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도 100퍼센트의 행복 - 도란도란 일상다반사 마님툰 에세이
정다운.올리버 그랜트 지음, 정다운 그림 / 놀 / 202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주기적으로 챙겨보는 유튜브 채널이 몇 개 안되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올리버쌤의 유튜브 채널이다. 처음에는 영어 공부할 목적으로 보게 되었는데, 나중에는 미국 일상, 아기, 반려견, 반려묘들이 어우러지는 모습이 보기 좋아 계속 챙겨 보게 된 것 같다.

보통 무해하다 말하는 아기나 동물들이 등장하는 콘텐츠는 평균 이상은 한다는 말이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되바라진 아기들이 등장하거나, 훈련 안 된 동물들이 등장하는 콘텐츠는 눈살이 찌푸려져 잘 보지 않는다.

그런데 이 채널은 오래전부터 여전히 챙겨 보고 있는 것을 보면 아직까진 그런 유해함은 없는듯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단편적으로 올라오는 영상들 속 몇몇 장면은 약간의 불편함을 초래했는데, 이번에 이 책을 통해 그것에 대한 속 사정과 몰랐던 내막을 확인할 수 있었다.

어찌 보면 해명 아닌 해명이 된 셈이다. 보통 15~20분 내외로 올라오는 영상을 통해 모든 것을 다 알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약간씩 핀트가 어긋나는 지점에서는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었는데, 글로 하나씩 풀어보니 단순한 오해였구나 싶다.


총 3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마님이 직접 그린 마님툰과 에세이가 병합된 형태로, 둘의 첫 만남부터 체리를 출산하기까지의 과정을 모두 담고 있다.

여기에 더해 마님과 올리버쌤이 같은 주제에 대해 번갈아 가며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전달하면서 보다 객관적인 시각에서 상황을 주시할 수 있어 흥미롭게 다가온다.

또 영상에는 담기지 않았거나 편집된 부분들을 글로 솔직하게 풀어냄으로써 당시의 기분과 상황, 그리고 이들이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까지 세세하게 살펴볼 수 있다.

덕분에 이들을 애정 하는 독자 입장에서는 궁금했거나 오해할 수 있는 부분들에 대해 해소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은 물론, 앞으로도 이들의 건강한 성장담을 지켜보며 마음으로나마 더 많이 응원하게 되지 않을까 한다.


이 책을 읽다 보면, 곳곳에서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포착할 수 있다. 더불어 다름의 차이를 잘 조율하여 맞춰 나가는 모습도 엿볼 수 있다.

같은 언어, 같은 민족이라고 해도 '다름'에서 오는 무게를 견디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은데, 둘은 참 잘 해나가고 있구나 느끼게 된다.


*****

사실 유튜브는 올리버쌤의 채널로, 촬영은 셀프로 하거나 아내인 마님이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가끔 문화의 차이나 구독자들의 궁금증을 해결해 주기 위해 함께 등장해서 이야기를 나눌때가 있는데, 그럴 때마다 묘하게 불편하게 느껴질 때가 있었다.

무심하게 느껴지는 태도, 정색하는 부분에서 딸이나 동물들에게 하는 것만큼 와이프에게 다정하지는 않구나 생각하던 때도 있다.

그러다 이 생각을 완전히 믿을뻔한 적도 있는데, 세 가족이 함께 한국에 방문했다가 마님만 홀로 한국에 남고 둘만 미국으로 떠나던 공항 모습을 보게 되었을 때가 바로 그때다.

왈칵 눈물을 쏟아내는 와이프를 그대로 두고, 체리를 데리고 공항 검색대를 넘어가는 냉정한 모습에서 '몹쓸 사람이네'하고 생각했었다.

후에 영상을 통해 당시 어떤 사유로 그렇게 등 돌리고 떠났는지 전달하긴 했지만, 충분히 달래주고 다른 방법을 찾을 수도 있었을 텐데 핑계라는 생각도 적지 않게 들었다.

나중에 다시 마님이 여러 경로를 거쳐 다시 미국 집으로 돌아간 내용, 그리고 둘이 함께 출연해 전후 사정을 설명하는 장면도 있었지만, 사실 약간의 미심쩍은 마음이 남아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난 후 사실은 생각보다 괜찮지 않았고, 올리버쌤 역시 꽤 당황하고 힘든 시간을 보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


이렇듯 유튜브의 올리버쌤 채널이나 마님의 인스타그램 웹툰에서는 확인하기 어려운 비하인드 스토리를 이 책에서 확인하게 되면서 보이는 것보다 서로가 훨씬 더 깊이 신뢰하고 있음을, 그리고 둘 모두 서로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마님의 이야기는 생각보다 훨씬 더 솔직했고, 실상 이해되는 부분이 더 많았기에 조금 더 인상 깊게 다가왔던 내용 혹은 문화 차이가 나서 오히려 더 좋았던 점, 그리고 의구심이 들었던 올리버쌤의 속마음을 위주로 정리해 보았다.

