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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샤의 집 ㅣ 타샤 튜더 캐주얼 에디션 3
타샤 튜더.토바 마틴 지음, 공경희 옮김, 리처드 브라운 사진 / 윌북 / 2014년 4월
평점 :
절판
"핸드메이드계의 사기캐 할머니 '타샤 튜더'"
동화책을 쓴 타샤 튜터의 그림을 보고 싶어 집어 든 책이었는데, 읽다 보니 '이거 완전 사기캐인데?' 싶은 생각이 들 만큼 타샤 할머니의 재주는 매우 남달랐다.
더불어 그림을 제외한 그녀 공간 안의 모든 것을 확인하게 되면서 그녀의 집에 초대받고 싶다는 강한 열망도 일었다. 그녀의 공간 안에는 다채로운 도구와 물건들로 가득했는데, 그 모든 것들이 모두 재 기능을 똑바로 하고 있다는 데서 더 놀랐다면 믿을 수 있겠는가?
아마 이 책을 이미 읽어봤거나 앞으로 이 글을 통해 읽게 될 사람들은 믿게 될 것이다. 아니 믿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모든 것을 핸드메이드 방식을 통해 제작하는 타샤의 재능을 확인하게 된다면 말이다.
총 7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타샤의 손재주에 대한 내용으로 가득하다. 일일이 꼽을 수 없을 만큼 손으로 만드는 모든 것에 재능을 가지고 있는 그녀는 말 그대로 자급자족을 실천하고 있는 사람 중 하나다.
여기에 더해 퀄리티가 높아 굳이 언급하지 않으면 핸드메이드 제품인지 아니면 기성제품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다. 19세기식 생활을 좋아하는 타샤는 집을 비롯해 라이프 자체가 골동품으로, 골동품 옷을 입고, 골동품 물건을 쓰며 생활하고 있다.
현대식과 비교하면 여러모로 불편해 보이는 점도 많지만 타샤는 불편보다는 오히려 즐기면서 이 생활을 이어 나가고 있다. 그녀의 하루는 마치 우리의 48시간을 이어 붙인 것처럼 느껴진다. 그럼에도 어느 것 하나 소홀하거나 불평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너무 부지런해서 오히려 '이 할머니 뭐지?'싶은 의구심이 들 정도다. 보통의 젊은 사람들도 해내기 어려운 일을 할머니는 원재료를 심고 가꾸는 것부터 숙성하고 가공하는 일을 거쳐 마침내는 완제품을 만드는 것까지 자신의 손으로 모든 것을 해낸다.
물론 주변에서 도와주는 이들도 있지만, 할머니 본연이 가진 기술력은 어느 누구도 따라잡기 힘들 정도다. 그림 그리기, 퀼트, 손뜨개, 물레질, 바구니 짜기, 비누 만들기, 애플 사이더 만들기, 베틀로 옷감 짜기, 드라이플라워 만들기, 인형의 집 꾸미기 등등.
일일이 다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그녀는 수많은 재주를 타고났다. 어떤 것들은 그냥 보는 것만으로도 그대로 재현할 수 있을 만큼 눈썰미 또한 날카롭다. 감각도 뛰어나 그녀 손끝에서 만들어지는 모든 것들은 그 자체로 예술이고, 기능도 충만하다.
이처럼 그녀 손끝에서 탄생한 물건들로 가득한 타샤의 집은 보물창고 그 자체다. 그래서 그녀의 집을 탐험하는 것은 흥미진진하다. 마치 골동품 가게를 탐험하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집 안 밖으로 가득한 그녀의 보물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또 그녀의 매력 넘치는 독특한 라이프스타일은 어떤지 지금부터 자세히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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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타샤 튜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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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5년 보스턴에서 조선 기자 아버지와 화가 어머니 사이에 출생
●타샤의 집은 마크 트웨인, 소로우, 아인슈타인, 에머슨 등 걸출한 인물들이 출입하는 명문가였음
●9세 부모의 이혼, 아버지 친구 집에서 살기 시작함. 그 집의 자유로운 가풍으로부터 큰 영향을 받음.
