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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장례식에는 케이크를 주세요 - 매일 죽음을 꿈꾸던 소녀가 삶을 항해하기까지
사계 지음 / 사계 / 2023년 11월
평점 :
절판
조금 독특한 제목을 가진 책 한 권을 만났다. 처음에는 어딘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책을 읽다 보니 이 조합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더불어 개성이 중시되는 현시대이기에 장례식의 풍경도 이제는 바뀌었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본다. 개인적으로는 숨 한번 내뱉기 어려운 공기와 발을 내딛기 조심스러운 장례식 문화가 딱딱하고 어렵게 느껴지는데, 그래서인지 나의 장례식은 조금 산뜻하기를 바란다.
고요하고 차분하지만 무겁지는 않기를, 혹은 살짝 미소가 드리워진 편안한 분위기이기를 바란다.
이 책은 작가 사계의 첫 데뷔작으로, 삶과 죽음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반추했던 삶의 기록들을 만나볼 수 있는데, 읽을수록 홀로 어떻게 그 긴 시간들을 견뎠을까 하는 염려와 함께 나라면 어땠을까 하는 질문들을 끊임없이 하게 하게 만든다.
아주 어린 시절 가족들의 학대와 무관심, 방치 속에 홀로 죽음을 고민하며 써 내려간 이야기들 속에서는 무수히 많은 삶에 대한 고민을, 그리고 스무 살 성인이 된 이후 사회 속에서 만난 이들 덕분에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된 깨달음을, 마지막으로 내면을 들여다보며 깨우친 더 나은 삶을 위한 뜻깊은 한걸음에 대한 깊이 있는 생각을 만나볼 수 있었다.
'웰빙'만큼 중요한 '웰다잉'의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전하는 삶의 고찰을 통해 더 잘 살기 위한 '죽음'을 한 번쯤 깊이 고민하는 시간을 가져봤으면 좋겠다.
더불어 요즘은 사후 체험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꽤 다양한데, 꼭 그런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아도 홀로 자신이 죽은 뒤의 상황을 생각해 보고 자신만의 유서를 써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어떤 장례식을 맞이하고 싶은지, 어떤 사람들을 초대하고 싶은지, 사후 나의 물건을 어떻게 정리했으면 하는지 등을 통해 삶을 돌아보고 현재를 더 잘 살기 위한 시간을 가져보는 것이다.
모든 사람은 언젠가 죽는다. 그리고 그런 죽음을 '잘' 맞이하기 위해서는 현재를 잘 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두렵다고 해서 죽음을 무작정 떨어뜨려 놓기보다 죽음에 관해 관심을 가지고 이해하고 생각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러니 상상해 보자.
▶어떤 장례를 치르고 싶은가?
▶어떤 재질의 관 안에서 화장되고 싶은가?
▶마지막으로 얼마짜리 수의를 입고 싶은가?
▶죽고 난 후 받을 보험금이 있는가?
▶내 이야기가 끝나고 난 뒤 사랑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삶을 지속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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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속에서 만난 '삶을 향한 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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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한 살의 저자는 죽음과 삶의 경계에서 갈팡질팡 걸음을 헤맸다. 죽으려니 남을 것이 안타까웠고, 살려니 자신이 안타까웠다.
'죽음'을 이야기 한 장에서 엿본 '살기 위해 애쓴 흔적들'이 곳곳에 보여 이것들을 모아보았다. 열한 살의 아이가 홀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흔적들을 지금부터 만나보자.
1. 나만의 해안 동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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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불을 뒤집어쓰고 두꺼운 책을 집어 읽노라면 아무도 내가 있는 공간을 방해하지 않는 것이었다. 내가 어디에 있든지 말이다.
나는 나만의 해안 동굴을 찾아낸 것이다.
파도가 몰아치는 연안에서 작은 안식처를 발견한 나는 그 속에서 안심할 수 있었다.
그렇게 읽고 또 읽었다.
(...)
그건 내가 선택했던 하나의 생존 전략이었다.
유년 시절을 지켜준 인형 친구들과 함께 두꺼운 이불 아래에서 세상을 읽어 내려갔다.
