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다정한 수학책 - 내 안에 숨겨진 수학 본능을 깨우는 시간
수전 다고스티노 지음, 김소정 옮김 / 해나무 / 2024년 2월
평점 :
"수학을 통해 배우는 인생교훈!"
수학책에 '다정한'이라는 수식어가 붙으니 어쩐지 색다르게 느껴진다. 수학하면 왠지 딱딱하고 날카롭고, 차가운 느낌이 제일 먼저 떠오르는데, 여기에 부드럽고 따뜻한 느낌의 '다정한'이라는 말이 붙으니 이색적이고 새로운 조합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다정한 수학책은 대체 어떤 책일지 무척 궁금해졌다. 살아오면서 만났던 수많은 수학책들은 예상을 벗어난적이 없는데, 이 책은 무엇이 특별한 걸까 호기심이 일었다.
이 책은 3부 46장으로 구성된 수학과 인생의 철학이 버무려져 있는 책으로, 각 장마다 하나의 수학 개념을 설명하고 여기에 더해 삶에도 적용할 수 있는 교훈을 함께 담고 있다. 그래서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되며, 원하는 페이지는 어디든 먼저 읽어도 상관이 없다.
1부, 2부, 3부 순으로 난이도가 어려워지며, 1부에서는 비교적 친숙한 사건과 수학 개념을 다루다가, 3부에서는 추상적인 개념을 다룬다.
▶1부에서는 몸을 위한 수학을 다룬다.
수학을 시작할 수 있는 친숙한 주제, 적어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진입로 역할을 해줄 주제를 다루었다.
▶2부에서는 마음을 위한 수학을 다룬다.
1부에서 다룬 내용을 포함하고 있지만 조금 더 어렵다. 추상적이고 낯설 거라는 말이 더 적절할지도 모르겠다.
▶3부에서는 영혼을 위한 수학을 다룬다.
수학자들이 가장 사랑하는 추상 수학을 다루는 것이다. 3부에서는 독자의 이해를 도우려고 그림을 많이 그렸다.
수학 공부를 할때는 볼 수 없었던 각종 이론과 수식, 그리고 스케치들이 꽉꽉 채워져 있는데, 읽다보면 흥미롭고 재미있는 수학이야기와 다소 엉뚱하고 귀여운 스케치들이 시선을 잡아 끈다.
학창시절에는 그저 '공부'라는 개념으로 수학을 바라봤다면, 이 책은 그 범위를 한참 벗어난 확장된 개념과 다른 시선으로 수학을 보게 만든다.
특히 많은 주제를 넓게 다루는것뿐만 아니라 수학에 빗댄 인생을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는 조언들도 함께 담고 있어 수학을 공부하거나 흥미를 가지고 있는 이들뿐만 아니라 그 외 삶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깨달음도 얻을 수 있다.
=====
이 책을 주고 싶은 YOU
=====
이 책은 단 한 번의 실패로 더는 수학을 잘하게 되는 날은 없으리라고 잘못 생각해버린 어린 시절의 나에게 주고 싶은 책이다. "~하기 전까지는 수학을 사랑했다"라고 말하는 모든 사람에게 주고 싶은 책이다. 아울러 수학을 정말 사랑한다고 말하는 사람에게도 주고 싶다.
당신은 셋 중 어디에 속하나요?
=====
이 책을 읽는 방법
=====
이 책은 목차에 상관없이 자신에게 맞는 순서로 읽어나가면 된다. 흥미로운 수학 이야기를 통해 수학적 사고를 깨우고 삶의 교훈을 얻은 후에는 마지막에 본문 내용을 이해했는지 점검할 수 있는 문제풀이를 이어나가면 된다.
· · · · ·
학창시절을 지나온 많은 사람들 중에는 분명 수포자도 있을것이다. 저자 역시도 그런 사람 중 하나였음에도 지금은 자상한 수학 선생님이 되어 유쾌한 수학책을 낼만큼 수학에 푹 빠진 삶을 살고 있다.