●15세 학교를 그만두고 혼자서 살기 시작함.
●23세 첫 그림책 출간. 결혼.
●30세 뉴햄프셔의 시골로 이사. 2남 2녀를 키움
●2008년 92세 나이로 가족들과 친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비밀의 정원으로 돌아감.
자급자족하는 삶을 살며, 시간을 들일 가치가 있는 일이라고 말한 타샤는 모든 핸드메이드 작업에 능했다.
아름다운 초원을 맨발로 거닐며 자연과 어울려 산 타샤 튜더는 미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동화 작가다.
타샤 튜더는 동화보다 더 동화 같은 라이프스타일로 유명한데, 쉰여섯 살에 그림책을 그려 받은 인세로 버몬트 주에 30만 평이 넘는 땅을 마련한 타샤는 해가 긴 여름이면 낮에는 정원을 가꾸고 밤에는 그림을 그린다.
모든 것이 눈에 덮인 겨울에는 베틀에 앉아 자신이 키운 양털로 손수 천을 짜고, 직접 키운 염소젖으로 버터를 만든다. 19세기 생활을 좋아해서 골동품 옷을 입고 골동품 가구와 그릇을 쓰고 무쇠냄비와 장작 스토브로 요리를 한다.
<타샤의 집>은 그녀의 집과 그곳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핸드메이드 라이프를 맛깔스러운 글과 따뜻한 사진으로 담아낸 책이다. 퀼트, 손뜨개, 물레질, 바구니 짜기, 천연비누 만들기, 옷감 짜기, 인형의 집 꾸미기, 인형 만들기 등등 손으로 만들어내는 가슴 설레는 마법의 공간을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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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샤의 집> 자세히 들여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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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샤의 집은 모양과 정신 모두에서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있다. 몇 세대를 키워낸 곳에 깃드는 분위기 같은 게 있다. 그러나 사실 타샤의 집은 겨우 22년 전에 타샤의 아들 세스가 지은 것이다. 오래된 분위기는 완전히 의도된 것이었다.
타샤는 뉴햄프셔 농가를 방문해서 측량을 하고, 충실하게 설계 도면을 만들었다. 그리고 원래의 집을 충실하게 재현했을 뿐 아니라, 건축 과정 또한 18세기의 방식을 그대로 차용했다.
완성된 집은 놀라운 기술과 공법을 보여준다. 세스가 집 짓기를 정식으로 배운 적이 없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특히 그렇다. 그러나 그의 놀라운 목공 기술은 그리 놀랄 일이 아니다. 그의 조부인 윌리엄 스탈링 버지스는 조선 기사로, 월드컵에 출전한 경주용 요트를 설계한 분이었으니까.
그녀의 물건 쓰는 솜씨는 범상치 않다. 타샤의 세간은 모두 제 구실을 한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물건마다 쓰임새가 있고 존재하는 이유가 있다. 정말이지 별별 모양과 종류의 나무 상자, 불룩한 대형 통, 작은 나무통, 뜨는 도구, 양동이 등이 다양한 일에 쓰인다. 뿐만 아니라 이런저런 시기에 농사일을 하는 데 동원되는 모든 종류의 농기구류도 있다.
타샤는 유용한 쓰임새가 없는 장신구나 물건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녀는 늘 용도에 맞게 바구니를 사용하고, 따라서 바구니를 소중히 여긴다.
타샤는 복잡한 작업을 좋아하는 편이라, 그녀가 만드는 바구니들은 크고 시간이 많이 필요한 모양들이다. 그녀는 저녁이면 불가에 앉아서 며칠에 걸쳐 바구니를 짠다. 하지만 요란스러운 모양은 아니다. 바구니마다 단순하고 고풍스러운 멋이 배어 있다.
가족 중 바구니를 짜는 사람은 타샤만이 아니다. 그녀의 손자인 윈슬로 역시 나무를 짜는 솜씨가 좋다. 윈슬로는 어리고 활동적인 성격이어서, 성기게 욋가지로 엮은 울타리 짜는 일을 더 좋아한다.