(...)
수십, 수백 권의 이야기가 나를 살렸다.
그렇게 나만의 작은 해안동굴 안에서 나는 죽음을 한 걸음 미뤄두었다.
20~2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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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칠세부동석이라는 말로 오빠와 함께 쓰던 방에서 쫓겨난 아이가 집안에서 마음 놓고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은 쉬이 찾기 어려웠다.
그러던 중 내 몸을 숨길 수 있는 이불과 또 다른 세상을 꿈꿀 수 있는 책들 덕에 조금 더 세상에 머무를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
2. 피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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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겁이 많은 아이였다.
한 번에 찾아오는 죽음이 아니라면 나는 고통 따위는 감내할 수 없는 겁쟁이였다. 무언가를 해소한다는 명목하에 나를 해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피아노를 쳤다.
잘 치든 못 치든 일단 다가가 건반을 눌렀다.
피아노가 없었다면 나의 유년 시절은 지금보다 훨씬 망가져 있었을 것이 틀림없다.
(...)
그것은 내가 울고 싶은 날이면 나 대신 울어주었다.
몸과 마음이 힘든 날이면 나는 피아노 앞에 무너져 정처 없이 건반을 눌렀다.
(...)
그 선율은 나를 살렸고, 나는 피아노를 사랑하게 되었다.
(...)
그 이후로 생각했다.
대신 울어주는 무언가가 있다면, 그로서 누군가는 죽음을 한 번이라도 더 유예할 수 있지 않을까.
33~3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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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버려진 피아노는 어쩌면 차마 죽음을 선택할 수 없어 발버둥 치는 아이에게 감정을 토해낼 수 있는 도구가 되어 주었을 것이다. 그래서 울분이 턱 끝까지 치달아 건반을 두드릴 때면 그 선율은 아이의 울음과 속 깊이 묻어둔 서러움을 모두 담아 흩뿌려 주었을 것이다.
자신 대신 울어주는 피아노 덕에 아이는 조금 더 시간을 벌 수 있었다.
3. 달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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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은 언제나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진다.
아마도 그런 성분으로 만들어졌을 것이다.
위로 조금, 반짝임 조금, 온기 어린 숨결 조금.
그리고 나머지는 아마 꿈으로 가득 채워져 영롱하게 빛나는 것이 틀림없었다.
(...)
보름이 되면 사람들이 잊어버린 꿈의 빛깔들을 가득 안고서 어느 때보다 찬란히 빛내준다. 그 빛을 본 사람들이 잊고 있던 꿈을 기억해 낼 수 있도록 말이다.
그러니 나도 그런 빛이 밤하늘에 녹아드는 날이면 늘 달을 올려다봤다. 그런 마법 같은 날이면 나도 죽음의 숨결에서 조금은 벗어날 수 있었다.
(...)
"살고 싶어요."
그것이 나의 꿈이었다.
38~3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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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에서 바라보는 달빛은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어주었다. 꿈을 꾸게 만들었다. 특히 환히 빛나는 보름이 뜰 때면 두 손 모아 소원을 빌었다. '살려주세요. 살고 싶어요' 그것이 보름달을 보고 비는 저자의 꿈이었다.
어쩌면 보름마다 뜨는 달을 보며 유일하게 빌었던 살고 싶다는 꿈이 아이는 조금 더 살 수 있도록 도와준 것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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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토록 죽음을 헤아리던 아이는 살기로 마음먹는다. 살아가기로 선택한다. 그 결심을 굳힌 이유는 두 가지였는데, 하나는 옥상에서 동이 트는 동쪽 하늘을 봐 버렸기 때문이다. 그리고 조금 더 중요한 또 다른 이유는 죽음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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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탄생하는 것을 생생히 지켜본 나는 아름다움에 눈이 멀 것 같았다.
내가 만약 하루를 더 산다면 바로, 이 광경을 보기 위해서구나하고 생각했다.
71~7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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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끊임없이 죽음을 생각했고, 죽음을 두려워했고, 죽음을 관찰했다. 그리고 깨달았다.