어쩌면 그래서 더 흥미가 이는 지도 모르겠다. 더불어 복잡한 계산이나 증명을 위한 학문으로서의 수학보다, 우리 삶에도 적용할 수 있는 교훈을 함께 담아냄으로써 다시금 수학으로의 여행을 시작하게 만드는 이상한 책이다.
요리를 하고, 물건을 구매한 후 계산을 하는 등의 아주 일상적인 삶속에도 존재하는 수학을 그저 별것 아닌 행동으로 치부하지 않고, 또다른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만듦으로써 수학이라는 렌즈를 통해 인생을 관찰하게 만든다.
혹자는 앞에 저자가 설명하고 있는 수학의 이론이나 도형, 스케치들보다 마지막에 담고 있는 삶에 적용 가능한 교훈을 더 눈여겨 볼지도 모르겠다. 알쏭달쏭 본문내용보다 확실한 전달 메시지를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이유가 됐든 이 책은 분명 흥미로운 것은 사실이며, 수학이든 삶의 교훈이든 펼쳐놓고 한참을 들여다보면서 기발한 생각들을 하게 만든다.
=====
매혹적인 교훈들
=====
-----
살아가려면 어쩔 수 없이 고난을 극복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매미는 자신의 일정을 포식자의 일정과 엇갈리게 하는 방법으로 고난을 극복한다.
(...)
정해진 시간에 공부하는 것도 도움이 되지만, 가끔은 일상을 흐트러 뜨릴 때 탁월한 진화를 이룰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26페이지 中
-----
매일 일정한 시간을 규칙적으로 살아가는 것도 좋다. 하지만 때론 가지 않던 길을 가거나, 하지 않던 방식으로 삶을 살아갈때 삶은 한층 더 풍요로워 진다.
색다른 생각, 남다른 방식으로 인생을 더 맛깔스럽게 살아보자!
-----
어떤 이들은 수학 문제를 풀거나 인생이 제시하는 문제를 풀 때 엄격한 규칙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문제를 쉽게 풀려면 전통적인 방법이 아닌 흥미로운 방법을 적용해봐야 할 때도 있는 법이다.
124페이지 中
-----
전통적인 방식을 고수하는 것도 좋지만, 때론 그것이 나를 옭아매는 장애물이 될 수도 있음을 기억하자. 삶을 살아가는 방식은 다양하다.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는 결국 내가 어떤 방향과 방식으로 살아갈것인지 '선택'하기에 달렸다.
-----
수학을 공부할 때나 인생을 살아갈 때 어떤 속도로 걸어야 할지 모르겠다면 낙하하는 물체를 생각해보자. 당신은 친구들과는 다른 속도로 앞으로 나아가면서 '저항'을 받을 것이다. 그러니까 자기 속도대로 나가야 한다. 앞으로 나가는 힘과 저항하는 힘이 균형을 이루는 자신만의 종단 속도를 찾자.
131페이지 中
-----
살아가면서 우리는 때때로 남과 비교하며 살아간다. 각자 가는 방향과 속도가 다른데 굳이 자신과 맞지 않는 저항을 이겨내며 따라가는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나만의 속도와 나만의 방향으로 균형을 이루며 살아가자! 그것이 진리다.
-----
수학을 공부하고 인생을 살아갈 때는 시간을 들여 세부 사항을 자세히 들여다보는 게 좋다. 거기에 정말로 멋진 경이로움이 있다.
135페이지 中
-----
종종 우리는 앞만보고 사느라 주변을 둘러보지 못하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한번뿐인 삶을 사는만큼 멈춰서 둘러보고 자세히 들여다보며 슬로라이프를 즐겨보자.
거기에 우리가 보지 못한 삶의 경이로움이 자리하고 있을것이다.
-----
완벽함을 높이 평가하고 추구하는 사람들은 아무리 꼼꼼하게 털북숭이 공을 빗어도 솟아오르는 털이 한 가닥 이상 있다는 사실이 당혹스러울 것이다. 그러나 털북숭이 공 정리가 말하는 것처럼 언제나 완벽할 수는 없다. 수학을 공부하거나 인생을 살아갈때 생각했던 것보다 미흡한 결과가 나와도 괜찮다. 스스로 최선을 다했다면 충분하다.
