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아름다운 시 마음을 다해 쓰는 글씨, 나만의 필사책
윤동주 외 지음 / 마음시선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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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록새록 떠오르는 추억의 시들"


필사책을 여럿 만나봤지만, 한국의 유명한 시를 테마로 한 필사책은 처음인 듯하다. 참신하고 기발한 아이디어에 박수가 절로 나온다.

책의 표지나 내지의 디자인도 한국적인 느낌이 물씬 풍겨 외국인 친구나 필사를 즐겨 하는 이에게 선물하기 딱 좋은 책이 아닐까 한다.

중고등학교 때 시험을 위해 만났던 어렵게만 느껴졌던 시가, 읽고 감상하고 쓰면서 이렇게 반갑게 다가올 수도 있구나 새삼 깨닫게 된다.

종국에는 흥얼거리기도 했는데, 특히 노래로 만들어졌던 <진달래꽃>, <엄마야 누나야>와 같은 시가 그러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시인 7명의 아름다운 시를 읽고 필사할 수 있는 책이다. 특히 이들은 조국을 위한 마음을 한껏 담은 시인으로도 유명한데, 그래서인지 당시의 아픔과 시대적 배경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시간이 지나서 다시 과거 그때의 그 시를 접하니, 학창 시절과는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아마도 어떤 목적을 위해서 시를 접하고 쓰는 게 아니라, 순전히 시 자체를 즐길 수 있는 상황이라 그런 것이 아닐까 싶다.

마지막에는 각 시를 더 깊이 이해하고 생각할 수 있는 질문들이 준비되어 있는데, 시를 읽고 이 질문들에 답하며 다른 관점으로 다가가 보는 것도 시를 음미하는 또 다른 방법이 되지 않을까 한다.

아직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따사로운 가을날이 떠나가기 전에, 의미 있는 시를 읽고, 쓰고, 감상하고, 질문에 답하며 시를 마음에 담아보면 어떨까 한다. 더불어 아날로그 감성을 더해 색이 고운 나뭇잎 한두 장 끼워 넣어 말려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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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대표하는 7명의 시인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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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1917~1945)
-윤동주는 일제강점기 한국의 저항 시인으로, 조국의 독립과 민족의 자유를 갈망하며 시를 통해 자신의 신념을 표현했다.
-만주 북간도에서 태어난 그는 한국의 독립운동이 활발하던 환경에서 성장했다.
-광복을 앞둔 1945년 2월, 젊은 나이에 옥사했다. 그의 죽음은 일제의 잔혹함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고, 이후 그의 시는 한국 문학사에서 저항과 순수한 예술적 혼을 상징하는 작품으로 자리매김했다.


■김소월(1902~1934)
-김소월은 한국을 대표적인 서정 시인으로, 본명은 김정식이다.
-김소월의 시는 주로 민요적 리듬과 토속적 언어를 사용하여 전통적인 정서를 표현하며 <진달래꽃>, <산유화>, <초혼> 등이 그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김소월의 시 세계는 단순한 서정성을 넘어, 일제강점기라는 시대적 상황 속에서 한국인의 상실감과 슬픔을 대변하는 역할을 했다.
-그의 시는 민족적 애환과 함께 자연과 인간의 내면을 아름답게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1934년 32세의 젊은 나이에 생을 마쳤다.


■한용운(1879-1944)
-한용운은 일제강점기 한국의 독립운동가이자 저항 시인, 불교 승려이다.
-1919년 3.1운동 당시 민족대표 33인 중 한 사람으로 참여하여 독립선언서에 서명했고, 이로 인해 체포되어 3년간 옥고를 치렀으나 그의 투지는 꺾이지 않았다.
-한용운의 시는 조국의 독립을 염원하는 강렬한 감정과 불굴의 의지를 담고 있으며 그의 대표작 <님의 침묵>은 이러한 저항 의식을 잘 보여준다.
-그는 일제의 강압 속에서도 민족의 자주성과 독립을 위해 평생을 헌신했고 1944년 6월, 서울 성북동에서 생을 마감했다.


■정지용(1902-1950)
-정지용은 한국의 대표적인 서정 시인으로, 서정적인 감수성과 탁월한 언어 감각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일본 교토의 도시샤 대학에서 영문학을 공부하면서 서구 문학의 영향을 받아 한국어의 아름다움을 새로운 방식으로 탐구했다.
-정지용은 일제강점기와 해방 이후의 혼란스러운 시대를 거치면서도 순수 문학의 가치를 지키며 한국 시문학의 발전에 기여했다.
-한국전쟁 중 실종되어 사망 장소와 시기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으나, 1950년 9월 납북 과정에서 미군의 폭격으로 사망했다는 내용의 기사가 발표된 적이 있다.


■김영랑(1903-1950)
-김영랑은 일제강점기 한국의 시인이자 독립운동가로, 본명은 김윤식이다.
-1920년대 말 순수 서정시를 추구하는 '시문학파'의 일원으로 활동하며 한국 현대 시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독립운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는데, 1930년대 중반부터 항일 운동에 가담하여 일제의 식민 통치에 저항했으며 이로 인해 여러 차례 투옥되기도 했다.
-1950년 한국전쟁 중 포탄 파편을 맞아 사망했다.
-김영랑은 민족의 아픔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담아낸 시인으로 기억되고 있다.


■이육사(1904-1944)
-이육사는 일제강점기 대표적인 저항 시인이자 독립운동가로, 본명은 이원록이다.
-그는 평생을 독립을 위해 싸우며 문학과 투쟁을 결합한 독특한 행보를 보였다.
-그의 시는 강렬한 저항정신과 민족의식을 담고 있으며, 대표작인 <광야>, <청포도>, <절정> 등은 고난의 시대 속에서 자유와 독립을 향한 열망을 그려낸다.
-이육사는 여러 차례 투옥되었고, 마지막으로 체포된 후 1944년 북경의 감옥에서 생을 마감했다.


