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네가 피어날 차례야
바리수 지음 / 부크럼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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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수없이 드는 불안과 부정적 감정들이 휘몰아쳐 잠식당할 때 손잡아 주고, 함께 공감해 주는 사람이 곁에 있다면 어떨까? 괜찮다고, 다 지나갈 거라고, 폭풍이 지나간 자리에는 꽃이 피어날 거라고 토닥토닥 위로를 건네는 사람이 있다면 아마 금방 툭툭 털고 일어나 다시 힘차게 앞을 향해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그런 삶에 대한 응원과 힘, 위로, 격려를 전하고 있는데 그림 에세이 형태를 빌어 귀여운 캐릭터와 마음이 듬뿍 담겨있는 산문글로 만나볼 수 있었다.

 

무엇보다 뜬금없는 위로와 격려가 아닌, 작가 개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스토리를 엮고 캐릭터를 만들게 된 동기를 프롤로그에 담고 있어 저자의 경험에 비춘 '진실성'이 돋보이는 책이었다. 그래서인지 '바리수' 캐릭터가 한층 더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3개의 파트로 구성된 책에는 전반적으로 응원과 힘을 주는 글과 만화가 가득한데, '나'의 감정을 중심에 두고 서술되어 있는 것이 인상적이다. 타인의 시선이나 감정들보다 오로지 '내'가 갖는 감정과 불안, 초조, 힘듦, 상황들을 재치있는 만화로 표현하고 이를 극복하고 힘을 얻는 모습들은 유쾌함과 위로로 다가온다.

 

우리가 겪고 있는 일상의 여러 상황들을 대입해 보면서 조금은 객관적으로, 가벼이 넘길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어 읽으면서 부정적인 감정이나 생각들을 툭툭 털어낼 수 있었다. 그리고 뒤를 잇는 산문글을 통해 그 의미를 되새기면서 나를 더 다독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때때로 우리는 너무 바쁘다는 핑계로, 분란을 만들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나의 감정을 무시하거나 내려놓고 타인에게 일방적으로 맞추는 경우가 있다. 그러다 시간이 흐른 후 곪고 곪아서 너덜거리는 자신을 발견하곤 한다. 그때쯤에는 씩씩 거리며 아무리 화를 눌러 담아도 해소되지 않고, 세상은 온통 잿빛 우울한 세상으로 보이게 된다. 상처는 또 다른 상처를 낳고 세상을 미워하면서 도무지 어디에도 마음을 둘 곳이 없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에는 그런 상처투성이의 마음들을 잘 담아내고 있어 더 마음이 가는지도 모르겠다.

 

혹시 마음이 아프거나 뿔이 나 있는 상태라면, 작가의 마음을 대신해 생명력을 불어넣은 '바리수'와 함께 행복한 나, 괜찮은 나, 단단해진 나, 긍정적인 나, 진짜 나를 만나보기를 바란다.

 

읽으면서 마음에 콕콕 와닿았던 문장들이 있어 함께 남겨본다. 비록 현재 울퉁불퉁한 자갈길을 걷고 있더라도 나를 찾아가는 여정의 끝에는 반짝이는 빛이 기다리고 있을 것임을 잊지 말자. 겁먹지 말고 천천히 나의 속도대로 나아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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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나에게 실망할 일은 없을 수 있겠지만
새로운 나를 발견할 수 있는 기회도
덩달아 잃어버린다

 

하루하루를 조금 더 살아 봄직하게 만드는 건 앞으로의 날에 새로운 무언가가 있을 거라는 희망이 아닐까?

7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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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야만 하는 일들이 우리의 의식주를 책임져 준다면 좋아하는 일들은 우리에게 활력을 주고
우리를 더 살고 싶게 만들어 줄 테니까.

11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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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리가 무거워서 나아가기가 힘든 정도.
그런 나의 일상에 배영이 필요했다.
(...)
할 일을 생각하지 않고
아무런 부담 없이 일어나 하루를 시작하기
최소한의 힘을 주며 일상이 나아가게 하기.
제때 숨쉬기.
(...)
쉼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생각을 하는 것과
그것을 실천하는 일은 천지 차이다.
가끔은 힘을 빼며,
그저 하루가 흘러가는 대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괜찮을 때가 있다. 분명.

126~12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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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서야 얼핏 지난날에 읽은 그 문장의 의미를 알 것 같다.
욕심을 포기할 때 내 삶은
나를 더 풍요롭게 하는 감정들로 채워진다.
(...)
나쁜 것을 비워 내면
그 빈자리는 반드시 좋은 것들로 채워진다.

132~13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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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다고 아무것도 모르는 게 아니고
나이가 많다고 많은 걸 아는 것도 아니다.

 

정말로 나이는
그저 살아만 있으면 주어지는 쉬운 숫자다.

21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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