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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좋아
채희선 지음 / 부크럼 / 2022년 4월
평점 :
요즘 많이 강조되고 있는 '나에게 집중하는 삶'에 대해 말하고 있는 또 한 권의 책을 만났다. 여기에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자면, 나를 위한 삶을 산다고 해서 타인에게 피해를 주며 오로지 나를 위한 삶을 사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니 부디 그런 오해는 하지 않기를 바란다. 간혹 나를 위한 삶을 산다면서 정말! 진짜! 타인은 상관하지 않고 자신만을 위한 삶을 사는 '이기적인' 사람들이 있는데 그건 나를 위한 삶이라기 보다 그냥 '이기적인 삶'이니 구분을 하고 살았으면 좋겠다.
유튜버, 쇼호스트, MC, 리포터, 1인 미디어 강사 외에 작가라는 타이틀까지 얻게 된 저자는 다양한 직업을 가진 멀티플레이어다. 유난히 혹독한 10대와 20대를 거치고 난 후 이제는 자신 있게 '나답게' 사는 법을 깨우친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어딘가 나와 결이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각자 겪는 고난이야 제각각이겠지만, 이후의 깨우침에 있어서는 서로 비슷한 면이 꽤 많았던 것 같다. 그래서 반갑고 친근했다.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이 있구나' 하면서 말이다.
특히 공감 갔던 이야기는 생각하기에 따라 이루어진다는 말, 성별의 편견에 아이를 꺾지 않을 거라는 말, 깨진 관계에 대해 더 이상 미련 갖지 않겠다는 말은 경험과 깨우침을 통해 얻은 진리이기에 공감이 많이 가는 글이었다.
기억에 남았던 글귀는 결혼을 한 이유에 대한 글귀였는데 여태껏 들어본 결혼 이유 중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스스로 '행복한가'라고 질문하는 순간만큼은 적어도 행복하진 않았던 것 같다. 행복이 스며들어 있는 순간엔 절로 '행복해'라는 말이 나올지언정, 그 단어 자체를 떠올리며 고심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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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왜 이 사람과 결혼했냐고 묻는다면, 우리 관계에서 '믿음'이라는 단어를 생각해 본 적 없을 정도로 서로를 믿고 있고, 우리의 인생에서 '행복'이라는 단어를 생각해 본 적 없을 정도로 서로에게 행복이 스며들었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25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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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 이런 일 저런 일 겪으며 이제는 나쁜 일 다음에는 항상 좋은 일이 일어남을 알기에 저자가 외치는 담대한 이 말에선 왠지 모를 자신감이 느껴진다.
"어떤 일이 펼쳐져도 오히려 좋아!"
많이 넘어져 보고, 많이 울어본 자만이 갖는 확신과 여유, 진짜 소중한 것의 가치를 아는 이가 전하는 깨달음과 에너지가 팍팍 느껴지는 글들을 통해 '나답게', '나처럼' 사는 방법을 엿볼 수 있었다. 그중 몇몇 구절을 남겨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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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어떤 것은 잘하고, 어떤 것은 잘 해내지 못할 수 있다. 그러니까 내 인생의 수많은 성적표에 연연할 필요 없다. 오늘을 잘 보낸 것만으로도 우린 이미 1등이야.
2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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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그루의 나무 중 예닐곱 그루의 나무가 성치 않다고 해서 숲을 망쳐버리지 말고, 내가 키워 나갈 수 있는 더 많은 나무들을 살펴보는 사람이 되자는 것이다.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며 배움의 즐거움을 잃지 않는 자세는 그 어디서도 배울 수 없었던 귀한 가르침이었다.
3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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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래 희망을 정하는 규칙>
첫째. 직업이 아니어야 할 것
둘째. 남들을 따라 하기보다 나랑 어울리는 것
셋째. 어떠한 상황을 묘사하거나 추상적인 개념이어야 할 것
4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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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아이를 낳으면 성별의 편견으로 아이의 재능을 꺾지 않을 것이다. 네가 여자라서, 네가 남자이기 때문에 무엇을 하거나 하지 말아야 한다, 가 아니라, 너는 너니까 무엇을 잘해야 한다고 가르칠 것이다. 누군가가 너를 성별적 편견에 가둔다면 그걸 틀어막을 정도의 재주를 가지라고 말해 주는 엄마가 되고 싶다.
9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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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없는 인생은 없다. 하지만 고개를 푹 숙이고 그림자만 보느냐, 힘내서 고개를 들고 더 큰 세상을 보느냐를 결정하는 건 자기 자신이다.
10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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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엔 깨져서 더 이상 붙일 수조차 없는 그릇, 그리고 깨졌지만 억지로 붙인 그릇들도 마음의 찬장에 차곡차곡 담아 놓았었다.
(...)
하지만 나이가 들고 다양한 인간관계를 맺으며, 마음의 찬장에 깨진 그릇까지 보관해 둘 공간이 없어졌다. 그래서 나는 이제 어떤 관계든, 그릇이 깨지면 곧바로 버리려고 애쓴다.
나의 마음 찬장에는 지금의 그릇들만 담아도 충분한데 뭣 하러 모든 관계를 위해서 손톱만 한 파편까지 붙여 보려고 애썼나..
12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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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직업, 연봉, 그리고 꿈 등은 그 사람이 만든 역사다. 그러니까 타인의 역사에 돌을 던지는 말은 결코 '관심'이 아니다.
(...)
나는 앞으로 이런 질문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을 거다. 가치 없는 질문은 받는 순간 저 멀리 보내 버려야 내 꿈이 걱정 없이 무럭무럭 자랄 테니까.
149~15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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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하면 어떻게든 기회가 올 것이라는 믿음으로 살았다. 나 자신의 노력을 믿지 않았으면 지금의 나는 없었을 것이다. 자신을 믿는 사람은 어떻게든 해내기 마련이다. 지금까지 나는 나를 믿었고, 앞으로의 나도 나를 계속 믿을 것이다.
15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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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당신의 일 또는 꿈을 두고 "나라면 이렇게 할 거야."라고 조언한다면 "나는 해 보지 않은 사람들의 말을 믿지 않아."라고 하시길. 우리는 각자 다른 과정으로 살고 있으니까.
16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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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은 남들이 대신 살아주지 않는다. 그러므로 당신의 선택을 남들이 탓한다고 해도 귀담아들을 필요 없다. 당신은 그저, 선택에 대한 결과를 좋게 만들려고 부단히 노력하면 된다.
(...)
자신을 믿고 노력하는 사람에게 좋은 결과는 저절로 따라온다.
20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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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찰나의 순간에 존재하고, 행복은 찰나의 순간을 기억하는 이 글에도 존재한다.
26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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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정답은 없다. 내 인생은 내가 만들어 가는 것이고, 현재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들은 나의 역사이자 나를 이루고 있는 요소다. 어떤 누구도 나만큼 나를 잘 아는 사람은 없다. 그러므로 '누구처럼'이 아니라, '나답게' 살아가자.
요즘 스스로에게 가장 자주 되뇌는 말은 '할 수 있다!'라는 말인데 실제로 '할 수 있다' 외치는 일들은 거의 대부분 이루어졌다. 그게 어떤 것이든 내가 믿고 해내려고 하는 의지와 노력이 이루어낸 결과라고 생각한다. 각자가 꿈꾸는 신나는 인생을 살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