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은 이별에게 가혹하고
차재이 지음 / 부크럼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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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시간만이 주는 여운이 있다. 그래서 '새벽'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문장들은 어딘가 모르게 감성적이 되고, 여운이 길게 남곤 한다. 개인적으로 새벽 시간대를 좋아하는데 이때만큼 뭔가에 집중하고 빠져들 수 있는 시간대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캄캄한 밤 혼자 듣는 라디오는 아마도 더 귀를 쫑긋 세우게 하나보다.

 

새벽과 이별을 더한 것만큼 촉촉한 감성이 더 있을까? 이 책은 연인과 헤어진 이후 감정의 변화에 대해 기록하고 있는데 시간이 흐름에 따라 솔직하게 표현되는 '내면의 변화'가 돋보인다. 그립고 보고 싶은 마음을 좋은 추억으로 기억하다가도 문득 울부짖기도 하고, 때론 절망에 빠지기도 했다가 어느새 떠오르는 슬픔 속에 방황하기도 한다. 한껏 피어오르는 원망을 쏟아내기도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현실 자각 타임을 갖게 되면서 스스로를 다독이고 다시 용기를 내어 보기도 한다. 실연의 아픔이 서서히 가라앉을 때쯤 들려오는 헤어진 연인의 새로운 연애 소식이 들리면 질투심이 일어 상실감에 빠지기도 하지만, 또 그렇게 극복해 나가며 하루를 살아가는 감정의 변화를 잘 그려내고 있다.

 

다시는 사랑을 하지 않을 거야 하다가도 어느새 또 빠져들고 마는 사랑, 이성이 아닌 감성에 취약한 사랑은 그래서 새벽시간과 잘 어울리나 보다. 나만의 상상과 세계 속에 빠져 무한한 공상을 하기도 하지만, 실연이라는 아픔을 겪고 나서야 비로소 알게 되는 깨달음도 있다.

 

이별 이후 일상 곳곳에서 피어오르는 다양한 감정들을 저자의 스토리를 따라 함께 촉촉한 감성 속으로 빠져보자. 책을 집어드는 순간 독자는 새벽의 시간 속에서 머물게 될 것이다. 어떤 물건에서, 날씨에서, 단어에서, 음식에서, 해묵은 감정 속에서, 문득 떠오른 과거의 단편적인 기억 속에서 '그' 또는 '그녀'를 떠올릴지도 모르겠다. 

 

여느 노래 가사가 내 이야기 같다고 말하는 누군가의 말처럼, 여느 독자는 이 책을 통해 공감과 위로를 받을지도 모르겠다. '있을 때 더 사랑할걸', '있을 때 더 잘해줄걸' 하는 뒤늦은 후회보다는 같이 있을 때 흠뻑 사랑하고, 마음껏 잘해주자. 그래야 미련도 후회도 없다.
 









 

책을 읽다가 마음에 남는 문장들을 몇 개 적어본다. 문득 감성이 메말랐다고 느낄 때, 이별에 아파 혼자 숨죽여 울 때 함께 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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