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도 잘 사는 걸 어떡합니까
신아로미 지음 / 부크럼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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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사는 즐거움을 위해서는 1인분의 용기만 있으면 된다!"


생각해 보면 '혼자'라는 이유로 홀로 있는 사람들은 꽤 불합리한 일들을 많이 겪는다. 색안경 끼고 자신만의 논리에 따라 상대방을 재단하며 보는 사람들의 시선을 묵묵히 감내해야 하는 것은 물론, 생각 없이 툭툭 내뱉으며 마치 그것이 진리인 양 떠들어 대는 이들의 얘기를 고스란히 들어줘야 하기 때문이다.

또 노후까지 걱정해 주며 혼자는 외로울 거라는 말과 함께 나이 들어서 아프거나 죽을 때 혼자면 어떻게 하냐는 오지랖 넓은 염려도 듣는다.

과거에는 '혼자'라는 것이 용인되기 어려운 사회 분위기가 있어 그냥 묵묵히 듣고 견뎠는데, 요즘은 오히려 역전된 상황이라 그런 말 하는 사람이 오지랖퍼로 취급되는 걸 보면 뭔가 한방 먹인 기분이라고 말하면 좀 얌체같이 보이려나?

저자는 이런 '나 홀로'족이 겪는 어려움과 반대로 너무 잘 살고 있는 모습들을 가감 없이 드러내며 혼자 사는 삶의 자유로움과 행복함을 마음껏 드러낸다.

그러면서 단순히 한순간만 즐기는 혼삶이 아닌, 오래도록 즐기고 맛볼 수 있는 혼자만의 시간과 공간을 만드는 법, 혼자 잘 살기 위한 준비물 리스트, 혼자 살면서 가장 필요한 물건, 혼자가 두렵다면 도전해야 할 것, 혼자서도 할 수 있는 다양한 일들을 나열하며 세세하고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덕분에 혼자 산다는 것의 의미와 어떻게 하면 자신만의 나 홀로 생활을 즐겁게 즐길 수 있는지를 확실히 알 수 있다. 더불어 그동안 혼자 산다는 이유로 위와 같은 이들을 겪었다면, 이 책이 심심한 위로와 사이다 같은 힐링을 전해 줄 것이다.



총 3개의 파트로 구성된 이 책은, 혼자 잘 살기 위한 마인드는 물론 현실적인 준비까지 아주 최적화된 대안과 방법을 제시한다. 여기에 더해 타인의 불필요한 시선과 관심을 끊어낼 이야기까지 속시원히 털어놓음으로써 완벽하게 나 홀로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다.

그렇다고 해서 사회로부터 고립되겠다거나 무조건 결혼을 하지 않겠다 와 같은 뜻으로 말하는 것은 아니다. 그저 나이가 차면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사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홀로 사는 것 또한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누군가에게 혼자 산다는 이유로 싫은 소리를 듣거나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홀로 살던, 함께 살던 그것은 개인의 선택이자 삶이므로 그 자체를 존중해 주자는 저자의 말은 깊은 공감을 자아낸다.

어디서든 혼자서도 괜찮다고 말하는 저자의 글을 통해 꼭 누군가와 함께하는 인생만이 행복한 건 아님을, 혼자 지내는 시간에도 행복할 수 있음을 깨달을 수 있는 시간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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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신아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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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모두 비슷한 나이가 되면 취업해야 하고 결혼해서 아이를 낳아야 하는지 항상 의문을 품으면 살았습니다. 그렇게 살지 않으면 어떻게 될른지 몹시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내게만 꼭 맞는 삶을 살아 보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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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게 살고 싶어 여러 사람을 만나 울고 웃었다. 결국 누군가와 잘 지내려면 혼자 잘 사는 것이 먼저라는 결론을 내렸다.

나와 제일 오래 함께하는 '나'라는 존재로도 가끔 벅찰 때가 있는데 누군가와 함께 하는 일은 그보다 더 힘들다는 걸 이제는 안다.
프롤로그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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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가 익숙해진 세상, 어쩌면 그래서 더 홀로 사는 것의 가치와 행복을 찾는 방법을 알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저자는 세상의 통념에 의문을 가지고 자신만의 삶을 살아보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실제로 그런 삶을 자유롭게 살아보며, 누군가와 잘 지내기 위해 우선되어야 하는 것은 먼저 '나와 잘 사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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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설적으로 말하는 '혼자 살 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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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살겠다는 사람들에게서 이유를 찾으려 하지 않아도 된다. 설령 본인 부모 같은 사람을 만나고 싶지 않아 결혼에 관심 없다 한들 그게 뭐 어떻단 말인가. 혼자 사는 게 좋은 이유는 있지만, 혼자 사는 데에 굳이 이유를 찾지 않아도 괜찮다. 혼자 살고 싶은 당신은 문제가 없다. 원래부터 우리는 홀로 태어났으니까.
1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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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사는 사람들에게서 이유를 찾으려 하지 마라. 그저 이유 없이 그저 홀로 사는 것이 좋아 혼자 사는 것이다. 설령 이유가 있다 해도 문제 될 것은 없다.

