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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답게 살고 있습니다 - 수짱의 인생 ㅣ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박정임 옮김 / 이봄 / 2020년 3월
평점 :
생각보다 술술 읽히는 마스다 미리의 책이 은근히 매력 있어 도서관에서 다른 책도 대여해 보았다. 이번에는 <나답게 살고 있습니다>라는 책으로, 앞서 읽었던 <누구나의 일생>에서 큰 깨달음을 얻고, 이번에는 앞뒤 모두를 살펴본 후 읽기 시작했다. 이번에도 역시 뒤가 앞이고, 앞이 뒤인 상황!
표지가 너덜너덜해 솔직히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지만, 얼른 읽고 반납하자는 생각에 일단 책을 펼쳐들었다. 이번에도 역시 페이지는 술술 넘어갔고, 생각보다 공감 가는 포인트가 많아 다른 책이 더 읽어보고 싶어졌다.
마스다 미리의 만화를 읽다 보니, 은근히 병렬 독서하기 딱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렵거나 페이지가 잘 넘어가지 않는 책이랑 잘 매치해서 읽으면, 뭔가 힐링 되고 공감까지 할 수 있는 책이란 느낌이 든달까?
이번 책은 주인공 수짱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으로, 소개 글을 살펴보니 시리즈물로 있는 책인듯하다. 수짱시리즈는 처음이지만, 읽어보니 중간에 끼어들어 읽어도 괜찮은 시리즈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주요 내용들은 '특별한' 뭔가를 다루고 있기보다 우리 일상 속에 있는 고민, 생각, 상황들에 대한 일들을 잔잔하게 풀어냈는데 공감 가는 내용들이 많아 '나만 그런 건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번 시리즈에서 수짱은 마흔 살에 접어들게 되는데, 그때쯤 으레 한 번쯤 하게 되는 나이, 미래, 건강, 부모님, 취향, 결혼, 연애 등에 대한 내용들을 담고 있어 '맞아맞아'를 속으로 연발하며 읽게 되었던 것 같다.
살아가면서 우리가 하는 고민이나 불안 등을 혼자 끌어안고 있기보다 이런 책을 통해서 함께 소통하고 공감하며 풀어가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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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등장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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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짱
-마흔 살
-어린이집에서 3년째 조리사로 근무 중
-혼자 살고 있는 여성
■사와코
-마흔다섯 살
-22년째 한 직장에서 근속 중
-혼자 살고 있는 여성
-대출은 받았지만 작은 멘션을 소유 중
■쓰치다
-서른여섯 살
-서점 직원으로 일한 지 13년째
-아내와 아이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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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갔던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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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태위태해
내 발밑.
한번 줄에서 떨어지면
아마, 더 이상
2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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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이런 생각 한 번도 안 해본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내 발밑이 위태위태해서 언제든 떨어지면 그대로 인생 끝날 것 같은 느낌.
22년째 한 직장에서 근무 중인 사와코는 마흔다섯 살, 곧 오십을 바라보면서 문득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
홀로 사는 여성의 입장에서 여성으로서도 직장인으로서도 뭔가 끝난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되면서 일상에 작은 회의감을 느끼게 된다.
그러면서 현재 자신의 상황이 뭔가 위태위태하다고 느끼고 있는듯하다. 이러다가 불현듯 더 큰일이 발생하면 우리는 또다시 현재의 기분은 잊고 더 큰일을 수습하느라 정신없이 '오늘'을 보내고는 한다.
사와코도 그랬다. 삼자의 입장에서 상황을 지켜보니, '사는 게 다 그런가 보다' 하고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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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지금 내 고민은 뭐지?
그렇게 물어보면 바로 떠오르는 것이 없어서,
어쩌면 그건 고민이 아니라 막연한 불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4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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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잘하게 고민은 많은 것 같은데, 막상 '지금 내 고민이 뭐지?'하고 물으면 딱히 또 떠오르는 건 없는듯하다.
고민이라고 말하기에는 별것 아닌 것 같고, 또 어찌어찌 넘기다 보면 고민이 아니게 될 때도 있어서 더 그런듯하다.
그런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다 보면 문득 '이건 고민이 아니라 불안인가'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는데 그런 심정적 상황을 잘 풀어낸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어 남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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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이 넘어서면서 많이 또 자주 겪게 되는 일들을 에피소드처럼 엮어 만화로 구성한 이번 편은 읽으면서 일상 속 공감 가는 내용들이 정말 많았다.
부모님의 병환과 사망, 미래에 대한 불안, 가까운 이들의 병원행, 새로운 취향과 취미를 찾는 일, 직장에 대한 회의감, 연애와 결혼, 여성으로서의 매력에 대한 부분 등등.
페이지는 금방금방 넘어가는데, 마음과 머릿속은 그만큼 더 바빠지는 느낌이랄까? 읽으면서 혼자 마음속으로 추임새도 넣어보고, 고개도 끄덕여보면서 다들 이런 과정을 거치는가 보다 하고 공감과 위로를 얻게 되었다.
문득 '나만 그런가'하는 생각이 든다면 이 책의 시리즈를 통해 (참고로 시리즈물이 나이대별로 출판되고 있는듯하다) 나만 그런 게 아니라는 것을 확인해 보면 어떨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