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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들어 버리는 것까지 꽃이라고
황지현 지음 / 부크럼 / 2023년 1월
평점 :
활짝 만개한 꽃만 꽃이 아니듯이, 시들어가는 꽃이라도 우리는 그것을 꽃이라고 부른다. 그게 어떤 모습을 하고 있던지 꽃은 꽃이다. 삶도, 인생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지나쳐 가는 모든 찰나의 순간을 소중히 대하고 긍정적으로 바라봐야 한다. 활짝 만개한 순간에도, 시들어 고개를 숙이는 순간에도 그 꽃을 어떻게 바라보고 대할 것인지는 오로지 나의 선택과 태도에 따라 달렸다.
삶을 살다 보면 항상 만개한 꽃처럼 살아갈 수는 없다. 피고 지면서 인생을 알아가고 낙화를 알아가며 더 깊어지고 경험을 쌓아가게 된다. 그렇게 더 단단해지고, 여물어가면서 씨앗을 가득 품은 내가 되어 간다. 그게 인생이고 삶이다.
이 책에는 그러한 삶의 다양한 순간순간을 담고 있는데, 4개의 파트를 통해 지혜와 통찰력, 사랑, 일상의 단상을 만나볼 수 있다. 문득 인생을 살다가 넘어지는 순간 건네는 지혜와, 살면서 마주한 장면들에서 깨달은 통찰력, 충만했던 사랑과 상실감, 일상 속에서 문득 마주치는 단상들을 통해 위로와 공감을 얻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첫 번째 파트 <힘내라는 말조차도 무거울까 봐>가 가장 인상적이었는데, 공감 가는 이야기가 유독 많아 더 그랬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어떤 문장은 반복해서 여러 번 읽는 문장도 있었고, 또 어떤 문장에서는 고개를 격하게 끄덕이며 마음에 담아둔 문장도 있었다.
너무 애쓰지 않아도, 조금 느슨해도, 때로는 무시하며 살아도 되었을 텐데 그동안 너무 끙끙 거리며 살았다는 생각도 새삼 들었다. 앞으로는 조금 더 나를 돌아봐주고 아껴주며 생각의 전환을 통해 나를 안아주고 응원해 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보게 되었다.
시들어가는 꽃잎을 보며 누군가는 저물어가는 인생의 서글픔을 떠올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누군가는 찬란하게 꽃피운 인생을 떠올리며 웃음 지을지도 모른다. 어떤 인생을 살 것인가는 오로지 나의 선택이자 몫이다.
혹여 살면서 안 좋은 기억이나 슬픈 기억으로 무너지는 순간이 오더라도 나의 선택에 따라 좋은 기억의 발자취로 남기면 그만이다. 끌어안고 그저 상처의 기억으로 남기지 말자. 나쁜 기억은 좋은 기억으로 덮어 버리자. 당차고 씩씩하게! 혹여 막연한 불안감이 몰려드는 순간이 있다면 저자가 건네는 응원과 지혜를 살짝 빌려봐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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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이라는 감정은 창문 위에 얇게 쌓인 얼음 결정과 비슷하다. 가만히 두면 결국은 알아서 녹아 사라질 것들. 그러나 자꾸 끌어모으면 모을수록 이리저리 굴러다니면서 몸집을 더 크게 부풀린다. 결국은 더욱 단단해져 맞으면 아플 지경까지 다다른다. 커져서 좋을 것 없는 감정들을 굳이 여기저기서 한데 끌어모아 단단하게 굳힐 필요는 없다. 너무 애쓰지 않아도 내일쯤이면, 아니 어쩌면 조금 더 이르게 걱정이 사르르 녹아 흐를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자연스레 녹는 얼음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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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결정에 비유한 한 문장으로 확 와닿았던 글이었다. 하지 않아도 될 걱정이 한 번 물꼬를 트기 시작하면 몇 날 며칠 쌓이고 쌓여 어느새 눈덩이처럼 커져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 그런데 지나고 보면 푸스스 부서져 내려 잠 못 들며 걱정하던 일이 쓸데없는 기우였음을 알게 되면서 허무함만 남는다. 그저 애쓰지 말고 그냥 둘 것을, 괜히 끌어모아서 굳히느라 애만 쓴 기억 누구나 한 번쯤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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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시할 필요가 있는 것들은 과감히 무시하자. 쓸모없는 비난이 내 삶에 큰 영향을 끼치게 허락하지 말자. '무시'의 훈련이 잘 된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감정을 낭비할 시간도 줄어들 것이다. 결국 마음도 훈련이다. 마음이 좀 더 단단하게 성장하는 방법은, 자신의 일상에 집중하여 변함없이 자기 일을 해 나가는 것이다.
