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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락이 질병이 되는 순간
전형진 지음 / 프리즘(스노우폭스북스) / 2023년 3월
평점 :
요즘 뉴스를 통해 심심치 않게 보도되는 마약 중독에 관한 뉴스를 보면서 우리나라도 '중독'에서 예외일 수 없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중독은 알고 빠져드는 경우도 있지만, 나도 모르게 일상 속에서 가랑비에 옷 젖듯이 중독되는 경우도 있어 평소 '중독'에 대해 알고 사전에 예방하고 대처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 아닐까 싶다.
이 책에는 우리가 절대 피해야 한다고 경고하는 '중독'에 대한 내용뿐만 아니라, 일상 속에서 나도 모르게 겪고 있는 '중독'과 긍정적 '중독'까지 모두를 포함해서 담고 있는데, 함께 살펴보면서 나의 중독 지수는 어느 정도인지, 나도 모르게 중독된 상태는 아닌지 살펴보면 좋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범법적으로 해가 되는 '중독' 외에 일상 속에서 습관처럼 지니고 있는 생활패턴에서 번복하는 행동이 '중독'으로 구분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는데, 나의 식습관을 비롯해서 하루 일상을 다시 되돌아보면서 중독 증상을 겪고 있는 것은 없는지, 또 더 건강한 생활을 위해 어떤 부분을 조금 더 보완해야 하는지를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정신건강 전문의의 눈으로 바라본, 일상 속 '중독'에는 어떤 것들이 있고, 이 중독 증상들의 원인과 해결 방법들을 살펴보면서 함께 건강한 일상을 되찾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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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의 사전적 정의는 "해로운 무언가에 지나치게 빠져 정상적인 생활이나 사고를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것"을 의미한다.
그 중에서 정신의학에서 다루는 중독은 '남용'과 '의존'이라고 하는 습관적 중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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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담겨있는 총 22개의 중독들을 살펴보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다이어트, 도박, 빚, 게임, 쇼핑, 알코올, 성형, 도박, 마약 등과 같은 중독에 관한 이야기는 물론 일상생활 속에서 흔히 접하는 생활습관에서 비롯되는 스마트폰, 니코틴, 일, 욕, 라면, 육류, 수면제, 운동, 카페인 중독 등과 같은 것들도 함께 담고 있음을 확인해 볼 수 있는데, 특정한 것에 의존하고 남용하는 습관들에서 비롯됨을 알 수 있었다.
언급되는 수많은 중독들 중 나의 생활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고, 누구나 자주 접하는 중독 증상들을 살펴보며 함께 고찰하고 이를 해결할 방안들도 살펴보면 좋을 것 같은 몇 가지 '중독'들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스마트폰 중독>
나도 모르는 사이에 중독되는 스마트폰 중독, 여러분은 안녕하신가요? 나이 불문, 성별 상관없이 요즘은 스마트폰이 없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누구나 가지고 있는 이것! 그래서 더 스마트폰은 사람들의 의존증과 불안감을 야기하는 수단이 되기도 하는데, 혹여 하루 종일 핸드폰을 들여다보고 있지는 않은지, 잠깐이라도 떼어놓고 있으면 불안하지는 않은지 한 번쯤 살펴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흔해서, 누구나 가지고 있어서 나도 모르는 사이 중독 확률이 더 높은 스마트폰 의존증에서 벗어나는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첫째, 하루 중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정해 놓고, 그 시간 외에는 스마트폰을 찾거나 들여다보지 않는 것이다.
■둘째, 스마트폰의 여러 기능 중 중독성이 강한 기능을 사용하지 않거나 사용 기간을 줄일 방법을 찾아본다.
■셋째, 스마트폰에 대한 집착을 다른 데로 돌릴 수 있게끔 새로운 취미나 활동을 찾아본다.
중요하거나 필요한 순간을 위해서 늘 휴대하고 다니긴 하지만, 스마트폰에 매여 절절매고 싶진 않아 평소 스마트폰 사용시간을 조절하는 편이다. 특히 독서를 하는 시간만큼은 집중하기 위해 스마트폰을 무음으로 설정한다거나 꼭 필요한 앱만 설치하여 사용하고 있다. 중독성이 강한 게임은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휴대폰을 통해서만 가끔 이용하고, 그 외에는 가급적 스마트폰을 자주 들여다보지 않으려 노력한다.
<욕 중독>
바른말, 예쁜 말을 사용하자는 말을 어릴 적에는 많이 들었던 것 같은데, 요즘은 그런 교육이 잘되지 않는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유치원생, 초등학생들조차 심한 욕을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는 것은 물론 학생, 어른들도 생각 없이 막말과 욕설을 내뱉는 것을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언어에 대한 관념이 없어서인지, 그만큼 각박해져서인지, 아니면 그게 일상화가 되어서인지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렇지 않게 거친 말을 사용하는 이들을 보면 나도 모르게 눈살이 찌푸려지는 것 역시 사실이다.
