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의 일생 - 오늘이 소중한 이야기 (양장본), 2024년 데즈카 오사무 문화상 단편상 수상작 오늘을 산다 1
마스다 미리 지음, 박정임 옮김 / 새의노래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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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평범한 일상에 있다는 것을 일깨워 주는 책!"



이 책을 집어 들고 첫 페이지를 읽는 순간 이상함을 감지하게 된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읽던 방향으로 읽었는데 도통 내용이 연결이 안 되는 거다.


그래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책을 반대로 집어 들고 다시 펼치는 순간 정답을 알아차렸다. 이 책은 뒤가 앞이고, 앞이 뒤였던 것이다. 어쩐지 쉽게 쓰인 만화인데 내용이 너무 연결이 안 된다 했다.


그렇게 앉은 자리에서 한 권을 뚝딱 읽어 내려갔다. 너무 평범한 소재와 일상을 담고 있지만, 그 속에 우리의 삶과 죽음이 스며들어 있었다.


총 21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코로나 시기를 배경으로 낮에는 도넛 가게에서 알바를 하고, 밤에는 만화가로 생활하고 있는 하시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하시다는 쓰유쿠사 나쓰코라는 필명으로 만화를 그려 온라인에 게재하고 있는데, 일상에서 겪은 에피소드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그런데 내용을 살펴보면, 현실에서 미처 이루지 못한 일들을 만화를 통해 실현하는 형태를 띠고 있다. 아마도 만화를 통해 대리만족을 하고 있었던 것이 아니었나 싶다.


각 에피소드는 '차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듯이 우리 일상에서 흔하게 보는 평범한 소재를 담고 있는데, 그래서 더 마지막이 찡하게 다가왔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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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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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시다네 가족 구성원은 원래 네 명이었는데, 엄마가 돌아가신 이후 현재는 아버지와 단둘이 살고 있다. 언니는 결혼 후 따로 살고 있는 상황으로, 가끔 언니가 집에 들르긴 하지만 집은 어딘가 모르게 적막한 느낌이다.


아버지와 하시다는 적막한 생활 속에서도 일상을 살아내려 각자 나름대로 방법을 찾아 나선다. 아버지는 하시다가 도넛 가게에서 알바를 하는 동안 의자에서 잠을 청하는 것으로 시간을 보내고, 하시다는 저녁시간에 만화를 그리는 것으로 스스로 위안의 시간을 가진다.


또 아버지는 엄마가 살아계실 때 한 번도 하지 않던 식사 준비를 아침저녁으로 함으로써 딸에게 엄마의 빈자리를 크게 보이지 않게 해주려 노력한다.


그렇게 너무 평범한 하루하루를 보내던 어느 날, 하시다는 동물을 주제로 한 만화를 그려 연재해 보자는 제안을 받게 되고 매일 고심하며 만화를 그려나간다.


그러다가 어느 날 갑자기 그녀는 만화를 그리다 죽은 채로 발견되고, 언니는 동생이 그린 만화를 엮어 소책자로 만들어 지인들에게 비매품으로 나눠준다.


하시다의 죽음 소식과 함께 소책자를 건네받은 지인들은 그녀의 만화를 통해 일상의 소중함과 더불어 새로운 깨달음을 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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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 깊게 다가왔던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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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전과 읽은 후 내 세계의 질량이 조금 달라진 것 같아.

25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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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무상'이라는 말이 있다. 세상에 존재하는 것은 덧없이 사라진다는 말이다. 누구나 죽고, 만물은 쉴 새 없이 변화한다.


이 사실을 우리 모두 너무 잘 알고 있지만, 그냥 알고 있는 것과 진정으로 깨닫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다. 하시다의 죽음으로 인해 그녀를 알던 주변 사람들은 어쩌면 '인생무상'을 경험했을지도 모르겠다.


특히나 우리가 쉽게 지나쳐갔던 별것 아닌 현실의 상황들을 긍정적 방향으로 전환시키는 하시다의 만화를 읽어본 사람이라면, 평범한 일상을 더 소중히 생각하게 되지 않았을까 싶다.


누구나 어느 날 갑자기 이토록 허무하게 죽을 수 있다. 그렇기에 하시다가 그린 만화 속 일상이 더없이 소중하고 행복하게 다가오는 것이 아닐까? 때문에 그녀의 만화를 본 지인 중 한 명이 위와 같은 말을 하게 된 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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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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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읽게 된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우리가 일상을 너무 무덤덤하게 지나쳤구나 깨닫게 된다. 그러다가 '아 이건 아닌데'하는 생각과 동시에 행복은 결국 우리가 매일 살아가는 '일상' 속에 있구나 느끼게 된다.


특히 코로나 시기를 지나온 우리들이라면, 그토록 아무렇지 않게 넘겼던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 기억할 것이다.


만약 잠시 잊었다면, 오늘, 지금 이 순간부터 다시 마음을 다잡기 바란다. 당연한 듯 올 거라고 예상했던 내일이 오지 않을 수도 있기에, 지금의 일상을 더 누리며 살아가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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