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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겨울이 남긴 것들 - 암은 씨앗이고 꽃이고 열매였다
이경연 지음 / 나눔사 / 2024년 4월
평점 :
처음에 이 책의 제목과 소개 글을 보고 나름대로 배울 점이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읽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도착한 책의 첫 페이지를 여는 순간 첫 느낌은 '별로 읽고 싶지 않다'였다.
성경책이나 옛날 텍스트로만 빼곡히 채워진 역사책을 보는 느낌이었달까? 본문의 페이지 구성이나 텍스트 사이즈를 다르게 구성했다면, 좀 더 가독성 있게 다가왔을 텐데 뭔가 아쉬웠다.
그나마 이런 느낌이 든 것도, 책을 본격적으로 읽고 난 후 느낀 점이었는데, 안타깝게도 이 외에도 아쉬움으로 다가온 부분은 더 있었다.
바로 본문 내용으로, 절반은 종교 이야기였고 나머지 다른 부분은 개인의 기록물에 대한 내용이었는데 대중이 읽는 에세이라고 말하기에는 뭔가 너무 사적인 내용이 담긴 기록물의 느낌이었다.
종교가 없는 나의 경우, 종교적 내용은 점핑을 했고 나머지 병마에 대한 내용은 적절히 발라내고 필요한 부분만 남기는 방식으로 이 책을 완독했다.
총 3개의 챕터로 구성된 이 책은, 유방암 진단을 받은 저자가 수술 후 자연치유 방법을 통해 현재까지 건강한 삶을 유지하며 살아가고 있는 이야기를 기록한 책이다.
절반은 저자가 믿고 있는 종교 이야기, 나머지는 유방암을 진단받고 현재에 이르까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에세이 '책'을 읽는다는 느낌보다 저자의 '일기' 혹은 '블로그', '티스토리', '브런치' 등에 올린 글을 읽는 느낌이 더 강하게 든다.
저자는 이 책에서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챕터 1에서 가장 먼저 밝혔는데,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어떤 사람이 자연치유를 이룰 수 있는지에 대한 하나의 예시를 전하고자 한다.
▷둘째, 자연치유 과정의 주체는 '나'이며, 병원은 꼭 필요한 상황에서만 지혜롭게 활용하되, 치유 적합적 삶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 진지하게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
▷셋째, 몸은 경이로울 만큼의 자연치유력과 회복탄력성을 가진 최고의 명의이며 이 사실에 대한 인식과 확신 또한 자연치유 여정의 핵심이다.
▷넷째, 암의 치료(증상 치료)가 아닌 치유(원인 제거)는 방법론에 앞서 자연치유 철학으로 완성된다는 사실이다.
▷다섯째, 유전자는 당신의 운명이 아니며, 치유 적합적 마음 습관과 생활 습관, 환경과 선택에 의해 변하고 회복될 수 있다는 사실을 전하고자 한다.
▷여섯째, 암은 생활습관병이고, 전신성 질환이다. 그런 암을 다스리는 오래되고 검증된 치유 습관들이 있다는 사실을 전하고자 한다.
▷일곱째, 나쁜 일에 나쁜 일만 있지 않으며, 나쁜 일이 좋은 일 되게 하는 마법이 있다는 사실을 전하고자 한다.
나쁜 말들은 아닌데, 책을 쭉 읽다 보면 어딘가 모르게 거부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일단 종교와 매치되는 비중이 많고, 질병이나 치유에 대해 공부를 함에 있어 검증된 책이나 의학지식 등이 아니라 검색과 블로그 등에 의지했다는 점을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맹목적으로 다가갔을 때 누군가는 위험한 상황에 놓일 수도 있는 '자연치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어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적절히 걸러 들어야 한다는 점 또한 포함하고 싶다. 더불이 자연 치유에 대한 내용 또한 종교와 얽혀있는 부분이 있어 더 거부감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치료와 치유 방법들은 절대 타인의 이야기를 일반화해서 들으면 안 된다. 저자도 이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데, 막상 자신의 일이 되어버리면 물불 안 가리게 되는 경우가 많아 다소 염려가 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의 내용 중에서 참고하면 좋을 내용들, 일반화로 적용해도 문제없는 내용들만 축출해 몇 가지만 제안해 보려 한다. 하지만 이 또한 그저 방법 제시일 뿐이지 '반드시' 행해야 하는 것이 아님을 꼭 기억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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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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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유방암을 진단받고 수술만 한 후 병원에서 제시한 항암과 방사선치료, 항호르몬 요법을 다 받지 않고, 스스로 선택한 자연 치유 요법들로 8년 차인 지금까지 건강하게 잘 살고 있다.