내가 누구보다 살고 싶다는 열망으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을 말이다.
나의 장례식을 생각할수록 오늘 하루를 포기할 수가 없어졌다.
7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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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한없이 죽음으로 침잠하던 저자는 조용히 눈을 뜨고 눈앞에 펼쳐진 삶을 걸어가기로 한다. 오롯이 스스로의 의지로 죽음이 아닌 삶을 선택한 것이다. 죽음을 발밑에 두고, 살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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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고찰을 통해 깨달은 성장 동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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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살, 처음으로 가정이라는 우리 바깥으로 나와 진정으로 또래 아이들과 교류하면서 저자는 무언가 망치로 자신의 머리를 내리치는 듯한 충격을 받는다. 왜냐하면 그들과 시간을 보내고 나서야 스스로가 야생에서 자랐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제 저자는 이들을 통해 배운 소중한 배움과 다정한 호의를 자신과 같은 특별함을 지닌 이들에게 나누고자 한다. 당신에게도 분명 어딘가에 당신의 '별남'을 '특별함'이라는 이름으로 받아줄 수 있는 세상이 있을 것이라고.
이 장에서는 저자의 삶을 돌아보고 고찰하는 시간을 통해 지금의 저자 자신을 있게 한 성장 동력을 만나볼 수 있었다.
1. 나를 일으키는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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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또한 어렸을 적 깊은 상흔을 입었다. 하지만 평생 지워지지 않을 상처와 흉터를 얻은 대신 다른 것도 함께 얻을 수 있었다.
나를 일으키는 경험 말이다.
나는 우습게도 하루에도 수십 번씩 무너지고 넘어진다. 그리고 그럴 때마다 또 수십번 씩 나를 일으켜 세우는 것이다. 그리고 절뚝이면서도 다시 내 앞에 놓인 길을 걸어간다.
절뚝거리며 살아가기에 남들보다는 조금 느릴 것이다. 하지만 그렇기에 남들이 보지 못하고 지나치는 풍경을 좀 더 유심히 바라볼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렇게 발견한 아름다운 것들을 다른 사람들과 나눌 수 있다면 그건 더할 나위 없는 기쁨일 것이다.
그리고 그때쯤이면 알게 된다. 이런 삶도 있다는 것을.
절뚝거리며 걷는 이 삶도, 나름대로 아름답고 소중하다는 것을.
95~9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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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어져 봐야 일어나는 법도 배우는 법이다. 저자는 수없이 넘어지는 경험 덕에 자신을 스스로 일으키는 노하우도 얻게 된다.
비록 절뚝거리는 상흔을 입더라도, 남들보다 조금 느릴지라도 자신만의 속도로 다시 일어나 걸어갈 수 있는 '경험'을 얻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것들이 쌓이고 쌓이다 보면, 이런 삶도 있다는 것을 스스로 깨닫게 된다. 내가 만든 내 길이 얼마나 소중하고 아름다운지 깨닫게 된다.
2. 쓸모없는 시간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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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런 생산성도, 반성과 성찰도 없는 시간.
그런 시간이 너무 아까웠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그건 내 안에서 무언가가 자라나기 위해 필요한 시간이었다는 것을.
때로는 어둠이 필요한 시간도 있다.
낭비한 시간이 아쉽거나 아깝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그 시간은 내 안에서 아름다운 언어가 자라나게 했다. 세상에 대한 이해가 자라날 수 있게 도왔고, 타인을 생각할 여유가 피어날 수 있게 했다.
스스로의 삶을 처음부터 굽어볼 수 있는 지혜를 주었다. 내가 아무 쓸모 없다고 여기던 방황의 시간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그러니 지금 캄캄한 밤을 지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조심스럽게 말해주고 싶다. 때로는 그저 버티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시간이 있다는 것을.
쓸모없는 시간은 없노라고.
아무리 느리고 돌아가는 것처럼 느끼더라도 당신은 결국 가슴이 원하던 목적지에 도달할 것이라고.
