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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오페라 - 아름다운 사랑과 전율의 배신, 운명적 서사 25편 ㅣ 방구석 시리즈 2
이서희 지음 / 리텍콘텐츠 / 2023년 11월
평점 :
오페라는 다른 공연들에 비해 쉽게 접하기가 어려워서인지 한번도 공연장을 찾아 직접 관람해본 적은 없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보다 여러가지 면에서 굉장히 매력적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특히 나와 같이 초보자나 입문자들에게 있어 책을 통해 오페라의 구성이나 스토리 등을 먼저 차근차근 알아가는 것은 흥미를 끄는 한편, 나의 속도에 맞춰 알아가는 시간을 확보할 수 있어 개인적으로는 추천하는 바다.
무엇이든 알아야 보는 맛이 있는데, 이 책에서 그런 핵심적인 부분들을 콕콕 짚어주어 빠져들듯 내용에 집중할 수 있었다. 더불어 저자의 경험을 통해 단순한 소개를 넘어 작품 그 너머를 함께 확인할 수 있어 더 유용한 시간이었다.
평소 몇몇 유명작품들의 이름만 들어왔었는데, 이렇게 글을 통해 먼저 만나볼 수 있어 즐거웠고, 한편으로는 작품을 이해하는 눈이 조금은 더 넓어진 기분이다. 글로 읽어서인지 더 쉽고 재미있게 다가왔다는 점은 안비밀!
총 5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장에는 다섯편의 작품이 실려있어 총 25편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데, 흔하게 보는 우리의 삶의 모습에 판타지적 요소가 가미되어 있어 보내는 내내 즐거움을 자아낸다.
더불어 노래로 들었으면 놓쳤을 각 가사들을 글로 마주하면서 내용이 더 쏙쏙 눈에 들어왔는데 스토리와도 잘 어우러져 각 등장인물들의 내면과 심정을 더 깊이 파악할 수 있었다. 여기에 더해 QR코드를 통해 실제 공연한 오페라의 영상을 만나볼 수도 있었는데, 영상에서는 극적 분위기나 상황들을 느낄 수 있어 1석 2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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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가 처음인 사람들을 위한 작은 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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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작품들에 들어가기에 앞서 저자는 처음 오페라를 접하는 이들을 위해 도움이 되는 몇가지 사항들을 정리해두었다.
오페라 용어해설, 구성요소, 전문용어 등이었는데 전반적으로 진행되는 구성을 알 수 있어 유용했다.
▶▶오페라의 기원
오페라는 르네상스 말기 16세기 이탈리아에서 최초로 시작되었다.
▶▶구성요소
오페라는 일반적으로 서곡에서 시작해 세 막의 이야기를 등장시키고 피날레로 마무리하는 것으로 구성된다. 하지만 오페라의 매력이 다채로움인만큼 작품의 성격과 작곡가의 스타일에 따라서 구성요소와 작품의 흐름은 종종 달라지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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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오페라를 책으로 집필하게 된 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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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작은 것들이 큰 것을 허물고 문학은 건축을 무너뜨리지"
이 문장은 <노트르담 드 파리>의 노래 가사의 일부분으로 전작 <방구석 뮤지컬>에 소개되었던 문장이자, 저자가 가장 좋아하는 문구로, 이 책 <방구석 오페라>를 집필하기로 마음먹게 한 문장이기도 하다.
저자가 오페라를 처음 접한 순간을 돌이켜보면, 홀로 떠난 호주여행에서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 공연을 접하게 되면서 이끌리듯 오페라를 찾아다니게 되었다고 전하고 있다.
오페라는 파도파도 끝이 없는 감동의 우물 그 자체였는데, 명작 오페라의 기원부터 수많은 오페라 아리아를 탐독하기 시작하면서 마침내 저자가 받은 감동을 전달하기 위해 집필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 책은 저자의 모든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사랑을 둘러싼 숙명적 서사의 오페라 25편을 알기 쉽게 한 권의 책으로 담아냈다고 하니 오페라를 처음 접하거나 오페라의 매력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통해서 먼저 도전해봐도 좋을듯 하다.