우리 삶에 닥친 불행과 고통을 어떻게 대할 때 그 고난이 선물이 되는지에 대해, 나아가 나쁜 일에 나쁜 일만 있지 않다는 사실에 대해 전하고 싶어 이 글을 시작했다고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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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간략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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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2017년 유방암 진단을 받게 되는데, 1.9cm 크기의 유방암 1기였고, 아무 데도 전이된 곳 없는 원발성 종양(원래 그 자리에서 처음 발생된 암) 이었다.
검사를 통해 이미 암세포를 건든 이후라 괜히 더 빠르게 진행될 것 같은 마음에 빨리 수술을 받을 수 있는 병원을 찾아 수술을 받았고, 이후에는 병원에서 제시한 항암과 방사선 치료는 거부하고 자신이 선택한 자연치유 방법을 통해 유지 중이다.
이 선택을 하게 된 데에는 옆 병상의 아주머니의 영향이 컸는데, 식사 중에 너무 무섭게 토하는 모습을 보며 두려움이 절정에 달했고, 그래서 저자는 자연치유를 하기로 마음먹게 된다.
유방암 진단을 받은 이후 저자는 계속해서 인터넷상의 자료들과 누군가가 SNS에 남긴 정보들, 글을 통해 항암, 방사선, 항호르몬 요법에 대한 정보를 모으기 시작했는데, 이를 통해 종합적으로 결정을 하게 된 것이다.
그렇게 수술 후 첫 두 달은 강남에 있는 S한방병원에서 면역력 치료를 받고, 이후에는 B수양원에서 자연치유 방법을 통해 치유를 받았으며, 이후에는 유튜브에서 이상구 박사의 강의를 들으며 건강을 유지 중이다.
이외에도 저자는 자연치유 방법으로 건강한 식단 유지, 맨발걷기 등을 병행하고 있는데, 혼자 꾸준히 진행하는 것이 쉽지 않아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과 카톡을 통해 내용을 공유하며 격려와 응원을 보내고 있다고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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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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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상 불필요한 종교적 이야기는 뺏다. 이건 개인적인 믿음에 관련된 내용이라 순화해서 다시 정리해 보려 한다.
●스스로 암을 이겨낼 수 있다는 의지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의지가 없다면 아무리 좋은 치료도 소용이 없다.
●암에 걸렸다면 일단 병원에서 의사의 진단에 따라 치료를 받는 것이 우선이다.
●그리고 의사와 상의해서 파상풍 주사를 맞고 맨발걷기를 병행하거나 아니면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운동을 하는 것은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먹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건강한 식사를 매끼 챙겨 먹는 것 또한 중요하다. 그렇다고 풀때기만 먹으라는 말은 아니다.
●가족력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유전자가 100퍼센트는 아니라는 것을 꼭 기억했으면 좋겠다.
●검증되지 않은 인터넷상의 잘못된 정보를 맹목적으로 맹신하거나 일반화시켜 나에게 적용하는 것은 생명을 걸고 죽음에 뛰어드는 일일 수 있음을 기억하자.
●결국 질병의 원인 제거와 치유 방법은 모두 하나로 통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그 방법들, 스트레스받지 않기, 건강한 식단, 꾸준한 운동, 적절한 수면 등등이다.
●나쁜 일은 누구에게나 일어난다. 암이나 질병이 발생하는 것 또한 다른 나쁜 일과 별반 다르지 않다. 다만, 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헤쳐나가느냐에 따라 결과는 천차만별로 달라질 수 있다.
보편타당한 범주에서는 이 정도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여기에 더해 개인적 경험과 신뢰할 만한 정보를 기반으로 하나를 더 추가하자면, 질병에 따라 한방(각종 '삼', 한약 등등)을 함부로 쓰면 안 될 때도 있으니 독단적 의견에 따라 무조건 한방을 선택해서는 안 된다.
적어도 의학 쪽 지식을 갖춘 전문의와 상의한 후에 적절한 시기에 맞춰 자연치유든, 한방이든, 양방이든 치료를 이어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누군가의 치료 과정이나 방법이 도움이 될 때도 있지만, 질병만큼 개인적인 것이 없기에 모든 사례를 다 맹신해서는 안 된다.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병력, 신체 상태, 알레르기, 식이 상태, 건강 상태 등등이 모두 다르기에 더 그렇다.
그러니 현재 상태가 어떻든 스스로 이겨낼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건강한 일상을 충실히 살아가면 어떨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