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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층 입원실의 갱스터 할머니 - 남몰래 난치병 10년 차, ‘빵먹다살찐떡’이 온몸으로 아프고 온몸으로 사랑한 날들
양유진 지음 / 21세기북스 / 2024년 3월
평점 :
처음에 이 책의 제목을 보고 어느 힙한 할머니에 대한 이야기인가 보다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책을 읽고 보니 제목은 그저 거들 뿐 10년 동안 난치병 환자로 살아온 20대 저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에세이였다.
그래서인지 어떤 면에서는 힙한 할머니를 연상시키는 제목이 좀 생뚱맞다는 생각도 들었다. 생각하기에 따라 전혀 상관없는 제목이면서 또 한편으로는 완전 상관있는 제목이기도 한 갱스터 할머니에 대한 사연은 본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여태 어떤 책을 읽어도 책 제목에 대해 그다지 궁금하지도 '왜'라는 의문이 든 적도 없는데, 유독 이 책은 내용과 제목의 갭이 커서인지 읽고 난 후에 더 호기심이 일었다. 그래서 제목의 탄생 배경에 대해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두 가지로 의견이 좁혀졌다.
첫 번째는 이 책을 출판한 마케팅 담당자 혹은 출판담당자가 임팩트 있는 제목을 고민하다가 갱스터 할머니라는 단어에 꽂히면서 탄생하게 된 제목이 아니었을까 추측해 본다.
두 번째는 저자가 지금의 이 모든 것들을 시작할 수 있게 된 동기가 바로 고층 입원실의 갱스터 할머니였기에 여기에서 착안해 지금의 제목이 탄생한 것은 아니었을까 하고 추측해 본다. 지금의 자신을 있게 한 시작이자 어쩌면 되고자 하는 사람. 저자에게 있어 갱스터 할머니는 어쩌면 시작과 목표라는 정의로 대변되지 않았을까?
총 4부로 구성된 이 책은, 저자의 루푸스 최초 발병 시기부터 치료 과정을 거쳐 현재 이야기로 연결되며 이내 가족 이야기로 마무리되는데, 투병기라고 말하기에는 에너지가 너무 충만해 투병기라는 말보다는 '나를 발견하고, 내 몸과 친해지는 시간'이라고 말하고 싶다.
책에서는 담담히 아무렇지 않은 과거 시제의 일로 유쾌하게 마무리 지었지만, 짤막하게 요약한 한 줄에서 느껴지는 당시의 긴박함과 심각한 상황들은 이루 다 말로 할 수 없을 정도로 고통스러운 시간이었을 것이다. 더불어 현재도 완치가 아닌, 진행 중인 상황이기에 쉽지 않은 기록이었을 거라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참 맑고 따뜻하고 밝게 그 모든 시기를 이겨낸다. 한때 가족들에게 짜증을 부리기도 하지만, 자신의 신체조건을 핑계로 도망가거나 포기하지 않는다.
타인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거울처럼 비춰보며 성장과 발전을 이루어 내기도 하고, 꿈을 꾸며 원하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성큼성큼 내딛는 모습에서 강한 에너지가 느껴지기도 했다.
스물다섯! 보통은 하고 싶은 것과 해야 할 것들 사이에서 방랑과 방황의 시기를 겪게 되는 나이지만, 그녀는 일찍이 겪은 일들로 인해 오히려 안정세를 이어나가고 있는 상태다.
중학교 3학년, 갑작스럽게 다가왔던 루프스(난치성 자가면역 질환)와의 만남으로 인해 죽을 고비도 넘기고, 많은 것들에 제약을 받기도 했지만 때문에 더 자신과 가까워지고 친해지는 법도 알게 되었다.
배우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까지 끊임없이 크리에이티브 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는 양유진(일명 빵먹다살찐떡)의 이야기를 통해 움츠러들었던 마음의 날개를 활짝 펴고 날아오를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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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저자가 10년 동안 난치병 환자로 살아오며 겪은 일련의 일들에 대해 담고 있는 투병기로, 크게 세 가지 주제를 담고 있다.
첫 번째는 루프스(난치성 자가면역 질환) 투병기, 두 번째는 자신을 일으켜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세 번째는 꿈에 대한 이야기를 꼽을 수 있다.
