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키토브 (상)
안정호 지음 / 좋은땅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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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책 제목을 보면 어떤 주제나 내용을 담고 있는지 대략 짐작할 수 있는데, 이 책은 책 제목부터 미스터리하다. 내용상이나 저자의 소개글, 검색 등 어디에서도 이 책의 제목에 대해 설명하는 곳이 없어 일단 제목의 의미에 대해서는 미스터리 상태로 두고 책을 읽어본다.


책의 내용을 대략 살펴보면, 뚜렷한 특성을 가진 40대 중반이 된 세 남자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소설로, 아주 디테일한 부분까지 대화글 형태를 빌어 전달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어 읽다 보면 살짝 띄엄띄엄 읽게 되는 특성이 있다.


보통 '했습니다'의 형태라면, 이 책을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했__다'로 읽게 되는 매직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이는 너무 장황하게 설명하는 대화체의 디테일로 인해 벌어지는 현상인데, 그럼에도 초반 (상) 부분은 조금 주의 집중하여 읽기를 권하고 싶다.


(상)에서는 세 남자의 개성 넘치는 특성 및 배경, 직업, 환경, 관계 등에 대해 자세히 서술하고 있는데, 이게 (하) 부분의 결론에 다다라서는 극적인 반전을 야기하는 배경지식이 되기 때문이다.


초반에 세 남자에 대한 설명이 살짝 길어지는듯한 느낌이 들더라도 꾹 참고 두 눈 부릅뜨고 숙지한다면 분명 결론에 다다라서는 그만한 가치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상, 하 2권으로 구성된 이 책은 40대 중반에 접어든 세 남자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소설로, 우리 삶 속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일상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누구나 한 번쯤 겪는 큰 고비, 그리고 그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세 남자의 방식을 통해 우리네 모습을 떠올려 보게 한다. 더불어 스토리의 끝에서는 우리가 진정으로 추구해야 할 가치에 대해서도 곰곰이 생각해 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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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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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효상

-일명 '투명 인간'으로 얼굴에도 큰 특징이 없는 작은 타원형이다.

-술자리에서 이야기를 주도하지 않고 들어주는 편으로, 들어주고 싶어서라기보다 할 말이 없어서다.

-내성적이고 자기표현을 잘 하지 않으며, 일반인의 눈으로 보았을 때 특징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이 스토리를 이끌어 가는 주요 화자다.

-두 친구 사이에서 깍두기 같은 존재로 미움받지 않은 유일한 친구다.



■김승기

-사회에서 직장동료로 만난 15년 지기 친구로 나이는 효상보다 1살 많다.

-자기주장이 강하고 비판적이다.

-타인의 상황을 이해하는 공감 능력이 부족하며, 하고 싶은 말은 꼭 하는 성격이기에 잔소리가 심하다.

-철학을 가르치는 강사로 근무하고 있다.

-이성적이고 냉철하며 특정 상황을 직관적으로 예견하는 능력을 지녔다. 일명 촉이 좋다.

-미래의 결과는 오늘의 행동으로 이루어진다고 믿고 있는 전형적인 노머니족이다.



■정우현

-별명은 판다로 워낙 살집이 많아 얼굴에 각이 없이 포동포동하다.

-늘 긍정적이고 쾌활한 성격으로 매사에 여유가 넘치고 느긋해서 주변에 사람이 많다.

-효상과는 대학교 사진 동아리에서 알게 된 25년 지기 친구다.

-여자를 좋아함

-영업직에서 근무하고 있다.

-내일 일은 내일 고민하자는 생각으로, 오늘을 즐기려는 전형적인 욜로족으로, 외형적이며 리더십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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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기 vs 우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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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상을 중간에 두고 승기와 우현은 완전히 반대되는 성향을 보이는데, 이성적이고 하고 싶은 말은 꼭 하는 승기와 느긋하고 여유가 넘치는 우현은 그래서 늘 부딪친다.


이 둘이 소주를 사랑하는 이유도 완전히 다른데, 승기는 물리적으로 취하려고 술을 사랑하며, 우현은 술자리의 분위기를 사랑해 소주를 좋아한다.


전형적인 노머니족인 승기와 전형적인 욜로족인 우현은 그래서 서로를 싫어한다. 유일무이한 효상이라는 존재 때문에 이 둘은 어쩔 수 없이 친구 사이를 이어나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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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블루 고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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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고스트는 20%의 엘리트 집단이 아닌 80%의 평범한 이를 위해 만들어진 유령회사다.


▶블루 고스트는 세계화 메커니즘 과정에서 발생하는 '에러'를 파악하며, 잠깐 열리는 '에러'의 공간에 침투해 수익을 창출하는 집단이다. '에러'는 후진국에서 중진국을 거쳐 선진국으로 이동하면서 일어나는 공통적인 현상을 말한다.