■이상(1910-1937)
-이상은 한국 현대문학사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시인이자 소설가로, 본명은 김해경이다.
-이상의 작품은 복잡한 상징과 이미지, 파격적인 형식으로 독자들에게 충격을 준다.
-현실의 부조리와 인간의 내면을 탐구하며, 자신만의 독창적인 문학 세계를 구축했으나 병약한 몸과 경제적 어려움, 정신적 고뇌 속에서 폐결핵으로 짧은 생애를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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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 자세히 들여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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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눈>Q. 시인은 눈을 '덮어주는 이불'이라고 표현합니다. 여러분은 눈이 내릴 때 어떤 느낌이 드나요? 만약 이불처럼 따뜻하게 누군가를 덮어줄 수 있다면, 누구를 덮어주고 싶나요?

A. 눈이 내리는 모습을 볼 때면 하얀 설탕가루를 뿌리는 듯한 느낌이 들고는 한다. 더럽고 추악한 것들을 하얗고 달콤한 것들로 덮어주는 느낌이랄까?

만약 누군가를 따뜻하게 덮어줄 수 있다면, 상처받은 이들이나 버림받은 이들에게 덮어주고 싶다. 상황에 따라 그게 나 자신이 될 수도 있을 것이고, 가까운 지인이나 혹은 모르는 누군가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김소월 <진달래꽃>Q. 시인은 진달래꽃을 길에 뿌려서 누군가를 배웅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만약 소중한 사람을 위해 꽃을 뿌린다면, 어떤 꽃을 뿌리고 싶나요?

A. 어떤 꽃이냐라기보다는 소중한 사람에게 어울리는 꽃을 뿌려주고 싶다. 그 기준은 꽃말이 될 수도 있고, 컬러가 될 수도 있고, 혹은 모양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한용운 <복종>Q. 시인은 '복종'이 다른 사람에게 순순히 따르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여러분은 누군가를 기꺼이 따르거나 도와준 적이 있나요? 그때 어떤 마음이었나요?

A. 기본적으로는 '복종'이라는 말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누군가를 따른다'는 개념으로 봤을 때는 순수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나 열정을 다하는 사람에게는 기꺼이 따르거나 도움을 주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보통 이럴 때는 찝찝함이나 마음속 갈등은 없다. 그저 개운하고 또 뿌듯함이 남을 뿐이다. 따르지만 오히려 고맙다는 느낌이 든달까?


정지용 <호수 1>Q. 시인은 호수를 바라보며 누군가를 떠올립니다. 여러분도 어떤 장소를 보며 특별한 사람이나 추억이 떠오른 적이 있나요?

A. 어릴 적 살던 장소, 어떤 물건을 볼 때면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이제는 영원히 기억 속에만 존재하는 사람.


김영랑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같이>Q. 시인은 돌담에 비치는 햇살을 보고 있습니다. 햇살이 따뜻하게 비추는 날에 어디에 가고 싶나요? 햇살을 받으며 놀거나 산책한 기억 중에 가장 즐거웠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A. 햇살이 좋은 날이면, 어디든 걷고 싶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든다. 이동이 가능한 상황이라면 보다 멀리, 안되는 상황이라면 가까운 공원이나 산을 걸으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기억에 남는 순간은, 최악의 날이었던 어느 날 제주도 올레길 코스를 걸으며 자연에 흠뻑 동화되었던 날을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덕분에 제주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걷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 일인지 깨달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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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들여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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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봄 물보다 깊으니라.
가을 산보다 높으니라.
달보다 빛나리라.
돌보다 굳으리라.
사랑을 묻는 이 있거든
이대로만 말하리.
-시인 한용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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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용운은 사랑에 대해 '깊고, 높고, 빛나고, 굳은 마음'을 사랑이라 말한다. 각자 사랑에 대한 정의는 제각각이겠지만, 이 네 가지 마음은 모두 같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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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창 1


유리에 차고 슬픈 것이 어른거린다.
열없이 붙어 서서 입김을 흐리우니
길들은 양 언 날개를 파닥거린다.
지우고 보고 지우고 보아도
새까만 밤이 밀려 나가고 밀려와 부딪치고
물먹은 별이, 반짝, 보석처럼 박힌다.
밤에 홀로 유리를 닦는 것은
외로운 황홀한 심사이어니,
고운 폐혈관이 찢어진 채로
아아, 너는 산새처럼 날아갔구나!
-시인 정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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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캄한 어둠이 드리운 밤에 투명한 창을 통해 밤하늘을 바라보는 것은 황홀하면서도 외로운 마음이 들게 만든다. 그래서인지 이 순간은 낭만적이면서도 어쩐지 쓸쓸함을 떠올리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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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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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수험공부로만 만났던 시였는데, 세월이 흐르고 이제는 아무 목적 없이 만나니 시가 다르게 보인다. 선생님이 일러주던 뜻과 의미, 상징이 아니라 내 식대로, 내 마음이 읽히는 대로 시를 바라보게 된다.

그래서인지 때론 어떤 단어에 꽂히기도 하고, 또 어떨 때는 시가 주는 분위기에 젖어들기도 한다. 일제강점기라는 우울하고 참혹한 시대적 배경 속에서 태어난 시임에도 불구하고, 따뜻하고 다정하게 다가온다.

독립을 위해 애쓰면서도 문학적인 외침을 놓지 않았던 이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우리가 있는 것이겠지! 고마운 마음을 담아 한 줄을 읽고, 감사한 마음을 담아 또 한 줄을 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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