어린 나이부터 꽤 오랜 시간 투병 시간을 보냈음에도 털털하고 쾌활한 면모로 자신이 배운 인생 교훈을 담담히 전하는 그녀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삶을 어떻게 보고 대할 것인가에 대해 숙고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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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프스(난치성 자가면역 질환) 투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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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중학교 3학년 2학기 겨울, 별명이 갑자기 '바나나 소녀'로 바뀌는데, 그 이유는 피부가 바나나처럼 노랗게 익어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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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낮없이 지속하던 공부와 부실한 식습관으로 인해 내 얼굴은 급속도로 바나나가 되어가기 시작했다. 굴하지 않고 여느 날과 같이 학원에 가기 위해 눈을 떴는데 앞이 보이지 않았다. 엄마를 불러 일어날 수 없다고 이야기했지만, 양치기 소년처럼 이전에도 계속 힘들다고 노래를 불러온 업보로 엄마는 대수롭지 않게 넘기며 얼른 일어나라고 다그쳤다.
1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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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마침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이모가 걷는 모습이 이상한 것을 보고 생각보다 심각할 수도 있겠다며 저자를 데리고 집 앞 소아과 병원으로 가게 되고 그곳에서 피검사를 하게 된다.
대기실에 앉아 결과를 기다리고 있던 저자를 향해 간호사 선생님은 휠체어를 밀고 뛰어왔고, 이어 의사 선생님은 저자에게 검사 결과를 보여주며 살아있는 게 기적이라고 말하며, 당장 대학병원으로 가야 한다고 말한다.
이 소식을 듣고 놀란 엄마가 병원으로 달려와 급히 대학병원 응급실로 향했지만, 아쉽게도 당시 병명은 '알 수 없음'으로 판명된다.
정확한 병명을 알 수 없자 입원 후 정밀 검사를 진행하면서 골수 검사까지 받게 된다. 그렇게 온갖 검사 결과 나온 병명은 난치성 자가면역질환 '루푸스'로, 나를 보호할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겨 아무 문제 없는 건강한 내 몸을 스스로 공격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바나나와 같이 변한 이유는 황달 때문이었다.
보통 자가면역질환 증상 중 네 가지 이상이 나타나야 루푸스라는 병명으로 불리는데, 당시 저자는 혈액에만 이상 반응이 있었기에 루푸스는 아니었지만 안타깝게도 그 이후로 증상 도장 깨기에 성공해 루푸스 진단을 받게 된다.
루푸스는 난치성이라는 무서운 병명과 달리 생존율이 90퍼센트나 되는 생각보다 온순한 병이었기에 생존해 나가는 과정이 매우 불편하지만 함께 잘 살아가면 되는 질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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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정말 아무렇지도 않았다. 나는 타고나기를 과도할 정도로 긍정적인 사람이었다. 너무 긍정적이야.
(...)
아무리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나도 묵묵히 받아들이고 그 상태에서 즐거움을 찾으려는 내 모습이 사실 때로는 너무 안쓰럽기도 했다.
(...)
하지만 위기를 잘 견뎌내는 나만의 방식이기에 그런 내 모습도 나는 나름 괜찮고 멋지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해소되지 않는 버거움은 창작으로 풀어보려 했다. 다행히 그림이나 영상같이 내가 표현할 수 있는 것들이 있었다.
20~2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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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나이에 루푸스로 진단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씩씩하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면모는 또래 아이, 아니 어른이 된 사람들도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면서 또 한편으로는 그런 자신의 모습이 안쓰러웠다고 말하는 부분에서, 그리고 그런 자신의 모습마저 포용하고 수용하는 자세를 보며 참 멋진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어쩌면 이런 과정들을 반복적으로 겪어나가며 '나'라는 사람에 대해 끊임없이 들여다보고 또 파악해 가는 과정을 겪은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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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작용을 계기로 외모에 대한 내 생각을 고쳐먹었다. 외모로 평가받기 싫은 만큼 나도 다른 사람을 외모로 평가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또한 이런 내 외모도 하나의 특별함이 될 수 있으니 자신감을 갖자고 마음먹었다. 그 외에도 내 안에 있을 여러 가지 장점들을 찾아 나서기로 했다.
꾸준한 운동과 관리를 통해 부작용이 점차 사라지면서 나의 대인기피증과 우울증도 사라졌다. 그 과정에서 오히려 나를 받아들이고 성장시키는 긍정의 힘을 얻었다. 또한 외모가 그 사람의 전부가 아니라는 하나의 깨달음은 사람을 제대로 볼 수 있는 눈을 갖게 해주었다.