98~9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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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멈춰 있는 것 같은 순간들이 있다. 다른 사람들의 시간은 빨리 흐르는데 나만 시간이 흐르지 않고 머물러 있는 듯한 순간은 그래서 더 참기 어렵다.
하지만, 저자는 이 시간이 성장을 위해 꼭 필요한 시간이라고 말한다. 식물이 성장을 위해 움트는 시간을 가지듯 우리 역시 세상과 타인을 이해하고, 내 안에 나를 성장시킬 시간이 필요한 것이라고.
어떤 시기에 만약 정체의 시간이 찾아온다면 다음 성장을 위해 잠시 멈춰 서서 버텨보자. 그러면 분명 언젠가 내가 원하는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3. 문제가 있음을 인정하고 먼저 손을 내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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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건 인정하는 것이다.
나에게 지금 문제가 생겼음을 인정해야만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가 생긴다. 문제 해결의 필요성을 간절하게 느낀 사람만이 손을 내밀 수 있다.
손을 내민다고 모두가 잡아주는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손을 내밀지 않으면 아무도 잡아주지 않을 것이다.
10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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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을 둘러보면 생각보다 꽤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의 문제에 대해 회피하려는 경향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그들은 그런 자신을 누군가 알아서 도와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나를 대신해 '알아서' 무언가를 해결해 주진 않는다.
문제가 있다면 우선 그것을 똑바로 바라보고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해 보자. 그럼 저절로 그것을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가 생길 것이다.
만약 타인의 도움이 필요하다면, 누군가에게 손을 내밀어보자. 손을 내민다고 모두가 잡아주지는 않겠지만, 손을 내미는 순간, 나의 손을 누군가가 잡아줄 확률은 올라간다.
우리에겐 '용기'가 필요하다. 나 자신을 위해 스스로의 문제를 인정하는 용기와 더불어 그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타인에게 도움을 요청할 용기가.
4. 선택으로 이루어지는 삶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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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선택이다. 매 순간의 선택은 삶을 이룬다.
그러니 시간은 삶이다.
나는 삶의 광활함 안에서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선택을 하기로 했다.
10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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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이들은 시간이 약이라며 기다림을 종용한다. 하지만 그것은 시간의 힘으로 덮는 것이지 근본적으로 해결이 된 것은 아니다.
단지, 시간이 지나면서 그것을 이겨낼 힘을 길러주고 성장시켜줌으로써 나를 아프게 하고 당황시켰던 것들을 견딜 수 있게 도움을 주는 것일 뿐이다.
이처럼 삶의 모든 순간은 시간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우리가 그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현재와 미래의 모습은 달라진다.
때로 삶의 시간 속에 내가 태어나는 것과 같은 내가 선택할 수 없는 것들도 분명 존재하지만, 이런 것들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시간들은 내가 선택하는 데로 흘러간다.
어디로 떠날지, 어떤 것을 먹을지, 어떤 행동을 할지, 어떤 것들을 사랑할지. 광활한 삶에서 내가 바라는 선택들로 삶을 채워보자. 그 시간들이 모여 '나'와 '나의 행복'이 만들어질 것이다.
5. 나의 삶을 경영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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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를 발견하고 방향을 정하는 것. 그것이 내가 배운 경영의 시작이었다.
모든 사람이 경영을 전문적으로 배울 필요는 없다. 하지만 모든 사람은 적어도 자신의 삶만큼은 경영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거대한 세상의 파도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의 항로를 찾을 수 있으니 말이다.
삶의 밑바닥에는 분명 당신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가치가 있을 것이다. 그것을 찾아내 빛을 발하기를 응원한다.
112~11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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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는 자신의 삶을 경영하는 경영자다. 그리고 경영자가 어떻게 운영하는지에 따라 파산할 수도 있고 성공할 수도 있다. 저자는 이러한 자신의 삶을 제대로 운영하고 싶어 경영을 공부했다고 하는데, 이처럼 어쩌면 우리도 자신의 삶을 위한 가치창출을 발견하는 공부가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삶은 저마다 가는 길이 달라 특정한 부표가 없다. 그저 자신의 삶의 방향대로 항로를 정해 나아갈 뿐이다. 그리고 그 길을 나아가면서 때로 우리는 거대한 파도를 만나 길을 잃어버리기도 하는데, 이럴 때 자신만의 고유한 삶의 철학과 가치가 있다면 길을 잃어버리는 일은 없을 것이다.
