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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목소리가 사라진 세상
김민재 지음 / 시선과단상 / 2023년 11월
평점 :
살아가다 보면 수많은 것들이 우리 곁에서 흔적을 남기고 떠나간다. 어떤 것들은 깊은 상흔을 남기기도 하고 또 어떤 것들은 오랜 추억을 남기기도 하며, 또 어떤 것들은 떠올리지 못할 만큼 미세한 흔적만 남긴 채 떠나간다.
때로 그 대상들은 사람이 되기도 하고, 물건이 되기도 하며, 계절이나 장소, 추억이 되기도 한다. 저자는 살면서 만난 수많은 만남과 이별을 추억하며 그렇게 사라져 버린 것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함께 있을 때는 미처 몰랐던, 떠나보내고 나서야 알게 된 추억과 깨달음을 작가의 시선으로 덤덤히 담아낸 글을 읽고 있노라면, 새삼 현재 내 곁에 있는 것들을 더 소중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현재는 사라져 버린 뒤라, 마주할 수 없어 홀로 떠올려야만 하는 이야기들을 곱씹으며 찰나의 순간, 놓쳐버린 흔적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떠올려 본다.
4부에 담긴 짤막한 산문 글들을 통해 짧고 긴 만남 속에서 이제는 사라져 버린 것들을 다시금 떠올릴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반대로 '내'가 '당신'에게 어떤 모습으로 기억될지 생각해 보는 시간을 통해 스쳐 지나간 수많은 인연과 추억을 되새기는 의미 있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색다른 선물의 시간이 될 듯하다.
이 글을 통해 어떤 이는 앨범 속 고이 담아둔 추억을 떠올리는 시간이 될 수도 있고, 또 어떤 이들은 놓쳐버린 무언가를 떠올리는 시간이 될지도 모르겠다. 혹은 자신에 대한 고찰을 하는 시간을 가지게 될지도 모르겠다.
시간과 상관없이 깊게 파인 흔적부터, 흩어지듯 미세하게 남은 기억까지 모두 그러모아 고요하고 잔잔하게 지난 시간을 회고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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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인간관계에서 아무 탈 없이 편안하게 지내려면, "안녕"이라는 말을 잘 외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한 것 같다.
이제야 '아무 탈 없이 편안함'이라는 '안녕'의 사전적 의미를 조금이나마 알 것 같다.
9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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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났을 때도, 헤어질 때도 흔히 하는 '안녕'이라는 인사말은 실상 큰 의미 없이 하는 인사말에 가깝지만, 이만큼 살고 보니 제대로 '안녕'을 말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새삼 깨닫게 된다.
특히 헤어지는 순간 제대로 '안녕'이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는 미련이나 후회를 남기지 않는 편안한 삶을 가져다준다. 만약 어떤 것에 아직까지 '안녕'을 고하지 못하고 있다면, 용기를 내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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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관념
어쩌면 우리 사람들도 고정관념 때문에 시들어버리는 사람들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분명 모두 다르게 태어난 사람들인데, 너무 정해진 기준이나 고정관념들이 많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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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때면, 대부분의 사람은 시들어가는 사람을 탓한다. 잘 이겨내며 살아가는 사람들과 비교하며, 그 사람의 시듦을 그 사람에게만 온전히 탓하고 핍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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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모두가 다름은 인정해 주고 하나의 고정관념과 기준에 모든 사람을 묶어버리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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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365일 사계절 동안 식물들은 저마다 꽃을 피우는 시기도 다르고 사람들의 눈에 띄는 시기도 다르다. 그만큼 각자만의 때가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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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럽지 않다면 당연히 거짓말이겠지만, 본인의 자존감을 깎을 만큼 부러워하지는 않았으면 한다. 당신도 언젠가는 꼭, 당신만의 때에 당신만의 아름다움을 활짝 피워낼 테니 말이다.
