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로그 - 생존과 쾌락을 관장하는 놀라운 구멍, 항문 탐사기
이자벨 시몽 지음, 윤미연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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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성'에 대한 책을 유쾌하고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있어 이번에도 내심 그런 방향성의 흥미로운 인체를 다루는 책일 거라 기대하며 이 책을 읽게 되었다. 과거와는 달리 요즘은 인체를 다루는 책들에서 과감함과 적극성, 개방적인 사고방식들이 엿보여 폐쇄적이지 않고 건강하고 흥미롭게 잘 다루고 있어 정보성이나 교육적인 면에서도 여러 가지로 건전하다는 생각을 하고는 했는데, 이 책은 과연 어떨지 내심 궁금하기도 했다.

 

특히 흔히 잘 다루지 않는 인체의 숨겨진 부분인 '항문'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어, 더 기대감과 궁금증이 일었는지도 모르겠다. 보통 항문이라고 하면 '음습함', '더러움', '부끄러움'이라는 키워드를 떠올리기 마련인데, 그래서인지 대부분의 사람들 머릿속에 항문은 감춰야 할 곳이라는 인식이 강하게 자리하고 있기도 하다.

 

사실 따지고 보면 독소를 배출해 주는 중요한 부위이기도 하고, 사람을 비롯해 웬만한 동물들 또한 가지고 있는 부위이기에 이상하거나 굳이 언급을 꺼릴만한 부위가 아님에도 오랜 시간 항문은 사람들의 머릿속에 조금 부정적인 이미지로 각인되었던 것 같다.

 

이 책에서는 항문에 대한 대부분의 내용들을 다루고 있는데, 그래서 어떻게 보면 '항문 백과사전'과 같은 느낌을 받을지도 모르겠다. 인체의 탄생에서부터 항문의 중요성, 역할, 인류 문화와 현실의 문제, 그리고 성적인 부분에 이르기까지 항문과 관련 있는 대부분의 내용을 전방위적으로 다루고 있다. 때로는 조금 진지하지만 과감하게, 또 다른 한편으로는 탐구적이지만 거침없이 항문에 대해 다루고 있다.

 

약간의 위트 있고 재미있는 항문에 얽힌 이야기도 엿볼 수 있지만 대부분은 성적인 부분에 치우쳐 있어 19금 내용이 사실 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동물에 관한 이야기도 담겨있지만 중후반부에는 항문성교에 대해 집착적으로 다루고 있어 약간의 거부감이 들지도 모르겠다.

 

그래서인지 이 책의 편집자분께서 책과 함께 엽서를 하나 같이 보내주셨는데, 내용인즉슨 불편한 부분은 패스해달라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항문성교에 대해 지나치게 다루고 있다는 점만 빼만 나름대로 흥미로운 이야기가 가득 담겨있어 우리가 그동안 뒤로 미뤄두었던 항문에 대한 놀라운 이야기를 다양하게 만나볼 수 있었다. 어쩌면 편견 속에서 인체의 중요한 기관을 너무 모른척했던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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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토리스, 페니스, 음낭, 항문의 성감을 좌우하는 음부 신경은 한때 부끄러운 것으로 여겨졌다. 도덕이 부과한 이 불명예스러운 낙인은 정상적인 신체 기관에 죄의식을 느끼게 만들었고, 그 기관들의 자연스러운 기능을 교란하기에 충분했다.

3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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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통해 항문에 얽힌 다양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통해 색다른 의미에서 항문이 가지는 의미와 인체 기관으로서의 중요성에 대해 알아갈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다소 난해하다고 느끼거나 부담스럽다고 느끼는 부분은 과감 없이 패스하길 추천한다.

 

항문을 이야기할 때 사람들은 어떤 것을 떠올릴까? 보편적으로는 신체 기관 중 가장 말하기 꺼려지는 곳이라는 생각을 가장 먼저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항문은 인간 신체의 배출구이자 또 다른 숨구멍으로 사실상 인체에서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고 있는 신체 기관 중 하나다. 그래서 저자는 항문을 '인체의 중심'으로도 표현하는데, 그것의 근거로 인간의 탄생을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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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인간은 항문이었다. 최상위 포식자의 초기 성장 발달은 항문이 형성되며 시작된다. 여자의 몸에서, 흔히 '두 번째 구멍'이라고 부르는 이 구멍이 사실상 명실상부한 첫 번째 구멍이다.

3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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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문에 얽힌 재미있는 에피소드들도 만나볼 수 있었는데, 많이들 알고 있는 '루이 14세의 치루 이야기'와 항문을 악기로 삼아 연주했던 '방귀꾼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 항문 이야기에서 잠시 숨 돌릴 틈이 필요하다면 이 에피소드들을 참고하길 바란다.