더불어 저자는 오페라도 결국 하나의 단편 문학이기 때문에 콘서트나 뮤지컬처럼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것이라고 전하며 뮤지컬과 오페라의 다른 매력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전하고 있는데, 이 책을 통해서 그 차이점을 확인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는것도 좋을듯 하다.
■뮤지컬
개인의 꿈과 사랑의 드라마를 노래한다.
■오페라
역사나 인생의 역경을 표현하는 문학적인 줄거리를 노래하는데, 다채로운 매력으로 완전한 문학적 서사를 펼치는 무대, 성악가의 육성으로 전해지는 전율을 '오페라'에서 경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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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구성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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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각 장별 다섯작품을 소개하고 있는데, 각 작품은 줄거리, 각 곡의 가사, 인문학적 해석을 포함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QR코드를 삽입하여 대표곡을 듣고 즐길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스토리는 흥미를 끌만한 다양한 소재를 넘나드는데 다른 장르와는 다르게 엄격한 검열을 거치지 않아서인지 파격적인 내용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다.
근친상간, 스트립쇼, 살인, 참수당한 머리까지 오싹하고 비위 상하는 요소들을 가감없이 보여주는데, 오페라는 무삭제 공연도 가능하다고 하니 어쩌면 리얼리티의 최고봉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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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델리오 Fidelio
사랑하는 이를 구출하기 위한 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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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오페라 <피델리오>는 1805년도 작품으로 베토벤의 유일한 오페라로 알려져 있다. 총 2막으로 이루어진 이 작품을 위해 베토벤은 약 8년을 노력했고, 초연 이후에도 수정을 거듭하여 여러 번 새로 발표했다.
베토벤이 "<피델리오>를 쓰다 질려 오페라를 그만 두었다."라고 말할 정도로 공들여 작업한 것으로 알려진 이 작품은 베토벤의 음악적 천재성에 따라 전문가들에게 높은 평을 받고 있다.
1805년의 초연은 그렇게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는데, 1814년 공연된 개정본은 초연과 달리 엄청난 업적을 이루었고, 베토벤의 위대함은 누구도 부인할수 없게 되었다.
▶스토리
1700년대, 스페인 세비야 인근의 한 교도소. 교도소 지하의 깊숙한 골방에는 혁명 주도자 '플로레스탄'이 감금되어 있다. 그를 골방에 집어넣은 왕당파 교도소장 '피차로'는 플로레스탄에게 개인적인 감정이 있어 그를 납치했다.
피차로는 완전범죄를 위해 플로레스탄이 죽었다는 소문을 퍼뜨리지만 플로레스탄의 아내 '레오노레'는 이 소문을 믿지 않는다. 그녀는 남편을 구하겠다는 일념으로 남장을 하고 '피델리오'라는 이름으로 교도소에 보조 간수로 취직한다.
'로코'라는 간수의 딸, '마르첼리네'는 피델리오에게 사랑에 빠지기까지 하는데, 피델리오는 좀처럼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애만 태우는 딸의 모습을 본 로코는 피델리오에게 권력보다는 돈이 최고라면서 피델리오를 설득하지만, 피델리오(즉, 레오노레)는 남편을 구하는 것이 목적이었기에 미적지근하게 반응만 보인다.
피델리오는 로코를 통해 지하 감옥의 독방에 남편이 수용되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속으로 놀라지만 애써 태연한 척을 한다. 그때, 악질 교도소장 피차로에게 긴급 편지가 도착하게 되는데, 총리대신이 교도소로 시찰을 나온다는 내용이었다.
그는 로코를 불러 속히 플로레스탄을 처형하라고 지시하지만, 로코는 피차로의 지시를 거부한다. 자신이 잔인한 살인자라고 기록될 것이 두려웠기 때문이다. 이에 화가 난 피차로는 지하감옥에 구덩이 하나를 파놓으라고 명령한다.
한편, 그들의 대화를 엿듣고 남편의 처형 소식을 알게 된 피델리오는 한 가지 묘안을 떠올리는데, 바로 산책이다. 어두운 방에서만 지낸 죄수들에게 하루만이라도 햇볕을 쬘 수 있게 해주자며 로코를 설득하게 되는데, 결국 허락을 받게 된다. 하지만 플로레스탄은 보이지 않는다. 한편 이 소식을 들은 피차로는 죄수들을 감방에 돌려보내라고 화를 내고 이내 죄수들은 감방으로 돌아가게 된다.