28~2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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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푸스라는 병을 앓게 되면서 저자는 급격히 변하는 외모에 한동안 적응하지 못한다. 그렇게 우울증과 대인기피증을 앓으며 자신감이 바닥을 치던 때도 있지만, 생각의 전환을 통해 외모로 사람을 판단하는 어리석은 생각을 과감히 뜯어고치게 된다.
더불어 자신만이 가진 특별함과 장점을 찾고,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방법들을 실천하면서 점차 긍정의 힘을 얻게 된다. 이에 더해 사람을 제대로 보는 눈도 덤으로 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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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나의 모습이라도 각자의 취향과 원하는 것에 따라 얼마든지 다르게 볼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렇다면 내가 나의 그런 구석들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스스로 칭찬한다면 어떨까? 타인의 말 한마디에 콤플렉스가 될 수도 있는 부분을 좀 더 깊이 있는 인식과 사고의 전환으로 잘 지켜낼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러면 나의 콤플렉스를 오히려 사랑하고 예뻐하며 잘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
33~3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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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모습을 두고도 어떤 이들은 좋다 말하고, 또 어떤 이들은 나쁘다 말한다. 그렇기에 타인의 시선과 기준에 두고 나를 판단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명확한 기준점이 없기 때문이다.
이럴 때 내가 나의 모습을 깊이 들여다보고 나의 취향과 기준에 따라 판단해 보면 어떨까?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해 주고 자랑스러워하며 콤플렉스조차 사고의 전환을 통해 다르게 바라본다면 어쩌면 나는 있는 그대로 꽤 괜찮은 사람이 될지도 모른다.
더불어 그런 사고로 나를 존중하고 지켜본다는 것은 곧 타인의 시선에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어디서든 당당하고 빛나는 나로서 존재할 수 있다는 말과 일맥상통함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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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는 가장 빛나고 있다. 지금 내 모습을 사랑하면 내일도 사랑할 것이고 지나간 어제도 사랑하게 될 것이다. 내 모습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지금의 내 모습에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면 좋겠다. 여유가 생기면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도 한마디 해주길 부탁한다.
"너 지금 빛나."
68~6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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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루푸스 병을 통해 절망과 좌절이 아닌, 희망을 엿보게 된다. 그러면서 지금의 나를 사랑하는 것이야말로 후회 없는 삶을 사는 것임을 깨닫게 된다.
저자는 말한다. 지금 당신이 빛나고 있다는 것을 아는 채로 살라고, 그리고 어떤 상황과 상태에 놓여 있더라도 지금을 사랑하고 즐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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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박을 내려놓는 방법을 잘 몰랐던 나는 일단 반대로 생각해 보기로 했다.
무조건 잘해야만 한다는 생각을, 한 번의 실수는 오히려 인간미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라는 생각으로 고쳤다. 좋은 대학교에 입학해야만 한다는 생각을, 나와 같은 연기 괴물은 연기과 생태계 균형 조절을 위해 운명이 정해줄 거라는 생각으로 돌렸다. 매 순간 완벽한 사람이 아니라 매 순간 완벽하지 않은 사람이 되어보려 했다. 이런 장난스러운 나의 시도들은 생각보다 효과가 좋았다.
9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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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에 걸리면 없던 강박도 생기게 마련인데, 이번이 아니면 다음 기회는 없다는 생각, 외모가 달라 자신감이 없다는 생각, 병 때문에 쉽지 않을 거라는 생각. 이 모든 것은 생각의 전환으로 또 다른 기회를 창출할 수도 있음이다.
건강한 사람들조차 면접이나 오디션, 발표 자리와 같은 남들 앞에 자신을 내보여야 하는 장소에 놓이게 되면 때로 과한 긴장감이나 강박에 사로잡혀 정작 준비한 것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때 잠시 깊게 숨을 내쉬며 반대로 생각해 보자.
이런 생각의 전환은 마음의 여유를, 숨겨진 매력을 이끌어 내어 더 나은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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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 입학한 이후부터 지금까지 나는 뭔가 잘못되고 있음을 감지하면 뒤늦게라도 왜 그렇게 느꼈는지를 파악하려 애쓴다. 나도 모르는 새로운 강박이 생기진 않았는지 혹은 나도 모르게 불편한 뭔가가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한다. 좀 더 편하게 모든 걸 즐기고 싶기 때문이다. 나는 계속해서 A4 용지를 펼치고 해답을 찾으려 한다. 해답이 나오지 않더라도 내 상태를 파악해 보려 적은 여러 가지 문장들을 들여다보면 나라는 사람을 좀 더 깊이 있게 알 수 있다.