6. 어제의 '내'가 있기에 오늘의 '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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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를 바꿀 수 있게 된다면 그 어느 것도 바꾸지 않겠다.'
나는 이제 알고 있다. 그 모든 것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단 걸. 아무리 잘못된 선택이라 하더라도 당시의 나에게는 그것이 최선이었다는 걸.
그 모든 상황을 포함해서 과거의 나에게는 그것이 정말로 최선의 선택이었을 것이다.
그러니 생각한다.
그 모든 과거조차 나이고, 어제의 내가 오늘의 내가 되었다는 걸.
그러니까 그 어떤 것도 바꾸지 않으려 한다.
어제의 나를 지우는 건 오늘의 내 삶을 없애는 것과 마찬가지니까.
118~11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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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 우리는 과거의 나를 후회하는 말들을 하곤 한다. 그때 그러지 않았더라면 하고 말이다. 하지만 저자는 죽음을 고민하던 그 모든 순간조차 바꾸지 않겠다고 말한다.
지금의 나를 있게 한 것은 과거의 그런 '내'가 있었기에 가능했었노라 말하면서.
7. 칭찬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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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이란, 그저 당신이 늘 가지고 있던 따스한 마음을 아주 작은 표현으로 흘려보내는 것이다.
부디 당신의 혀가 가진 마법 같은 힘을 깨닫게 되면 좋겠다.
기억해 준다면 기쁠 것 같다.
모든 시작은 오로지 칭찬 한마디로부터.
12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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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의 놀라운 힘에 대해 사람들은 때로 간과하며 살아간다.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 적용되는 놀라운 '칭찬'의 힘을 두루 적용해 보자.
사소하고 작은 한마디라도 좋다. 입술 밖으로 내뱉어지는 순간, 변화는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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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삶을 위한 한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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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과거를 돌아보면서 '죽음'으로부터 자신을 살게 한 의미 있는 것들을 살펴보고, 자신의 내면을 살찌우는 성장의 동력들을 쭉 살펴봤다면 이제 여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진심으로 사랑하는 삶'을 위해 필요한 것들을 살펴볼 예정이다.
겉핥기 식의 삶이 아니라, 온전히 내가 바라고 내가 그리는 삶을 위한 한 방울의 핵심 포인트를 통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싶은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인생에 대해 제대로 고찰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1. 나만의 장례식을 떠올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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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심스레 이야기 하고 싶다.
당신의 삶의 의미를 고민하고 싶거든 자신의 장례식을 한번 떠올려 보지 않겠냐고.
삶의 의미는 스스로 찾는 것이고 그것은 결국 죽음으로 귀결 될것이다. 그러니 삶의 의미를 생각하고 싶다면 어떻게 죽고 싶은지 고민해 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다. 삶도 죽음도 오로지 당신만이 겪을 수 있는 일이니까.
당신의 이야기를 써 갈 수 있는 이는 오로지 당신뿐이니까.
156~15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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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는 결국 죽는다. 그래서 삶이 더 소중하고 귀중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어떤 이들은 결국 죽는데 뭐 하러 애쓰며 사느냐고 말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제대로 삶의 의미를 고민하고 있다면 한 번쯤 죽음을 깊이 고민해 봄으로써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저자는 자신의 장례식을 떠올려 보고, 유서를 쓰는 것으로 그 의미를 되새긴다. 장례식을 떠올린다는 것은 어쩌면 '나'라는 1인칭에서 벗어나 객관적인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것일 수도 있다.
장례식은 이미 없는 나를 보내는 의식이다. 그 자리가 어땠으면 좋겠는지, 어떻게 기억되었으면 좋겠는지와 같은 것들을 고민한다는 것은 결국 지금의 내가 어떤 모습으로 살아야 하는지를 말해준다.