 

동물들의 항문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도 만나볼 수 있었는데, 동물들의 세계에서 항문이 차지하는 부분이 상당히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미처 몰랐던 동물들의 삶과 성에 대한 부분도 확인해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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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는 희미한 단서 하나만으로도 뇌에 냄새를 전달하며, 그 즉시 뇌는 냄새를 분석하고 분류한다. 상대방 엉덩이에서 맡은 냄새로 성별, 기분, 건강 상태, 식생활 등에 관한 정보를 알아내고, 상대가 암컷일 경우에는 생리주기까지 알 수 있다.
(...)
개가 꼬리를 들어 올리며 항문을 내보이는 것은 상대방에게 신분증과 건강검진 확인서, 페이스북 프로필을 한꺼번에 보여주는 것이다.

1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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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에게 있어 항문을 내보이는 것은 그야말로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주는 것과 같다는 것을 이번에 새삼 알게 되었다. 단순히 짝짓기를 위한 행동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그 이상의 의미를 품고 있었다는 것에 그저 놀라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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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호두빗 해파리에게는 항문을 일시적으로 만들었다 사라지게 하는 놀라운 능력이 있다. 이 해파리는 그런 배설기관을 가졌다고 알려진 생명체들 가운데 오늘날까지 살아남은 유일한 생명체다.

1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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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문을 일시적으로 만들었다 사라지게 하는 유일한 생명체인 바다 호두빗 해파리에 대해서도 알 수 있어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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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동물당 하나의 항문.' 단, 예외로 둔 동물이 있다. 하루살이와 모낭충이다. 섭취물이 소화되는 시간보다 생존 기간이 더 짧은 하루살이 같은 생물에게 항문 기관이란 부질없는 것이다. 
(...)
기생성 진드기 모낭충은 끝까지, 다시 말해 자가분해될 때까지, 자신의 배설물과 함께 당신의 모공 속에 들러붙어 있을 것이다.

20~2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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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동물당 하나의 항문을 가진다는 것에서 예외로 두는 동물 두 가지! 하루살이와 모낭충이다. 하루살이는 이름값을 정말 톡톡히 하는 동물이라는 것이 절절히 느껴진다. 반면 모낭충은 '윽! 내 피부!!' 소리가 절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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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는 하루의 생존에 필요한 200킬로그램의 풀, 나뭇잎, 나무껍질 같은 먹이를 충분히 먹지 못했을 때 코끼리는 다른 코끼리의 똥구멍에 코를 처박아 부족한 먹이를 보충한다. 
(...)
공기가 희박한 얼음 밑에서 겨울잠을 자는 붉은귀거북들은 항문으로 숨을 쉰다.

2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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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에게 먹는 것이 이렇게 중요한 일인지 처음 알았다. 코끼리 코의 쓰임에 대해 새삼 다시 생각하게 하는 문장이었다. 저마다 먹고사는 방식이 제각각이라지만 항문으로 숨을 쉬는 붉은귀 거북에 대한 이야기는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다.

 


동물들의 난교와 성행위에 대한 내용들도 다루고 있어 확인해 볼 수 있었는데, 생각보다 성적으로 매우 자유분방함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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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팬지, 고릴라, 마카크 원숭이 같은 다른 원숭이들도 성적으로 자유분방하기는 마찬가지다.
(...)
사실 그들은 양성애와 난교를 통해 미개하지만 다 함께 잘 사는 행복한 사회를 유지해 나간다.
(...)
단, 오랑우탄에게서는 이런 현상이 일어나지 않는다. 대신 오랑우탄은 나뭇조각으로 인공 음경을 만들어 사용한다.
(...)
쥐도 비슷한 행동을 한다. 코끼리, 사자, 족제비, 얼룩말, 그리고 야생 양도 항문성교를 한다. 들소도 사자처럼 번식기에만 암컷을 만나 아주 신속하게 교미한다. 나머지 계절에는 수컷끼리 생활하며 서로 수작을 걸고,  만족할 때 물밑에서 춤을 추며 서로를 얽어맨다.
(...)
이처럼 생물학적 성별에 맞지 않는 행동을 한다고 확인된 동물들은 현재까지 1500종이 넘는다.

25~2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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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들의 세상에서는 항문성교가 거의 일상처럼 보인다. 더불어 번식을 위한 성교 외에 수컷끼리 성교를 나누는 것도 흔함을 알 수 있었다. 성별에 맞지 않는 행동을 한다고 확인된 동물이 현재까지 1500종이 넘는다는 것을 보니 동물들의 세계에서는 성이 매우 개방적이고 자유분방한 것처럼 보인다.