9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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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병을 앓게 되면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게 된다. 남들보다 떨어지는 체력을 보완하기 위해 끝까지 버텨보기도 하고, 타인에게 민폐를 끼치고 싶지 않아 숨기고 숨기다 결국 다시 병원 신세를 지게 되기도 하며, 이상을 감지하지만 무시하며 넘기다 결국 더 큰 화를 입게 되기도 한다.
그렇게 여러 경험을 통해 자신만의 해법을 마침내 발견하게 되는데, 이상이 감지되면 무시하기보다 A4 용지에 문제점을 적고 해답을 찾으려 노력하면서 자신을 더 들여다보게 된 것이다.
그렇게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되면서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어떻게 보이고 싶어 하는지, 어떻게 살고 싶은지 등을 알게 되면서 비로소 온전히 나를 지켜나갈 수 있게 되었다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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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를 일으켜준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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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고층 입원실의 갱스터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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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볼일 보는 것마저 고군분투해야 하지만 주변 사람들이 번거로울까 봐 애써 도움을 거절하는 모습, 삶에 대한 미련은 없어 보이는데도 알뜰살뜰 생활하는 모습, 주변 사람들이 못되게 굴어도 그럼에도 내 사람이라고 여기는 모습, 아픔과 고통을 끌어안고도 묵묵히 견뎌내는 모습은 나를 한동안 허망하게 했다.
처음 접한 한 사람의 인생 이야기가 이렇게까지 사무치다니. 작은 손길조차 건네지 못한 나의 행동이 못내 아쉬웠다. 할머니들의 인생 이야기는 아직 어린 나에게 조금 벅찼지만, 내 삶의 모양만을 바라보며 아래로 아래로 가라앉고 있던 내게 좀 더 많은 것을 이해할 수 있게 해주었다.
56~5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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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고층 입원실에 머물며 할머니들과 한 병실을 썼던 저자는 커튼을 뚫고 들어오는 할머니들의 대화를 통해, 보고 듣고 느낀 것들로 인해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된다.
특히 갱스터 할머니가 삶을 바라보는 태도와 마음가짐에서 많은 것을 깨닫게 되면서 세상을 향한 염세주의는 사라지고, 지금 당장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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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핏 초라해 보이지만 왠지 모를 단단함이 느껴지는 이분을 저자는 갱스터 할머니라고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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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보고 공감하며 조금이라도 괜찮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방법을 모색하게 되면서, 유튜브와 틱톡,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크리에이터로 성장하는 계기가 된다.
이외에도 각자의 모양에 맞게 살아가는 삶의 모습에 대해 부정적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없다는 점을 배우게 되면서 한층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2.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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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란 거창한 무엇이 아니다. 그저 같이 있는 것, 다양한 것을 나누는 것, 서로에게 살아갈 힘을 불어넣어 주는 것, 때로는 배우고 때로는 알려주는 것이다. 사회에 나와서도 학창 시절처럼 끈끈한 친구가 얼마든지 생길 수 있다.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미숙한 구석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런 부분을 찾아내 조금씩 채우며 살아가는 것, 그게 진짜 맛있게 사는 것 같다.
19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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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저자는 친구의 범주를 아주 좁게 보았다. 아주 가까이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나눌 수 있는 사람. 그러다 생각의 전환을 통해 친구의 범주를 확장하게 된다. 덕분에 사회 속에서도 다양한 친구를 가지게 된다.
그러면서 같이 있는 것, 다양한 것을 나누는 것, 살아갈 힘을 불어넣어 주는 것, 때로는 배우고 때로는 알려주는 각각의 사람들을 친구의 범주로 넣게 되면서 맛있는 삶을 살게 된다.
덕분에 살아갈 또 다른 힘을 얻게 된다.
3.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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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다 헷갈리는 일이 생길 때면 나는 둘째를 찾아가곤 한다. 내게 없는 진중한 모습을 가진 희수를 볼 때면 나도 동생들에게 모범을 보이고자 노력하게 된다.
(...)
