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사탕 제조법 - 미니북(112*155mm) 백희나 그림책
백희나 지음 / Storybowl(스토리보울)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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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자주 눈에 띄던 그림책이 하나 있는데 바로 <알사탕 제조법>이다. 알사탕 제조법이라는 제목부터 어딘가 호기심을 자극해 '언젠가 꼭 한번 읽어봐야지'하고 마음먹고 있었는데, 이번에 드디어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을 본 첫 느낌은 '귀엽다'였는데, 손바닥만 한 책 사이즈에, 어딘가 모르게 귀여운 이미지로 다가오는 할아버지의 모습 때문이었다.


대체 알사탕에는 어떤 비밀이 있는 걸까?



먼저, 읽고 난 소감을 먼저 이야기해보자면 알사탕 제조법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지만 전혀 예측할 수 없는 형태로 전개된다. 그래서 더 흥미롭게 다가온다.


그림책이지만, '아이'보다는 '어른이들'에게 더 적합한 책이라는 느낌이 팍팍 든다. 동심을 잃어버린 어른이들에게 동심도 일깨워 주고 또 맑은 마음도 다시 되찾을 수 있도록 해준다.


제조법을 살펴보면 나름대로의 변형이나 응용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중요한 내용은 하단에 작게 표기된 주석에서 확인해 볼 수 있는데, 조건이 은근히 까다롭다.


마음의 소리를 들려주는 신비한 알사탕 제조법이니 어느 정도는 감수해야 할 필요도 있는 듯하다. 만약 어린이 일 때 알사탕 제조에 실패했다면, 67세가 되었을 때 또 기회가 있으니 너무 상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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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사탕 활용 시 주의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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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깨끗한 자만이 만들 수 있으며, 마음이 깨끗한 자만이 알사탕의 효능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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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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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물 800ml

●커다란 냄비(뚜껑이 잘 닫히는 것으로 준비)

●깨끗한 명주 보자기

●말이 잘 통하는 친구(몸집이 작을수록 좋다)

●자명종(소리가 너무 크지 않은 것)

●재미있는 책 한 권

●빨대

●쟁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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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를 보고 좀 의아했던 부분이 있는데, 바로 '말이 잘 통하는 친구'와 '재미있는 책 한 권'이었다.


이건 대체 어디에 쓰는 물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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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드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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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조용한 밤이 오길 기다린다

(별이 총총히 뜬 맑은 날씨일 것)


2. 다음의 동작을 한다.

(6가지 요가 동작)


3. 따끈한 물로 목욕한다.


4. 가지고 있는 잠옷 중, 가장 편안한 옷을 입는다.

(옷 태그는 다 제거하는 편이 좋다)


5. 커다란 냄비에 맑은 물을 담는다.


6. 옥상이나 베란다 같이 집에서 가장 높고 트인 곳으로 간다.


7. 별이 제대로 반짝거리는지 확인한다.

(흐린 별은 소리를 약하게 만드니 주의할 것)


8. 별이 냄비 속에 잘 떠오르도록 냄비 손잡이를 잡고 각도를 조절한다.


9. 별빛이 최고로 빛을 발하는 순간, 재빨리 뚜껑을 덮는다.


10. 준비해 둔 명주 보자기로 잘 싼다. 꽁꽁 잘 싼다.


11. 친구에게 부탁하여 냄비 위를 누르도록 한다.

(되도록 가벼운 몸집의 친구가 편하다. 그러나 제일 중요한 것은 말이 잘 통하는 친구라는 것을 기억하자)


12. 자명종을 7분으로 맞추고, 미리 준비해 둔 책을 읽는다.

(책은 작은 목소리로 나긋나긋하게 읽는다. 재미있는 책일수록 효과가 좋다)


13. 자명종이 울리면 냄비를 조심조심 부엌으로 옮긴다.


14. 뚜껑을 열고 별빛 우린 물이 적당히 끈적끈적 해졌는지 확인한다.


15. 빨대를 이용하여 비눗방울을 분다.

(너무 크게 불지 않도록 주의한다. 지나치게 큰 사탕은 빨아먹기 힘들다. 비눗방울은 터질 때 기침소리가 날 것이다. 놀랄 필요 없다)


16. 비눗방울들을 쟁반 위에 올려놓고, 잠을 푹 잔다.


17. 아침에 일어나면, 알록달록한 알사탕이 완성되어 있을 것이다.

맑은 마음으로 만든 알사탕이 맑은 소리를 들려줄 것이다.

(알사탕 제조에 실패한 어린이는 67세가 되었을 때 다시 시도해 보기 바란다. 단, 이 책에 실린 요가 동작을 매일매일 수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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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드는 방법을 살펴보면, 일단 목욕재계를 한 후 가장 편안한 상태에서 알사탕 제조가 시작됨을 알 수 있다. 조건을 살펴보면 별이 총총 뜬 맑은 날, 별이 최고로 반짝일 때, 재미있는 책을 들려주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재미있는 책 대신에, 별과 어울리는 좋은 음악을 7분 동안 들려주는 방법을 활용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가장 어려운 것은 말이 통하는 가벼운 몸집의 친구를 구하는 일로, 재료 준비에서 가장 궁금했던 부분의 해답이 바로 여기에 있었다.


이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친구를 미리 알고 있지 않다면, 알사탕 제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67세까지 그런 친구를 사귈 수 있도록 노력해 보자. 더불어 2번에서 언급한 6가지 요가 동작도 매일 빼먹지 말고 실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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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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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알사탕도 맛있는데, 간절한 마음의 소리까지 듣게 해주는 알사탕이라니 당연히 시선이 갈 수밖에 없다. 거기다가 레시피를 살펴보니, 가장 좋은 재료만을 엄선해서 만든 최고급 알사탕이다.


문방구 할아버지가 직접 만들어서 파는 알사탕이라는데, 대체 이 문방구는 어디에 있는 걸까?


이 알사탕을 만나게 된다면 알사탕의 효능을 통해 내 마음이 깨끗한지 아닌지를 역으로 검증해 봐도 좋겠다.


가끔 이런 상상조차 하지 못할 그림책이나 이야기책을 만나면 나도 모르게 신이 난다. 잠시 현실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상을 상상하고 그려나가며 마음껏 자유를 꿈꿀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 답답한 하루를 보냈다면, 이 책을 통해 새로운 미지의 세계로 잠시 여행을 떠나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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