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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35만 부 기념 스페셜 에디션) - 벌써 마흔이 된 당신에게 해 주고 싶은 말들 42
김혜남 지음 / 메이븐 / 2022년 11월
평점 :
"마흔이 된 당신에게 해 주고 싶은 말"
100세 시대, 마흔을 삶의 변곡점이라고 본 저자는 마흔이 된 당신에게 꼭 해주고 싶은 이야기를 엮어 이 책을 냈다. 사십 대는 저자 자신에게도 삶의 방향이 완전히 달라지는 시기였는데, 그 지점을 무사히 잘 보내고 삶의 진짜 가치를 찾으며 살아낸 그녀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이전에는 그저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해내는 것만이 최선이라 생각했던 그녀에게 있어 갑자기 찾아온 파킨슨이라는 병은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는다. 이 일을 계기로 깨달음을 얻은 그녀는 그동안 이런저런 핑계로 미뤄두었던 일들을 가장 우선순위로 진행하게 된다.
총 5개의 챕터로 구성된 이 책은, 마흔세 살 파킨슨병 진단을 받은 저자가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맞게 되면서 느낀 속 깊은 이야기와 인생의 중요한 가치에 대해 담고 있다.
특히 마흔에 찾아오는 마음의 지진을 어떻게 하면 잘 이겨낼 수 있는지, 또 놓치지 말았으면 하는 여러 가지 인생 교훈과 환자들에게 미처 하지 못한 이야기를 함께 엮어 진한 감동과 깨달음을 전한다.
개인적으로는 그 어떤 글보다 진정성이 느껴져 더 좋았는데, 환자를 통해 간접적으로 얻은 경험이나 지식으로만 치장된 글이 아니라 본인이 직접 병을 겪으며 느낀 인생의 비밀에 대해 전하고 있는 것 같아 내심 더 바짝 다가앉아 귀 기울이게 되었다.
자신이 가장 큰 변화를 겪은 사십 대, 그리고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되는 사십 대, 여기에 더해 병으로 인해 갑작스럽게 병원을 닫게 되면서 환자들에게 미처 다 전하지 못한 이야기들을 마음으로 전하고 있는 이 책을 통해 독자들 역시 인생을 재미있고, 후회 없이 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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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혜남
정신분석 전문의로, 두 아이의 엄마로, 시부모님을 모시고 사는 며느리로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던 그녀는 마흔 살까지만 해도 '내가 잘했으니까 지금의 내가 있는 거지'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2001년 마흔세 살에 몸이 점점 굳어 가는 파킨슨병 진단을 받고 나서 병마와 싸우며 비로소 알게 되었다. 자신에게 주어진 모든 역할을 다 잘해 내고 싶은 마음에 스스로를 닦달하며 인생을 숙제처럼 살아오다 보니 정작 누려야 할 삶의 즐거움들을 너무 많이 놓쳐 버렸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리고 더 충격적인 것인 자신이 없는데도 세상이 너무나 멀쩡하게 잘 돌아간다는 사실이었다.
그녀는 자신에게 들이닥친 불행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 세상이 원망스러워 아무것도 못한 채 한 달 동안 침대에 누워 천장만 바라보았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문득 깨달았다. 아직 자신은 죽은 게 아니며 누워 있는다고 바뀌는 건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래서 일어났고, 하루를 살았고, 또 다음 날을 살았다. 대신에 해야만 하는 일보다 하고 싶지만 계속 미뤄 둔 일들을 먼저 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말한다. "하나의 문이 닫히면 또 하나의 문이 열린다. 그러니 더 이상 고민하지 말고 그냥 재미있게 살아라!"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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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예기치 않은 불행이 닥쳐올 때가 있다. 그것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하지만 그 후의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는 내가 어떻게 마음먹느냐에 달려 있다. 똑같은 12년이라도 그 결과가 확실히 다른 것처럼 말이다. 그것이 내가 2001년 2월에 파킨슨병 진달을 받고 깨달은 삶의 진실이다.
