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안녕
유월 지음 / 서사원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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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과 슬픔에 빠진 한 사람의 삶을 디테일한 감정묘사를 통해 섬세하고 디테일하게 그려내고 있는 작품!"



처음은 가볍게 시작했다. 어딘가 시선을 끄는 제목에 이끌려 읽던 책을 잠시 내려놓고 이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그대로 완독까지 하게 되었다.


다른듯하지만 어딘가 비슷한 느낌이 드는 두 가지 직업을 오가는 도연은 다양한 인간 군상을 만나며 여러 인물들을 관찰하고 또 경험하게 된다.


그러면서 마음에 꽁꽁 봉해두었던 자신 안의 상처와 슬픔을 마주하게 되고 그러다 마침내 푹 절여진 그것들과 안녕을 고하게 된다.


총 20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도연이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삶의 중심이 흔들릴 만큼 큰일을 겪고 난 이후에 서서히 회복해 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냄으로써 독자들로 하여금 공감과 깨달음을 이끌어 낸다.


사람들은 누구나 어제와 같은 오늘, 오늘과 같은 내일이 될 거라고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하지만 살다 보면 예상치 못한 인생의 고난이 눈 깜짝할 새 찾아와 삶을 뒤흔들어 놓고 언제 그랬냐는 듯 저만치 사라진다.


이후 만신창이가 된 몸과 마음 상태로 우리는 한동안 무게중심을 잃고 비틀거리며 매일을 살아가게 된다. 그러다 시간의 힘을 빌려 회복하는 사람들도 있고, 특정 계기를 통해 조금 더 빠르게 다시 정상궤도에 오르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 책에서는 그런 일련의 과정을 담아내며 '나만 겪는 일'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겪는 시기, 방법, 이를 극복해 내는 과정은 사람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사람들을 가만히 관찰하다 보면 비단 나만 겪고 있는 일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공교롭게도 주인공인 도연의 직업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직업이라 더 그것을 확실히 알 수 있는데,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또 다른 비극적 이야기를 관조적으로 바라보며 내 삶과 내 안의 슬픔을 다시금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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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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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도연

-과거 병원에서 임상심리사로 일했음

-언니의 사망으로 충격을 받은 후 정신과 치료 중 퇴사

-이후 법원에서 가사조사관으로 근무 중



■도연의 언니

-간호사

-도연에게는 둘도 없는 다정한 언니였음

-이직한지 채 1년도 되지 않아 우울증과 직장 괴롭힘으로 자살

-가족에게도 알리지 않은 채 홀로 모든 것을 끌어안고 있었음

-사망 후 남겨진 일기장에는 도연을 향해 '열심히 말고, 그냥 살아'라는 유언이 남겨져 있었음



■무헌

-공무원

-친구 소개로 만난 도연의 전 남자친구

-도연의 정신과 치료와 입원을 견디지 못하고 먼저 이별을 통보



■시재

-고등학생

-엄마의 성씨 개명 요청으로 조사를 받다가 도연과 개인적으로 친분을 쌓게 됨.



<법원>

■동옥

-가사조사관 중 연차가 가장 높음


■영신

-동옥 다음 연차


■선이

-도연과 입사 동기



<병원>

■민 교수

-대학병원에서 임상심리사로 근무할 때 도연과 인연이 닿아 도움을 준 사람


■이지원

-정신병원 임상심리사 중 연차가 가장 높음

-심리평가와 상담 슈퍼비전을 진행

-도연이 일적으로 만난 사람과는 마음을 절대 주고받지 않으리라 결심을 굳히게 만든 사람


■유림

-법원 입사 전 정신과 병원에서 함께 일했던 동료 중 한 명


■우진

-도연이 대학병원에서 임상 심리 수련을 받을 때 레지던트 2년 차 의사

-법원에서 우연히 다시 도연과 만나게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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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살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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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 아버지에게 늘 최선을 다해서 살라는 말을 듣고 자란 도연과 도연의 언니는 그 말을 지키며 살려고 늘 노력한다. 그러던 어느 날 늘 다정다감했던 언니가 자살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사유는 우울증과 직장 괴롭힘으로 이직한 직장에서 홀로 견디다 못해 결국 자살을 선택한 것이다. 이 일로 깊은 슬픔과 고통에 빠진 도연은 언니가 남긴 일기장의 유언대로 열심히 말고, 그냥 살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이미 몸과 마음은 만신창이가 되었고, 스스로 자신의 상태를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로 심각한 상태에 이르게 된다. 이때 민 교수가 건넨 도움으로 심리치료를 시작하게 된다.


하지만 초반에는 좀처럼 회복이 되지 않아 결국 임상심리사로 근무하던 병원에는 사직서를 제출하게 되고, 전문 상담사에게 심리치료를 받게 된다. 몸이 내 맘처럼 움직이지 않을 때면 병원을 찾아가 약을 처방받았고, 그러다 우울증과 불면증으로 일상이 어려워지면서 일주일간 입원치료도 받게 된다.


