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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기 전에 꼭 한 번은 논어를 읽어라 1 - 청소년을 위한 논어 ㅣ 어른이 되기 전에 꼭 한 번은 논어를 읽어라 1
판덩 지음, 하은지 옮김 / 미디어숲 / 2023년 2월
평점 :
요즘 몇몇 고전들을 접하게 되면서 생각보다 고리타분하거나 지루하지 않다는 점에 새삼 놀라움을 느끼고 있다. 학창 시절에는 그저 어려운 한자의 뜻과 음을 풀이하는 것에 대한 어려움과 시험을 위한 수단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는데, 성인이 된 이후에 문학작품으로 접하는 고전들은 왜 진작 알지 못했는지 안타까움과 강한 아쉬움이 든다. 그래서 기회가 닿으면 더 부지런히 읽고 더 많이 접하려고 노력 중이다.
이 책은 일전에 먼저 읽었던 판덩저자의 <나는 불안할 때 논어를 읽는다>의 easy 버전으로, 청소년을 위한 논어 버전으로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청소년의 시각에 맞게 더 쉽게 풀이한 것은 물론, 중간중간 상식을 얻을 수 있는 재미있는 일화까지 더하여 공자와 논어에 대해 알 수 있는 책으로 청소년의 관점에서 쉽게 풀어서 전하는 공자의 답이 가득 담겨있다.
청소년들이 주로 하는 고민을 주제로 엮은 이 책에는 공부에서 감정처리, 친구 관계, 일상생활까지 누구나 한 번쯤 해봄직한 일상 속 고민에 대한 지혜가 담겨있는데, 읽다 보면 무릎을 탁 치는 해답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논어>는 '나'만 겪는 일이 아닌, '우리'가 겪었고, 과거 2500년 전 공자도 이미 겪었던 일들에 대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찾아낸 해결책을 담고 있는 책으로, 여기에서 우리는 현재 겪고 있는 문제점에 대한 현실적인 조언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수천 명의 제자를 거느리며 앎과 배움을 나눴던 공자. 수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얻어낸 지혜를 이 책을 통해 함께 나누고 얻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저자가 얼마나 <공자>와 <논어>에 대한 책을 많이 읽고 애정을 가지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데, 그 이유를 살펴보니 저자 역시도 <논어>를 통해 어려운 시기를 잘 극복해서인 것 같다. 그럼 이제 왜 저자는 어른이 되기 전에 왜 꼭 한번 논어를 꼭 읽어야 한다고 이야기했는지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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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왈: "학이시습지, 불역열호? 유붕자원방래, 불역락호? 인부지이불온, 불역군자호?
공자가 말하길, "배우고 제때 익히면 즐겁지 아니한가? 친구가 먼 곳에서 찾아오니 기쁘지 아니한가?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화내지 아니하니 군자 답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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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가장 많이 들어본 구절인 이 구절은 유명한 만큼 중요한 구절로 간단히 살펴보면, '학이시습지'가 '내 삶의 어려움과 문제를 처리하는 법'을 알려준다면 '유붕자원방래'는 '나와 타인의 협력과 변화에 대처하는 자세'를, 마지막 '인부지이불온, 불역군자호'는 '한 개인의 교양과 인품을 수양하는 법'을 가르쳐 준다.
저자는 이 문장을 통해 '즐기는 마음'으로 대하면 힘든 공부도, 버거운 협동도,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서러움도 눈 녹듯 사라지고 쉽게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한다. 무엇을 하든 가장 기본이 되어야 하는 게 '즐기는 마음'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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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왈: "유, 회여지지호? 지지위지지, 부지위부지, 시지야"
공자가 말하길, "유아! 안다는 게 무엇인지 가르쳐 주마.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이야 말로 진정으로 아는 것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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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는 모르는 것이 있으면 아랫사람에게도 서슴지 않고 가르침을 청했다고 한다. 이게 뭐 그리 대단한 일이냐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부끄러워하지 않고 질문하는 것'은 쉬워 보이지만 실제로 해 보면 그렇지 않다는 걸 알 수 있다.
