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는 불안할 때 논어를 읽는다 - 현대인의 삶으로 풀어낸 공자의 지혜와 처세
판덩 지음, 이서연 옮김 / 미디어숲 / 2022년 3월
평점 :
살면서 고통의 순간이 올 때 사람들은 어떤 방법으로 그것을 극복하고 이겨낼까? 저자 판덩은 그럴 때 논어를 읽으며 해답을 찾는다고 말하며 공자의 가르침은 그에게 든든한 버팀목이자 인생의 항로를 결정해 주는 선장이었다고 말한다. 사람마다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자기만의 다양한 방법이 있겠지만, 때론 타인의 방법을 통해 새로운 관점으로 문제를 들여다보고 다각도로 해석해 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다. 진짜 그것이 문제인지 아닌지 또는 극복해야 할 문제인지 깨달음을 통해 재해석을 해야 하는 부분인지를 한 번쯤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본다면 이를 통해 한 번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학창 시절 이후 오랜만에 들어본 공자, 맹자, 노자, 장자, 묵자라는 이름과 인.의.예.지&효라는 단어는 반갑기도 하고 한편으론 새롭게 다가왔다. 많이 들어봤던 <논어>와 공자의 이야기를 제대로 깊이 있게 들여다볼 기회가 좀처럼 없었는데, 이번에 이 책을 통해 공자와 그의 제자들이 나눈 대화를 통해 <논어>를 이해하는 시간과 더불어 논어를 통해 현재를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는 문장들도 만나볼 수 있었다.
공자와 그의 제자들이 나눈 대화를 통해 그것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이고 해석 방법에 따라 달라지는 의미, 그리고 다양한 예시/설명/풀이/비유/인용을 통해 응용되는 개념들도 확인해 볼 수 있었으며, 현대의 학문들과의 접점을 통한 또 다른 개념에 접근할 수 있었다.
한자의 음과 뜻의 풀이에 따라, 그리고 해석자의 해석 방식에 따라 분명 어떤 부분은 논란이 되는 부분도 있고, 의미가 완전히 달라지는 경우도 있지만, 적어도 이 책은 현시대를 반영하고자 했던 저자의 노력과 이를 통해 자신이 생각하는 올바른 논어 읽기의 방법 제시에 얼마나 노력을 기울였는지 알 수 있었다.
모든 부분에 <논어>를 대입해서 옳거나 맞다고 칭송할 순 없지만, 읽는 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잊고 살았던 부분에 있어 다시금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고, 한 번쯤 가슴에 새겨야 할 중요 문장들도 확인할 수 있었다.
저자는 고난이나 힘든 일이 있을 때 <논어>를 통해 이를 적용하여 현명하게 이겨낸다고 한다. <학이시습지>를 통해 현실에 어떻게 적용했는지 사례를 살펴보자.
=====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일을 만나거나, 방법은 알지만 할 수 없을 때는 '배워서 제때 익히고'라는 구절을 떠올리자. 외부와 협력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면 '친구가 먼 곳에서 찾아오니 기쁘지 아니한가'에 담긴 뜻을 생각하자. 마지막으로 일을 완벽하게 해냈는데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이 이해해 주지 않을 때는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화내지 아니하니 군자 답지 아니한가'라는 <학이>의 문장을 마음속으로 암송해 보자.
=====
문자 그대로 해석할 때는 고지식하고 시대착오적이며,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는 경직된 느낌이 드는 문장들이 꽤 많다. 하지만 해석 방식이나 적용 방법에 따라 문장은 새롭게 태어남을 알 수 있다.
이 책에는 <논어>해석에 다양한 학문이나 문장들을 인용해서 기재하기도 했는데 영국 총리 마거릿 대처의 인용 글도 확인해 볼 수 있었다.
=====
"생각을 조심해라, 말이 된다."
"말을 조심해라, 행동이 된다."
"행동을 조심해라, 습관이 된다."
"습관을 조심해라, 성격이 된다."
"성격을 조심해라, 운명이 된다."
36~37페이지 中
=====
'철의 여인'이라 불렸던 영국 총리 마거릿 대처는 습관의 중요성을 이렇게 역설했다고 한다.