그렇게 약 1년 동안 치료를 받으며 천천히, 조금씩 회복되어갈 때쯤 이 상황을 도연보다 더 못 견뎌하던 남자친구 무헌은 결국 이별을 고하게 된다.


이후 시간이 지나 다시 일상을 회복하기 위해 도연은 가사조사관으로 취직하게 된다. 그리고 이때부터는 앞서 언니의 유언처럼 열심히 말고, 그냥 살기 위해 적당히 관망하는 자세로 일상을 살아간다.


그렇게 모든 것에 무감각하게 살아가던 도연은 자신의 상처마저 뒤로 미뤄두게 되고 그것만이 자신을 지키는 일이라고 생각하며 살아가게 된다.


그러다 직업 특성상 여러 인간 군상을 마주하게 되면서, 삶과 사람, 관계, 상처 등에 대해 면밀히 관찰하게 되면서 다시금 꼭꼭 숨겨둔 자신의 상처를 돌아보는 계기를 갖게 된다.


그러면서 자신뿐만 아니라 사람들 모두 자신만의 고통을 안고 살아가고 있으며, 저마다의 방법으로 그것을 극복하며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되면서, 나만 그런 게 아니라는 안도와 위로를 받게 된다.


여기에 더해 서로가 서로의 사소한 아픔을 알아주고 보듬어 줌으로써 살아갈 힘을 얻을 수 있다는 깨달음을 얻게 되면서 도연히 서서히 자신만의 꽃을 틔울 준비를 시작한다. 그렇게 도연의 성장과 다음 행보가 기대되는 내용으로 끝을 맺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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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 깊었던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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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때문에 이혼하지 않는다는 것도, 아이를 위해서 이혼한다는 것도, 모든 게 아이를 위한 선택이라는 것도, 사실은 이혼이라는 문제에 직면하기 두려워 방패로 삼은 말인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아이는 늘 어른들을 용서한다. 나쁜 부모조차 세상에 기댈 곳은 그들밖에 없으니까.

2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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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아픈 말이면서 상당히 공감 갔던 말 중 하나다. 어른들이 싸우는 이유, 헤어지는 이유를 이야기할 때면 늘 아이들의 이름을 들먹거린다.


정작 숨겨진 이유는 따로 있으면서 가장 쉬운 핑계를 대는 것이다. 따지고 보면 문제를 대면할 용기가 없거나 자신의 입으로 내뱉고 싶지 않아서 아이들을 방패로 삼으면서 양심도 없이 그렇게 둘러대곤 하는 것이다.


하지만 아이들은 이 모든 것을 오감으로 느끼면서도 그저 그런 부모를 용서한다. 자신들이 기댈 수 있는 유일한 언덕이 부모들밖에 없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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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선생은 잘 해왔고 지금도 잘하고 있어요. 그걸 의심하지 말아요. 그 생각이 흔들릴 때면 전화해요. 내가 매번 얘기해 줄게요."

2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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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마음을 나눌 만큼 친분이 두터운 사이는 아니었지만, 민 교수는 그 누구보다 민감하게 도연의 상태를 캐치했고 직접적인 도움까지 주었다.


여기에 더해 자존감이 바닥까지 떨어져 있을 도연에게 '잘해왔고 지금도 잘하고 있다'라며 진심 어린 위로와 용기를 전한다. 한술 더 떠 그런 자신에 대한 믿음이 흔들릴 때면 언제든 전화하라며 다독이고 격려해 준다.


도연처럼, 도연의 언니에게도 이런 말을 건네줄 사람이 있었다면, 아마 도연의 언니는 지금쯤 살아있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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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와 엄마의 사랑, 나와 할머니의 사랑만 생각해요."

"그게 분리가 돼?"

"내 사랑의 형태는 내가 만드는 거고 각자 기대하는 게 다르다는 걸 알면."

(...)

"언니는 사랑이 너무 큰 거 아니에요? 언니가 기대하는 사랑이 너무 크고 훌륭한 모습이어서 작게 반짝이는 것은 초라해 보이는 거 아닐까?"

79~8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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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괴로움을 느끼는 절반의 이유는 아마도 내 몫이 아닌 타인의 마음까지 쟁취하려고 해서는 아닐까? 여기에 더해 또 다른 절반의 이유는 아마도 기대하는 바가 너무 커서는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내 몫의 내 마음은 챙기되, 각자의 몫은 알아서 챙기게 그냥 내버려 두자. 타인이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행동하건 그건 그 사람만의 몫이다.


