는 마음 자체가 큰 축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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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나는 안다. 내가 좋아했던 아이돌이 대중적으로는 실패했을지라도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고 실력 있는 아이돌이라는 걸 팬인 나는 알았던 것처럼, 누구나 실패했든 성공했든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의 삶을 열심히 살아왔고, 꽤 훌륭한 사람이라는 것을. 덕분에 나는 이제 다른 사람을 절대 결과물로만 평가하지 않는 사람이 되었다. 그 어떤 유명 아이돌을 좋아해도 얻을 수 없었던 귀한 결론이었다.

14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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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통해 덕질의 부정적 이미지가 조금은 벗겨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저자는 아이돌 덕질을 통해 실력 있는 아이돌이 실패하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지켜보게 된다.


이를 통해 사람을 절대 결과물로만 평가하며 안된다는 깊은 깨달음을 얻게 된다. 다른 유명한 아이돌을 좋아할 때는 미처 알 수 없었던 귀한 인생의 진리를 깨닫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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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마음이 있는 동안 최선을 다해 있는 힘껏 좋아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좋아하는 것조차 영원하지 않다. 오늘 너무나도 사랑하던 책이, 영화가, 노래가 내일은 갑자기 그저 평범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니 그때의 좋아하는 감정을 최대한 즐기고 그 안에서 또 다른 무언가를 불러일으키려면, 힘껏 좋아하고 즐겨야 한다. 책을 사고, 감상문을 쓰고, 관련된 콘텐츠를 찾아보고. 모두 좋아함의 에너지가 최고치에 달해 있을 때 더 즐겁게 할 수 있다.

14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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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에 깊이 공감한다. 나 역시 덕질을 마음껏 즐기던 때가 있기에 이 느낌을 너무 잘 알고 있다. 모든 것은 한순간이다. 그러니 좋아하는 마음이 있을 때 그것을 마음껏 좋아하고 즐기기를 바란다. 그래야 나중에 후회도 미련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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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는 도움이 안 되는 경험이라면 안 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지만, 30대가 되어 보니 세상에 정말 티끌만큼도 도움이 안 되는 경험은 거의 없더라.

15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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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보니, 도움이 안 되는 경험이란 정말 없다는 걸 알게 됐다. 인생 자체가 워낙 버라이어티하다 보니, 어떤 것이든 한 번 경험하면 그 자체로 도움이 되는 순간이 분명 온다. 그러니 그냥, 그 순간에 최선을 다해 살아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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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질은 내 삶을 더욱 풍요롭고 행복하게 만들었다. 내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했고, 힘들 때마다 위로가 되었고,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게 도와주었다.

(...)

덕질이 결국 나를 사랑하는 또 하나의 방식이라는 것. 최애에 대한 절대적인 사랑은 결국 나를 향한 사랑의 다른 모습이었다.

(...)

내가 덕질을 하지 않을 때보다 덕질을 하고 있을 때 더 단단하고 정신적으로 건강했던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덕질을 할 때야말로 나는 스스로를 좀 더 사랑하던 것이다.

191~19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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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덕질'을 통해 삶이 더 풍요로워졌고, 그것이 자신을 사랑하는 또 다른 방식임을 뒤늦게 깨닫게 된다. 왜냐하면 덕질은 자신이 진심으로 좋아하는 것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이처럼 내가 진짜 좋아하는 일들은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 뿐만 아니라, 더 넓은 세상으로 이끌어준다. 당신도 자신을 더 잘 표현하고 사랑할 수 있는 ‘무엇’을 찾아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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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특이하게도 삶 자체에 타고난 덕후 기질을 가진 듯하다. 한순간도 누군가의 덕후이지 않을 때가 없을 정도이니 말 다 했다.


하지만 그 덕후 기질이야말로 저자를 더 나은 사람이 되게 만들어 주는 원초적 에너지이자, 관점을 바꿔주는 스승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 덕분에 저자는 책도 출판했고, 인생의 깨달음도 얻을 수 있었다. 애정하는 것들을 더 깊이 사랑하며 성장하는 저자의 모습을 보며, 나도 올여름에는 애정하는 것들을 즐겁게 즐기며 무더운 여름을 보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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