당신은 당신의 장례식이 어떤 모습이길 바라는가?
2. 자존감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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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감, 즉 자아존중감이란 무엇일까?
▶이 험한 세상을 살아가면서 내가 나의 가장 든든한 뒷배가 되어 주는 것.
▶그 누가 등을 돌려도 나만은 나의 곁을 지켜주는 것.
▶어린아이를 가르치듯이 올바른 우선순위를 만들어 가는 것.
세상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자존감은 그런 것들일 것이다.
16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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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감이 낮다면, 잃어버린 자존감을 찾기 위해 위의 세 가지 방법을 활용해 보자. 나 자신의 가장 든든한 뒷배가 되어주고, 나만의 나의 곁을 지켜주며, 어린아이를 가르치듯이 올바른 우선순위를 만들어 주자.
3. 직접 경험으로 겪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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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는 강력한 비밀이 있다.
직접 시간과 경험으로 겪지 않는다면 결코 어떤 것도 진정으로 이해할 수 없다.
부딪히고 깎여나가고 다시 채워가는 그 시간이 삶에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새벽이 오려면 밤이 있어야 한다.
보석들 만들려면 원석을 깎아야 한다.
차근차근 걸어가 보자.
저 멀리 보지 말고.
지금 앞의 한 걸음, 다음 순간의 한 호흡.
그리고 마침내 내 안에서 요동치는 심장을 느꼈을 때 비로소 삶의 비밀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 설 수 있게 될 것이다.
116~11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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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서 진짜 필요한 것들은 거저 얻어지지 않는다. 직접 시간을 투자해서 경험해야만 얻을 수 있다. 부딪히고 깎여나가며 채워지면서 삶은 더 단단해지고 다듬어진다.
공짜로 의미 있는 삶을 얻기를 바란다면, 부디 그 생각은 접어두길 바란다. 이제부터라도 나의 삶을 위한 첫걸음을 차근차근 떼어보자.
4. 아이에게 전해주고 싶은 다섯 문장
만약 저자에게 아이가 생긴다면 꼭 전해주고 싶다는 다섯 가지의 문장은 어쩌면 저자 자신이 아이였을 때 간절히 듣고 싶었던 말이었을지도 모른다고 전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 문장은 모든 '어른'이 '아이'에게 전해주면 좋을 문장인 것 같아 함께 남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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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번째, 남에게 상처를 줬다면 사과하렴.
남을 상처 입혔으면 정중하게 사과하렴. 그리고 용서받지 못하더라도 그에 대해 원망하지 말아야 해.
네 번째, 사실 모든 답은 이미 너에게 있단다.
네가 직접 경험하고 얻어내는 것들이 가장 귀중하단다. 언제나 가장 먼저 들어야 할 것은 너의 마음속에서 나오는 목소리란다.
세 번째, 너를 존중하지 않는 사람들은 존중하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된단다.
그저 모드에게 너를 맞추려고 자신을 좀먹지 않기를 바란단다.
두 번째, 네 인생의 주인공은 너뿐이란다.
너를 바꿀 수 있는 것은 오직 너뿐이고, 네 이야기를 써 내려갈 사람도 오직 너뿐이란다.
마지막으로 첫 번째, 나는 너를 사랑한단다.
목숨보다 더. 영원과 초월을 넘어서서.
나는 너를 사랑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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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한 것이 당연하지 않을 때 우리는 병든다. 어른도 잘못을 했을 때는 사과하는 게 당연하다.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하는 것은 자신임에도 때로 그것이 당연하지 않을 때가 있다. 우리 모두는 존중받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때로 자신이 받는 존중은 당연한 권리이고 타인을 존중하는 것은 선택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내가 당연하지만, 어떤 부모와 어떤 지인들은 그것을 때로 망각한다. 부모가 아이를 사랑하는 것은 너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당연하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는 뉴스들이 종종 목격된다.
5. 작은 성공으로 만들어가는 성취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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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는 자주 보지 않는 영화가 문득 보고 싶어져 혼자 영화관에 갔다. 그렇게 나는 마음속에서 하나를 체크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 오늘도 하나 내가 원하는 걸 이뤘네.