모든 사람은 홀로 태어나 홀로 죽는다. 그저 사는 방식의 차이가 있을 뿐 홀로 산다는 것으로 기죽거나 색안경 끼며 볼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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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 누구의 도움 없이, 그 어떤 사람보다도 혼자 잘 살 사람이라는 것을 이제 말하지 않아도 주변인들은 알고 있다. 그러면서도 정말 결혼하지 않을 것인지에 대한 질문은 여전히 받고 있다. 얼마나 잘 사는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을 만날지 지켜보겠다는 따가운 눈초리와 말들. 그런 이들에게 "당신 결혼 생활이나 잘하세요. 얼마나 잘 사시는지 지켜볼게요."라고 되받아치고 싶은 걸 꾹 눌러 참는다.
(...)
내가 무엇 하러 남이 결혼해서 어떻게 사는지 지켜봐야 하는가? 그럴 마음도 관심도 없으니 참을 뿐이다. 어쩌면 바빠 죽을 것 같은 삶 속에서도 내 인생에 관심 주는 그들에게 고마워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관심 주셔서 고맙지 않습니다. 알아서 잘 살겠습니다.
51~5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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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문장을 읽으면서 큭큭 거리며 웃었다. 왜냐하면 나 역시 비슷한 눈초리와 말들을 들어본 적이 있기 때문이다.

이 글을 읽으며 "내 인생 책임져 줄 것도 아니면서 말 함부로 하지 마세요"라고 받아치고 싶었던 여느 날의 기억이 불현듯 떠올랐다. 결혼해서 산다고 다 행복한 것도 아닌데, 마치 그것이 전부인 양 말하는 사람들의 머릿속이 오히려 궁금해진다.

No 관심과 알아서 잘 살겠다는 말에서 씩씩함과 당당함이 느껴진다. 어쩐지 힘이 솟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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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 내가 잘 살고 있다 증명할 마음도, 생각도 없다. 그저 정해진 삶 말고도 다양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보여 주고 싶을 뿐인데, 그게 별소리를 다 들을 일인가 싶다. 대체 그들이 원하는 답, 정해진 답은 무엇이란 말인가. 나를 증명할 수 있는 잘 살아가는 방법에 대한 해답은 존재하지도 않으면서, 무엇으로 나를 증명할 수 있단 말인가.
8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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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하고 있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미혼'에 관한 영상을 올린 직후 폭발적인 반응과 댓글이 쏟아진 것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는데, '미혼'으로 잘 살고 있다는 것이 누군가에게 증명할 일인가 싶다.

유튜브에 올라오는 브이로그들을 보면 육아, 애완동물, 해외 생활 등이 인기 콘텐츠 상위에 랭크되어 있는데 그것과 홀로 사는 콘텐츠가 뭐가 다른 걸까?

별소리 하는 사람들에게 특효약은 무관심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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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하는 주변 친구들을 봐도 부럽다고 느껴지지 않는다.
(...)
그래서 자연스럽게 연애하지 않게 된 것이다. 그렇다고 절대 안 하겠다는 심정은 아니다. 언젠가 나와 잘 어울리는 상대를 찾는다면 무엇이든 해 볼 의향은 있다. 그럼에도 항상 그 생각 끝에는 '굳이?'가 따라온다. 결국 '이러니까 내가 혼자인 거구나. 그래도 괜찮지. 어쩔 수 없어.'하며 또 한 번 결론을 내린다.
8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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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200퍼센트 갔던 문장 중 하나다. 생각 끝에 따라오는 '굳이?'와 '그래도 괜찮지. 어쩔 수 없어'는 어떻게 보면 현재 삶의 만족감을 내포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결혼한 친구의 삶을 봐도 그다지 부럽다고 느껴지지 않고, 그래서 꼭 당장 결혼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 사람들의 심리를 잘 대변한 문장이 아닐까 싶다.