2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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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예기치 못한 불행을 겪을 때가 있다. 이때 중요한 것은 그 후의 시간을 내가 어떻게 보낼지 마음먹느냐에 달려있는데, 그 선택에 따라 결과는 확연히 달라질 수밖에 없다.
매일을 불안에 떨며 좌절감과 무력감에 빠져 살 것인가, 아니면 사태를 수습할 방법을 찾아 다시 일어날 것인가.
저자는 자신의 상황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삶을 다시 이어나가는 선택을 하게 된다. 덕분에 지금의 그녀가 있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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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경험상 틀린 길은 없었다. 실패를 하더라도 실패로부터 무언가를 배우면 그것은 더 이상 실패가 아니었고 길을 잘못 들었다 싶어도 나중에 보면 그 길에서 내가 미처 몰랐던 것들을 배움으로써 내 삶이 더 풍요로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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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가장 빠른 직선 코스로 가야 한다는 강박관념만 버린다면 한 발짝을 떼는 것에 대해 두려움을 가질 이유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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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어떤 순간에도 삶을 포기하지 말고 용기 내어 일단 한 발짝만 내디뎌 보라.
(...)
당신이 누구든, 어떤 상황에 있든 한 발짝을 내디딘 순간 알게 될 것이다. 용기를 내기를 참 잘했다는 것을.
3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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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 첫발을 내딛는 것이 가장 힘들다. 하지만 조금만 용기 내어 한 발짝만 내디뎌 보면, 별거 아님을 알게 된다.
처음 홀로 가는 해외여행, 홀로 하는 자취, 홀로 밥 먹는 일상 등 세상 처음이 어려운 우리들이지만, 포기하지 않고 시도해 본다면, 더 풍요로운 오늘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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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즐기는 것은 '~해야 한다'는 말을 줄이고, '~하고 싶다'는 말을 늘려 나가는 것이 그 시작이다.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못 당하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기지 못한다. 그리고 의무감과 책임감만으로 살아가기엔 인생이 너무 아깝지 않은가.
5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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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일들로 채워가는 인생, 생각만 해도 즐겁지 않은가? 해야 하는 일에 주목한 나머지 하고 싶은 일들을 미뤄두기 시작하면 인생에는 의무와 책임감만 가득해진다.
때론 꿈과 이상이 더해진 하고 싶은 일에도 시간을 내어줘보자. 살아갈 날들이 보다 행복해질 것이다. 즐거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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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당신도 시켜서 하는 공부가 아닌 내면의 호기심에서 비롯된 공부의 즐거움을 느껴 보았으면 한다. 그것이 춤이든, 음악이든, 운동이든, 무엇이든 좋다. 하고 싶어 하는 공부는 호기심의 영역을 점점 넓혀 주고 인생 전반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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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 때까지 알고 싶고 성장하고 싶은 게 인간이다. 또 즐기려고만 한다면 공부야말로 기력이 달리고 활동 반경이 좁아지는 노년에도 인생을 재미있고 보람차게 살 수 있는 비결이다. 하지만 이 또한 젊은 시절부터 갈고 닦지 않으면 나이 들어 즐기기가 어렵다. 그러니 너무 늦기 전에 호기심을 발동시켜 공부의 세계를 탐험해 볼 일이다.
15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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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의 호기심에서 비롯된 공부의 즐거움을 맛본 자라면, 이 말에 공감할 것이다. 깊이 빠져드는 몰입감과 즐거움은 어느 누구도 말릴 수 없다. 더불어 그 맛을 알기에 또 다른 기회를 엿보는 하이에나가 될 수 있다.
더 늦기 전에 자신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무언가에 도전해 보자. 그 세계에 빠져드는 순간 얻게 될 엄청난 열의와 성장은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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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연애해 보라! 생각하고 또 생각하면 모두 뻔한 일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생각을 멈추고 그냥 삶을 살아보면, 연애하는 마음으로 기대와 설렘을 가진다면, 세상은 당신이 미처 생각지 못한 새로운 모습을 보여 줄 것이다. 또 재미있는 하루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브라보!"라는 감탄사 하나로도 연주 분위기가 바뀌고 연주를 구경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바뀌는 게 인생이니까 말이다.