달콤 쌉싸름한 현실 속에서 무엇보다 달달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이 가족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


=====
가족 소개
=====

텍사스 시골집에는 총 8식구가 산다.(현재는 체리 동생까지 9식구) 3명의 사람과 2마리의 개, 3마리의 고양이가 한 가족이다.


이들은 공간을 쉐어하며, 따로 또 함께 잘 지낸다. 종이 달라도 이들은 한 식구이기에 늘 서로를 배려하며 살아간다.


책을 펼치면 마님과 올리버쌤의 사인과 아기 체리의 손도장을 만나볼 수 있다.


에세이에서는 같은 상황에 대해 마님과 올리버 각각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어 더 유익했다.


=====
자세히 살펴보기
=====

-----
한국과 미국의 문화는 분명 다른 점이 많고, 때로는 그런 차이 때문에 오해가 빚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그건 큰 문제가 아니다. 이렇게 차분하고 다정한 대화만 있으면 어떤 오해든 하하 호호 웃으며 풀어낼 수 있을 테니까.
50페이지 中
-----

마님과 올리버쌤의 일상을 살펴보면 생각보다 한국과 미국의 문화 차이가 크다는 것을 느낀다. 그럼에도 이들 가족에게는 그 어떤 것도 문제가 되지 않을 것 같다는 막연한 믿음이 있다.


-----
마님은 "내가 왜 이렇게 고생해야 하지?" 왜 얼굴도 못 본 생명체 때문에 힘들어야 할까?" 하고 말해왔다.

솔직히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
처음엔 내가 이해를 못 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나는 남자이고 직접 임신을 할 순 없으니까. 하지만 그건 '남자니까'라는 이름의 벽을 세워두고 상대를 공감할 기회를 차단하는 것과 같았다. 나였어도 어느 날 갑자기 배 속에 생긴 이름 모를 생명체 때문에 고통을 느껴야 한다면 부정적인 생각이 들지 않을까. 가장 사랑하고 의지가 되어야 할 사람이 그 모습을 보고 '힘내'라고만 말하면 마음이 더 괴롭지 않을까.

나는 생각을 바꾸어, 이제 마님의 모든 감정을 자연스러운 임신의 과정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마님이 입덧이 너무 괴로운 나머지 임신한 상황 자체를 비관하게 될지라도, 그 감정을 억지로 바꾸려 하지 않았다. 마님의 마음에 크고 어두운 구름이 끼더라도 섣불리 긍정적인 말을 건네지 않고, 구름이 자연스레 걷힐 때까지 그저 옆에서 기다렸다.
168~169페이지 中
-----

이런 속 깊은 이야기는 영상에서는 만나볼 수 없다. 그러나 에세이 책이기에 진지하게 들어볼 기회가 생겼다. 올리버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나름의 아빠 될 준비와 마님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준비를 했던 것 같다.

'남자니까'라고 벽을 치지 않고, 생각을 바꾸어 임신 과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마음먹으면서 스스로 마인드 컨트롤을 했다. 그리고 굳건히 아내 옆을 지키는 것으로 제 역할을 다했음을 알 수 있다.

어쩌면 이 부분은 문화나 국가를 뛰어넘어,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고자 하는 태도가 아닐까 한다. 으레 부부라면 서로에게 이런 마인드가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
'엄마가 되면 더 이상 여성으로 살지 못한다'라는 말.
(...)
엄마뿐만 아니라 아빠의 인생도 달라지기는 마찬가지인데. 엄마의 여성성도 아빠의 남성성도 출산과는 무관한 일이다. 아무리 책임감이 무거워지고, 불면증이 생기고, 친구와 약속을 갖지 못하더라도 성 정체성을 잃어버리는 일은 확실히 없다.
(...)
나는 마음이 너무 아팠지만, 그래서 더 단단히 결심했다. 아이가 태어나면 그동안 마님이 해왔던 생각이 얼마나 황당하고 말이 안 되는지 직접 보여주겠다고. 아기가 태어나서 더 행복한 여자가 될 수 있도록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주겠다고.
182~183페이지 中
-----

영상에서는 임신과 출산 과정을 짤막하게 보여주는 것이 다였는데, 책으로 당시의 상황과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고 나니 새삼 올리버의 건강한 마인드가 눈에 띈다.

보통 내 아내가 그런 말을 대놓고 잘 하지도 않지만, 실제로 출산한 아내를 등한시하는 남편들도 있어 없는 이야기는 아닌데 오히려 이에 대해 내가 더 굳건한 믿음을 주겠노라 다짐하는 올리버의 이야기에서 듬직함과 확고한 신뢰가 느껴진다.