▶'에러'를 판단할 수 있는, 나라의 발전 단계를 예상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지표는 바로 쓰레기로, 쓰레기의 양과 종류로 각 나라의 발전 정도와 다음 단계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 이는 각 나라의 소비 수준을 엿볼 수 있는 좋은 지표가 될 수 있다.


▶국가의 탄생 이후 단 한번도 떨어지지 않고 우상향한 그래프는 토지, 즉 부동산으로 부동산은 이념과 체제를 뛰어넘는 무소불위의 힘으로 블루 고스트는 토지를 활용해 이익 창출하기도 한다.


▶블루 고스트에서 에러를 판단하는 기준은 첫째, 국가 경제의 레벨을 파악하는 것으로, 이것은 블루 고스트가 조절할 수 있는 요인은 아니다. 둘째, 각 레벨에서 발생하는 대중심리를 파악하는 것으로, 이것은 블루 고스트에서 충분히 조절이 가능하다.


이처럼 부동산 버블을 만드는 시그널이 블루 고스트에서 말하는 '에러'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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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키토브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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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중반이 된 세 남자는 절친한 사이다. 그렇지만 성격이나 특성은 매우 다른데, 효상은 자신을 드러내기 싫어하며 조용하고 특징이 없는 것이 특징일 만큼 존재감이 없다.


반면 승기는 자기주장이 강하고 비판적이라 친구들 사이에서도 늘 날선 말들을 서슴없이 내뱉고는 한다. 덕분에 주변에 사람이 없고 오로지 효상과 우현밖에 친구가 없다.


승기와는 극과 극인 우현은 긍정적이며 쾌활하고 느긋한 성격으로 때문에 주변에 사람이 많다. 승기와 우현은 이러한 성격 때문인지 둘은 서로를 진심으로 싫어하는데도 불구하고 효상 때문에 셋이 만나는 것에 불만을 제기하거나 빠지는 일은 없다.


그렇게 인연을 이어온 게 승기는 직장동료로 15년, 우현은 대학 동아리 친구로 25년째다. 우현은 돈에 민감하고, 그래서 어디선가 들려오는 투자 소식에는 발 빠르게 움직인다. 하지만 이런 우현을 승기는 항상 못마땅하게 바라보며 핀잔하기 바쁘다.


그러던 어느 날 우현은 투자한 것이 사기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크게 빚지는 일이 발생한다. 이에 승기는 이때다 싶게 위로는커녕 돌직구를 날리며 타박하기 바쁜데, 이때 좀처럼 목소리를 내지 않던 효상은 우현의 편을 들며 승기에게 한소리 하기에 이른다. 효상의 이런 모습에 당황한 승기는 사과를 하며 친구 사이는 일단락되었지만, 이 일로 우현은 죽을 결심까지 하기에 이른다.


한편 늘 이성적인 사고로 절대 빈틈을 보이지 않던 승기도 전세사기를 당하게 되면서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 또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의 꿈을 좇아 글을 쓴다고 2년째 들어앉은 효상은 백수 신세로 가족에게 짐이 되고 있는 상태다.


그러던 어느 날 세 남자에게 인생 2막을 열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오게 되면서 스토리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된다.


죽을 결심으로 다리 위에 선 우현은 오랜만에 빚쟁이에 쫓겨 멀리 달아난 아버지의 전화를 받게 되는데, 그러면서 일명 '아빠빽'으로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게 되고 여기에 상황이 좋지 않은 두 친구를 끌어들이게 되면서 이들은 우현의 아버지가 아시아 헤드로 있는 '블루 고스트'의 한국지부 직원이 된다.


온통 비밀에 쌓인 블루 고스트는 처음부터 사기 냄새가 솔솔 풍겨왔는데, 이에 다시 한번 촉을 세운 승기와 어쩐지 머뭇거리는 효상에게 우현은 밀당을 시전하며 강한 태도를 선보이고, 이에 경제적으로 상황이 매우 좋지 않았던 이 둘은 완전한 저자세로 우현을 도와 함께 하기로 결심한다.


그렇게 무엇을 하는지도 정확히 모른 채 두 친구는 우현과 그의 아버지 정호를 따라 없는 서민층을 돕는다는 명분하에 사람과 돈을 모으면서 점차 세력을 키워가기 시작한다.