 

 


항문에 대해 전방위적으로 다루고 있는 만큼 배변에 대한 내용도 다루고 있는데, 배변이 가지는 의미는 사람에 따라 조금 다른 것 같다. 일반적인 성인에게 배변은 '더러운 것'이나 '변비', 혹은 '건강한 것' 과 같은 것들이 떠오를지 모르겠다. 반면 같은 의미 다른 말로 '똥'이라고 하면 아이들에게는 까르르 웃는 웃음 포인트가 된다.

 

배변에 대한 이야기 중 흥미로웠던 부분은 '순조로운 배변을 위한 효과적인 자세'에 대해 다루고 있는 부분이었다. 특히 쪼그려 앉는 자세가 가장 이상적인 자세라는 점을 통해 과거 흔했던 재래식 화장실을 설계하고 사용했던 선조들의 지혜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인체공학적 재래식 화장실을 썼던 그때는 아마 변비라는 단어는 찾아볼 수 없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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쪼그려앉은 배변 자세를 취하면, 치골직장근이 이완되어 항문직장이 항문관과 160도를 이루며 항문이 열리므로, 치질 같은 질환에 걸리지 않는다.

3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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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질 같은 질환도 예방해 주고, 원활한 배변활동까지 돕는 쪼그려 앉는 자세를 요즘은 양변기 사용으로 원해도 실행할 수가 없다. 그래서 비슷한 자세를 위해 발받침을 활용해 비슷한 자세를 유지하면, 조금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하니 참고해 보자.

 

 


항문 하면 또 빠질 수 없는 현대인들이 말 못 할 여러 질환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는데, 여기 담긴 내용들을 통해 예방과 정보를 습득해 두면 도움이 될듯하다. 

 

■항문소양증
항문 주변은 민감해서 가려움증에 걸리기 쉬운데, 특히 건조한 부위에 스키드 마크가 조금이라도 남은 경우 가려움증이 생긴다. 일반적으로 항문소양증은 위생관리에 소홀했거나 아니면 지나치게 닦아대는 바람에 생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정 질환이나 징후가 동반하지 않는 경우라면, 배변 후 항문 주변에 수분크림을 바르는 것만으로도 가려움증을 충분히 가라앉힐 수 있다.

 

■요충증
요충이라 불리는 작은 기생충들이 그 주변에 몰려 있는 것일 수도 있는데, 이 기생충은 장내에 살지만 가늘고 긴 띠처럼 생긴 암컷들은 항문 가장자리에 알을 낳기 위해 밤이 되면 밖으로 기어 나온다. 구충제를 한 두번만 복용하면 말끔하게 사라질 것이다.

 

■치핵
일반적으로 치질이라고 불리는 질환이다. 이 질병은 항문에의 달갑지 않는 침입, 즉 불명예스러운 침입들에서 정조를 지켜내기 위해 우리의 정신이 세워놓는 경비병의 역할을 하는 듯하다.

 

■직장염
혈변, 점액변, 가짜 변의와 잔변감, 직장이 당기거나 욱신거리면서 복통이 일어날 경우 직장염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치열
항문의 피부와 점막 사이가 헐어서 문드러지거나 궤양, 파열 등이 생긴 상태를 의미한다. 배변 시 통증이 극심하기 때문에 두려움으로 인한 변비를 초래할 수 있다.

 

■항문농양
항문선들이 위치한 항문벽은 항문농양 발병률이 아주 높은 곳이다. 박테리아가 아주 풍부한 배설물이 주기적으로 지나가기 때문이다.

 

■치루
치루 수술은 누공이 통하는 항문관 내부까지 죽 절개한 다음 수술로 잘라낸 괄약근을 정확하게 봉합해야 하기 때문에, 숙련된 의사가 극도로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

 

■탈항
항문 및 직장 점막 또는 전층이 항문 밖으로 빠져나와 들어가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탈장
변비증 환자들과 산모들이 힘주어 밀어내기를 한 결과 탈장(일명 직장 헤르니아)이 생기는 것을 볼 수 있다.

 

■항문암
항문에 생기는 악성종양으로 편평상피세포함이 가장 흔하다. 50세 이상부터는 예방을 위해 결장암과 직장암 검진을 정기적으로 받을 필요가 있다. 항문암은 발견 시 완치율이 80퍼센트에 달한다.

