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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게 참 어렵더라
송인창 지음 / 온화 / 2024년 10월
평점 :
"길을 헤매고 있는 이들에게 전하는 위로와 격려"
12년 동안 태권도란 꿈을 좇으며 수많은 도전과 실패를 반복한 저자는 현재 태권도를 그만두고 새로운 도전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고 말한다.
인생의 절반이 넘는 시간 동안 함께 한 태권도를 그만두고 미지의 세계에 발을 들인다는 것은 어떤 기분일까?
어쩌면 캄캄한 어둠 속을 걷고 있는 기분일 수도 있고, 아니면 막막한 기분에 어쩔 줄 모르는 기분이 들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럼에도 자신만의 길을 찾아 더듬더듬 나아가는 것이 인생이고, 또 삶이 아닐까 한다.
저자는 익숙함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으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얻은 지혜와 마음력에 대한 내용을 이 책에 담으며, 자신과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위로와 격려를 전한다.
총 3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짧은 산문 형태의 글로 저자가 도전과 실패를 반복하며 얻은 자신만의 지혜를 담백하게 담았다.
쉽게 쉽게 읽혀 출퇴근길이나 잠들기 전 틈새 시간을 활용해 읽기 적절한 책이다. 살아가다가 문득 방황하는 자신을 발견하거나 막막한 기분이 들 때 꺼내 읽으며 마음을 다스리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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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어도 좋다.
그 누구도 뭐라고 할 사람도 없고,
내 감정에 솔직하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니까.
눈물엔 기준이 없기에
힘들면 기대고,
슬프면 울고,
울분을 토해도 된다.
3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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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너무 힘든 순간이 오면, 참기보다 그냥 흘려보내보자. 때로는 움켜쥐고 있는 것보다, 흘려보내는 게 더 시원할 때가 있다.
누군가에게 눈물을 보이고 싶지 않다면, 나 홀로 머물 수 있는 공간에서 마음껏 눈물의 시간을 가져보자. 의외로 꽤 괜찮은 방법임을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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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착한 호구였다.
(...)
나는 무너지기 직전
벼랑 끝에서 단호해지기로 결심했다.
단단하지만 날카롭지는 않은 사람,
적절한 선이 있는 사람,
똑딱 소리를 내는 시계와 함께
매일 단단해지는 연습을 하기로 하자.
하나뿐인 소중한 '나'를 위해
착한 호구가 되지 않기를.
41~4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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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는 착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배웠는데, 막상 크면서 깨달은 것은 절대 착한 사람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점이었다. 타인으로부터 나에게 붙는 수식어에 '착한'이 붙는 순간, 나는 모두의 호구가 됨을 알아버렸기 때문이다.
나의 선한 의도와는 상관없다. 적어도 '착한'이 붙을 때는 그 대상자가 외부가 아닌 내부가 되어야 한다. 반대로 타인을 향할 때는 '적당한'이 붙으면 딱 좋다.
저자 또한 그걸 알아채고 쓴 글이 아닐까 싶다. 나만의 기준을 만들어 타인이 다가올 수 있는 적정선을 만들어보자. 그게 서로를 위한 가장 최선의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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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공간, 공기, 환경이 같아도
각각 다른 관점을 가지고 있다.
오직 본인만의 관점이고
나의 색깔인 것이다.
파란색이어도 좋고,
빨간색이어도 좋다.
색이 섞여도 좋고,
단색이어도 좋으니
나를 나타내는 색깔로
살아갔으면 한다.
어떤 색깔이든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아름다운 색깔이기에.
4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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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나만의 관점을 갖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떤 이들은 이것을 개성이라고 말하고 또 어떤 이들은 관심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뭐라고 불리던 그건 상관없다. 어떤 명칭으로 불리던 나만의 색깔, 나만의 관점, 나만의 중심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어떤 풍랑이 닥쳐와도 나만의 방식으로 헤쳐나갈 수 있다. 나를 상징하는 어떤 것이 있어야 수많은 꽃 중에서 나 역시 빛을 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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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머릿속을 가득 채우는 상념들로 인해 복잡함을 느낄 때가 있다. 그럴 때는 뭔가 단조로운 것들에 집중하면 종종 해소되는 경우가 있는데, 나는 이 책을 꺼내들어 읽는 시간을 가지면서 머릿속을 비웠다.
한꺼번에 너무 많은 일들을 처리하느라 뒤엉켜 버린 머릿속이 덕분에 차분하게 정리가 되었다. 조금 더 복잡했거나, 얼기설기 엉켜있는 스토리를 가진 책이었다면 아마 몇 장 읽지 못하고 이내 덮어버렸을 것이다.
하지만,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 자리를 지키며 책 한 권을 뚝딱 읽어 내릴 수 있었다. '그래 그땐 그랬지', '이럴 땐 이렇게 마음을 풀어내면 좋을 것 같아', '펑펑 울면서 한바탕 복잡한 속을 개운하게 게워내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이야' 하면서 한 장 한 장 넘겼다.
만약 무언가로 마음과 머릿속이 흔들리고 있다면 가벼이 읽을 수 있는 책 한 권으로 마음을 다독여보면 어떨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