이들의 움직임은 온라인에서 반짝, 그리고 대부분은 뒤에서 정체를 숨기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는데, 후에 왜 이렇게 진행되어야만 했는지에 대해서는 후반부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초반에는 들뜬 마음에 무조건 우현을 믿고 진행하던 이들이었지만 시간이 지나고 규모가 커질수록 효상은 점차 의심이 들기 시작하고, 이것이 점차 확신이 되어갈 무렵 증거를 찾던 효상은 우현에게 꼬리가 밟히게 되면서 마침내 블루 고스트의 실체에 대해 듣게 된다.


그리고 이내 모든 사업체를 급히 정리하고 세 친구의 거취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게 갈리기 시작하는데, 이때 역시 각자의 스타일에 따라 각기 다른 선택을 하게 되면서 예상치 못한 첫 번째 반전을 맞이하게 된다.


이야기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배신과 속고 속이는 일들이 지속적으로 이어지다, 다시 한번 예상치 못한 반전을 맞이하게 되는데, 앞서 겪은 이 모든 일들을 완전히 뒤흔드는 대반전을 확인할 수 있다.


그렇게 잘 마무리가 되는 듯 하나 마지막에 이어지는 말에서는 소름이 돋았는데, 이 이야기의 결론과 소름이 돋은 이유에 대해서는 직접 책을 통해 확인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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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 깊었던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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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자 위에 놓인 스투키가 되고 싶다. 어떤 느낌인지 알겠는가? 사람의 행동을 방해하지 않는 동선에 놓여 짙은 초록색 빛깔을 내뿜는 스투키가 나는 좋다. 아무도 스투키가 그 자리에 있다고 문제 삼지 않는다. 그렇다고 스투키가 사라진다고 누가 걱정이나 할까? 존재하면 미약하게나마 미관을 살리고 사라져도 타인의 공간을 그대로 살리는 그런 물질이고 싶다.

12~1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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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적으로나 존재감으로나 가장 흐릿하게 서술되는 효상은 실상 이 이야기의 핵심이자 중심에 있는 인물이다. 두 친구 사이의 다리 역할을 하는 효상이 없었다면 애초에 두 친구는 이 이야기에 존재할 수 없다.


그런 효상은 늘상 자신은 스투키가 되고 싶다 말한다. 미약한 존재감으로 미관은 살리되 사라져도 상관없는 그런 물질이 되고 싶다 말한다.


이 말처럼 효상은 이 소설 속에서 존재감이 흐릿한 듯 보이지만, 결국에는 가장 강력한 존재감을 뿜어내는 인물로써 서술된다.


이런 그의 특성은 한편으로는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을 대변하는 인물로써 가장 가까운 캐릭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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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상이는 소주 한 병은 거뜬하게 마실 수 있는 남자가 되었다. 그런데 이상하다. 승기는 효상이가 술을 못한다고 생각한다는 거다.

(...)

효상이는 왜 술을 못 먹는 척할까? 그 이유를 아직도 모른다. 항상 셋이 만나니 물어보기도 모호하다. 그만큼 지금은 효상이와 단둘이 만날 일은 드물다.

19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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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기와 우현의 극과 극 캐릭터만큼이나 둘이 효상을 바라보는 시선 또한 다름을 알 수 있는데, 승기의 입장에서 서술되는 효상의 모습과 우현의 입장에서 서술되는 효상의 이미지는 완전히 다르다.


그 대표적인 예로, 술을 전혀 못한다고 생각하는 승기와 소주 한 병은 거뜬하게 마실 수 있다고 말하는 우현의 시선이 이를 대변한다.


같은 인물을 두고도 어떤 시선과 관점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다른 이미지로 인식됨을 알 수 있다. 어쩌면 우리 자신도 타인에게는 그렇게 다양한 모습으로 그려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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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너에게

무슨 짓을 하려는 걸까?

19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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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빽으로 블루 고스트 한국지사 대표를 맡게 된 우현은 효상을 향해 독백처럼 이 말을 간간이 내뱉는다. 추후에 알게 된 내용이지만 이 말은 후에 일을 암시하는 복선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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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안 해서 그렇지. 승기는 하관이 발달해서인지, 구강구조가 문제인지, 입을 열 때마다 소리가 난다.

(...)

그 소리가 듣기 싫어 죽겠다.

20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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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은 사람은 그 사람이 무슨 짓을 해도 싫다고 하는데, 우현은 정말이지 승기를 너무 많이 싫어했던 것 같다. 효상을 향한 애정과 승기를 향한 치를 떠는 감정을 비교해 보면 얼마나 차이가 벌어지는지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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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톨이로는 만들지 말아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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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친구를 통해 언급되는 이 말은 이들의 우정과는 상관없이, 절망 속에서 느끼는 불안과 외로움을 극적으로 표현한 말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저 열심히 살았을 뿐인데, 어느 날 갑자기 들이닥친 인생의 고난은 서서히 자신을 어둠 속으로 잠식시킨다. 이때 국가도 가족도 사회안전망 그 어느 것도 자신을 도와주는 이는 없다.


