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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의 자존감 수업 - 니체에게 배우는 나를 사랑하고 긍정하는 기술
사이토 다카시 지음, 황미숙 옮김 / 현대지성 / 2024년 7월
평점 :
"니체에게 배우는 진짜 나를 사랑하고 아껴주는 법!"
SNS의 발달로 자기애를 과시하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은 생각보다 쉽다. 그런데 그것을 두고 과연 진짜 자기애라고 말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특히 SNS를 통해 번져가는 자기애는 진짜 나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보다는 타인에게 자신의 부나 권력, 경제력 등을 과시하기 위한 목적이 더 크기 때문에 실속 없는 자기애라고도 볼 수 있다.
더군다나 실제 자기애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고 해도, 보통 과하게 드러내는 것을 보면 자기애라는 표현보다는 나르시시즘에 가까운 경우가 많아 진정한 자기애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나르시시즘 말고, 진정한 자기애를 구현하기 위한 기술과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니체가 거기에 대한 답을 주었다.
총 5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니체의 사상과 철학의 주요 개념들을 소개하며, 우리가 나 자신을 사랑하고 자존감을 높일 수 있는 쉽고 다양한 방법들을 전한다.
니체의 주요 개념들을 통해 저자는 오늘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나다운 모습으로 살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 노예가 아닌 주인의 모습으로 살아가기 위한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등을 짚어주며, 껍데기만 화려한 모습 말고, 진정으로 자신을 사랑하고 긍정하는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에서 자주 언급되는 니체의 책에도 관심이 많이 갔는데, 바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라는 책이다. 원문에는 과연 어떤 내용들이 담겨 있을지 궁금증과 호기심이 일어, 이 책은 추후 따로 읽어 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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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사랑하는 '기술'을 배우려면 어떤 훈련을 해야 할까요? 답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오늘도 내일도 매일매일 몇 번이고 자기 자신을 칭찬해 주면 됩니다. 칭찬의 포인트는 무엇이든 상관없습니다. 일단 다른 사람들의 평가는 제쳐둡시다.
(...)
저는 자화자찬을 적극 권장하지만 여기서도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갖지 못한 것에 매달리는 일입니다.
(...)
'나에겐 아무것도 없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발밑을 파서 자신의 숨겨진 재능을 발굴해야 합니다.
(...)
자신이 이미 소유하고 있는 것, 이미 하고 있는 일에 빛나는 무언가가 숨어 있을지 모릅니다. 깊이 파볼 가치가 충분합니다.
마지막으로 니체의 말 한마디를 더 소개하겠습니다.
일부러라도 그대들 자신을 믿는 것이 좋다!
그러지 않으면 어떻게 남들이 그대들을 믿겠는가!
자신을 믿지 못하는 자는 언제나 거짓을 꾸민다!
_니체 <니체 전집>
자신을 믿지 못하는 사람은 언제나 남에게 거짓된 자신을 연기할 수 밖에 없으므로 누구에게도 신뢰받을 수 없다는 말입니다. 자신을 사랑하면 사랑할수록 스스로를 믿을 수 있게 됩니다.
39~4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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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사랑하는 기술로 니체는 매일 나 자신을 칭찬해 주라고 말한다. 다만 주의할 점은,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미련을 가지지 말라고 전한다.
이미 내가 소유하고 있는 것, 거기에 의외로 숨겨진 보물이 있을 거라 말하며 깊이 더 깊이 파보라고 말한다.
여기에 더해 니체는 자기 자신을 사랑하면 사랑할수록 스스로를 믿을 수 있다고 말하는데, 어쩌면 핵심은 바로 이것이 아닐까 한다. 나 자신을 내가 믿는 것!
내가 나 자신을 믿어줘야 남도 나를 믿어준다. 그러니 지금부터는 나 자신에게 매일 칭찬을 아끼지 말자. 그렇게 나 자신을 사랑하다 보면 내 안에 스스로에 대한 굳건한 믿음의 뿌리가 자라날 것이다. 이 믿음의 뿌리는 나를 더 성장시키는 원동력이자 발판이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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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는 고독을 '안심하고 홀로 자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최고의 환경'이라고 말합니다.
(...)
만약 고독하다고 느낀다면 스스로에게 "나는 고독자가 아니라 단독자다"라고 말해줍시다. 기독교라는 거대한 권력에 홀로 맞선 단독자 니체를 떠올려보길 바랍니다. 마음 깊은 곳에서 힘과 용기가 솟아날 것입니다. 강인함은 단독자로 존재할 때만 생기는 법입니다.
68~7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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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적으로 '고독'을 부정적인 이미지로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실상 고독은 개개인에게 꼭 필요한 시간이자 쉼의 시간이다.
홀로 내면을 들여다보며 사색하고, 자유로울 수 있는 시간이 바로 고독의 시간인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부정적으로 다가온다면, 니체처럼 '고독자'가 아니라 '단독자'라고 생각해 보면 어떨까 한다.
내면의 힘을 키우는 유일한 방법은 '단독자'일 때 가능하다는 것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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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가 권하는 '멀리 있는 사람에 대한 사랑'은 무엇일까요?
'멀리 있는 사람에 대한 사랑'은 니체의 다른 글인 <별들의 우정>에도 표현되어 있습니다. 밤하늘에 빛나는 별들은 모두 독립적으로 빛납니다. 거리는 멀리 떨어져 있지만 서로의 존재는 빛날수록 더 분명히 인식됩니다.