어두컴컴한 지하 감옥에 있는 상처투성이 플로레스탄은 레오노레가 언젠가 자신을 구해 줄 것임을 확신하는데, 빛났던 과거를 회상하는 노래를 부른 후 다시 쓰러져 의식을 잃는다.
때마침 로코가 피델리오와 함께 피차로가 지시한 구덩이를 파기 위해 지하로 내려오게 되고 이때 깨어난 플로레스탄이 아내에게 유언을 전하고 싶다고 요청하지만 거절당한다.
다만, 죄수가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포도주와 빵을 주게 해달라는 피델리오의 요청은 받아들여졌는데, 아내를 알아보지 못한 플로레스탄은 피델리오에게 감사와 축복을 표한다.
시간이 흐르고 형 집행 시간이 가까워져 호출 소리와 함께 지하 감옥에 내려온 피차로는 플로레스탄을 죽이기 위해 직접 칼을 빼 들고 처형하려고 하는데, 이때 피델리오가 모자를 벗고 머리를 풀면서 자신이 플로레스탄의 아내 레오노레라고 소리친다. 그리곤 "죽이려면 그의 아내부터 먼저 죽이시오!"라고 외치며 남편의 앞을 가로막는다.
피차로는 둘을 모두 죽이겠다며 칼을 휘두르지만, 레오노레가 숨겨놓았던 권총을 뽑아 겨누자 놀라 칼을 떨어뜨리게 되고 긴장감이 감도는 순간 기적처럼 총리대신이 등장한다.
총리대신은 빠르게 상황을 파악하며 사건의 전말이 밝혀지게 된다. 악행을 일삼던 피차로는 감옥에 잡혀 들어가고, 총리대신이 플로레스탄의 옛 친구였다는 반가운 사실도 밝혀진다. 마침내 레오노레와 플로레스탄은 재회의 기쁨을 나누며 듀엣을 부른다.
내용을 살펴보면 끝까지 자신을 구하러 올거라고 믿는 남편 플로레스탄과 그런 남편을 구하기 위해 남장까지 하며 찾아간 아내, 피델리오(즉, 레오노레)에게서 굳은 믿음과 사랑이 엿보인다. 이는 그들이 노래한 가사에서도 확인해볼 수 있는데, 그들이 얼마나 서로를 사랑하고, 그 믿음이 굳건한지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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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가로의 결혼 Le Nozze di Figaro
사랑할 사람을 착각하면 생기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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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역사상 최고의 오페라로 평가받는 이 작품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공연된 오페라 중 하나로,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안겨준 작품이다.
떠들썩한 익살극으로, 로시니의 유명 오페라 <세비야의 이발사>는 <피가로의 결혼>의 전편으로, 두 극에서는 서로 같은 캐릭터가 등장한다.
작곡가 모차르트는 뚜렷한 계몽주의 성향의 작가 다 폰테와 함께 이 작품을 만들어냈는데, 그래서인지 기존의 신분제도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듯한 정치성을 담고 있다.
연극으로 파리에서 초연될 당시 루이 16세는 불같이 화를 내며 이 작품의 상연을 전면 금지하기도 했으나, 극작가 보마르셰의 이 문학적 저항은 몇 년 후 결국 프랑스 대혁명으로 실현된다.
<피가로의 결혼>은 사랑의 줄다리기와 함께 신분사회의 뿌리를 뒤흔드는 새로운 시민계급의 분노를 집약한 작품이다. 관객들은 로맨스와 정치의 긴장감을 동시에 느끼며 작품을 지지할 수 있게 된다.
그 속에서, 지배계층인 백작에게 사랑을 빼앗겨도 저항할 수 없는 피가로의 분노에 공감하고 재치를 발휘하여 사랑을 되찾으려는 피가로의 분투를 관객들은 지지할 수 있다.
▶스토리
스페인 세비야 인근, '알마비바' 백작의 저택. '피가로'와 백작 부인의 하녀 '수산나'의 결혼을 앞둔 지금, 피가로는 신혼방에 새로 들여놓을 침대의 치수를 재고 있다. 그런데 수산나는 신혼 방이 백작의 침실과 가까운 것이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
알마비바 백작은 아름다운 '로시나'와 결혼하고 행복한 나날을 보내는듯 했으나 희대의 바람둥이이자 호색한이었던 그는 결혼 생활에 권태로움을 느껴, 결국 수산나를 노리게 된다.