울타리 짜는 솜씨는 위 세대부터 내려온 것이다. 타샤의 어머니는 180센티미터쯤 되는 울타리를 짜서, 마블 헤드의 장미 정원에 둘러쳤다. 키 작은 나무들이 매사추세츠 해안가의 바람을 맞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물론 여러 해가 지난 후 타샤는 메모를 남겨서, 그 비법을 손자에게 전수해 주었다.
타샤의 집에서 테라스 쪽으로 비스듬히 경사진 정원에는 보는 사람을 숨 막히게 하는 여러 가지가 있다.
무엇보다 사람을 숨 막히게 만드는 이 정원의 미덕은, 정원 곳곳에 있는 어마어마하게 많은 토기 화분들이다.
화분은 정원의 분위기를 기막히게 살린다. 손으로 빚은 토기 화분의 양옆으로 쏟아져내린 푸른 식물들을 보면 마음이 충만해진다.
타샤는 19세기 영국 화분들을 유난히 좋아한다. 그녀의 소장품 중에는 소박하면서도 독특한 화분들이 있다. 흙으로 만든 그릇들의 스타일과 모양은 제각각 다르다.
타샤가 모은 화분이 많긴 해도, 어느 시점이 되자 심을 식물이 화분 수보다 많게 되었다. 바로 그 무렵 타샤는 코네티컷 주 리치 필드 출신의 도공 가이 월프를 찾았다. 가이 월프는 웨일즈의 몇 군데 도예실에서 장인들에게 물레질을 배웠다.
타샤가 만든 것들은 모두 그림에 등장한다. 손바늘질한 드레스들, 직접 짠 바구니들, 마리오네트 인형들까지 그녀의 삽화에 고스란히 살아있다. 책 곳곳에는 염소들과 손자 손녀들, 수탉과 암탉을 비롯해 버터 제조기까지 그려져 있다. 타샤는 쉴 새 없이 아름다운 것들을 만들기 때문에 그릴 소재가 많다.
그녀는 소박한 모양부터 화려한 모양까지 온갖 크기의 꽃다발을 만든다. 가장 소박한 꽃다발은 집에 있는 모든 새집을 장식하는 미니어처 꽃다발이다.
계절이 깊어지면, 그녀는 데이지 꽃으로 예쁜 화관을 만들어서, 한여름 파티에서 아이들이 왕관처럼 쓰게 한다.
여름에는 그림의 모델로 쓸 꽃을 찾기가 쉽다. 식물이 자라는 계절에는 그릴 만한 꽃들이 많아, 미처 그림을 그릴 시간이 부족할 정도다. 하지만 겨울에는 모델로 쓸 꽃들을 간수하는 것이 그리 쉽지 않다.
타샤는 제철에 피는 꽃에 감탄한다. 식물의 살아 숨 쉬는 모습을 그림에 담거나 꽃병에 꽂아 집 안 여기저기에 놓아두고 싶어 한다. 그러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한다.
타샤는 양키이고 자연의 흐름을 좋아하는 사람이기에, 인위적인 것은 질색한다. 그녀는 말린 꽃을 만들기 위해 꽃을 가꾸지는 않는다. 원예 면에서 보자면 타샤는 계속 바뀌는 정경을 선호한다.
실용적인 것을 좋아하는 성품을 타고난 타샤는, 수확한 허브는 모두 잘 활용한다. 대부분의 허브는 한 움큼씩 묶어 기둥에 매달아 말린다. 결국은 부엌에 매달린 채 사용되지만, 건조되는 곳은 다락방이나 온실의 기둥이다.
물론 우엉과 당근같이 뿌리를 먹는 허브는 얘기가 다르다. 그런 종류는 야채 건조기에서 손질된다. 타샤가 수확하는 허브 중 일부는 음식에 쓰이고, 다른 것들은 차의 재료가 된다.
말린 허브는 타샤가 연고나 크림을 만들 때도 제 구실을 톡톡히 해낸다. 내가 알기로는 타샤는 화장품을 사는 일이 거의 없다. 일반적으로 타샤는 직접 만든 크림과 연고를 선호한다.