나는 둘째를 생각하면 한없이 고맙고 미안하다. 또 그래서 나의 좋은 자극제가 되기도 한다.
22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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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걱정되었던 유현이가 비로소 하고자 하는 걸 찾은 후에 건강하게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꿈이 주는 힘을 느낀다. 기특한 막내 곁에서 내가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많이 고민한다.
23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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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병을 이겨내고 지금의 자신으로 살아갈 수 있는 데에는 가족의 힘이 컸다. 아픈 맏이로 인해 희생해야 했던 동생들과 이들을 돌보며 힘든 나날을 보냈을 부모님 덕분에 저자는 이제 자신의 꿈을 이루며 살 수 있게 되었다.
한동안은 아마 꽤 힘든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 손길이 닿지 않는 곳에서 소외감이나 외로움도 느꼈을 것이고, 날카로운 감정에 베이고 다치면서 방황의 시간도 가졌을 것이다.
그렇게 부딪혀가며 서서히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듯 퍼즐이 완성된 시점에는 이제 하나의 완연한 그림처럼 마침내 편안한 시간이 찾아왔다.
그 과정을 겪으며 저자는 첫째 동생 희수에게는 고마움과 미안한 마음을 가지는 동시에 이제는 든든한 울타리 같은 느낌을 받는다. 둘째 동생 유현에게는 안쓰러운 마음과 동시에 힘이 되고 싶은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일에만 빠져있던 엄마도 루푸스라는 병을 앓게 된 딸과 함께 하며 화해의 시간을 가지게 된다. 엄마와는 완전히 다른 방법으로 세 남매를 품어주는 아빠 덕분에 힘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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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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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경험은 꿈을 갖게 한다. 내가 살면서 어떤 부분을 채우며 살아가고 싶은지, 나를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게 하고 싶은지 말이다. 나는 이 글을 읽는 분들이 직접경험이든 간접경험이든 많이 해보고 많이 느꼈으면 좋겠다.
8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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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경험이든, 나쁜 경험이든 경험은 나의 또 다른 면을 보게 만든다. 덕분에 경험은 내가 부족한 부분, 잘하는 부분, 좋아하는 것들을 발견하고 성장시키게 만든다.
두렵다는 이유로, 귀찮다는 이유로 피하기보다, 세상 많은 것들을 해보고 느끼며 나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져보자! 그 경험으로 내일의 나는 오늘의 나보다 더 풍성한 경험을 가지고 성장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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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낭만과 취향, 원하는 일, 그리고 삶의 모양 모두 꿈이다. 이것들을 품고 느끼며 살아가는 삶은 매우 달다.
8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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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단 꿈에 젖어 살고 싶을 것이다. 그런데 단꿈에 젖어 사는 삶은 생각보다 그리 어렵지 않다. 자신의 낭만, 취향, 원하는 일, 삶의 모양을 내가 원하는 방향에 맞춰 살면 그것이야말로 단 꿈에 젖어 사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지금 당신은 어떤 낭만과 취향을 가지고 있는지, 또 어떤 삶의 모양으로 살고 싶은가? 그것을 발견하는 것에서부터 단 꿈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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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 뭐라고 이렇게 상처받고 생각도 많이 꼬이는지 참 요망하다. 그럼에도 나를 끊임없이 성장시켜주는 내 꿈이 너무 좋고 앞으로도 계속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꿈을 현실로 만들고 싶다.
10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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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덕분에 웃고, 울었던 저자는 때로 꿈 때문에 생각이 많아진다고 한다. 그럼에도 꿈이 있어 너무 좋고, 앞으로도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꿈을 현실로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는 저자의 모습에서 나 역시 비타민 같은 에너지를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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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까 말까, 이럴까 저럴까 고민하는 건 그만큼 잘 살고 싶어서인 것 같다. 손해 없이 실패 없이 완벽하게 잘 살고 싶은 마음에 더욱더 신중해지는 것이다. 그렇지만 만일 그때 내가 생각과 고민에 치여 용기조차 내지 않았다면 지금껏 무엇을 이루었을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할까 말까'가 아닌 '해볼걸'로 후회가 가득가득 남아 있었을 것이다. 물론 '와, 안 해서 진짜 다행이다' 싶은 경우도 있겠지만 여러 경우의 수가 걱정되어 도전하지 않고 있는 거라면 일단은 해보는 게 제일 좋은 선택이라는 걸 배웠다.