말과 언어란 상대에 대한 호감이자, 존중, 의사전달의 목적 등 중요하고 필수적인 항목들을 포함하고 있음에도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그 목적을 제대로 실행하지 못하고, 주변만 빙빙 돌고 있는 느낌이다. 그렇다면 상대를 존중하는 말, 아름다운 말, 칭찬하는 말이 습관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폭력적인 영화나 드라마 등을 보지 않도록 한다. 언어 폭력에 노출되지 않도록 최대한 주변 환경을 정돈한다.
■둘째, 아름다운 우리말이 가득한 시집이나 오랜 세월에 걸쳐 검증된 명작 소설 등을 자주 읽는다. 언어생활은 습관임을 잊지 말자.
■셋째, '언어 일기'를 쓰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좋았던 말은 입에 붙도록 되새기고, 좋지 못했던 말은 다시는 쓰지 않도록 억지로라도 애를 쓰는 게 바람직하다.
언어도 결국 습관임을 기억하자. 이왕이면 예쁜 말, 좋은 말로 자신의 가치를 높이고 상대방을 존중하는 언어로 기분 좋은 너와 내가 되었으면 좋겠다. 새로운 말, 새로운 유행도 좋지만, 기본적으로 장착해야 하는 매너와 예의는 갖추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라면 중독>
꼬들꼬들 면발과 후루룩 시원한 국물이 매력적인 라면은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식품 중 하나다. 식사로, 야식으로, 참으로 든든하게 한 끼 해결할 수 있는 라면은 그 종류도 다양해서 선택의 폭도 넓다. 그래서인지 매끼를 라면으로 먹는 사람들도 늘고 있으며, 쌀은 없어도 라면은 꽉꽉 채워두는 가정도 은근히 많다. 그러다 보니 라면중독에 빠지는 사람도 은근히 많은데, 건강을 위해 조금 덜먹는 습관도 필요해 보인다.
라면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한 다섯 가지 실천법! 지금부터 살펴보자.
■첫째, 천연 조미료로 맛을 낸다.
■둘째, MSG는 하루 1그램 이하로만 섭취한다.
■셋째, 제철 음식은 물론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먹는다.
■넷째, 혈당 지수가 낮은 탄수화물을 섭취한다.
■다섯째, 먹는 것에 대한 탐닉을 다른 데로 돌리기 위해 운동, 영화 감상, 독서, 미술이나 사진 전시회 관람 등 열정과 에너지를 쏟을 수 있는 취미나 예술에 관심을 둔다.
기호식품이기도 하지만, 식사이기도 하기에 라면을 딱 끊기보다는 다른 방법을 활용해 라면을 보다 맛있게 먹는 방법들이 눈에 띈다. 요즘은 기성 라면을 구매 후 자신의 레시피대로 요리해서 먹는 사람들도 많은데, 이왕이면 천연 조미료로 맛을 내는 것도 하나의 방법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라면을 먹는 횟수를 줄이거나 제철 채소나 과일을 통해 다른 영양소를 보충하고, 다른 취미생활을 통해 먹는 것에 대한 집착을 다른 것에 돌릴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는 것도 현실적인 조언이 될 것 같다.
<수면제 중독>
최근 재밌게 본 드라마 <대행사>를 보면 고아인(=이보영)이 불면증을 심하게 앓으면서 졸피다임을 자주 먹는 장면이 나온다. 오남용은 물론, 술을 물처럼 마시며 함께 복용하다가 마침내는 몽유병이 생겨 고생하는 장면을 보면서 부작용이 참 무섭다는 생각을 했었다.
숙면은 쉬운 듯 보이지만 겪어보면 생각만큼 쉽지 않은 것이기도 한데, 누구나 한 번쯤 일상에서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거나, 생각이 많아질 때면 잠을 설치거나 불면을 겪어 고생했던 적을 떠올려보면 바로 이해가 될 것이다. 그래서 불면증에 시달리는 일부 정치인, 연예인, 기업인들이 프로포폴과 같은 약품을 통해 이를 해결하려고 하는 모습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
하루를 잘 보내기 위해 꼭 필요한 숙면! 이를 위해 불면증에서 벗어나는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보자.
■첫째, 먼저 수면 습관과 잠자리 주변 환경을 잘 관찰한 뒤 이를 바꿔볼 필요가 있다. 잠자리에 드는 시간과 일어나는 시간을 일정하게 맞춰 놓는 것이다. 잠자리 장소도 일정하게 유지하여 편안한 마음과 정서를 유지한 채 잠을 잘 수 있어야 한다.
■둘째, 수면 전에는 과식이나 과음을 피하고 지나친 운동도 자제하는 게 좋다. 음주는 숙면을 방해하므로 자제하고, 늦은 오후나 이른 저녁 시간에 가벼운 운동이나 산책을 하는 게 낫다.
■셋째, 저녁 식사 이후에는 카페인을 피하고, 잠들기 한 시간 전에는 아예 물도 마시지 않는 게 좋다. 낮잠은 당연히 피해야 한다.