17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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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말하는 삶과 연애하는 기분이란 어떤 것일까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개인적으로는 남녀의 연애보다 어린아이가 세상을 처음 알아가는 느낌에 더 가깝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따지고 밀당하는 게 아닌, 처음 보는 것들에 기대감을 가지고 도전해 보는 것, 삶을 보다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것, 매일 새로운 세상을 꿈꿔보는 것, 있는 그대로의 감정을 그대로 내보이는 것.
어쩌면 이것이 저자가 말하는 삶과의 연애가 아닐까 한다. 우리 삶은 아주 작은 무언가로도 순식간에 변화될 수 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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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도 뇌도 때론 쉬어야 한다. 쉬지 않으면 시야가 좁아져 평소에 할 수 있는 적절히 확장된 수준의 사고를 하기가 어려워지기도 한다. 잠시 멈추어 선 시간에 우리는 그동안 경험한 것이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더 잘 이해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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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몸은 피곤한데도 계속 쉬지 못하고 있다면 의도적으로 '잠시 멈춤'을 스스로에게 허락해 보라. 잠시 멈추는 시간을 가지면 가질수록 불안함은 줄어들고 더 크게 성장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18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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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조급해지고 불안함을 느낀 적이 있는가? 그럴 때 잠시 멈춤을 선언하고 쉬는 시간을 가져보자. 피로가 누적되면 사고는 좁아지고, 시간은 배로 소요된다. 만약 이때 계속 그 상태를 유지하려고 하면, 갇힌 생각 안에서 빙빙 돌며 상황은 더 악화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잠시 멈춤의 시간을 가지고 휴식을 취하게 되면 불안함을 줄어들고 해결책 또한 발견할 수 있게 된다. 시간이 있어서 여유를 갖는 게 아니라 여유를 가져야 시간을 가질 수 있음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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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워진다는 것은 두 사람이 하나가 되는 게 아니다. 사랑이든 우정이든 두 사람이 친밀해지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상대가 나와 다른 사람이란 사실을 인정하고 존중해 주는 것이다. 그렇게 서로의 영역을 함부로 침범하지 않으면서 서서히 자신을 열고 상대를 이해해 나가야 한다. 그래서 친밀함은 결과가 아닌 과정이고, 이를 지속하기 위해선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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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가 모든 걸 받아 줄 거라고 기대하지 말고, 상대의 약점을 건드리지 말고, 자존심을 할퀼 수 있는 말은 피하며, 신뢰를 지켜 나가야 하는 것이다.
212~21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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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읽으며 꽤 많은 사람들이 '친밀함'에 대한 정의를 잘못 내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상대를 존중하고 더 소중히 대해야 하는 것이 맞는데, 왜 우리 사회에서는 친할 사이일수록 오히려 더 함부로 대하는 걸까 하는 의구심도 들었다.
친밀한 사이라는 것은, 지속적으로 서로의 영역을 지켜주고 상대방을 이해해나가는 과정이다. 그렇기에 친한다는 말로 관계를 매듭짓기보다, 계속해서 노력해 나가는 하는 관계임을 기억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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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를 만들어 갈 때는 먼저 나의 능력이 어디까지인지, 마음이 상하더라도 스스로 회복할 수 있는 감정적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파악해 두어야 한다. 그리고 그 한계선을 기준으로 아무리 가까운 사람이라고 해도 내 삶까지 망가질 것 같을 때는 '미안하지만 더는 도와줄 수 없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자신보다 남을 더 신경 쓰느라 정작 자기 마음이 곪아 터진 것을 보지 못하고, 좋은 관계를 망치고 싶지 않아서 솔직한 감정을 억누르며 혼자 상처받아 온 사람일수록 한계 설정은 반드시 필요하다. 끝까지 사람을 믿고 사람과 더불어 살기 위해 해야 할 최소한의 장치가 바로 한계 설정인 것이다.