<혼자 하면 좋을 리스트>

■패밀리 레스토랑&무제한 뷔페 가 보기
이름부터 거창한 패밀리 레스토랑이 사실 제일 난이도가 낮은 식당 중 하나다. 식당 특성상 남은 음식을 포장하는 분위기라 서 실컷 먹고 남은 음식은 자연스럽게 포장해 다음 끼니로 먹을 수 있다. 뷔페 형식의 레스토랑들은 혼자서 내 속도대로 천천히 식사 할 수 있어 가장 선호한다.

■고깃집 가서 2인분 시켜 먹기

■주말에 가까운 국내 여행지 다녀오기
SNS나 인터넷에 '지역 + 가 볼 만한 곳'으로 검색해라. 그 게시물을 따라 도장 깨기 하듯이 가 보는 것을 추천한다.

물론 본인이 들르고 싶었던 장소 한 군데만 갔다가 당일 집으로 돌아가도 좋다. 그게 싫다면 맛집 투어만 계속해도 평생 기억에 남을 테다.

■호캉스
막연히 비쌀 거라 생각 말고 일단 확인 후 판단해 보자. 호텔에서 하루 자는 게 좋은 이유는 일상의 공간에서 해 왔던 생각과 고민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가까운 해외여행
딱 한번 용기 내본다면 남은 인생,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며 살아갈 수 있다.

■코인 노래방
막상 노래방에서 무슨 노래를 부를지 모르겠다면 인터넷 검색을 하면 된다. 좋아하는 가수가 있다면 그 가수의 노래를 메들리로 불러도 좋다.

■영화관
예약 창을 보고 최대한 사람이 없는 줄을 선택한다. 그러면 마치 영화관 하나를 통으로 빌린 느낌이 들기도 한다. 어느 시간대든 혼자 영화관에 가서 동행인을 신경 쓰지 않고 영화에만 푹 빠져 보기를 바란다.

■미술 전시 관람
전시 관람은 서로 취향이 정말 잘 맞지 않고서야 혼자 가는 것이 훨씬 좋다. 내 속도로 관람하며 오래 보고 싶은 작품은 꼼꼼히 볼 수 있으니까.

■독서
독서는 다방면으로 투자 대비 이득이 많은 정말 유익한 활동이라고 할 만하다.

■운동
자신의 취향에 맞고 꾸준히 할 수 있는 운동을 찾아보자. 운동 하나만 꾸준히 해도 혼자 있는 시간이 짧아져 외로울 틈이 없다.

■시간 나면 하고 싶은 일 목록 만들기
어느 날 시간이 붕 뜨는 상황을 대비해 평소 보고 싶은 영화 목록, 책 목록, 가고 싶은 카페 등 생각나면 끄적이자. 핸드폰 메모장에 나만의 리스트를 차곡차곡 만들어 두면 좋다.

■일기 쓰기
일기는 스스로 하루를 돌아보기에도, 혼자만의 조용한 시간을 갖기에도, 과거의 나로부터 위로를 받기에도 좋은 활동이다.

■산책
운동복을 갖춰 입고 제대로 하는 산책이 아니라도 좋다. 집에서 한두 정거장 전에 내려서 걷거나 마트 갈 때 조금 먼 길로 돌아가는 것도 괜찮다.

■나만의 루틴 만들기
간단한 무엇이라도 좋다. 시작부터 거창하게 만들지 말자. 루틴을 구성하는 활동은 계속 추가하면 되니까.

■모임
요즘은 자신의 취미나 관심사 모임을 찾는 일이 쉬워졌다. 주말에 1회만 진행되는 강연을 들어도 좋고, 강의 형태의 소모임도 좋다.

■워케이션, 코워킹스페이스, 공유 오피스
Work+Vacation, 일과 휴가를 합친 단어로 재택근무를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며 생긴 문화다. 원래 머무는 곳이 아닌 해외나 국내의 워케이션 전용 공간에서 숙박한다. 그곳에는 주로 마케터, 디자이너, 작가, 개발자 등 프리랜서로 혼자 일하는 사람들이 많이 모인다.

그리고 생각보다 다들 열심히 일하기에 거기에서는 집에서 홀로 작업하는 것보다 업무 효율을 높이기가 쉬울 것이다.

코워킹스페이스는 숙박 시설 없이 일만 하는 공간으로, 하루 입장료를 내거나 시간당 사용권을 구매하여 원하는 시간만큼 이용할 수 있다. 혼자 일하기 싫은 날,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의 기운을 받고 싶을 때 종종 간다.

