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보는 모든 순간의 과학 - 내 방에서 우주 끝까지, 세상의 온갖 법칙과 현상을 찾아서
브라이언 크레그.애덤 댄트 지음, 이종필 옮김 / 김영사 / 2022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재미있고 독특한 방식으로 과학을 담고 있는 책 한 권을 발견했다. '과학'이라고 하면 으레 복잡하거나 이해하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과학을 그림으로 표현했을 뿐만 아니라, 놀이를 하듯 재미있고 간결하게 표현하고 있어 아이들부터 과학을 잘 모르는 사람들까지 쉽게 접근이 가능하다. 이 책에는 여타 과학 책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복잡한 수식이나, 서술, 그래프 등은 찾아볼 수 없고 대신 매 장마다 여러 공간들을 다채롭게 표현하고 있는 그림들을 만나볼 수 있는데, 이 그림을 통해서 과학을 보다 흥미롭게 만나볼 수 있다.

 

부엌에서 시작해, 집, 정원, 거리, 교외, 지구, 태양계, 대우주까지 만나볼 수 있는데 온갖 과학법칙과 현상들이 가득 담겨있다. 

 

각 장은 '장소', '장소를 나타내는 그림', '그림을 통해 알아볼 수 있는 과학 법칙과 현상들을 짤막한 글로 설명'하고 있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래서 각 법칙과 현상들을 파악하기 전 중요한 키포인트는 바로 '그림'이다.

 


 

마치, 예전에 즐겨보던 '윌리를 찾아서'를 연상시키는 각 장의 그림들은 시선을 끌기에 충분하다. 장소마다 다양한 포즈와 표정, 움직임을 담고 있어 한참 그림을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이다. 처음에는 단순히 장소를 나타내는 그림인 줄 알고 편히 보고 넘겼는데 다음 페이지에서 과학에 대한 법칙과 현상을 그림을 줌 하여 서술한 것을 보고 허투루 넘기지 않고 더 자세히 들여다보게 되었다.

 

'줌'한 그림과 함께 짤막한 법칙과 현상을 서술한 부분을 읽다 보면 앞의 완전한 그림에 대해 한 번 더 반하게 되는데, 그 이유는 그림 속에 자리하고 있는 다양한 표정, 행동, 어떤 행위 등이 모두 과학의 어떠한 법칙과 현상을 나타내는 것이며 이것이 유기적으로 다 담겨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이것이 그림을 그린 애덤댄트의 의도인지, 아니면 글을 쓴 브라이언 클레그의 의도인지는 몰라도 무심코 넘겼던 우리를 둘러싼 일상에서부터 우주까지 어떤 과학이 적용되고, 어떻게 세상이 돌아가는지에 대한 현상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고 새로웠다.

 

=====
■과학: 우주의 구성 요소들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연구하는 학문
■현상: 우주에서 뭔가가 일어나거나 존재하는 것
■법칙: 종종 무슨 일이 일어날지를 예상하는 것에 관한 수학적 설명
=====

 

과학의 법칙이나 설명은 간결하지만, 실생활에서 적용되는 현상이나 법칙이 그림으로 직관적으로 확인이 되고, 물리학, 생물학, 지질학, 화학, 천문학, 기상학, 생태학 등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 담겨 있어 과학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색다른 재미를, 아이들에게는 흥미 유발을, 과학을 어렵게 느끼는 사람들에게는 한층 가깝게 다가올 수 있는 계기를 줄 수 있을 것 같아 과학을 친근하고 매력적이게 느끼게 한다는 점에는 누구나 이견이 없을듯하다.

 

내가 사는 일상, 내가 사는 지구, 내가 바라보는 대우주에는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구나, 과학적으로 이런 법칙으로 설명할 수 있구나라는 걸 한눈에 파악할 수 있어 색다른 재미를 가지고 읽을 수 있었다. 과학 법칙과 현상을 살펴보다가 보다 더 궁금한 점이 있거나 디테일한 부분에 관심이 간다면 해당 부분만 집중적으로 검색하거나 자료를 더 살펴보는 방식으로 공부해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한 방향의 시선이 아니라, 과학을 바라보는 다채로운 방식을 제시해 준 책인 것 같아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과학을 설명이나, 수식, 이론적 복잡한 접근 없이도 이렇게 간결하고 직관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니 그저 놀랍고 또 놀랍다. 공부라는 개념보다 흥미로움으로 일단 접근하게 되어 관심을 유도하고, 그다음으로 짤막하게 설명된 법칙과 현상들은 깨달음을 전해준다. 그 깨달음 속에는 중고등학교 과학 책에서 배웠던 것들도 종종 발견되어 반가운 마음까지 들게 한다.

 

과학과 예술의 결합으로 이루어낸 독특하고 흥미로운 컨셉의 이 책을 통해 일상 속 사물이나 형태의 움직임을 색다르게 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준 것뿐만 아니라 한방향으로만 바라보던 시야를 더 넓고 다채롭게 만들어준 것 같아 감사함과 고마운 마음도 든다.

 

=====
과학과 아름다움 사이를 나누는 선 따위는 없다. 과학적 이해 덕분에 우리는 자연의 찬란함을 감상할 수 있고 동시에 그 모든 것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더 잘 느낄 수 있다.

7페이지 서문 中
=====

 

문득 일상 속에서 이 책의 법칙과 현상들이 종종 생각날지도 모르겠다.

 

냉장고를 보고 게이뤼삭의 법칙이 떠오르고 (냉장고에서 냉매는 압축되었다가 팽창하면서 열을 내부에서 냉장고 뒤편의 방열기로 전달한다) 형광등을 보면 형광 발광 현상이 떠오를지도 모르겠다 (어떤 물질이 다른 광원으로 유도된 뒤에 빛을 내뿜는 현상으로 백색 LED 광에서는 그 속의 청색광이 형광 코팅을 자극해 백색광을 발산한다)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는 오스트발트 숙성 현상을 떠올릴지도 모르겠다(작은 결정이 녹아 더 큰 결정으로 재형성되는 현상으로 녹은 아이스크림을 다시 얼리면 오스트발트 숙성이 일어나 식감이 떨어진다) 이건 어떨까? 샤워를 하고 나온 후에 표면에 액체가 증발하면서 에너지는 빠져나가고 표면의 온도를 낮추면서 추위에 떠는 현상. 바로 증발냉각 현상을 생각하며 오들오들 떨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일상을 과학과 연관 지어 보니 과학이 그렇게 어렵게만 느껴지진 않는다. 과학이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었다는 게 실감 나는 순간이다. 엉뚱 발랄한 그림과 과학법칙&현상들을 하나의 선상에 두고 확인하니 '과학' 참 재밌고 흥미로운 학문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원리를 명확히 알고 보니 더 정이 가는 것은 안 비밀!

 

이 모든 과학의 원리와 정답에 가까운 사실 확인을 위해 애써준 과학자들에 대한 내용은 부록에서 만나볼 수 있는데 이 역시도 간략한 소개 정도만 표기되어 있다. 이후 관심이 가는 인물에 대해서는 별도 책이나 자료를 통해 확인해 봐도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