133~13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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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 보면 식물도 제각각 자신의 때에 맞춰 꽃을 피우고 성장한다. 그것을 보고 하나로 묶어 같은 시기에 꽃을 피우고 성장해야 한다고 우기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 정작, 사람이 사람에 대해 갖고 있는 인식은 매우 한정적이다. 저마다 가지고 있는 능력과 때가 다른 법인데, 너무 고정관념에 갇혀 좁은 시야로 바라보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인생을 보다 길게 보고 남과 비교하기보다 각자의 때에 맞춰 아름다움을 활짝 피워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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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소리
세상이 많이 바뀌어버렸다. 많은 사람의 눈과 귀가 더 열리게 되었다. 보고 싶고 듣고 싶은 것들이 있으면, 원하는 대로 즉시 본인에게 맞추어서 할 수 있는 시대가 되어버렸다. 하지만, 내 생각에는 보고 싶은 것들만 보고 듣고 싶은 것들만 듣는, 이러한 현상들 때문에 오히려 더 닫혀버린 것 같다.
있는 그대로의 일상. 그 속에서 보고 들을 수 있는 것들은 언제 어디서 어떻게 바뀔지 모르고, 어떤 것들이 찾아올지 모르기 때문에, 그 찰나의 순간에만 느낄 수 있는 것들이다. 그리고 예상치 못한 그 찰나의 순간을 평생 기억하는 것이다. 이런 일들은 항상 열려있어야만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반복 재생이나 다시 재생 같은 것은 없다.
걸을 일이 생겼을 때, 하루 정도는 잠시 핸드폰을 넣어두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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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그대로의 일상 속에서 세상을 보고 들으며 걸어보는 것이다.
막상 처음에는 어색하겠지만, 한 번 해보고 나면 후회하진 않을 것이다. 지금껏 본인이 놓치고 있었던 것들을 많이 되찾아 올 수 있을 테니까.
139~14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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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전자기기들이 투입되면서 우리는 있는 그대로의 일상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핸드폰, 이어폰, 노트북 등을 잠시 미뤄두고 일상 속에서 들리는 수많은 찰나의 소리들에 귀를 기울여 보자.
어쩌면 예상치 못한 찰나의 순간 덕에 평생 기억에 남을만한 순간을 맞이할지도 모른다. 과거에는 바쁘게 사느라 이런 날것 그대로의 일상의 소리에 둔감하게 지냈는데, 돌이켜보니 스스로 차단하며 사느라 놓친 것은 아니었나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창밖의 새소리, 바람 소리, 낙엽이 구르는 소리 등 이제라도 다시금 일상의 소리들을 되찾아와야 할 시기가 아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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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나간 사람
힘든 상황이 찾아올 때면, 그것에만 매달려 너무 많이 슬퍼하거나 기죽지 않았으면 한다. 지나가던 길에 그냥 발걸음 한 번 꼬인 것이라 생각하자. 덕분에 이렇게 걷는 것보다 다르게 걷는 것이 덜 꼬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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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흘러 전체적인 모습으로 보았을 때는, 그런 것들이 모두 조각조각 맞추어져 하나의 반듯한 모양의 인생으로 되어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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훗날 시간이 지나 모든 것들이 흘러가고 나면 알게 될 것이다. 결국, 당신의 인생은 반듯하다는 것을.
165~16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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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불행들이 찾아들 때면, 그것에 매몰되어 시야가 좁아지곤 한다. 왜 내 인생만 이렇게 꼬이는 거냐며 한탄과 한숨만 나올 뿐 길은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시간이 한참 지난 후 돌이켜보면 약간 돌아왔을 뿐 올바른 길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다. 흩어진 퍼즐 조각들을 맞출 때 전체적인 그림을 보고 맞춰나가듯, 내 인생도 그렇게 전체적인 모습으로 그려나가보자. 어떤 길로 걸어가든 결국 반듯하게 걸어가고 있음을 잊지 말자!
어떤 이들은 이미 지나간 것들을 돌아보는 게 무슨 의미가 있냐고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과거가 남긴 흔적들은 성장에 있어 밑거름이 되어 주는 것은 물론 또 다른 원동력이 되어 준다.
과거의 실패를 통해 얻은 경험은 두려움을 이기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고,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어리석은 행동을 하지 않도록 도와준다.
그래서 때로 멈춰서 지나간 흔적들을 살펴보는 것은 중요하다. 당시에 미처 알아차리지 못한 목소리를 듣게 해주고, 현재 삶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워주기 때문이다.
이제는 곁에 없지만, 당시에 존재했던 수많은 것들은 현재의 나를 잊게 한 모든 것들이다. 그래서 그것들은 어떠한 형태로든 흔적을 남긴다.
이 책을 통해, 사라졌지만 사라짐으로 인해 다시금 꽃피울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준 '사라진 것들'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져봤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