'별들의 우정'이란 멀리 떨어져 있으면서도 서로의 빛을 흠모하고 긍정적인 자극을 주고받는 관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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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령, 중학교 시절의 친구 중에 10년, 20년 후 동창회에서 만나거나 SNS로 재회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지금은 거리상으로 꽤 멀리 있지만 옛 친구가 열심히 사는 모습은 좋은 자극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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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친구라도 지금은 거의 접점이 없는 '멀리 있는 사람'이므로 질투심이 덜 생긴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따라서 상대방의 '향상심'을 순수하게 느낄 수 있지요. 이처럼 '멀리 있는 사람에 대한 사랑'이 있으면 주위에 향상심이라고는 찾아볼 수도 없는 시시한 인간들만 있더라도 '근묵자흑'의 위험은 피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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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있는 사람에 대한 사랑'은 누구를 대상으로 하든 자기 마음입니다. 그 대상이 슈퍼스타든 이미 세상을 떠난 위인이든 모두 가능합니다.
(...)
이미 멀리 있는 사람뿐만 아니라 가까운 사람이 성장해 멀리 있는 존재가 되기를 바라는 것도 훌륭한 일입니다. 니체는 <즐거운 학문>에 이렇게 썼습니다.
이웃이 가까이 있는 것은 좋지 않으니
높은 곳, 먼 곳으로 가라!
그러지 않는다면 어떻게 그가
나의 별이 될 수 있으랴?
_니체 <즐거운 학문>
73~7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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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친한 사람, 가까운 사람일수록 가까이에 두고 자주 만나는 것을 떠올리기 마련인데, 니체는 오히려 '멀리 있는 사람에 대한 사랑'을 권하고 있다.
처음에는 조금 의아했는데, 읽다 보면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친하다고 해서, 가까운 사이라고 해서 꼭 물리적으로 가까워야 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그 물리적인 거리 때문에 우리는 더 자주 싸우고, 부딪히고, 트러블이 일어나는 경우가 더 많다.
물리적 거리는 멀리 두되, 마음에만 존재감을 가지고 있으면 어떨까? 그러면 앞서 이야기한 부정적인 사례는 거의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향상심을 일으키는 좋은 자극, 질투심 유발 억제, 근묵자흑의 환경에서 물들지 않는 긍정적인 면모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이웃, 지인, 가족, 친구 등 가까운 이들과 긍정적 시너지를 주고받고자 한다면 물리적 거리를 조금 떨어뜨려보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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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는 초인을 지향하는 것에 가장 큰 의의를 두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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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뛰어넘는다'라고 하면 상당히 장벽이 높은 것처럼 느껴질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좀 더 가볍게 생각하면 이런 것이 아닐까요? '비포 앤 애프터'처럼 무언가를 하기 전과 후를 비교해 자신을 뛰어넘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
무언가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지금까지 몰랐던 것을 만나게 되면 이를 계기로 새로운 세계가 펼쳐집니다. 그것이야말로 니체가 말하는 '초월'의 의미일 것입니다.
여러분도 부디 '비포 앤 애프터'를 의식해 지금까지 하지 않았던 일에 도전해 보길 바랍니다. 그러면 비로소 '초인'으로 가는 길이 보일 것입니다.
153~15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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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인'이라고 하면 어쩐지 넘사벽이라는 말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니체가 이야기하는 초인은 이것과는 완전히 다르다.
비교 대상에 타인을 두지 않고, 과거의 나를 둠으로써 결과적으로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를 비교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어제의 나와 오늘의 '비포 앤 애프터'는 누구나 적용할 수 있는 도전이며, 또한 어제의 나를 초월하는 오늘의 나를 만들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나의 삶에도 '초인'을 지향해 보자. 당신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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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다 보니, 불현듯 니체의 글을 인용한 책들은 많이 읽어봤는데 정작 니체가 쓴 원문은 한 번도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음을 알게 되었다.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니체를 부르짖으며, 그가 쓴 책과 글, 철학, 사상 등을 앞다투어 소개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나는 왜 여태껏 그가 쓴 글을 제대로 마주하지 않았을까 반성하게 된다.
이제라도 그의 추구하는 사상들을 살펴보고, 그가 말하는 나를 사랑하고 긍정하는 법, 그 외에 그가 말하고자 하는 새로운 가치들을 살펴보면 어떨까 한다.
더불어 이 책에서 말하는 나를 사랑하는 법과 자존감을 올리는 방법은 고이 접어두기보다, 실질적으로 삶에 적용해 보려 한다. 현재 내가 추구하는 삶과 크게 동떨어져 있지 않을뿐더러 의지와 개념 한 스푼을 더 추가하면 충분히 가능하리라 믿기 때문이다.
나 자신을 매일 칭찬해 주면서 믿음이라는 나무를 키워줄 것. 고독을 온전히 즐기며 강인함을 키울 것(단, 필요하다면 고독자가 아니라 단독자로 불러보자). 관계에 있어서는 물리적 거리를 두고 보다 긍정적인 상황을 누려볼 것. 더 나은 내일의 나를 위해 새로운 것에 도전해 볼 것. 이것은 곧 초인으로 가는 길임을 기억할 것!
이 외에도 저자는 니체의 사상을 통해 어린아이처럼 창조적인 세계를 만들고, 주어진 인생과 운명에 감사하고, 노예가 아닌 주인의 삶을 영위하고, 지금 이 순간을 긍정하는 방법 등 우리 삶에 적용하면 좋을 기술들을 많이 담아두었다.
내 안에서 자라난 진짜 자존감을 키우고 나를 긍정하는 방법, 사랑하는 방법을 알고 싶다면 이 책에서 그 해답을 얻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