공유 오피스는 주로 월이나 연 단위로 사무실 공간이나 책상 하나를 빌려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사용하는 형태다. 혼자 일하기 외롭거나 월세가 부담될 때 혹은 동료가 필요할 때 이용하는 방식으로 보통 소규모 기업을 운영하는 사람들이 자주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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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적인 혼자 살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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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살 준비 리스트>

■집
시골집을 수리하는 비용은 이 집의 값어치보다 더 들었다. 그만큼의 돈을 투자하는 일이 정말 옳은가. 부모님은 수리에 거금 들이기를 만류하셨지만 그럼에도 나는 진행했다. 대출금 없이 내가 살 집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내게는 충분했다. 앞으로 내가 직장이 없어 뭘 먹고 살지 머리 싸맬 일도, 이래저래 고공 해임하는 집값에 대한 걱정도 최소한 덜 수 있었다.

■자동차
시골에서의 생활은 차 없이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운전하며 지낸다. 나의 운전 실력은 생계형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살면서 잘 배운 일 중 하나로 나는 매번 운전을 꼽고 있다.

■보험
최근 보험을 추가로 들었다. 20대 중반에 가입한 암 보험이 빈약해서 한 더 가입했고 실비 보험까지 해서 총 세 가지의 보험을 준비했다.

■연금

■주식
나는 노후에 주식을 조금씩 팔아 생활비로 쓰고 싶은 마음이 크다. 그래서 내 투자에는 매수만 있을 뿐 매도는 없다.

■저축
저축의 가장 큰 비중은 미국 달러 예금이다. 여행을 좋아하기도 하고 그게 직업이다 보니 달러로 보관하는 것이 편하다.

외에도 사업자를 위한 노란우산공제와 부동산 투자도 시도하며 나이가 들어서도 홀로 잘 살 수 있도록 경제적 준비를 하고 있다. 내가 나이 들면 지금보다 다양한 형태의 독거노인 주거 시설이 활성화될 거라는 믿음으로 하나씩 챙기는 중이다.

■일
나이 들어서도 혼자 벌어먹어야 함을 35세부터 염두에 두었던 것 같다. 나이 든 여자가 유리한 일, 그중에서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고민하다가 발견한 일이 있다. 하나는 명상 지도사, 하나는 요가 강사다.

앞으로 홀로 일하는 프리랜서들이 더욱 많아지고 젊지만 돈 많은 이들이 점차 늘어날 것이며 점점 더 정신이 아픈 사람들이 많아질 거라 생각한다. 그런 흐름을 고려하면 두 직업은 전망도 괜찮아 보였다.


<혼자만의 시간과 공간을 만드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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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숨고 싶으면 어디로 가야 하나? 그 방법을 몰라 우선 글을 적기 시작했다. 공간이 아닌 시간으로 내 삶을 분리하는 방식을 택한 셈이다.
(...)
이 방법은 인생의 질을 올리는 가장 확실하고 빠른 방법이다.
(...)
나는 너무 지치거나 그저 눕고만 싶은 날에는 핸드폰을 붙잡고 뒹굴며 기록한다. 기록 장소는 메모장이 되기도, 블로그가 되기도, 타 SNS가 되기도 한다. 몰입할 수만 있다면 그 어떤 곳이든 상관없다.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 이동 시간이 지루하면 핸드폰을 열어 블로그에 생각을 휘갈긴다.
(...)
꼭 나만의 독립된 공간이나 휴가지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획득하지 않아도 좋다. 홀로 풍요로운 공간에 누워 숏폼 영상 100개 보는 일보다 지하철 안에서 내 생각을 한 줄 적는 시간이 더 알차지 않을까.
102~10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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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살기 위한 현실적인 준비 리스트를 보면 지금뿐만이 아니라 노후까지 바라볼 수 있는 완벽한 대비라고 말할 수 있을 듯하다. 우리 모두의 머릿속에 있지만 결혼했다고 해서 더 잘 챙긴다고 말할 수 없는, 오히려 더 단단히 대비를 하고 있는 리스트라고 봐도 무방할 듯하다.

물질적인 것은 그렇다 치고, 관념적으로 도망치고 싶거나 의지가 필요한 순간에는 글을 쓰면서 방법을 찾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듯하다.