실제로 체리가 태어난 이후 올리버는 아내를 대신해 잠도, 씻는 것도 포기한 채 아내가 더 행복한 여자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또 노력했다.


-----
'세상에 깨끗하고 예쁜 출산은 없어요. 땀 나고 냄새나고 지저분한 거예요. 하지만 그게 출산이에요.'

선생님의 대답은 생전 처음 들어보는 말이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수치스러운 감정이 눈 녹듯 사라졌다. 출산하는 동안은 마음껏 더럽고 흉해도 괜찮구나. 마치 면죄부를 받은 것처럼 마음이 편안해졌다.
195페이지 中
-----

낯선 미국 땅에서 첫 임신, 첫 출산을 겪는 산모는 얼마나 불안하고 또 불안했을까? 말도 잘 통하지 않고,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맞닥뜨린다는 것은 여러모로 곤란함을 야기하기 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는 한국과 다른 미국 문화, 다른 성교육, 다른 관념 때문에 마님은 무사히 아이를 출산할 수 있었고 여기에 더해 한국 남성들은 경험하지 못하는 뜻밖의 추억을 올리버 또한 얻게 된다.

리얼한 출산 장면을 읽으며, 드라마로 보는 출산 장면은 정말 아주 일부분이었구나 새삼 깨닫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
어떤 남자들은 '나도 옆에 있고 싶지만 비위가 너무 약해서 힘들다'라는 의견을 주었다. 만약 정말 비위가 약해서 스트레스를 받을 것 같다면, 솔직히 그선을 억지로 넘지 말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남편의 마음이 약해지면 분만으로 이미 힘겨운 배우자에게 방해만 될 테니까.

하지만 보지 않겠다고 말하기 전에 큰 그림을 한번 그려보면 좋겠다. 삶에 대한 그림 말이다.
(...)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창조한 존재를 처음 만나는 순간은 우리 인생을 크게 뒤바꾸는 딱 한 번뿐인 순간이다. 그 마법 같은 순간은 죽을 때까지 머릿속에 남는다.

솔직히 고백하건대, 나도 비위가 약한 편이다. 하지만 체리가 세상에 찾아오던 순간 나는 오로지 체리와 마님에게만 집중하고 있었고, 주변의 태반이나 피는 기억에 남지 않을 만큼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무엇보다 출산 과정을 함께 하면서 마님, 그리고 체리와의 관계가 훨씬 더 돈독해졌다. 인생을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것은 결국 관계다. 가족과 튼튼한 관계를 쌓아갈 때 우리 인생은 분명 더 행복하고 충만해진다.
213~214페이지 中
-----

생각의 관념을 약간만 달리해도 다른 것이 보이고, 다른 것을 느끼게 된다. 한국에서는 출산하는 장면, 특히 아이가 나오는 장면을 남편이 보게 되면 오히려 관계가 소원해진다는 말도 있는데, 올리버는 오히려 그 장면 제대로 마주한 덕분에 소중한 순간을 만날 수 있었다 말한다.

덕분에 더 풍요로운 관계를 만들 수 있었다고 말한다. 그런 매 순간순간을 함께 했기에 이들 가족이 더 돈독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
체리가 태어나고 몇 달이 지난 후 마님은 큰 고백이라도 하듯 조심스럽게 말했다. 체리를 처음으로 만났을 때 바로 사랑에 빠지지 않았고, 영화나 드라마 같지도 않았다고.

당연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마님 인생에서 처음 경험하는 출산이고, 어떤 감정을 느껴야 할지 미리 연습할 수도 없었기 때문이다.
(...)
중요한 건 마님이 체리를 처음 만난 순간을 기억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체리가 태어난 순간은 마님과 내 마음에 영원히 새겨졌다. 세월이 흐르면 그 순간은 오래된 와인처럼 숙성되고 더 소중해질 것이다. 몇십 년이 지나도 우리는 그 순간을 돌아볼 것이고, 그때마다 얼굴에 행복한 미소를 띌 것이다.
218~219페이지 中
-----

마님과 비슷한 생각 때문에 괴로워하는 산모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안다. 정상적이지 않다는 생각, 모성애가 없다는 생각 때문에 나 홀로 괴로워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것은 매체로 인해 잘못 학습된 결과일 뿐이다. 배에 품고 있는 것과 실제로 마주하는 것은 다를 수밖에 없고 첫 대면이나 다름없다. 당연히 바로 사랑에 빠진다는 것이 오히려 놀라운 일이 아닐까 한다.