타샤는 직접 심은 아마씨에서 셔츠를 얻었다고 말하는데 그 말은 전혀 허풍이 아니다. 어느 해에 그녀는 야마를 심기로 했고, 수확한 아마로 실을 잣고 염색해서 리넨을 짰다. 그렇게 얻은 천으로 바느질해서 오라버니에게 줄 체크무늬 셔츠를 만들었다. 씨앗에서 셔츠가 되는 데 3년이 걸렸고, 그 과정에는 이상한 도구와 엄청난 조사가 필요했다.
삼을 두들기고 짓이기고 훑는 과정은 온종일이 소요되므로, 강한 어깨를 가진 사람의 도움이 필요하다. 그래서 이 일을 할 때는 케이트를 불러들인다.
물레질을 해서 실을 만드는 데는 엄청난 솜씨와 리듬 감각이 필요하다. 타샤가 물레질을 하면, 아마 섬유에서 완벽하게 매끈한 실이 줄줄 빠져나온다.
그녀가 거듭 주장하기로는, 물레질은 천천히 하는 게 비법이라고 한다.
타샤가 동물을 좋아하는 것은 단지 내 곳곳에서 드러난다. 사실 '코기 커티지'는 농장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그녀는 조류를 무척 좋아하고, 그 중에서도 닭을 가장 아끼는 것 같다.
매년 조류가 더 필요하든 필요 없든, 타샤는 희귀종을 취급하는 부화장에 연락해서 새끼들을 보내달라고 부탁한다. 갓 부화된 밴텀 닭들은 유난스러운 보살핌을 받는다.
날이 저물어 어두워지기 전 타샤는 조류들을 우리로 들여보낸다. 타샤는 이 일을 직접 세심하게 한다. 다음날 수탉이 울면, 조류들은 다시 밖으로 풀려난다.
양초를 만들 때도 그렇지만 그 외 다른 일을 할 때도 타샤는 언제나 일을 크게 벌인다. 하루에 양초 5백 개를 만드는 게 목표여서 아침나절 내내 초를 만들 준비를 한다.
어린 가지에 5백 개의 심지가 10센티미터 간격으로 단단히 매어지면, 녹인 밀랍 냄비가 걸린 마당으로 옮겨진다. 한 번에 가지 하나를 단금 다음, 톱질 모탕(곡식이나 물건을 땅바닥에 쌓을 때 밑을 괴는 나무토막)에 걸어서 밀랍이 식어 굳게 한다.
타샤의 집의 중심은 역시 부엌이다. 집 한가운데 있어서 전략적인 지점이 되기도 하고 집에 들어서자마자 처음 만나는 곳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특히 겨울이 되면 더 안쪽으로 가지 않고 부엌에 머문다. 장작을 때는 요리용 스토브에서 따뜻한 불꽃이 타오르기 때문이다. 사람들뿐 아니라 동물들까지 모두 부엌으로 모여든다.
타샤의 부엌은 언제나 친구들로 복작거린다.
토마토와 배는 가장 많이 병조림하는 식품이다. 해마다 타샤는 토마토 소스를 50병이나 만든다. 토마토 껍질을 벗기고 으깨서 마늘, 설탕, 소금, 바질, 타임을 비롯한 허브들을 넣는다.
그녀는 '한 번씩 만들 때마다 각각 들어가는 게 달라지지요'라고 말한다. 그녀의 정원에서 나오는 토마토로도 충분하지만, 친구들은 집에서 키운 잘 익은 토마토를 줄기째 타샤의 집으로 가지고 온다.
타샤의 생활은 계절에 좌우되고, 모든 일에는 알맞은 때가 있다고 생각한다.
케이트는 대단한 명성을 지닌 천 짜는 사람이다. 플레인필드에 있는 그녀의 헛간에는 어마어마한 자카드식 직조기가 자리 잡고 있다. 그녀는 놀랄 정도로 복잡한 문양으로 담요를 짠다.