무시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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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말에 쉽게 휩쓸리는 사람들은 '무시'의 훈련이 필요하다. 내 감정, 내 생각, 내 삶은 오로지 내 것이다. 내 삶에 타인의 쓸모없는 비난이 끼어들게 하지 말자. 처음은 어려울 수 있으나 훈련을 통해 충분히 다져나갈 수 있다. '무시'의 훈련을 통해 쓸데없는 것에 감정 낭비를 줄이고, 자신의 일상에 집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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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낭비다 싶으면 굳이 시간을 들이지 않는다. 감정 낭비도 좋아하지 않아서 피곤한 일이 생길 것 같으면 먼저 관계를 느슨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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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이라는 말을 들을 때면 아, 나를 잘 챙겼구나, 정도로 듣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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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피해를 주는 것이 아니라면 괜찮다. 적당한 이기심은 나의 중심을 지키게 하고, 관계에 대한 감정을 평화롭게 만든다.
낭비하지 않는 이기적임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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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큼 살아보니 나를 위한 적당한 이기심은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타심에 타인을 배려하는 것도 좋지만, 그보다 앞서 생각해야 할 것은 '나'임을 잊지 말자. 적당한 이기심은 나를 나로서 존재하게 하고, 관계에 있어서도 평화를 가져온다. 시간 낭비라는 생각이 들 때면 'NO!'를 외쳐보는 것도, 서서히 관계를 멀리해보는 것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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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도 그런 사람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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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이 있는 사람들의 발을 자꾸만 밟는 사람, 상처를 말하기 전까지는 치고 지나간 줄도 모른다. 발밑을 조금만 살펴봤더라도 충분히 피할 수 있었을 것들인데 말이다. 곁에서 상처를 받고도 침묵하게 되면 그 사람은 영영 모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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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로 몇 번 눈 감고 넘어가 줌에도 피해가 계속된다면, 알려 줄 필요가 있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주의하지 않음으로 인해 상처 입는 사람은 제일 가까이에 있는 사람이라는 걸, 주변 사람은 침묵을 깨뜨려 알려줄 필요가 있다.
주의해 주세요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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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사자로든, 목격자로든 한 번쯤 겪어봄직한 문장이 콕 날아들었다. 아무개는 아무 이유 없이 어디선가 자꾸 치이거나 발을 밟힌다. 타인은 상처인 줄 모르고 자꾸 상처를 낸다. 조금만 살펴보면 충분히 피할 수 있었을 텐데. 당사자는 화도 나고 서럽다. 몇 번은 눈 감고 넘어가기도 할 테지만, 반복되면 일상이 된다. 폭력이 된다.
흔하게 겪는 일이라 말하기도 애매해서 대부분은 침묵을 고수하지만, 침묵을 깨야 깨닫는다. 변화가 찾아온다. 가해자는 모르는 피해자만의 상처는 그렇게 치유해나가야 한다.
피고 지는 삶 속에서 어쩌면 제대로 마주하지 못한 아프고 슬픈 기억들이 잊히고, 묻히며 넘어갔을지도 모르겠다. 그 기억들은 사물이나 비슷한 경험을 마주하면서 또다시 꽁꽁 묻어둔 감정들을 불러올지도 모르겠다. 꽃이 지는 것이 항상 슬프고 아픈 것이 아님에도 그렇게 바라볼 수밖에 없는 건 그런 기억 속에 담겨있는 경험과 감정들 때문일 것이다. 인생의 모든 순간이 화양연화가 될 수 있도록 나를 다독이며 순간순간을 소중하게 대하며 살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