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개념의 산티아고 순례길 City & Town 가이드북 - 2022-2023 최신판
조대현 지음 / 해시태그(Hashtag) / 2022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오랜 버킷리스트 중 하나인 '산티아고 순례길'은 아직 지우지 못한 리스트 중 하나다. 예전엔 무교인 내가 '산티아고 순례길'을 가보고 싶다고 하면 '거기를 왜 가느냐'라고 말하던 이들이 많았는데, 이제는 여러 방송을 통해 널리 알려지면서 인식이 많이 달라진 것을 느낀다. 종교적 목적으로 순례길을 걷는 사람들도 있지만 나처럼 걷는 것 자체를 목적으로 가는 사람들도 많아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코로나로 약 2년간 나의 여행길도 막혀 그저 영상이나 책으로만 접하며 아쉬움을 달래고 있었는데 코로나를 뚫고 순례길을 다녀온 저자를 통해 또 한 번 아쉬움을 달래며 설렘을 느껴본다. 이 책은 '생 장 피드포트' 부터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까지 33일간의 여정과 산티아고 순례길의 마지막 지점인 '피니스테레'까지를 담고 있는데 하루하루 순례길을 걷는 느낌으로 일정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함께 완주한 기분마저 든다.

 

책의 서두는 산티아고 순례길을 왜 걷는지 저자가 갖고 있는 의미와 산티아고 순례길의 날씨 등을 서술하고 있으며, 그 외에도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기 위한 여러 가지 안내 사항들을 다양하게 담고 있다. 내용을 읽을수록 그동안 막연하게 가지고 있던 '산티아고 순례길'에 대해 조금씩 가닥이 잡히는 느낌이다. 보통 가장 많이 걷는 길을 통해 약 한 달 정도의 일정을 잡고 가는데 그만큼 두려움과 막연함이 있었는데 어쩌면 생각만큼 복잡하고 막막한 여정은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까지 가는 길은 파리 길, 포르투갈 길, 은의 길, 북부 길, 프랑스 길, 루퓌 길 등 다수 있지만 순례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길은 '프랑스 길'이라고 한다. 현재 가장 정비가 잘 되어 있고 숙소 체계도 안전하게 운영되고 있다고 하니 저자를 따라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까지 스페인 북부를 걸어 약 800km에 달하는 거리를 함께 걸어보자.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대부분의 지역은 스페인 북부 지대로 더운 여름과 추운 겨울이 있는 대한민국의 사계절과 비슷하다. 봄과 가을에 일교차가 커지고 겨울에는 눈도 많이 오기 때문에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동안 날씨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휴가를 맞은 전 세계의 순례자들이 가장 많이 순례를 시작하는 계절인 여름에 출발한다면 비에 대비한 우비 준비는 필수이며, 눈이 많이 오는 계절인 겨울에 순례를 시작한다면 방한용품과 간단한 요깃거리를 위한 간식 준비는 필수다.(여름과 달리 문을 열지 않는 카페도 많다고 하니 참고할 것) 개인적으로는 가장 걷기 좋은 계절이라 말하는 '가을'에(9월 말~ 11월 중순) 꼭 가보고 싶다. 

 

 


그렇다면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기 전 꼭 필요한 준비물은 뭐가 있을까? 간단하게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1. 등산화: 가장 중요
2. 배낭: 45L를 가장 많이 준비하지만, 가급적 가볍게 떠날 것을 추천
3. 등산용 스틱(지팡이): 반드시 필요한 품목은 아님
4. 침낭: 반드시 필요한 준비물. 계절별로 다른 침낭을 준비
5. 판초 우비: 겨울보다 여름에 필요
6. 점퍼: 무게가 덜 나가고 방한 기능이 있는 점퍼가 좋다.
7. 상. 하의/속옷: 각각 3벌 정도가 적당
8. 양말: 두꺼운 양말로 넉넉히 준비하자.
9. 의약품: 감기약, 소화제, 항히스타민제 필요
10. 세면도구: 여행용 세면도구 2개 정도 준비
11. 수건: 3개 정도 준비
12. 선크림: 햇빛이 강해 자주 발라줘야 함. 간단하게 바를 수 있는 선 스틱도 유용
13. 스마트폰: 사진을 찍고 메모를 하는데 사용. 

 

 


순례길에서 많이 듣는 용어는 미리 참고하자.

 

■크레덴시알: 순례자용 여권을 부르는 용어
■부엔카미노: '좋은 길'이라는 뜻의 카미노 길 위에서 가장 많이 듣게 되는 용어
■하코 트랜스(짐 이동 서비스): 무거운 짐을 다음 알베르게까지 이동시켜주는 서비스

 

순례길 일정 중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 세 가지 "모자, 물, 선글라스"는 잊지 말자!!

 

tvN에서 방송된 '스페인 하숙'에서도 순례길을 걷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잠깐잠깐 소개되었었는데, 순례길은 그 길을 걷는 사람들 각자의 사정과 의미가 남다른 곳이다. 나이/국적/성별과는 무관하게 친구가 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며 자신을 돌아보는 성찰의 시간을 갖는 곳이 되기도 한다. '산티아고 순례길'은 명망 높은 신자들이 걸었고 파울로 코엘로는 이곳에서 새로운 인기작가로 거듭나기도 했으며, 작가에게는 인생을 바꾼 대 변혁의 장소였다고 말한다. 그래서 더 가보고 싶은, 걷고 싶은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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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은 우연의 얼굴로 온다고 했다.
산티아고 순례길은 나에게 그렇게 다가왔고 나는 선택했다.

3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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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을 여행하다 보면 노란색의 화살표 혹은 조개껍질 모양을 때때로 발견하게 되는데 이는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로 향하는 순례자를 위해 길을 안내하는 표시다.


전체 일정을 하루 단위로 쪼개, 하루하루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로 향하는 일정을 따라가다 보면 많은 풍경과 다양한 길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 속에서 순례자들은 때론 휴식을, 때론 힘찬 발걸음을 내디디며 나아가게 된다. 터널, 미로같이 좁은 길, 내리막길, 오솔길, 포장도로, 산길, 그리고 크고 작은 마을을 지나며 어쩌면 인생을 배우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저자는 잘 닦인 도로와 사람 많은 '대도시'를 지날 때마다 '지루하다'라고 표현하는지도 모르겠다.

 

33일간 '생 장 피드 포트'에서부터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까지의 여정, 그리고 산티아고 순례길의 마지막 지점이라 말하는 '피니스테레'의 일정은 숨 가빴지만 매일, 매 순간이 새롭고 다채로웠다. 저자가 곁들인 설명과 더불어 매 페이지마다 실려있는 사진들은 왜 산티아고 순례길을 가야 하는지, 왜 갈 수밖에 없는지 깨닫는 시간이었다. 배낭 하나 짊어지고 두발로 순례길을 뚜벅뚜벅 걸어갈 수 있는 날이 기다려진다. 언젠가 '피스테라(=피니스테레)'의 'Km 0.000' 표지석 앞에서 사진 찍을 순간을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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