이 책에서 언급되는 말 중에 '온, 량, 공, 검, 양'에 대해 언급되는 부분이 있는데 이것의 의미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군자는 온화하게 지내며 천명을 기다리고, 소인은 험하게 행동하며 요행을 바란다."
86페이지 中
=====
온화함, 선량함, 공손함, 검소함, 겸양함을 지키는 것을 원칙으로 삼아, 매일 자신의 일을 묵묵히 해나가자. 무엇을 얻을 수 있을지는 천명에 맡기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군자의 모습이라는 의미다.
=====
우리는 항상 자신에게 충실하고 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매일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나머지는 순리에 맡겨야 한다.
87페이지 中
=====
<논어>에는 공자와 그의 제자들에 대한 일화도 종종 만나볼 수 있는데, 신기했던 부분은 공자는 세 명의 제자를 각기 다른 태도로 대했다고 한다. 자로에 대해서는 직설적으로 질책하고, 자공에 대해서는 완곡하게 지적을 하고, 안회에 대해서는 아무런 질책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공자는 조언을 할 때, 사람이나 상황에 따라 달리하여 의견을 제시했다고 한다. 공자의 실용적인 부분을 살펴볼 수 있는 대목이다.
비슷하지만, 의미가 큰 차이를 보이는 문장도 만나볼 수 있었는데 "부유하지만 교만함이 없는 것"과 "부유하지만 예를 좋아하는 것"의 차이점에 대해 서술한 부분이다.
=====
"부유하지만 교만함이 없다"는 것은 '부자이지만 겸손하고 온화한 척 행동한다'라는 의미이다. 반면, "부유하지만 예를 배우는 것"는 것은 '부자라는 사실을 숨기는 것이 아닌, 부유함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학습을 게을리하지 않으며 도와 예를 배우는 것'을 말한다.
110페이지 中
=====
이를 통해 자공과 공자의 차이점도 서술했는데 '구함'과 '구하지 않음'의 차이가 있다고 말한다. 구하려 하는 자공은 힘을 들여서 억지로 자신을 속박하려 했고, 공자는 조급해하지도 않고, 힘을 들이지도 않으며, 몸가짐에 신경을 쓰며 자신을 속박하지도 않았다. 공자는 돈이 없는 삶을 오히려 진심으로 즐겼다고 한다.
원인과 결과에 대한 해석도 기억에 남는데 아래 문장을 통해서 확인해 볼 수 있다.
=====
불환인지불기지, 환부지인야
다른 사람이 나를 알아주지 않는 걸 걱정하지 말고, 내가 다른 사람을 알아주지 않는 걸 걱정해야 한다.
114~115페이지 中
=====
공자는 '자신을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했는데 즉 '원인'이 되는 태도를 중요시했다고 한다.
위 문장을 해석하면 다른 사람이 나를 알아주냐 아니냐는 결과를 뜻하고, 자신이 다른 사람을 알아주는지 아닌지는 원인이 되는 태도를 일컫는다. 다른 사람을 알아주는 것은 소기의 목적 달성을 위한 학습과 협력, 추천의 기회를 얻는 과정을 말하는 것이다.
원인과 결과를 나타내는 또 다른 말 중에 "뿌린 대로 거둔다"라는 말이 있는데 이를 통해서도 우리가 걱정해야 하는 것은 원인이지 결과가 아니다. 결과는 엎질러진 물이며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강조하자면, 원인에 따른 결과는 피할 수 없고 따라서 자신의 영향권 안의 일에 관심을 가지고 자신이 바꿀 수 있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는 말이다.
'효'에 대해 언급한 글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우리가 부모에게 하는 '효'가 진정한 효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문장이었다.
=====
효는 '부모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이다. 그저 미루고 짐작해 보양식을 해드리고, 고운 옷을 지어드리며, 걱정할 일을 알려드리지 않는 것이 아니다. 그들의 생각을 읽고, 이야기를 들어주고 함께 고민하며 하나의 인격체로 공경하는 것이 진정한 효라 할 수 있다.
151페이지 中
=====
부모와 함께 있을 때는 항상 '색난'이란 말을 떠올리자. 상냥한 표정으로 부모를 대하는 것이 효의 출발점이라는 것을 명심하자.