 

항문은 섬세하고 민감한 부위이긴 하지만 알고 보면 간단한 관리만으로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단순하고 까다롭지 않은 기관이므로, 부드럽고 조심스럽게 다루기만 하면 큰 재앙을 겪지 않고 건강한 항문을 오랫동안 별 무리 없이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항문의 중요성에 다룬 부분도 찾아볼 수 있었는데, 저자는 항문이 우리 인체 기관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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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점에 따라 부르는 명칭이 다를 뿐 세상의 중심과 세계의 기원은 같다. 이런 의미에서 항문과 똥구멍은 결국 같은 배설기관이지만 확실히 구분된다. 세상의 중심이 어디인지 찾는 위치적인 관점에서 이 기관은 똥구멍이라 불리지만, 세계의 기원이 무엇인지 생각하는 관점에서 이 기관은 항문이라 불린다.

158~15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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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 항문이 신체의 모든 문제들을 바로잡아준다. 모든 화와 독소를 정화시켜 다시 살아나게 한다. 항문은 인간의 몸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한쪽 눈을 잃거나 두 눈 모두를 잃는다 해도 여전히 살아갈 수 있다. 팔과 다리가 잘린다 해도, 귀가 막혀버렸다 해도, 여전히 살아갈 수는 있다. 하지만 만약 항문이 막힌다면, 장담컨대 나흘 이상 살지 못할 것이다.

17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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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의 거부감이 드는 중후반부에 다루는 항문성교에 대한 내용들을 살펴보면, 동성과 이성 상관없이 항문성교가 굉장한 쾌감을 주며 해방감을 준다고 이야기하는데, 다양한 인용 글들을 통해 과거 행해지던 행위나 상식, 인식들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다.

 

또 항문성교의 현실과 항문에 관한 환상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는데, 프랑스 사람들의 연구 조사 자료를 통해 현실적인 항문성교에 대해 이야기한다. 또 항문에 관한 환상은 복종/지배 게임과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이에 대한 여러 욕망과 인식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다. 이에 대한 고정관념에 대한 내용은 물론 방법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어 불편함을 느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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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기할 의무에 직면한 남자로서 자신의 성감대에 항문을 편입시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만에 하나 과감하게 감행해 본다면 억압에서 풀려나 되는대로 몸을 맡기고 엄격한 태도를 벗어던진 채 은밀한 그 밤에 속마음이 읽히도록 내보이는 게 얼마나 멋진지 깨닫게 될 것이다.

28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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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보면 항문성교를 지지하는 모양새로 비치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편견처럼 가지고 있는 유리천장을 깨면 보다 새로운 경험과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는 내용으로도 확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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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문은 우리를 인간으로 만들어준다. 항문은 우리가 동물에 속하는 존재이면서도, 항문에 대한 수치심을 통해 우리를 동물과 구분 지어주기 때문이다. 
(...)
의식화된 항문 성애는 우리의 본능을 세련된 에로티시즘으로 변형시킨다. 승화된 항문 성애는 변태적 행위를 예술로 탈바꿈시킨다. 공유된 항문 성애는 사회적 향연에서 한 자리를 차지한다. 어떤 방식이 더 좋고 나쁜지 토론하에 행해지는 항문 성애는 평등 속에서 가능한 유대감을 가치판단 없이 느낄 수 있게 해준다.

309~31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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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밑을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은 그들로 하여금 서로를 이해하고, 서로에게 마음을 열고,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가운데 서로의 생각에 가닿으면서 서로를 격려할 수 있게 해준다.
항문은 상호 불가침의 담보물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우리 모두가 갖고 있는 이 부드럽고 은밀한 신체 부위는 우리의 취향점이기 때문이다.

31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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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항문에 대해 얼마나 많은 고민과 애정을 가지고 있는지 확인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 책을 통해 저자는 항문에 대해 가지고 있는 수많은 편견과 음침함을 깨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더 과감하고 노골적인 문장들을 반복적으로 사용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아무런 정보 없이 맞닥뜨리는 독자 입장에서는 조금 당황스러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조금은 유하고 부드럽게 이야기를 풀어갔으면 어땠을까라는 아쉬움도 조금 남는다.

 

대부분의 생명체가 가지고 있지만 그 쓰임이나 의미는 다른 항문! 그동안 의식적으로 저 아래 두고 숨겨왔기에 어쩌면 더 폐쇄적으로 다뤄졌는지도 모르겠다. 이제는 의식 위로 끌어올려 오픈된 상황에서 이를 다루면 조금은 더 서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데 수월해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모두가 가지고 있는 공통 취향점이자 인간답게 만들어주는 항문. <애널로그>를 통해 폭넓은 항문의 세계를 탐험해 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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