글을 쓰기로 했다.
순수하게 글로만 번 돈이 월급 이상으로 통장에 들어왔을 때 가슴 속에는 묘한 설렘이 피어올랐다. 그렇게 하나씩 선택하다 보니 사는 게 재미있어졌다.
그렇게 하나씩. 아주 작은 성공을 만들어서 내 옆에 두었다. 그리고 그 작은 성공들이 소복이 쌓였을 때 나는 깨달았다. 죽고 싶기에는 내가 가진 것들이 너무 많다고.
물론 그렇다고 해서 내게서 불행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나는 이제 너무 많은 것에 마음을 쓰지 않기로 했다. 나는 나를 증명하기 위해 더는 발버둥 치지 않기로 했다. 증명하지 않아도 나는 지금 나로서 존재하니까.
나는 지금 지극히 평범한 불행과 너무나도 특별한 행복 속에 살고 있다.
192~19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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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많은 환경에 노출되다 보면 때로 우리는 누군가에게 나를 증명하기 위해 애를 쓴다. 그리고 거기에 도달하지 못했을 때는 좌절과 무능력함을 느껴 심하면 죽고 싶다는 생각에까지 이르기도 한다.
따지고 보면 세상에 나를 증명할 필요도, 또 내가 가진 것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그것을 확인하기 위해 저자는 일상에서 아주 작은 성공들을 하나씩 이뤄보라고 이야기한다.
일기 쓰기, 요리해서 맛있는 한 끼 먹기, 청소하기 등과 같은 것들을 기록하고 하나씩 체크해 보자. 마음먹은 것을 모두 성취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어른의 도움이 절실했던 작은 아이가 이만큼 커서 자신만의 세상을 구축한 모습을 지켜보며 기특함과 대견함을 느낀다. 삼대가 함께 사는 집에서 아이는 가정의 따뜻함과 보살핌을 전혀 받지 못했던 것은 물론 학교와 같은 기관에서도 꽤 힘든 일을 겪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아이는 늘 '죽음'을 떠올리지만, 그런 자신을 죽음으로부터 한 발짝 벗어나게 해준 해안동굴, 피아노, 달빛들이 있어 하루하루를 견뎌낸다.
그리고 마침내 스무 살 성인이 된 아이가 가정을 벗어나 제 또래의 아이들의 삶 속에 들어가면서 비로소 성장을 시작한다. 고달프고 벗어나고만 싶었던 그 삶이 사실은 자신을 이만큼 성장시키고 버틸 수 있게 한 원동력이며, 또 다른 고난이 왔을 때 자신을 다시금 일으켜 세워줄 힘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그리고 마침내 더 나은 삶, 진짜 나를 사랑하는 삶을 위해 어른이 된 아이는 이제 또 다른 죽음인 '장례식'을 통해 현재를 더 잘 살아가는 방법을 고민하고, 나를 가장 우선으로 하는 자존감을 챙기며, 직접 경험하고 겪어 나가는 것들을 통해 차곡차곡 삶을 채워나간다. 또 일상의 작은 성공을 통해 성취감을 느끼며 어떤 풍파에도 흔들리지 않는 나만의 삶을 튼튼하게 만들어 나간다.
한 줄 한 줄 읽어나가면 '나라면?'이라는 생각을 참 많이 했는데, 직접 겪어보지 못한 상황이라 어떤 쪽으로도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단, 한 가지 분명한 건 어느 누구에게도 기댈 수 없는 삶이 참 고단했겠다는 생각만큼은 분명히 들었다.
그럼에도 삶과 죽음을 넘나드는 고찰과 자신만의 방법들을 통해 여기까지 올곧게 살아낸 것에 대해 아낌없는 응원과 격려를 보내고 싶다. 그리고 그런 저자의 삶을 지켜보며 지금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를 고민하게 만들었다.
지금의 '나'를 만든 것들과 그런 나를 성장시킨 것들, 더 나은 나를 위해 지금의 나는 무엇을 해야 할지 깊게 탐구해 봐야 할 시간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