글을 쓰다 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 생각이 정리되고 또 다른 아이디어들을 떠올릴 수 있다. 만약 홀로 있을 때 감정의 파도에 휩쓸리는 순간이 온다면, 나만의 방식으로 글을 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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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혼자 살기: 혼자라서 행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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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마음껏 게으를 수 있는 자유, 그 무엇도 하지 않아도 뭐라 할 사람이 없다는 점, 내 몸 하나만 간수하면 되는 삶. 내가 어딘가에 말하지 않으면 그 누구도 내가 게으른지 모를 이 완벽한 늘어짐의 하루가 정말 즐겁다.
13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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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 삶은 그 자체가 그냥 '자유'를 상징한다. 무엇을 하고 무엇을 먹든, 어디에서 어떻게 보내든 모두 다 내 의지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물론 사람에 따라 혼자는 심심해, 혼자는 외로워를 외치는 이들에게는 해당사항 없음이다. 그러나 혼삶의 재미를 아는 이들에게 이것만큼 만족감을 주는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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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생리 증후군으로 머리가 아프고 몸이 무거워 잠을 10시간이나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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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잠시 깬 상태로 부엌에서 물 한 잔을 마시고 냉동한 호박죽을 꺼내 녹여 뒀다. 그러고는 다시 침대로 걸어가다가 정말이지 혼자 살아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이 상태에서 내가 애라도 낳았다면, 반려자가 있었다면, 그런 상상을 하니 머리가 더 깨질 것만 같았다. 내가 원하는 건 그저 아무 소리 들리지 않는 곳에서 내가 원할 때까지 누워 있는 것뿐, 누군가의 위로나 보살핌이 아니었다.
16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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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여성들이라면 더 공감할 만한 글이다. 진짜 아프거나, 생리와 같은 미묘한 통증이 있을 때는 그저 아무도 없는 고요한 곳에서 홀로 쉬고 싶은 마음이 절실하다.

그럴 때 혼 삶은 진정한 '쉼'을 준다. 이럴 때 아이가 있거나 반려자, 반려동물이 있다면 어쨌든 나의 컨디션과는 상관없이 쉴 수 없는 상황에 도래한다.

어떤 이들은 반대로 챙겨줘서 좋다고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혼삶을 즐기는 이들에게는 혼자 쉴 수 있어 행복하다 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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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밥을 함께 먹고 상대에게 질문을 던지며 관찰하는 다정한 시간. 이는 혼자만의 시간과 공간에서 찾은 여유 덕분에 생긴 좋은 변화다. 이곳에서 혼자 지내며 년 전보다 더 좋은 사람이 되었음을 느꼈다. 치열하게 외로움을 택한 결과로 나만의 작은 성을 만들었다.
18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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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자신만의 공간에서 홀로 외로움을 택한 결과 오히려 사회성이나 관계에 있어서도 선순환이 일어났다 말한다. 충분히 쉬고, 먹고, 자는 생활 리듬을 자신만의 동굴에서 이뤄내면서 그만큼 타인을 대할 때도 여유가 생긴 것이다.

그래서 어쩌면 사람들은 미혼이든 기혼이든 자신만의 동굴이 필요한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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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혼삶=나를 마주하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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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며 혼자만의 시간을 어떻게 하면 잘 지낼 수 있는지, 또 현실적인 부분에서 어떤 것들을 준비하고 챙겨야 하는지를 세세하게 알 수 있었다.

특히 나 홀로 시간을 잘 견디지 못하는 이들에게 이 책은 용기와 불안을 잠재울 수 있는 팁을 얻을 수 있는 책이 될 것이다.

혼밥, 혼여행, 혼삶이 대세라고는 하지만 여전히 홀로 사는 것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는 '무엇을', '어떻게'가 어쩌면 가장 어려운 숙제일 수 있다.

그럴 때는 저자가 남겨둔 '혼자 하면 좋을 리스트'부터 천천히 따라가보자. 막상 행동으로 옮겨보면 생각보다 어렵지 않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더해 평소 이런저런 일에 치여 할 수 없었던 나를 제대로 마주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홀로 산다는 것은 그만큼 나를 마주할 수 있는 시간을 많이 가질 수 있다는 말과도 같은데, 이런저런 일들을 홀로 수행하다 보면 내가 진짜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함께 할 때는 분위기나 상황 때문에 남의 시선을 신경 써야 하지만, 오롯이 나 혼자일 때는 나만 신경 쓰면 된다. 그렇기에 혼 삶은 '진짜 나'를 발견할 수 있는 계기도 된다.

이 책을 읽고 난 후 궁금한 마음에, 저자의 블로그와 유튜브도 함께 살펴보았는데, 그녀의 혼삶에서 당당한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다. 스스로가 행복한 삶을 살며 환하게 미소 짓고 있는 모습에서 편안함도 엿볼 수 있었다.

이 책은 미약하게나마 꼭 함께여야 할까라는 물음에 '혼자라도 행복해!'라는 마침표를 찍어 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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