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삶은 흐른다
로랑스 드빌레르 지음, 이주영 옮김 / FIKA(피카) / 2023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베스트셀러에 오랫동안 올라와 있어 궁금해서 읽게 된 책인데, 생각보다 깊은 통찰력을 담고 있어 새삼 놀라웠다. 바다를 볼 때면 사진을 찍거나 그저 보는 게 좋아 멍 때리며 바라보는 것이 다였는데, 저자는 바다를 보며 삶과 인생의 가치를 고민했나 보다. 바다의 생태가 우리의 삶과 닮아있다는 저자의 말에 처음에는 갸우뚱했는데, 읽다 보면 저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마법 같은 책이다.

 

당신은 바다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어떤 이는 수평선 너머를 그냥 말갛게 보는 것에 빠지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또 어떤 이는 넓고 깊은 바다를 통해 탁 트인 숨 고르기를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혹자는 파란색 물감을 풀어둔 듯한 바다를 바라보며 즐거운 상상을 하거나 바다 주변에 그림처럼 자리하고 있는 등대나, 방파제, 바닷가, 모래, 섬 등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나 즐거운 추억을 그리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인생을 제대로 배우려면 바다로 가라"라고 말하는 프랑스 최고의 철학과 교수가 말하는 바다에서 찾는 인생 가치를 살펴보며, 바다가 우리의 삶과 얼마나 흡사한 자연인지 발견하는 재미를 하나하나 찾아보기를 바란다.

 

고난과 역경, 환희와 기쁨, 탄생과 죽음이 공존하는 바다가 던지는 철학적 사유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그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잠시도 쉬지 않고 물결치는 바다처럼 삶도 그렇게 물결치며 자연스럽게 흐르는 것임을, 또 존재만으로 충분히 가치 있고 완벽한 삶임을 기억하며, 자존감 회복과 함께 삶의 진정한 가치를 발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바다를 테마로 바다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 주제가 되고, 이야기가 되는 이 책에는 바다 하면 생각나는 밀물과 썰물, 무인도, 상어, 섬, 등대, 바닷가, 빙하, 방파제에서부터 난파, 해적과 해적질, 항해, 헤엄, 선원 그리고 상상 속에 존재하는 크라켄과 세이렌까지 모두 담고 있다.

 

주제만 놓고 보면 어떻게 우리의 삶과 연결될까 싶은 것들도 가만히 들여다보면 저자의 말처럼 우리의 삶과 정말 흡사함을 깨닫게 된다. 바다처럼 살아보자. 자신의 삶을 조종하는 선장이 되어 항해를 이어나가보자. 물결치는 파도를 타고, 현재에 집중하며, 자연스럽게 흘러가보자. 대신 나 자신을 굳건하게 지키는 것은 필수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깊다면, 바다를 보고 여유와 충만함, 자연스러움을 배우고, 삶의 모든 순간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깨달아보자. 휘몰아치는 파도도 언젠가 잠잠해지는 날이 있듯이, 우리 삶도 이와 같다. 가까이 보면 역경과 고난뿐인듯하지만, 멀리서 보면 지나가는 파도일 뿐이다. 모든 것에 의미를 두기보다 인생 그 자체를 즐기고 받아들이자. 그것이 삶이고 인생이다.

 

=====
우리라는 존재의 수수께끼를 풀고 싶다면, 바다 앞에 서기를 바란다. 파도의 리듬에 맞출 때, 파도의 움직임과 빛이 보여주는 놀라운 아름다움 속에 있을 때, 산다는 것과 충만함이 무엇인지 대략 보일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내가 보여주고 싶었던 것도 바로 그것이다.

서문 中
=====

 

이 책을 읽으며 기억에 남았던, 도움이 되었던 글귀들을 모아보았다. 조금 더 멀찍이서 삶을 바라보니 릴랙스한 마음이 든다. 내가 그랬듯 누군가도 이 글을 읽으며 그런 마음이 들었으면 좋겠다.

 


<밀물과 썰물>
올라가면 내려갈 때도 있는 법

 

=====
살다 보면 받기도 하고 거부도 당하며, 얻는 것이 있으면 잃은 것도 있다. 가끔은 회복이 되기도 한다. 삶이란 항상 불안하고, 고난과 역경을 피하지 못하면 괴롭다. 하지만 산다는 건 바로 그런 거다. 물러나고 밀려오는 파도와 같은 인생의 시간을 미리 알고 싶을 때도 있다. 미리 안다면 덜 고통받을 거라 자부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
파도와 같은 삶을 바란다면, 파도처럼 살아가면 그뿐이다. 파도는 물러나고 밀려오는 것에 개의치 않는다. 산다는 건 그냥 그런 거니까. 파도처럼 살고자 한다면, 우리 삶에 다가오는 모든 것을 객관적인 눈으로 보자. 지금 이것이 흐르는 물인지 고인 물인지, 밀물인지 썰물인지 미리 알 필요는 없다. 그저 오는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자.