그리고 크고 대단하지 않아도 주변에 작게 반짝이는 소중한 일상이 너무 많다는 것을 깨달았으면 좋겠다. 현재의 우리를 살게 하는 힘은 결국 그 작고 소중한 행복 덕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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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연은 내팽개쳐진 자신을 그대로 둘 수 없었다. 해진 마음을 끌어안으며 다짐했다. 누군가의 말에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겠다고, 일로 만난 사람에게 마음 따위 주지 않겠다고, 다른 사람에게 나의 어떤 것도 맡기지 않겠다고, 쉽지 않은 사람이 되겠다고, 참지 않겠다고, 무엇보다 나 자신을 지키겠다고.

11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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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생활을 하면서 한 번쯤 크게 마음을 다쳐본 사람이라면 도연의 이 심정을 백분 이해할 것이다. 나 역시 도연의 이 다짐과 결심을 너무 이해하는 사람 중 하나로, 그래서 더 심적으로 많이 공감했던 소설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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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집 근처를 산책하다가 나란히 서 있는 벚나무가 예뻐서 한참 봤거든. 한 나무에는 꽃이 다 열렸는데 다른 한 그루에는 봉오리만 있는 거야.

(...)

그런데 비가 막 쏟아지던 날 꽃잎이 다 떨어졌는데 비 그치고 나니까 그 나무 혼자 꽃을 피우더라."

(...)

"그러니까 언젠가 피긴 펴. 때가 되면."

134~13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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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가 되면 언젠가 피긴 핀다는 이 말을 꼭 마음에 새겨두었으면 좋겠다. 각자 꽃이 피는 시기가 다르고, 늦게 필수도 빨리 필수도 있으니 남과 비교하기보다 나만의 속도로 꽃을 피워보면 어떨까?


가끔 조급증이 일 때도 있겠지만,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내 일상과 내 삶에 더 집중하며 살아가다 보면 언젠가 나만의 꽃은 반드시 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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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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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연의 상처와 내면에 집중하며 읽다 보니 어느새 그것은 내 삶과 맞닿아 있었다. 살다 보면 누구나 크고 작은 상처와 불안을 겪기 마련이고, 사람들은 저마다의 방법으로 그 상처를 해소한다.(아니 해소한 것처럼 보인다)


어떤 이들은 아무도 볼 수 없는 곳에 꽁꽁 감춰두는 방식으로, 또 어떤 이들은 별것 아닌 양 떠들어대면서 흘려버리고, 또 다른 이들은 작은 것도 서로 보듬어주면서 그렇게 불안을 잠재운다.


도연과 도연의 언니는 어릴 때부터 아버지로부터 들었던 늘 최선을 다해서 살라는 말에 매몰되어 정작 자신은 돌보지 못하며 살았다.


최선을 다해서 사는 것에 자신을 돌보는 것도 포함되어 있었으면 참 좋았을 텐데 너무 아쉽고 또 아쉬운 부분이다. 하지만 그런 한편 또 공감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 역시 그런 말을 들으며 자랐고, 또 그렇게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재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은 정신적 육체적으로 많이 아프고, 그럼에도 아픈 것을 숨기며 꾸역꾸역 살아가고 있다.


이 책에는 수많은 인간 군상이 등장하는데, 우리 사회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악덕 캐릭터들이 많아 읽으면서 여러 번 주먹을 불끈 쥐게 만들었다.


갑질하는 사람, 약점을 이용하는 사람, 틈을 비집고 자신의 이익을 도모하는 사람, 집단으로 약자를 괴롭히는 사람, 뒤에서 헐뜯는 사람 등등.


그런 한편 그 속에서 자신만의 중심을 잡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함께 지켜보면서 삶을 방향성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됐다.


처음에는 '어떻게 저럴 수 있을까?', '왜 저렇게 아무렇지 않을까?' 내심 궁금했는데, 후반부에 가면서 그들의 사정 또한 이해할 수 있었다.


도연은 언니의 일을 시작으로 남자친구, 그리고 직장에까지 우울과 불안의 일들이 스며든다. 그래서 어떤 것이든 마음을 주지 않기로 마음먹고 관망하는 자세로 거리를 두고 모든 것을 대하려 노력한다.


그러다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부딪히면서 점차 사사로운 것들을 소중히 여기고 지켜나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되면서 점차 마음의 빗장을 풀 용기를 갖게 된다. 그렇게 마침내 불안하고 상처로 가득했던 과거와 안녕을 고하게 된다.


우리 역시 살다 보면 도연처럼 크고 작은 상처와 마주하게 될 것이다. 그럴 때 나를 진심으로 믿어주고, 내 감정과 내 몫에 더 집중해 보면 어떨까?


그렇게 천천히 '지금'에 집중하다 보면 언젠가 드리워진 어둠은 걷히고 내가 꿈꾸는 삶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도연이 그랬듯 우리 역시 그리되리라 나는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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