진심으로 무언가를 배우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면 자존심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다. 학교도 제대로 나오지 않은 벽촌의 농사꾼일지라도 사계절을 읽는 지혜와 곡식이 영그는 과정은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우리가 배워야 하는 지식과 지혜는 다만 책에만 나와 있는 것이 아니다. 세상 만물을 깨닫는 이치는 어디서든 배울 수 있음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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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왈: " 아비생이지지자, 호고, 민이구 지지야"
공자가 말하길, 나는 태어날 때부터 지식이 있는 사람이 아니다. 그저 옛것을 탐구하고 공부하는 걸 즐기며 배우는 데 부지런한 사람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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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여러분 주변에도 뛰어난 사람들이 있나요? 만일 그들에게 단순히 '천재', '신동' 등의 타이틀을 붙여주고 다른 카테고리의 사람으로 분류해 버린다면 그건 사실 자신에게 일종의 핑곗거리를 찾아주는 거나 다름없어요.
(...)
공자는 무언가를 배울 때는 영민하고 부지런하며 주동적이고 능동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배우는 데 부지런한 것' 역시 이러한 학구적 자세라고 볼 수 있지요.
(64~65페이지 中)
여기에서 포인트가 되는 단어는 '부지런함'이다. 자신이 게으른 것을 회피하기 위해 타인에게 '천재'나 신동'이라는 타이틀을 붙여 핑곗거리를 자신에게 주지 않아야 하며, 또한 남들이 말하는 뛰어난 사람들이 타고난 천재이기에 자신은 절대 그들과 같아질 수 없다는 어리석은 생각은 하지 말아야 한다는 말이다.
어쩌면 우리는 무수히 많은 핑곗거리를 가지고 스스로의 게으름을 묵인하고 있는 것은 아닐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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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자 왈: "오일삼성오신. 위인모이불충호? 여붕우교이불신호? 전불습호?"
증자가 말하길, "나는 매일 세 가지로 자신을 반성한다. 다른 사람을 위해 일을 도모하면서 충실하지 않았는가? 친구와 사귀면서 믿음이 있지 않았는가? 전수한 것을 익히지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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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까지 살펴본 증자의 세 가지 반성을 '마음의 세 가지 물음'이라 말하고 싶습니다. 우리는 매일 자신에게 세 가지를 물어보아야 합니다.
하루를 마무리하면서 적극적인 생각을 가지고 오늘 해야 할 일은 제대로 처리했는지 물어보세요. 인간관계에서는 약속을 지키고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이해하려 했는지 물어보는 겁니다.
마지막으로 수양의 측면에서는 다른 사람에게 한 요구를 스스로 지키며 더 좋은 사람으로 변하려 노력했는지, 즉 가르치면서 동시에 스스로 익히려 했는지를 돌아봐야 합니다.
(76페이지 中)
하루를 마감하며 스스로에게 해야 할 세 가지 물음!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해 매일 오늘 나의 하루를 세 가지 질문으로 마무리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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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왈: "학이불사즉망, 사이불학즉태."
공자가 말하길, "배우기만 하고 스스로 사색하지 않으면 학문이 체계가 없고, 사색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오류나 독단에 빠질 위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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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배우는 동시에 생각을 해야 해요. 지식을 꼭꼭 씹어서 완전히 내 것으로 소화시키고 구슬을 꿰듯 배운 내용을 하나로 모으되 분별력 있게 구별하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이렇게 하는 사람은 배우는 동시에 성장할 수 있습니다.
(...)
공자는 불평하거나 반론만 제기하는 사람들에게 '많이 생각하고 많이 배우라'고 권했습니다. 저는 이 학습법이야말로 가장 효율적인 공부법이라고 생각합니다.
(145페이지 中)
고전을 읽으면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내용 중 하나가 바로 이 구절이다. 배우기만 하고 실천하지 않는 것, 생각만 하고 배우지 않는 것 어느 것도 옳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 배우는 동시에 생각을 하고 그것을 오로지 내 것으로 만드는 행동력까지 겸비한다면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맞이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순리가 아닐까? 알지만 실천하지 않고 있는 당신! 이 글을 읽는 순간 머리를 한대 얻어맞은 느낌이 난다면 스스로 부족한 부분을 당장 실천하자!
이 외에도 <논어>에 수록된 구절들을 해석한 다양한 문장들을 만나볼 수 있었는데, 읽으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만들었던, 기억에 남은 내용들을 몇 가지 더 소개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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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은 공장에서 자동차를 제조하듯 이뤄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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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은 스스로 성장할 수 있고 스스로 생각할 수 있어요. 자기만의 생각과 의지를 지니고 있죠. 선생님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학생이 자신의 인생을 사랑하고 주도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
(...)