이제 남은 마지막 보루는 주변에 있어주던 친구들뿐이다. 그래서 이들은 아주 절박한 심정으로 외친다. 제발 외톨이로 혼자 두지 말아 달라고. 그 절박함은 이내 승기의 날카로움도 한순간에 바꿔버릴 만큼 강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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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상아, 일어날 일은 결국 일어나, 나를 깨워 줘.'

33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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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중간 언급되는 '일어날 일은 결국 일어난다'라는 말은 마치 무언가 목구멍에 턱 걸린 듯 자꾸만 불편함을 선사한다. 아니나 다를까 이 말은 결국 마지막을 장식하며 독자들에게 소름이 선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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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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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의 초반부를 읽을 때는 아주 자세히 언급되는 인물 묘사에 조금 루즈함을 느꼈다. 그러다 (하)로 들어서면서 서서히 미스터리한 전개에 '이건 뭐지?'라는 호기심이 일었다. 여기에 더해 꺼림칙함과 사기성 짙은 느낌은 덤이었다.


말하지 않아도 촉으로 다가오는 구린 느낌, 그럼에도 등장인물들은 오히려 더 빠져드는 모양새를 취하는 것을 보고 정말 절박했구나를 실감했다. 이렇게 보이스피싱을 비롯한 온갖 사기에 당하는구나 싶었다.


또 한순간에 완전히 달라져버린 우현을 통해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사실이었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아무리 친한 사이라도 사람이 절박해지면, 이렇듯 친구를 팔아먹고 속일 수도 있구나 싶었다. 여기에 더해 원래의 특성을 완전히 잃어버린 또 한 명의 인물인 승기를 통해서도 비슷한 감정을 느꼈다.


한편 희미한 존재감만 가지고 있던 효상은 한 번씩 튀는 행동 때문에 살짝 미심쩍은 느낌이 드는 인물이었다. 조용히 있다가 절체절명의 상황에 한마디를 함으로써 존재감을 드러내고, 또 가장 중요한 순간 의심을 통해 증거를 수집하는 적극성을 보이며 상황을 바로잡으려 하는 모습에서 보통 인물이 아님을 짐작할 수 있었다.


여기에 더해 두 친구 사이에서 유달리 깍두기 같은, 모두의 사랑을 받는 인물로서 중심에 서 있다는 점이 계속해서 의문을 자아냈다.(정작 본인은 존재감 없는 스투키가 되고 싶다고 말했는데 말이다)


결론은 예상을 완전히 뒤엎는, 반전에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내용이었는데, 앞선 흐름들과는 완전히 다른 양상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라는 뉘앙스까지 풍기며 끝까지 혼란스러움과 현실감각을 잊게 만들었던 이 이야기를 통해 우리의 삶에서 진짜 가치 있는 것은 무엇일까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돈? 우정? 가족? 아니 어쩌면, 내가 나를 잃어버리는 것이야말로 삶 전체를 도둑맞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살면서 고통과 고난이 찾아오는 순간, 우리는 최선을 다해 그 순간을 이겨내려 안간힘을 쓴다. 그리고 도저히 혼자 견디기 어려울 때는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기도 한다. 그런데 그때 그 순간만큼은 사회도, 국가도, 친구도, 그 어떤 것들도 내 편이 되어 주지 않는다.


그때 고통 속에 빠진 사람은 두 가지 선택을 할 수 있다. 그 고통 속에 잠식당해 죽거나 아니면 자신이 당한 방법과 비슷한 방법을 활용해 사람들을 밟고 자신이 살아남는 방법이다.


조금 극단적이기는 하지만, 이 이야기는 결국 이런 우리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그리고 있는 이야기다. 개인과 사회가 어떤 양상으로 돌아가고 있는지, 이로 인해 결국 이들이 바랄 수 있는 건 인생 한방뿐임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끊임없이 노력해도 가난에서는 벗어날 수 없고, 사람들은 점점 무기력해진다. 꿈을 펼치기는커녕, 오히려 이런저런 사람들의 함정에 빠져 점점 더 상황은 안 좋아진다. 그래서 남들의 눈을 속이고, 법망을 피해 새로운 길을 개척함으로써 내가 살길을 찾는다.


분명 이들의 행동은 옳지 못하다. 그럼에도 이들만 두고 비난을 하기에는 우리 사회가 많이 부족하고 형편없다. 때문에 사람들은 하다 하다 내 존재마저 내려놓는다. 이것이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고 현재의 모습이다.


저자는 어쩌면 <하키토브>를 통해 이런 우리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담아내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짐작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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