낌새를 알아챈 피가로는 복수를 계획한다. 그런데 피가로에게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기는데, 저택에서 오랫동안 일한, 중년을 넘어서 할머니가 되어가는 가정부 '마르첼리나'가 피가로와의 결혼을 원한것이다. 이 모든 일은 피가로가 마르첼리나에게 돈을 빌리면서 시작된다.
마르첼리나는 비열한 변호사 '바르톨로'와 모의하여 돈을 제때 갚지 못하면 마르첼리나가 원하는 대로 하겠다는 서약을 받아내는데, 바르톨로는 로시나에게 눈독 들였다가 피가로의 훼방으로 망신을 당했던 인물이었다.
결국 돈을 갚지 못한 피가로에게 마르첼리나는 서약한 대로 자신이 원하는 일을, 결혼을 해 주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편 백작이 여기저기를 들쑤시고 다닐 동안 홀로 남겨진 백작 부인 로시나는 남편의 무관심을 한탄하게 되는데, 이런 백작부인에게 피가로가 묘안을 제시하게 된다. 백작 부인이 다른 남자와 사귀는 것처럼 꾸며 백작의 질투심을 자극하면 다시 부인에게 관심을 돌릴 테고 수산나에게 더는 접근하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이다.
백작부인이 피가로의 제안을 받아들이려는 찰나, 마르첼리나는 변호사 바르톨로와 함께 백작을 찾아오고 그녀는 피가로가 돈을 갚지 않으니 약속을 이행할 것을 판결해달라고 요청한다.
백작은 우선 피가로의 기를 꺾기 위해 원고 마르첼리나에게 승소를 판결하고 이에 억울함과 속상함을 느낀 피가로는 그녀와 바르톨로를 때려눕힐 기세로 팔을 걷어붙인다.
그때, 마르첼리나는 피가로의 팔에 새겨진 문신을 보고 그녀가 오래전에 잃어버린 아들임을 확신한다. 그렇게 마르첼리나와 피가로의 결혼은 무효가 된다.
한편 백작의 사랑을 잊지 못하는 백작 부인은 신혼 시절을 그리워하며 수산나와 계략을 도모하는데, 백작에게 보낼 편지를 미리 써두고 이를 수산나와 피가로의 결혼식이 무르익을 무렵 수산나가 백작에게 슬쩍 건네는 형태를 취한 것이다.
이 사실을 몰랐던 피가로는 수산나를 오해하게 되고 백작과 수산나의 밀회 현장을 잡기 위해 그들이 만나기로 한 정원에 몰래 숨어 기다린다. 눈치가 빠른 수산나는 피가로가 숨어있다는 사실을 알고 장난기가 발동한 그녀는 데이트를 하려는 듯 작전대로 백작 부인의 옷으로 갈아입는다.
반면, 백작 부인은 수산나로 변장하여 약속 장소로 나가는데, 캄캄한 밤중에 얼굴을 알아보지 못한 백작은 백작 부인에게 온갖 감언이설을 늘어놓기 시작한다.
피가로는 수산나를 유혹하기 위한 백작의 말에 화가 치밀어 오르던 중 어두운 곳에서 둘을 지켜보는 백작 부인을 발견하게 되는데, 그녀가 백작부인이 아니라 수산나임을 알고 크게 놀라게 된다. 그런 한편 백작 역시 수산나의 옷차림을 한 여자가 백작 부인이라는 사실을 알고 큰 충격을 받는다.
백작은 이번 사건에 가담한 모든 사람을 엄중히 문책하겠다고 말하지만, 백작 부인이 전원 사면을 선포하며 극은 행복하게 막을 내린다.