그래서 저는 모든 어른이 <논어>를 읽어보고 공자의 과학적인 교육 방법을 함께 배울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8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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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오랜 교육방식인 주입식 교육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학생 스스로가 생각하고 주도적으로 수업을 이끌어 나갈 수 있도록 성장을 돕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3000명이나 되는 많은 제자를 거느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자는 학생 각자에 맞춘 맞춤식 교육을 진행했다고 한다. 공장에서 찍어내듯 진행하고 있는 교육 방식에서 벗어나 공자의 과학적 교육 방법이 도입되면 보다 더 창의적이고 획기적인 인재가 많이 탄생하지 않을까 내심 기대감이 인다. 현 교육시스템에도 도입이 되어 학교가 각자의 개성과 능력을 맘껏 펼칠 수 있는 교육의 장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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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라면 누구나 실수합니다. 공자 같은 사람도 실수했는걸요. 그러니 실수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실수나 잘못을 덮으려고 하지 마세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그걸 고치면 그만입니다.
10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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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에 대해서 두려워하거나 유난히 감추려고 드는 사람들이 있다. 실수는 실수일 뿐이다. 감추기보다 오히려 드러내놓고 잘못을 인정하고 고치면 별거 아닌 일이 된다. 중요한 건 자신의 실수를 제대로 인지하고 그것을 고치려는 의지와 용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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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이 나중에 이 사회를 위해 무언가 기여하고 싶다면 가장 먼저 다른 곳이 아닌 부모님과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그 속에서 지속적인 인정과 관심을 통해 자기 확신감을 키워나가야 합니다.
그 외에도 중요한 게 있습니다. 바로 자신의 '작은 습관'들에 주의를 기울여야 해요. 우리가 빚어내는 최종적인 결과들은 결국 '티끌 모아 태산'처럼 미미한 습관들이 모여서 이뤄지는 것들이니까요. 학생인 여러분은 다음과 같은 네 가지 습관을 유지하면 좋겠지요.
첫째, 모든 것에 지적 호기심과 탐구심을 가지세요.
둘째, 원만한 대인관계를 유지하세요.
셋째, 자기관리에 신경 쓰세요.
넷째, 내가 속한 커뮤니티나 단체, 사회를 위해 기여하는 습관을 가지세요.
127~12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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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적으로는 가정에서 부모님과의 관계를 통해 안정과 관계를 형성하고, 스스로는 작은 습관들을 만들어 나가며 '나'를 만들어 나가는 것에 대해 다루고 있는 구절이다. 청소년 시기에 가장 중요한 안정감 있는 인성을 키워나가는 기초는 바로 여기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조금씩, 천천히 작은 습관에서부터 시작해 자리를 잡으면 결과적으로 엄청난 변화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차이는 바로 여기에서부터 시작됨을 꼭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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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는 시도도 해보기 전에, 발을 내디뎌보지도 않고서 먼저 그만둬야 할 갖은 이유와 구실을 찾는 걸까요?
"세상에 단 한 명이라도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그건 누구라도 다 할 수 있다는 얘기다. 결국 중요한 건 당신이 얼마나 최선을 다 했느냐, 얼마나 진심을 쏟았느냐에 달려 있다."
-1만 시간의 재발견 中-
(18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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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우리는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많이 부족해서 시도해 보기도 전에 온갖 구실을 들어 포기하고 있진 않은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보다 담대하고 대담하게 시도해 보자. 변명과 구실로 얼룩져 나태해지기보다 무엇이든 진심으로 다가가 온 힘을 쏟아보자. 그것이 곧 나도 할 수 있다는 증거이자 증명이다.
읽다 보니, 청소년기에 꼭 필요한 인성과 공부(배움)에 대한 내용을 주로 담고 있어서 그렇지,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도 꼭 필요한 문장과 구절들이 가득했다.
무엇을 하든 즐거운 마음으로 대할 것, 모르는 것이 있으면 자존심보다 배우고자 하는 마음으로 질문할 것, 부지런한 마음으로 배움과 삶을 대할 것, 세 가지 물음으로 하루를 반성하며 깨우칠 것, 배우는 것과 동시에 생각과 실천력을 가질 것, 실수는 인정하고 고칠 것, 작은 습관으로 큰 변화를 도모할 것, 핑계보다 무엇이든 시도해 볼 것 등 기억에 남은 몇 가지 문장만으로도 이만큼 값진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
이렇게 책 한 권을 다 읽고 보니, 왜 어른이 되기 전에 꼭 한번 논어를 읽어야 하는지 이유를 명확히 알 수 있었다. 여러 가지로 변화를 많이 겪을 청소년 시기, 논어를 통해 삶의 중요한 가치와 방향성을 찾을 지혜를 얻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