수면 습관을 개선했음에도 잠이 오지 않는다면, 억지로 누워 있지 말고 일어나서 음악을 듣거나 책을 읽는 등 평소대로 활동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때로는 이완요법이 도움이 되는데, 긴장을 줄이기 위해 사용하는 복식호흡, 점진적 이완 법, 명상 혹은 최근에 나온 ASMR 등을 이용하여 긴장을 완화시킬 수도 있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잠을 잘 수 없다면 전문의와 상담 후 방법을 찾아야 한다.
<카페인 중독>
하루 기본 3잔 정도는 먹는 커피. 현대인들은 어쩌면 카페인 중독에 빠져있는지도 모르겠다. 나 역시도 커피를 좋아해 하루에 못해도 1잔 이상은 먹는데, 특유의 향과 카페인이 주는 각성효과가 은근 집중도와 몰입감을 주기에 더 찾게 되는지도 모르겠다. 어떨 땐 습관처럼, 또 어떨 땐 그 맛과 향에 이끌려 찾게 되는데, 카페인이 갖고 있는 명과 암을 살펴보고, 적절히 활용해 보기를 추천한다.
<단점>
▷카페인을 과다하게 섭취하면 손이 떨리고 심장이 빨리 뛰는 등의 심혈관계 기능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
▷다량의 카페인은 칼슘의 흡수를 방해해 원활한 뼈 생성을 억제함으로써 청소년들의 성장을 저해한다.
▷아울러 우울증이나 불안증과 같은 다양한 정신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카페인 중독은 다른 중독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빈번하다. 이를테면 니코틴 중독이나 마약중독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장점>
▷원두를 거름종이에 걸러 마신 사람들은 그냥 끓는 물에 간 원두를 넣어 마신 사람들보다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낮았다고 한다.
▷당뇨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혈당을 조절하는 기능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매일 커피를 석 잔씩 꾸준히 마시면 간경화 발생 위험을 절반 이상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파킨슨병 증상을 완화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커피가 자살 충동을 줄여준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외에도 의학과 과학으로 측정할 수 없는 커피 고유의 기능 혹은 효능이 있는데, 그것은 다분히 감성적이고 예술적인 부분에 관한 것이다. 커피 한 잔의 맛과 향, 그것이 가져다주는 정서적 위안은 수많은 예술적 성취로 드러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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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는 정신을 차리게도 하고 온기를 주기도 하며 특이한 힘과 기쁨과 쾌락을 주기도 하지만, 고통을 불러일으키기도 하는 존재다. 생의 의지를 깨워주고, 고된 피로를 잊게 해주며, 어색한 분위기를 풀어주고, 외로움과 쓸쓸함을 달래주는 데 커피만 한 게 어디 있겠는가? 확실히 커피는 삶을 활기차게 만들어주는 활력소다. 하지만 커피가 우리 삶에 행복을 줄 수 있는 것은 생활에 맛과 향을 가미하는 촉매 또는 양념으로 활용할 때까지다. 그 선을 넘는 순간 커피는 맛과 향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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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인에 대한 연구는 지금도 지속되고 있고, 이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그리고 사람마다 카페인을 받아들일 수 있는지의 여부도 다르며, 하루 섭취량도 다를 수밖에 없다. 카페인이 들어가 있는 음료는 커피 외에도, 녹차, 홍차, 고 카페인이 들어간 에너지 드링크 등 다양한데 자신에게 맞는 적절 양과 음료를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가급적 고 카페인을 다량으로 섭취하는 것은 피하고, 차 그 자체로 즐기는 정도가 딱 적당하지 않을까 싶다.
<기부 중독>
네가 왜 여기서 나와? 싶은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지만, 무엇이든 반복적으로 재미를 느껴 하다 보면 중독이 되기도 하니 기부 중독이라고 없다는 보장은 없다. 어쩌면 중독이라고 말하는 것들 중에 유일하게 긍정적으로 꼽히는 중독이 아닐까 싶다.
부정적 의미의 중독이 인간의 신체와 정신에 해악을 끼치는 질병이라면, 긍정적 의미의 중독은 인간의 마음과 정신에 유익을 끼치는 동시에 다른 사람들에게도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는 바람직한 탐닉과 몰입이다. 조건이나 대가를 바라지 않고 조용히, 그리고 꾸준히 타인을 돕고 섬기고 봉사하며 가장 큰 기쁨과 보람을 느끼는 것은 선행을 베푼 자기 자신이다.
과학 전문 저널 <사이언스>에 발표된 한 연구에 의하면, 타인을 위한 행동에서 행복감을 느끼는 것은 보상처리와 관련한 뇌의 영역이 활성화되는 것과 연관되어 있다고 하는데, 기부 중독을 통해 나의 기쁨과 보람을 느끼는 것은 물론, 뇌의 활성화에도 기여해 보면 어떨까?
중독이라고 하면 으레 해악을 끼치는 것, 좋지 않은 것만 생각하기 마련인데, 이렇게 하나하나 살펴보니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때로 중독이 나의 가치와 긍정적 생각, 성취감을 제공하기도 하고 적절히 잘 활용하면 오히려 더 윤택하고 건강한 삶을 이어나가는 데 더없이 좋은 매개체가 되기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좋아하는 것, 즐겨 하는 것을 적절히 잘 안배해서 건강하고 생동감 넘치는 하루로 거듭났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