>>살펴보면, 호색한 남성들 사이에서 사랑을 지켜내기 위한 수산나와 피가로의 사랑 이야기로, 어처구니없는 내용들(할머니가 아들뻘 되는 피가로와 결혼하겠다고 하는 장면과 그가 그의 아들이었다는 놀라운 사실)도 있지만, 어쨌든 무사히 이들이 행복한 결말을 맞이했다는 점에서 안도의 한숨을 쉬게 만드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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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술피리 Die Zauberflote
밤의 여왕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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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소개
아름답고 품위 있고 진지한 주인공 커플의 러브스토리 곁에서 우스꽝스러운 조연 커플이 개그를 펼치는 것이 기본 형식으로, 대중적인 로맨스 양식을 따른 <마술피리>는 초연 당시부터 인기를 끌었다.
인기의 또 다른 이유는 작품에 등장하는 '마법'인데, 풀리지 않는 고대의 수수께끼나 주술, 마법이 크게 유행하던 모차르트의 시대, 뛰어난 흥행 감각을 지닌 대본작가 에마누엘 쉬카네더는 환상적인 요소로 가득 찬 핀란드 동화집 속, 고대 이집트의 이야기를 토대로 오페라 대본을 썼다.
반면, 작곡가인 모차르트에게는 여유가 없었는데, 당시 모차르트의 예약 연주회가 사라지면서 수입이 없는 상태였기 때문이다. 수익을 내기 위해 여러 일을 하던 모차르트는 <마술피리>와 다른 두 작품의 곡을 함께 썼는데, 이때 건강을 크게 해치면서 같은 해에 세상을 떠나게 된다.
이렇게 아름다운 환상과 비참한 현실이 교차하는 가운데 세계적으로 유명한 오페라 곡 '밤의 여왕의 아리아'가 탄생한다. 해당 아리아의 유명세로, <마술피리>는 오페라 입문자에게 추천하는 작품으로 자주 선정되는데, 이처럼 어렵지 않게, 익숙하게 감상하기 좋은 작품이다.
▶스토리
'타미노'왕자가 길을 걸어가다 커다란 뱀을 맞닥뜨린다. 놀란 타미노 왕자는 기절하고 뱀이 왕자를 잡아먹으려는 순간 세 명의 여인이 나타나 타미노 왕자를 구해준다.
뱀 괴물을 제압한 세 여인은 밤의 여왕의 시녀들로 모두 그에게 반해버리게 되면서 서로 자기가 그를 지키겠다고 떠들지만, 결국 그의 곁을 지킬 사람을 정하지 못한 채 여왕에게 이 일을 알리러 간다며 함께 퇴장한다.
그때 근처에서 팬플루트(관악기) 소리가 들려오고, 그 소리를 들은 타미노는 나무 뒤에 숨는다. 괴상한 차림의 남자가 팬플루트를 불며 등장하는데 바로 '파파게노'다.
타미노는 밖으로 나와 정체를 묻고, 그는 자신이 새잡이라며 자신과 밤의 여왕에 대해 소개한다. 타미노는 뱀을 죽이고 자신을 구해준 사람이 당신이냐 묻는데, 파파게노는 자신이 뱀의 목을 부러뜨려 죽였다며 허풍을 친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세 시녀가 파파게노의 거짓말을 듣고 거짓말을 하지 말라며 윽박지른다. 세 시녀는 파파게노의 거짓말을 죄목으로 그의 입에 자물쇠를 걸어버리고, 이후 뱀을 물리친 것은 자신들이라며 한 여인의 초상화를 보여준 뒤 어디론가 떠난다. 그리고 타미노는 초상화 속 여인에게 반해버린다.
시녀들은 밤의 여왕님께서 당신이 그녀를 구해 주실 거라고 믿고 있다며 그 초상화의 여인은 '파미나' 공주로, 그녀는 지금 악마 '자라스트로'에게 잡혀 있다고 전한다. 이에 타미노는 바로 그녀를 구하기로 마음먹는다.
추후 파파게노가 반성하고 있음을 알게 된 시녀들은 그의 입에서 자물쇠를 풀어주고 다시는 거짓말을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받아낸다. 그리고는 타미노에게는 피리, 파파게노에게는 은빛 종을 선사한다. 타미노는 파파게노와 함께 파미나를 구하기 위해 오시리스 신전을 향해 떠난다.
장면이 이집트 풍의 실내로 옮겨지면서, 자라스트로의 흑인 부하 '모노스타토스'가 보이고 한 여인이 노예들에게 잡혀 끌려온다. 그녀가 바로 밤의 여왕의 딸 파미나다. 모노스타토스의 목표는 파미나의 몸을 차지하는 것이었다.