※색난: 상냥한 얼굴을 하는 것이 가장 어렵다는 뜻
많이 들어서 익숙한 글도 확인할 수 있었다.
=====
온고이지신, 가이위사의
옛것을 익혀 새로운 것을 알면 스승이 될 수 있다.
169페이지 中
=====
'옛것을 익혀 새로운 것을 안다'는 문장에서 '익힌다'라는 의미의 '온'은 작은 불로 천천히 익힌다는 뜻이다. 공자는 제자들이 자신의 가르침을 천천히 이해하고 익힌 뒤, 새로운 깨달음을 얻기를 바랐다. '천천히 얻지 못하는 것은 아무것도 얻지 못하는 것과 같다'는 독일 철학자 니체의 말도 공자의 뜻을 같이 한다.
현시대에 가장 적절하게 와닿는 글도 있었는데,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발맞춰 자신만의 개성을 표출하고 다양한 시각에서 재해석하는 것의 중요성을 담은 문장이었다.
=====
공자의 말 "군자는 그릇이 아니다"
우리는 끊임없이 변하는 불확실의 세계를 살고 있기 때문에 늘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따라서 쉽게 깨지는 그릇 같은 군자란 바로 변화를 모르고, 옛것을 답습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173페이지 中
=====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삶을 풍부하게 상상하고 다른 사람들의 인생의 다양한 측면들을 다양한 시각에서 해석하며, 그들 스스로 삶의 선택권을 가질 수 있게 해야 한다. 이렇게 해야만 그들이 깨지기 쉬운 그릇이 되지 않을 수 있다.
시대와 상관없이 꼭 인지하고 있어야 하는 문장도 있었는데 '자만'과 '신뢰'에 대해 언급한 글이다.
=====
'우리를 망가뜨리는 건 무지가 아니라 자만'이라는 말이 있다. 자신의 무지를 인정하는 사람에게는 희망이 있고, 자신이 모른다는 걸 인정하는 사람에게는 기회가 있으며 자신이 부족하다는 걸 인정하고 모든 지식을 겸허히, 그리고 신중하게 대하는 사람에게는 성장할 기회가 있다. 가장 무서운 것은 자신이 무지하다는 사실을 모른 채 득의 양양하는 것이다.
196~197페이지 中
=====
=====
공자는 소인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말은 반드시 신용 있게 하고, 행동은 반드시 과단성 있게 한다." 공자는 신용이 사람됨의 가장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신용이 없는 사람은 외롭다. 신용을 잃는다면 이 세상에서 혼자 싸우고 혼자 방황할 수밖에 없다. 만약 당신이 외롭다는 생각이 들면 사람들에게서 신용을 잃었는지 반성해 보자.
218페이지 中
=====
이 외에도 공자의 '인간다움'을 엿볼 수 있는 일화도 있었는데 고기를 좋아했던 공자가 음악에 빠져 고기 맛을 느끼지 못한 이야기와 안회가 세상을 떠난 슬픔을 억제하려 하지 않은 일화는 공자의 인간다움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다. 이 일화를 통해 배움을 전하는 자로써 멀게만 느껴지던 '공자'라는 사람이 보다 친근하게 다가왔다.
익숙하지만 낯선 <공자>와 <논어>. 세상의 이치를 아는 데 도움이 된다는 옛 성인들의 이야기는 생각해 보면 오다가다 많이 들었지만 막상 제대로 알려고 했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우리나라 역시 오랜 유교사상을 거쳐왔던 만큼 분명 공자의 정치와 사상은 큰 영향을 미쳤을 텐데 말이다. 이번 기회에 그것을 확인하고 들여다볼 수 있어 좋은 기회가 되었던 것 같다. 현재의 상황과 시대의 흐름이 똑같지 않기 때문에 어떤 부분에서는 분명 답답하게 느껴지거나 맞지 않는 부분도 더러 있겠지만, 근본적인 인간사상에 대한 부분에 있어서 몇몇 부분은 삶을 살아가면서 가슴에 새겨야 하는 문장들도 분명 있었다. 과거가 모든 것을 해결해 줄 순 없지만, 적어도 이를 통해 다른 시각과 이념을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는 된 것 같아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