50~51페이지 中
=====

 

 


<보자도르 곶>
상상력을 발휘하는 용기

 

=====
사람들은 두려움을 느끼거나 습관을 버리지 못할 때 상상력을 제일 먼저 희생시킨다. 단호한 태도를 유지하면 위험에서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과거에 갇히면 변할 수 없다는 논리와 같다.

69페이지 中
=====

 

=====
불확실한 것이 두려워 아예 원하는 마음을 갖지 않거나 이미 준비된 대답에 안도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해결책이 없을 수 있다는 사실도 받아들여야 한다. 이 모든 걸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상상력이다.
(...)
상상력을 발휘하면 새로운 것을 생각하고 기존의 것도 새로운 눈으로 보게 된다. '처음부터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한다'고 생각하고, 늘 옳은 건 없다고 믿자.
(...)
인생은 멀리 바라보는 항해와 같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인생이라는 항해를 제대로 하려면 상상력을 마음껏 활용해야 한다. 그래야 답답한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다. 한 번도 해보지 않은 대답을 해보면 상상력을 활용할 수 있다.

71페이지 中
=====

 

 


<항해>
멀리 떠날 수 있는 용기

 

=====
우리의 존재를 소중하게 여기자. 우리 자신에게 관심을 기울이자. 강렬한 설렘을 주는 것에, 진실된 것에 주목하자. 다른 사람들에게 휩쓸려 쓸데없는 걱정을 하지 말자. 저 사람이 어떻게 말하고 생각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타인에게 나를 증명하고 설명할 필요도 없다.
(...)
넓은 바다의 바람이 우리를 부른다. 이제 답답하게 얽매여 있는 우리의 삶에 자유를 안겨줄 때다.

113페이지 中
=====

 

 


<헤엄>
자아라는 부담과의 결별

 

=====
자아가 무거운 이유는 지금 나의 모습 때문이 아니다. 내가 되고 싶은 모습 때문이다. 사랑받고 인정받고 주목받고 싶은 욕망이 만든 그것 말이다. 지금의 내가 아니라 남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나의 모습 때문에 자아는 점점 더 무거워진다. 정작 나는 나 자신과 함께 사는 것이 아니라 내가 되고 싶은 자아의 여러 이미지와 함께 살고 있다.

수영을 하면 이러한 자아에서 벗어나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이 되는 걸 경험할 수 있다. 우리는 전체에 속한 아주 작은 부분에 불과하다.

120~121페이지 中
=====

 

=====
수영은 나르시시즘을 덜어내는 연습이다. 내가 정한 목표를 꼭 이루고 싶어 조바심이 든다면 시장에서 팔릴 만한 상품처럼 나 자신을 포장하겠다는 자아와 결별함으로써 그 조바심을 떨쳐버릴 수 있다. 그 후에 내가 얻는 것이 뭐냐고? 그것은 자유, 무중력, 그리고 영원하다는 것에 대한 합리적인 의심일 것이다.

123페이지 中
=====

 

 


<바다소금>
가진 것을 새롭게 음미하는 법

 

=====
인생에서 모든 것이 맛있지는 않다. 하지만 세상이 우리에게 신비로움을 일깨워주고, 행복의 비밀이나 그것과 비슷한 무언가를 속삭여주는 듯한 최고의 순간들은 있다. 바로 그 순간들이 기억에 색채를 더한다. 그 기억의 색채가 흐릿한 잿빛이 되면 우리는 다시 색을 이끌어내야 한다. 시인, 화가, 선원, 모험가만 경험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우리도 각자 모든 것을 바꾸는 순간의 소금을 수집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소금이야말로 모든 것을 구한다.

131페이지 中
=====

 

 

살면서 너무 많은 것을 알려고 하기보다 자연스럽게 내맡기는 것, 타인에게 나를 증명하기보다 나 자체에 더 집중하는 것, 일찍이 포기하고 접기보다 더 넓은 시야를 가지고 상상력을 마음껏 발휘해 보는 것, 되고 싶은 나보다 지금 나에게 더 집중하는 것, 필요한 순간에 나만의 색을 더하기 위해 순간의 소금을 수집하는 것.

 

어쩌면 생각보다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지도 모르겠다. '나'라는 존재와 가치를 떨어뜨려놓고 너무 멀찍이서 에둘러 찾아 헤맸기에 어쩌면 너무 멀리 돌아온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내가 이끄는 나의 인생 배를 어떻게, 어디로 항해할 것인가를 판단하는 것은 오로지 선장인 나의 몫이다.

 

하나하나 다가오는 파도에 겁내기보다 조금은 멀찍이 떨어져서 파도 그 자체를 즐기며, 신바람 나는 인생을 살아봐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상상력을 맘껏 발휘해 보기도 하고, 나르시시즘을 벗어낼 수영도 하면서 한 번뿐인 인생을 살아가보면 어떨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