223~22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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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것을 말하라고 하면 '관계 맺기'를 꼽을 수 있는데, 이런 관계를 잘 맺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나의 감정적 한계선을 파악해 두는 것이 좋다. 그래야 나도 지키고 상대방과의 적정선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식으로 내가 회복할 수 있는 수준, 타인과 더불어 살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로 한계 설정을 해두면 상황에 따라 거절 의사를 표함으로써 미연에 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 덕분에 관계로 인해 삶 전체가 무너지는 일은 방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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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경험을 수없이 해 본 사람과 매일 똑같은 행동만 반복하는 사람의 내일은 다를 수 밖에 없다.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더 많은 실수를 저지르며 살고 싶다. 쏜살같이 지나가는 시간 속에서, 나는 더 많은 도전을 하고 웬만한 일은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쌓인 경험들이 얼마나 값진지를 알기 때문이다.
23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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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만일 인생을 다시 살 수 있다면, 더 많은 것들에 도전하며 살고 싶다 말한다. 두려워 하느라 미처 해보지 못한 일들도 맘껏 해보며 값진 경험들을 차곡차곡 쌓고 싶다 말한다.
우리의 행동 패턴이 얼마나 큰지에 따라 우리의 내일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매일 같은 테두리 안에서 반복적인 삶을 살며 지루한 삶이라 말하지 말고, 더 많은 것들에 도전하며 새로운 매일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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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듦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결국 중요한 것은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노인들은 이제껏 그들의 인생을 살아오면서 크고 작은 굴곡을 지나고 삶의 쓴맛 단맛을 다 경험하며 성실하게 자신의 운명을 개척해 왔다.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나아가면 된다. 우리가 어린 시절부터 쭉 그래왔듯이. 다만 '내 인생은 결국 내 책임'이라는 사실 하나만 정확히 알고 있으면 된다.
24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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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듦에 대해 큰 두려움이나 거부감을 갖는 이들이 있는데 그런 이들에게 전하고 싶다. 나이 듦이란 여태껏 살아온 것과 별반 다르지 않은 것이라고. 그저 여태 그래왔던 앞으로도 쭉 그렇게 나아가면 되는 것이라고. 이미 우리들은 태어난 이후로 나이 들어왔고, 그것이 현시점이라고 해서 별반 다르지 않은 것이라고.
다만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하는 것은, 내 인생은 내 책임이기에, 살아온 날들에 대해서는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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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에 미칠 줄 알면 다른 것에도 미칠 수 있다. 열애에 빠진 사람에게 세상이 신비롭고 아름답게 보이는 것처럼. 어느 하나에 미치게 되면 세상과도 연애를 하게 된다. 그리고 내 안에서 피어오른 열정은 나와 다른 사람들과 세상, 그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볼 수 있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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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것에 미친다는 것은 열정을 가진다는 뜻이다. 그리고 그 열정을 행동으로 옮긴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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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한 번쯤은 일이든, 취미든 인생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일에 당신을 다 던져 보라. 미치도록 무엇엔가 열중했던 경험은 당신이 훗날 무엇에든 도전하고 성취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또한 살아 있음의 환희를 당신에게 안겨 줄 것이다.
255~25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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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돌아보았을 때 한 번쯤 무언가에 미쳐보는 경험은 짜릿함을 선사한다.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준다. 누군가는 시간을 허비하는 일이라고, 허무한 일이라고 말할지 모르지만, 그 경험이 훗날 어떤 식으로 삶에 도전의식과 성취감을 전해줄지는 아무도 모른다.
어떠한 조건도 따지지 않고, 그저 좋아하는 일,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일에 뛰어든다는 것은 평생 마음에 남는 일을 가슴에 새기는 일이라 할 수 있다. 죽음을 앞뒀을 때 평생 잘한 일로 기억될 그 무엇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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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믿는다. 지금 겪는 고통이 끝이 없어 보인다 해도 당신은 분명 자신을 추스른 다음 움직일 것이고, 하루하루를 이겨 낼 것이고, 다시금 앞으로 나아갈 거라고. 그러니 힘든 상황을 헤쳐나가고 싶다면 가장 먼저 당신이 스스로를 믿을 수 있어야 한다. 그러면 지금껏 그래왔듯 당신 내부에 잠재돼 있던 놀라운 힘을 든든한 지원군으로 삼아 어디든지 갈 수 있을 것이다.
