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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의 단어 - 당신의 삶을 떠받치고 당신을 살아가게 하는
이기주 지음 / 말글터 / 2024년 1월
평점 :
나에 대해 이야기할 때 소재로 삼을 수 있는 것들은 무한정으로 많다. 이를테면, 외모, 직업, 성격, 가치관, 지인, 취미, 목표, 그 외에도 선호하는 장소나 시간, 음식 등 어떤 것에 포인트를 두고 이야기하느냐에 따라 '나'의 모습은 다양한 형상으로 상대에게 인식된다.
그런데 이렇게 직접적으로 이야기하지 않아도 나에 대해 더 자세히 알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 바로 평소 내가 자주 사용하는 '보편의 단어'들을 통해서다.
보편의 단어들은 평소 내가 깊이 심취해 있는 관심분야 혹은 무의식 속에 계속 자리하고 있는 생각, 나를 이루는 근간이자 나를 버티게 하는 힘들이 무의식중에 나오는 말로, 그래서 현실의 나를 가장 잘 대변한다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은 우리 주변에 흔하게 자리하고 있는 61개의 단어를 저자만의 시선과 해석을 통해 깊이 파고들면서, 보편의 단어들이 우리 삶에 어떤 의미인지, 또 이것이 뜻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게 한다.
이를 통해 평소 알고 있던 단어의 의미를 재해석해 보거나, 지금의 나를 대변하는 단어는 무엇인지, 또 지금까지 나의 삶을 탄탄히 지켜준 의미 있는 단어는 무엇인지를 돌아보게 된다. 특히 각 단락별로 표기한 단어의 의미는 삶을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보게 한다.
예1) 일상: 불행의 반대
예2) 평범: 남들처럼 살고 싶다는 욕망
보편의 단어 속에 자리한 저자의 에피소드를 통해 내 삶을 관통한 단어들을 떠올려 보고, 공감, 위로, 희망, 관념 등 마음에 와닿는 문장들을 기록으로 남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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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
어쩌면 우리가 입버릇처럼 되뇌는 "평범하게 살고 싶다"는 문장에는, 남보다 뒤처지지 않겠다는 경쟁의식과 함께 사회의 주변부로 밀려나지 않으려는 결연한 의지가 깃들어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모두가 공통의 목표를 두고 사활을 걸다시피 하는 사회는 그만큼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목표에 닿는 사람이 있으면, 다른 한편에는 뼈저린 좌절감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도 존재하기 마련이다.
한마디로,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기 위해선 평범하지 않은 대가를 치러야만 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평범하게 살기가 말처럼 쉽지 않은 이유다.
2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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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이라는 말을 흔하게 쓰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좀처럼 자신에게 평범이란 단어를 대입하기 어려워한다. 따라잡힐 듯 따라잡히지 않는 기준 때문에 늘 뒤처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평범이라는 단어는 우리를 늘 힘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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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
사람은 누구나 오를 수 없는 나무 하나쯤 마음속에 품고 있기 마련이다.
다만 닿을 수 없다고 해서 신기루처럼 공허하거나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우린 끝까지 가보지 못한 곳, 완전히 달성하지 못한 목표를 평생에 걸쳐 떠올리며 살아간다.
(...)
완전히 이뤄진 것이 아니라 채 이뤄지지 않은 것이 '기억의 뼈대'가 된다. 때로 우린 오르지 못하는 나무에 가까이 다가가고 싶은 나머지 삶의 여정을 떠나기도 한다.
도중에 숨이 가쁘면 잠시 멈춰 서서 나무가 꼿꼿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모습을 바라보며 불어오는 미풍에 땀을 식힌다. 그렇게 먼발치에서 나무를 응시하면서 세월을 견디고 계절을 건너간다. 누구나 그렇다.
그런 나무가 마음속에 자라고 있다면 가히 살아갈 힘을 주는 나무라 부를 수 있지 않을까.
끝내 오를 수 없다고 해도, 미래의 어느 시점에 먼 풍경처럼 묘연히 내게서 멀어진다고 해도 말이다.
82~8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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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라는 말은 대체적으로 부정적인 의미로 쓰이는 경우가 많은데, 새삼 저자의 해석을 놓고 보니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되기도 하는구나 깨닫게 된다.
끝까지 달성하지 못하면 어떤가? 오르지 못하면 어떤가? 그것을 극복하고자 떠난 여정 덕분에 성장하고 발전한 지금의 내가 있는데. 이미 그것으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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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몸이 마음과 연결되어 있다고는 단언할 순 없지만, 적절한 신체 활동이 마음의 상태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만큼은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다.
마음이라는 웅덩이에 쓸데없는 생각과 걱정이 고여 있는 것 같다면 주저하지 말고 과감히 몸을 움직이길 권한다. 지나친 생각이 당신의 용기를 삼키려 하는 날이라면 더욱더!
8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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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복잡하거나 마음이 혼란스러울 때는 주저하지 말고 산책을 떠나자. 움직임은 생각을 환기시켜주고, 생각의 고리를 끊어준다.
몸 건강과 마음의 원활한 순환을 위해 고여있는 생각의 웅덩이는 움직임을 통해 비워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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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조
어떤 사안 앞에서 확신이 서지 않거나 선택의 갈림길에서 하염없이 고민하고 있다면 아예 반대쪽으로 걸어가 보는 것도 나쁘지 않으리라.