케이트는 천 짜기에 있어 예술적인 부분을 더 좋아하긴 하지만, 양 치기부터 물레질까지, 아마를 키우는 일부터 리넨보를 짜는 일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익숙하다.
미역취는 타샤의 초지에서 환영받는 꽃이다. 데이지와 층층이 부채꽃이 지고 한참 후에 화사하게 피어난다. 다른 집의 미역취와는 달리 타샤의 키보다 사뭇 높은 곳까지 자라고, 카나리아 색의 꽃을 피운다.
염색을 하려면, 막 피기 시작할 무렵의 꽃을 따는 게 가장 좋다. 타샤는 늘 그런 상태의 꽃을 얻는 것은 아니지만 최선을 다한다.
타샤의 집에는 언제나 볼거리가 풍성하고 배울 것도 많다. 타샤는 더할 나위 없는 선생님이어서 어떤 작업이든 찬찬히 가르쳐 준다. 그녀가 솜씨를 발휘해 뭔가를 만들면서 멋진 이야기를 해주면, 더욱 환상적인 분위기가 된다. 걱정근심이 사라진다. 뭐든 정성껏 만들어진다.
벽난로의 불꽃이 타샤의 얼굴에 너울너울 그림자를 드리운다. 일감에 집중해서 부지런히 손을 움직이는 그녀의 빰이 불빛에 드러난다. 절대 게으름 부리지 않는 손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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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난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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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라이프 스타일을 살펴보면, 따뜻함과 정겨움이 가득 배여 있음을 느낄 수 있다. 그녀는 사람들에게 나누기를 좋아하며, 또 스스로 부족하다 느끼는 부분에 있어서는 언제든지 배우려는 의지를 가지고 사람들에게 손을 내민다.
이런 타샤의 인품 때문인지, 타샤가 하는 일에 대해 아들, 며느리, 손자 손녀들은 반대를 하기보다 오히려 동참해 준다. 다소 불편한 삶일 텐데도 그녀가 하기 힘든 일들에 손을 보태며 도움을 준다.
가족들은 그녀가 만든 옷을 입고, 그녀가 만든 음식을 함께 나눠먹으며, 그녀가 가꾸는 식물과 동물들을 함께 돌본다. 또 그녀가 만든 장난감을 재미있게 가지고 놀기도 한다. 때론 울타리를 만들어주기도 하고 물레를 돌려 실을 뽑아주는 등의 일을 하며 함께 그 삶에 함께 속해있는 공동체의 일환으로 머물러 있다.
그녀가 만든 물품 중 개인적으로 시선이 많이 갔던 것은 꽃다발(화관), 밀랍 양초, 병조림 식품, 마지막으로 담요다. 특히 담요는 무늬가 섬세하고 예뻐 더 탐이 났던 제품 중 하나다.
단순히 조직을 짜서 만드는데 국한하지 않고, 식물을 심고, 동물의 털을 깎아 원재료를 공수하고, 또 실을 뽑고 염색을 하는 과정 전체를 거쳐 만드는 제품이기에 더 귀한 제품이 아닐까 한다.
한두 가지 수공예 스킬을 가진 인물은 보았어도 이처럼 다양하고 다채로운 핸드메이드 제품에 특화된 사람은 처음 봐서 사기캐처럼 느껴졌던 타샤 튜더.
그녀 같은 할머니가 있다면 나 역시 곁에서 조근조근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바느질을 하고, 그림을 그리고, 도자기를 빚어보고 싶다. 아니, 그에 앞서 그녀가 가진 재능과 감각을 곁에서 지켜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큰 행운이라는 생각이 들 것 같다.
다음에는 타샤가 직접 그린 그림이 담겨 있는 책을 찾아봐야겠다. 손수 가꾸고 만드는 모든 제품을 그림으로 그렸다는 타샤의 그림이 어쩐지 더 궁금해졌기 때문이다.
만약 19세기 풍경이나 당시의 제품들에 관심이 있다면, 타샤의 집을 탐험해 보자. 그녀가 사용하는 물건, 공간 모두가 19세기를 그대로 재현하고 있기에 충분히 누릴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