26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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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순간에도 내가 나를 믿어주면 무슨 일이든 헤쳐나갈 수 있다. 하지만 내가 나를 포기해버리면 그다음은 장담하기 어렵다.
삶은 바다와 같아서 잔잔하다가도 불현듯 거대한 파도를 불러일으킬 때가 있다. 이럴 때 내가 나를 믿고 있다면 파도를 뚫고 일어날 수 있는 희망은 언제든 존재한다. 그러므로 어떤 순간에도 나를 믿자. 삶의 키는 거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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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바로 순간순간의 삶 속에 있다. 지금 이 순간을 충분히 느끼고 감사하면서 살 수 있다면, 내가 세상을 떠날 때 내 손을 잡고 나를 다독여 주며 나의 공포를 나눠 가질 사람을 만들 수 있다면, 그의 손에 내가 이제껏 들고 있던 삶의 바통을 넘겨줄 수만 있다면 죽음이 그리 두렵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죽음은 끝이 아니라 삶의 연속된 한 부분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있다면, 죽음은 오히려 내 인생을 최종적으로 완성시키는 과정이 될 것이다.
27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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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는 죽음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그럼에도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거나 마주하는 것에 대해서는 피하려고만 한다.
저자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에 대해 매 순간 삶을 느끼고 감사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것만이 해법이라 말하며, 여기에 더해 죽음을 끝이 아니라 삶의 연속으로 본다면 두렵지 않을 것이라 말한다.
보통 우리가 죽음을 이야기할 때 두렵다 느끼는 것은 살아생전 무언가를 해내지 못한 것, 충분히 누리지 못한 것에 대한 미련, 혹은 알지 못하는 사후 세계에 대한 두려움에서 기인하는 것이므로, 일상 속에서 온전히 삶 그 자체를 느끼며 산다면 두려움 또한 사라질 것이라 말한다.
환자들을 상담하며 느낀 간접경험과 파킨슨병을 앓으며 여러 차례 수술을 감행하며 몸소 느낀 직접 경험이 더해진 이야기는 마음에 깊은 울림을 전한다.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면, 다시 인생을 살 수 있다면 이것만은 놓치지 않으리라 다짐하는 이야기 속에는 진심 어린 깨달음과 어떤 결연함이 느껴진다.
마흔셋, 파킨슨병을 진단받지 않았다면 어쩌면 저자는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자신의 성과에 만족하며 그냥저냥 살았을 것이다. 역할에 충실하며 바쁜 하루에 녹초가 되어도 늘 그렇듯 일상이라 생각하고 살았을 것이다.
하지만, 인생은 마음처럼 흘러가지 않았고 자신을 혹독하게 다루었던 모든 날들이 한꺼번에 몰아치며 파킨슨병이라는 독으로 다가온다.
병마에 대해 알게 되었을 때 어쩌면 여느 누군가처럼 문 걸어 잠그고 모든 것을 포기한 삶을 살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불현듯 누워있는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 저자는 또 다른 삶을 계획하게 된다.
해야만 하는 일보다 하고 싶지만 계속 미뤄둔 일을 우선하게 되면서 책도 내고, 강의도 나가고, 병원 일도 더 열심히 하게 된다. 삶을 더 깊숙이 들여다보며 하루하루를 감사하며 새로운 나날들을 보내게 된다.
덕분에 병의 진행은 더뎠고 22년간 파킨슨병을 앓으면서도 유쾌한 삶을 이어나갈 수 있게 된다.
인간은 어리석게도 이렇듯 큰 병에 걸리거나 죽음이 코앞에 닥치고서야 얼마나 삶을 허비하며 살았는지를 깨닫게 된다. 그제야 중요한 가치가 사실은 우리가 놓친 일상에 있음을 알게 된다.
저자는 이렇듯 나중에 후회할 이들을 위해 자신의 경험에 빗대어 인생 교훈을 전한다. 고민하느라 인생을 허비하지 말라고, 보다 다양한 경험과 도전을 통해 재미있게 살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