이런 사소하다면 사소한 이야기, 감추고 싶다면 감추고 싶은 이야기까지 함께 나누며 서로를 이해하고 보듬어가는 과정이 이 가족을 더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
마냥 행복해야 하는 순간인데, 왜 내 마음은 이토록 흔들릴까? 그때 마님이 말을 걸어줬다. 마님에게 운 사실을 들키자 왠지 더 많은 눈물이 쏟아졌다. 이윽고 마님이 손을 잡아줬을 때, 마님도 나와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음을 느꼈다. 그 순간 깨달았다. 체리를 키우는 이 중대한 임무는 혼자만의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234페이지 中
-----

체리 탄생 후 행복함과 동시에 밀려드는 부담감과 두려움이 분명 올리버에게도 있었을 것이다. 아무리 사전에 마인드 컨트롤을 했다고 해도 상상하는 것과 현실은 다르기 때문이다.

때문에 저도 모르게 주체할 수 없는 감정이 왈칵 쏟아졌을 것이다. 이때 마님은 내치거나 받아치지 않고, 이야기를 모두 들어주고 손을 잡아주면서 함께 공감하고 같은 부모의 감정을 나눴다.

덕분에 올리버는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고 비로소 부부와 부모라는 위치를 다시 한번 상기하게 된다. 이 부분은 어쩌면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고 있는 부분이 아닐까 한다. 그래서인지 유독 독박 육아라는 말이 더 씁쓸하게 다가온다.


-----
체리가 세상이 떠나가라 울고 보챌 때면 어쩔 수 없이 스트레스를 받았다. 가끔은 체리를 따라 울고 싶을 정도였다.

하지만 그 감정을 체리에게 떠넘기지 않으려 했다. 육아로 인한 스트레스가 머리끝까지 차오를 때마다, '아기들은 원래 이렇게 울어. 하지만 힘든 순간은 결국 지나갈 거야'하며 스스로를 위로했다. 이 모든 고난이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한 과정이자 연습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생각법은 예상치 못한 육아의 고난 앞에서 요동치는 마음을 다스리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238페이지 中
-----

우는 아기 앞에서 이성을 잃어버리는 부모가 적지 않다. 왜 우는지 이유도 모른 채 답답함이 쌓이다 보면 저도 모르게 짜증을 내거나 있는 그대로 스트레스를 아기에게 푸는 사람들도 있다. 심지어는 내다 버리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그럴 때일수록 마인드 컨트롤은 중요하다. 이 순간 또한 지나고 나면 한순간이며, 아기는 아무런 잘못이 없다. 세상에 나오도록 선택한 것도 부모고, 아기는 그저 끌려온 죄밖에 없다.

부모가 마음을 다스려야 아기 또한 불안을 잠재울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올리버 수고했어요'라고 말해주고 싶다.


-----
우리는 체리에게뿐만 아니라 서로에게도 직접적인 명령어를 잘 사용하지 않는다. 예를 들면 '물 좀 줘' 대신에 '물 좀 가져다줄 수 있을까?라고 한다든지, '밥 좀 더 먹어' 대신에, '아직 따뜻한 밥이 많이 남았어'라고 말하는 것이다. 대단한 교육 철학 때문은 아니고, 명령어보다 완곡한 표현이 상대의 의사를 더 존중하는 것처럼 느껴져서 그렇다. 완곡한 표현을 쓰면 말하는 나도, 듣는 상대방도 서로를 조금 더 배려한다는 느낌이 든다.
260페이지 中
-----

동갑내기이기에 서로 편하게 말을 쓸 법도 한데, 너라고 부를지언정 완곡한 표현과 존중하는 말투 덕분에 감정이 상할 일은 없다.

그래서인지 체리를 보면 예쁜 말 고운 말을 많이 쓴다. '엄마 이거 해줘 저거 해줘'가 아니라 '엄마 이렇게 해도 돼요?', '체리가 이렇게 하고 싶어요'라고 하니 절로 웃음이 지어진다.

'자식은 부모의 거울'이라는 말이 있는데, 체리를 보면 마님과 올리버의 평소 언행을 알 수 있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이런 표현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
마무리
=====

마님과 올리버의 가족 이야기를 읽으며 이상적인 가족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꼭 남들처럼 살기보다 자신들만의 철학과 방식으로 서로 계속 맞춰가는 것! 그렇게 우리만의 무엇을 만들고, 찾아가는 것이 정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같은 인종, 민족, 국가, 언어를 쓰더라도 갈등은 있을 수밖에 없다. 여기에 더해 다른 문화, 환경을 겪고 살아왔다면 갈등은 더 많고 잦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의견을 조율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그것을 이 가족을 보며 깨닫는다.

웬만한 일에 언성을 높이거나 짜증을 내는 것으로 감정을 표출하지 않는다. 이들은 낮고 조용한 목소리로 현재 자신의 감정을 잔잔히 전한다. 아기 체리도 예외는 아니다. 떼를 쓰고 울어도 부모는 아기의 요구를 수용해 주지 않는다.

그렇게 3명의 사람과 2마리의 개, 3마리의 고양이는 한 지붕 아래서 오손도손 살아간다. 달달함을 품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