그 순간 타미노와 동행하다 촐싹거리는 바람에 길을 잃은 파파게노는 혼자 모노스타토스의 방으로 오게 되고 마침내 그와 마주치게 된다. 모노스타토스는 괴물이라며 소리치며 도망가 버리고 파파게노는 소파 위에 쓰러진 파미나를 발견하게 된다.
파파게노는 자신을 먼저 소개한 뒤 초상화를 보여주며 타미노와 함께 파미나를 구하러 왔다고 이야기한다. 한편 타미노는 대변인에게 붙잡혀 있었는데, 악마 자라스트로를 물리치고 '사랑과 미덕을 지닌 것'을 찾는다는 그의 말에 대변인은 타미노를 칭찬하며 자라스트로는 악마가 아니라는 것과 파미나도 무사히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그때, 어디선가 파파게노의 팬플루트 소리가 들려오자 타미노는 그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향하고 그가 사라지자마자 파파게노와 파미나가 타미노가 있던 장소에 나타난다. 그렇게 세 사람은 엇갈리고 만다.
위기에 처한 파파게노는 세 시녀에게 받은 은빛 종을 꺼내서 연주하고 이에 모노스타토스와 그의 졸개들은 그음과 박자에 맞춰 춤을 추다가 돌연 사라져버린다.
그때 갑자기 웅장한 행진곡 연주와 자라스트로를 찬양하는 목소리가 들려오고, 파미나는 절망하며 죄를 고백하기 위해 자라스트로를 만나러 가겠다고 한다.
파미나는 자신이 도망치려고 한 죄와 그 두 가지 이유를 고백하고 이에 자라스트로는 파미나를 용서하지만, 어머니인 밤의 여왕에게 돌려보낼 수는 없다고 대답한다.
이때 파파게노의 팬플루트 소리 때문에 모노스타토스에게 붙잡힌 타미노가 끌려 나오고 파미나와 타미노는 보자마자 포옹한다. 이에 질투심을 느낀 모노스타토스는 분개하면서 자라스트로에게 타미노를 벌해 줄 것을 부탁하지만 자라스트로는 그들에게 정당한 판결을 내린다.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모든 시련을 견뎌야 했던 타미노와 파파게노는 여러 어려움을 겪고 드디어 마지막 관문까지 통과하게 된다. 더불어 파파게나를 눈앞에서 놓친 파파게노는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려 하지만 이 역시 천사들의 도움으로 행복한 미래를 떠올리며 퇴장하게 된다.
>>뱀에 물려 죽을뻔한 '타미노' 왕자가 세 명의 여인에게 도움을 받게 되면서 장면이 시작되는데, 그들이 전해준 초상화를 보고 한눈에 반한 그가 밤의 여왕의 딸인 '파미나' 공주를 구하러 가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여기에는 수많은 시련이 도사리고 있는데, 마침내 이것을 모두 통과한 이들은 행복한 미래를 떠올리게 된다. 여기에는 첫 포문을 연 장소를 우연찮게 지나던 파파게노가 등장하면서 이야기가 더 풍성해지는데, 촐싹거리는 그의 행동과 그 행동 덕에 타미노 왕자보다 먼저 파미나 공주를 만나는 것은 어쩌면 우연을 가장한 필연이 아니었을까 싶다.
간단한 줄거리를 만나보는 것만으로도 풍부한 상상력을 일으키는 것은 물론 흥미로움을 자아내는 이 이야기들을 통해 오페라의 매력을 많은 사람들이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더불어 인문학적 해석을 통해 알 수 있었던 작곡가와 대본작가의 이야기는 오페라를 한층 더 궁금하게 만들었다.
개인적으로는 오페라 작품 자체도 흥미로웠지만, 이 작품을 쓴 이들의 숨겨진 이야기에도 큰 관심이 갔는데, 기회가 된다면 이들의 이야기를 따로 찾아보는 것도 하나의 큰 즐거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방구석에서 문학과 영상을 통해 수준 높은 작품들을 새로이 알게 되어 남다른 희열과 감격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천천히 시간을 두고 작품 하나하나를 다시금 살펴보고, 기회가 된다면 직접 오페라를 통해 만나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