11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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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를 꿈꾸고 있다면, 할까 말까 망설이고 있다면 '해보기'를 권하고 싶다. 물론 안 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일도 가끔 있겠지만, 그럼에도 '해볼걸'하고 후회하는 일보다 많지는 않을 것이다.
해본다는 것은 결국 도전한다는 말이고, 도전한다는 것은 어떤 것을 경험한다는 말로, 이것은 곧 또 다른 기회를 창출한다는 말과도 같다.
도전해야 기회가 생기고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저자가 만약 고층 입원실의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냥 거기서 멈췄다면 과연 지금의 그녀가 있을 수 있을까? 100만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었을까?
개인적으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꿈꾸던 것을 시작함으로써 또 다른 기회 창출을 만들어냈고, 이것이 연결되고 또 연결되면서 지금의 크리에이터 '빵먹다살찐떡'을 만들어 낸 것이다.
당신도 할 수 있다. 꿈꾸는 것에 도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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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복잡해지면 그렇게 커피를 찾는다. 종이와 펜을 들고 가 혼자 카페에 앉아 커피를 마시면 한 시간 내에 모든 생각이 정리된다. 각성을 위해 한 잔, 생각 정리를 위해 한 잔, 휴식을 위해 한 잔을 마신다. 건강을 위해 마시는 양을 조절해야겠지만, 나에게 커피는 삶을 더 힘차게 살아갈 수 있게 도와주는 음료다.
13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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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 때 위로가 되어주고, 힘이 되어 주는 나만의 음식이 있는가? 저자는 자신의 삶에 활력을 주는 음료로 '커피'를 꼽는다. 생각이 복잡할 때, 휴식이 필요할 때, 각성이 필요할 때 저자는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자신만의 시간을 갖는다고 말한다.
꿈을 이루어나가는 과정에는 무수한 어려움이 뒤따른다. 이럴 때 나를 위로해 주고, 힘을 주는 힐링 음식을 통해 잠시 쉼을 가져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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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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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내내 자꾸만 무언가를 하고 싶어 엉덩이를 들썩이게 만들었던 이 책은 나에게 또 다른 도전을 하게 만드는 계기를 만들어주는 동시에, 행동하도록 부추겼다.
생사를 오가는 상황을 겪으면서도 꿈을 잃지 않고 부정적인 감정에 휩싸이지 않는 저자의 이야기에서 강렬한 에너지를 느꼈다.
무릇 사람은 큰일을 겪고 나면 철이 들거나 삶의 관점이 크게 바뀐다는 말을 하고는 하는데, 어쩌면 저자 역시 그런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저자는 중학교 3학년이라는 어린 나이에 발병한 루푸스로 인해 많은 고생을 하며, 삶의 관점을 다르게 가지게 된다. 가족과도 마음으로 다가설 수 있는 관계를 구축하게 되고, 사회 속에서도 다양한 친구를 가질 만큼 범위가 확장된다.
병이라는 핑계로 도망치지 않음으로써 무언가에 도전하는 것에 주저함이 없고, 생각의 전환을 통해 삶을 보다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가지게 된다. 여기에 더해 올바른 가치관, 이를테면 외모로 사람을 판단하지 않겠다는 결심을 하게 됨으로써 건강한 정신도 갖게 된다.
때때로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틱톡의 유명세로 곤란한 상황에 직면하기도 하지만, 이제는 자신만의 방법(A4 용지에 써보기)으로 문제점과 해결책을 도모할 수 있게 되었다.
이렇듯 10년의 난치병 환자로서의 삶은 저자를 완전히 바꿔놓았는데, 이 책은 그간의 과정을 담음으로써 자신을 일으켜 세운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는 동시에, 이 글을 읽는 독자들로 하여금 새로운 삶의 반향을 일으키게 만든다.
살아가는 데 진짜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또 그것을 통해 어떻게 꿈을 이루었는지, 그 꿈이 가져다준 미소가 얼마나 값진 선물이었는지를 담백하고 진솔하게 전하며 독자들에게도 큰 울림을 전한다.
지금 나의 삶을 돌아보며, 나를 가치있게 만드는 것, 나의 꿈, 나를 다독이는 음식이나 공간들을 떠올려보며 미래를 향한 한 발을 내디딜 수 있는 용기도 내보았으면 좋겠다.
그 한 발이 어쩌면 앞으로 살아갈 날들에 전환점을 맞이하는 첫걸음이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