158페이지 中
-----
완벽함을 추구하려는 것은 인류 공통의 숙제 같은 느낌이다. 완벽함에 답이 있는것은 아닌데 왜 그렇게 완벽함만 추구하려 노력했을까?
결과가 미흡하더라도 향하는 과정에 후회가 없다면, 최선을 다했다면 충분하다. 그것만으로 칭찬해줄 만하다. 최선을 다했음에도 만약 미흡한 결과로 자신을 꾸짖고 있다면 이제 그만 자신을 토닥이고 격려해주자.
-----
당신의 인생 패턴은 당신이 만들어야 한다. 자신의 패턴을 소중하게 아끼고 다른 사람이 훼손하지 못하게 하자.
173페이지 中
-----
내 인생은 나의 것이다. 타인에게 나의 주권을 넘기거나 훼손하도록 허락하지 않아야 한다. 당신만의 컬러와 패턴, 질감으로 인생을 그려보자!
그것이 진정한 삶이고 인생이다.
-----
수학을 공부할 때도 인생을 살아갈 때도 반론을 제기하자. 당신의 열정이 당신을 앞으로 나가게 해줄 것이다.
197페이지 中
-----
반론을 통해 삶을 보다 열정적이고 적극적으로 살아보자. 무조건 남의 의견에 동조하거나 수긍하기 보다 자신의 생각을 반박을 통해 거침없이 주장하고, 좋은 증명을 이끌어 냄으로써 옳은 방향을 향해 나아가보자.
때로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거나, 어긋난 곳으로 갈지라도 이런 반론은 분명 다시금 좋은 선택을 하도록 이끌어 줄것이다.
-----
수학을 공부할 때나 인생을 살아갈 때 선택의 순간이 오면 사람들이 많이 가지 않은 길을 선택해보자. 독특한 흥미로움을 추구하거나 자신이 선택한 주제에 몰두하는 사람들에게서 배워보고, 오래전에 다 끝냈다고 생각한 주제를 다시 살펴보자. 사람들이 많이 가지 않는 길을 택했기에 모든 것이 바뀔 수 있다.
211페이지 中
-----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선택한다는 것은 꽤 많은 용기를 필요로 한다. 하지만,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선택했을 때 그만큼 남들이 가지지 못한 것들을 얻을 수 있음을 기억하자.
결혼을 하지 않는것, 아이를 낳지 않는것,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 등 이 모든것들은 한때는 남들이 쉽게 선택하지 않는 길이었다.
이런 선택들로 인해 우리는 삶에서 꽤 많은 것들을 바꿀 수 있다.
-----
수학을 공부할 때도, 인생을 살아갈때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꾸준하게 천천히 해나가는 것일 때가 많다.
227페이지 中
-----
꾸준함이라는 말처럼 쉽고도 어려운 말이 또 있을까? 그렇기에 자신의 분야에서, 오래도록 꾸준히 무언가를 이루어낸 사람들의 노고는 가히 칭찬해줄 만하다.
무엇이든 이루어내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여기에는 '꾸준함'이라는 특제 소스가 반드시 들어가야만 완성됨을 기억하자!
=====
마무리
=====
일상에서 많이 쓰는 수학이지만 어쩐지 우리 삶과는 완전히 다른 부류라는 생각이 은연중에 있었는데, 이 책을 읽고나니 새삼 수학만큼 우리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
주변을 돌아보면 이처럼 여러모로 삶의 교훈과 깨달음을 주는 요소들이 참 많은데, 너무 한 가지만 고집하며 산 것은 아닐까 하는 반성도 하게 된다.
긴가민가, 알쏭달쏭한 주제의 수학들을 접하며 세상에는 아직도 탐험하고 알아가야 할 것들이 참 많다는 것을 느끼면서, 어쩌면 이런 것들이 하나하나 모여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만들고, 삶의 영감을 주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수학으로의 여행을 시작으로 앞으로는 우리가 살고 있는 주변의 이 모든 자원들을 유심히 관찰하고 더 많이 접목하면서 삶을 더 확장시켜 나가봐야겠다는 다짐과 함께 넓은 세계로의 여정을 계속 이어나가보려 한다.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만 지원받아 직접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