다르기 때문에 더 선명하게 느껴지는 길을 걷다 보면, 잠에서 덜 깬 것 같은 흐리멍덩한 생각을 또렷하게 가다듬거나 찾으려야 찾을 수 없었던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9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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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히 반대되는 성격의 '대조'를 일상에 활용해 보면 생각보다 유용함을 알 수 있다. 생각지 못했던 취향을 알게 될 수도 있고, 새로운 지름길을 발견할 수도 있다. 혹은 나만의 아이디어를 얻거나 풀리지 않던 문제의 답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이처럼 평소 가보지 않은 길, 혹은 취향이 맞지 않아 즐겨 하지 않던 것을 시도해 봄으로써 새로움을 발견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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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백
당연한 말이지만 마음에도 여유 공간이 필요하다. 마음이 너무 빽빽해지면 시야가 좁아지는 것은 물론이고, 마음의 속도마저 빨라진다.
나는 인간이 겪는 불행 중 대부분은 몸의 속도가 마음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해서 일어난다고 생각한다.
몸과 마음이 세상에 반응하는 속도의 불일치, 이로 인한 동요가 심해지면 우린 삶의 바다 한가운데서 균형을 잃고 물속으로 가라앉을 수밖에 없다. 안타까운 일이다.
10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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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은 2인 1조 달리기처럼 속도와 방향이 맞아야 제대로 나아갈 수 있다. 그런데 때로 속도나 방향을 맞추지 못해 넘어지거나 어느 한쪽이 뒤처지는 일이 발생하고는 한다.
때문에 마음은 더 조급해지고 시야가 좁아지면서 점차 더 선두 그룹과 멀어지는 상황에 도래하게 된다. 이런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려면 앞만 보고 갈 게 아니라, 함께 발맞춰 걷는 옆도 보고, 뒤도 봐야 한다. 여유를 가져야 한다.
속도를 내는 것만이 정답이 아님을 깨닫고, 부디 나만의 속도와 여유를 되찾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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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
만병통치약 같은 위로의 기술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나는 모범적인 위로가 무엇인지는 말할 수 없을 듯하다.
다만 무엇이 위로를 방해하는지에 대해선 조심스레 생각을 꺼내놓을 수 있다. 현실성 없는 해결책을 무턱대고 들이미는 이들의 조언, 그리고 고민에 휩싸인 상대에게 멋진 말을 들려줘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힌 사람이 구사하는 그럴싸한 격언 같은 위로는 슬픔을 달래주지 못한다.
나는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위로받기는커녕 저항감과 불쾌감을 느낀다.
(...)
우린 타인을 내려다보면서 위로할 수 없다.
위로의 언어는 평평한 곳에서만 굴러간다.
그러므로 누군가를 위로하기 위해선 무턱대고 따뜻한 말을 쏟아내기 전에 상대와 마음의 높이부터 맞춰야 하는지 모른다.
위로를 필요로 하는 사람은 자신보다 높은 곳을 향해 고개를 들 힘조차 없는 사람이다.
116~11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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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턱대고 위로라 쏟아내는 불쾌한 이야기들을 들어본 적이 있는 사람들은 이 글에 공감하게 될 것이다. 오히려 만병통치약이 아니라서, 현실적인 위로의 대안이라서 더 마음에 쏙 들어오는 문장이다.
평평한 곳에서 시선을 마주하는 것, 위로는 거기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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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언
타인의 지나친 관심에서 비롯되는 쓸데없는 조언 때문에 우리의 마음은 종종 쇳덩이처럼 무거워진다. 불필요한 조언을 삼가야 하는 이유다.
22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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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람들은 그래서 조언을 기피한다. 타인에 대한 배려가 누락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저 자신의 호기심을 충족할 관심에서 비롯된 쓸데없는 조언은 사양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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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
'하면 된다' 같은 문장에 서려 있는 도전 정신이 때론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그런 구호에 맹목적으로 매달리다간 빠르게 변화하는 현실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할 수도 있다.
게다가 인간은 로봇이 아니기에 모든 일에 균등한 에너지를 쏟아가며 최선을 다할 수가 없다.
(...)
그러므로 거듭된 실패로 몸과 마음이 피폐해진 상황이라면, 마른 수건을 짜듯 온갖 노력을 투하해 삶의 에너지를 소진하기보다 포기할 건 신속하게 포기하고 후일을 도모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지도 모른다.
250~25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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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이 늘 최선인 것은 아니다. 때로 포기가 최선일 때도 있다. 배터리가 0인 상태에서는 아무리 쥐어짜도 더 이상 나아갈 힘이 없다. 그럴 때는 과감하게 포기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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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사
어떤 면에서 현재를 꿋꿋이 버틴다는 건 몸과 마음을 건사하면서 후일을 도모한다는 걸 의미한다.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한자리에 머물러 있는 것 같더라도 와르르 무너지지 않고 묵묵히 버티고 있다면, 스스로를 힐난하거나 자책할 필요가 없다.
꾸역꾸역 현실을 견디면서 세월을 건너가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삶은 충분한 의미가 있다.
27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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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건사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로는 잘 버티고 있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해내고 있다는 의미다. 그러니 부디 발전이 없다고 섣불리 포기하지 않기를 바란다.
평범한 보편의 단어가 저자의 새로운 해석과 의미라는 옷을 입고 새로 태어났다. 내 삶에 존재했던 무채색의 단어들이 색동의 옷을 입고 더 멀리, 더 넓게 뻗어나감을 느낀다.
삶이 휘청이는 순간, 입안에 오래 머무는 단어들에 이렇듯 새로운 의미를 담아보면 조금은 내 삶을 더 소중하고 가치있게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불편한 의미로 다가왔던 단어가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희망을 주는 단어가 될 수 있음을, 행복을 주는 단어가 될 수 있음을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