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틴틴팅클! 2 - 단짝 틴틴이와 팅클이의 정다운 하루 ㅣ 틴틴팅클! 2
난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2년 3월
평점 :
"2권이라도 문제없다!"
처음 접해본 틴틴과 팅클이의 이야기가 하필이면 2권이라 살짝 걱정했는데, 전혀 문제없었다. 고양이 캐릭터를 의인화하여 그린 만화는 사랑스러웠고 추억 돋는 이야기들이 가득했다.
나의 어릴 적에는 전반적으로 만화라고 하면 아이들이 보는 거라는 선입견과 '만화'에 대한 인식이 그다지 좋은 이미지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그런 개념들이 많이 희석되어 매우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덕분에 다양한 형태의 만화들을 만나볼 수 있어 좋고, 다루고 있는 주제들도 다양해 활용도가 높다는 점이 가장 큰 이점이지 않을까 싶다. 특히 이번에 읽게 된 틴틴팅클과 같은 만화책은 어른 아이 구분 없이 즐길 수 있고, 읽는 사람에 따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어 누구나 읽을 수 있는 만화라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에게는 교육적인 면으로 활용이 가능하고, 어른들에게는 옛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그리운 앨범 같은 존재로 다양한 이야기들을 만나볼 수 있기 때문이다.
아기자기하고 사랑스러운 고양이 캐릭터를 통해 일상 속 가족, 친구, 놀이, 가정, 학교생활, 감정 등 풍부한 주제를 바탕으로 따뜻하고 정감 넘치는 많은 스토리를 만나볼 수 있다. 어떤 이야기들은 잊고 살거나 놓치고 있는 부분들을 톡 건드려주어 '아차'싶은 이야기들도 곳곳에서 만나볼 수 있었고, 또 어떤 이야기들은 아이와 부모가 함께 읽으면 좋겠다 싶은 이야기들도 있었다. 알록달록한 색감과 복잡하지 않은 스토리, 시선이 가는 아기자기한 캐릭터로 남녀노소 누구나 읽기 편한 형태였고, 다루고 있는 주제도 교육적인 면이 포함되어 있어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나가기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을 쓴 저자분이 굉장히 친절하다는 인상을 받았는데 첫 페이지부터 읽는 순서와 관계도를 자세히 설명하고 있어 매우 인상적이었다.
이 책을 읽기 전에 읽는 순서와, 각 캐릭터별 소개, 그리고 친구관계까지 각 캐릭터 이미지와 간단한 설명으로 안내하고 있어 2권을 처음 읽는 사람도 어려움 없이 파악이 가능했다.
다루고 있는 주제는 목차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이모티콘과 간단한 주제를 기재해두어 한눈에 파악이 가능했다.
대화글은 간단하고 이해하기 쉽게 표현되어 있어 한 주제씩 휴식시간에 읽어도 충분히 소화가 가능하다. 다루는 내용은 특별하진 않지만 알고 있어야 하는 이야기 혹은 중요하게 다루어야 하는 이야기들이 포함되어 있다. 추억 돋는 놀이문화, 우정 이야기, 가족 이야기, 먹거리, 명절 등등 어른들도 이 만화를 통해 공감할 수 있는 내용들이 많을 것이다.
초등학생 시절 학교 안팎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들은 추억 돋는 내용들이 많았는데 우유 당번, 병아리, 생활 계획표, 새 우산, 수저통, 전학에서 다뤄지는 내용들이 그것이다.
기본적인 스토리는 단짝 친구인 틴틴이와 팅클이를 중심으로 이루어지지만 다양한 가족형태를 보여주는 점도 인상적이다. 4인 가족의 팅클이네, 이혼가정으로 엄마와 살고 있는 틴틴이네, 사이좋은 자매 가족인 베리와 미니네, 할머니와 살고 있는 콩물이네를 통해 다양한 가족 구성원을 소개하고 이를 통해 벌어지는 에피소드는 우리 사회에서 현재 벌어지고 있는 갈등과 문제점, 이슈 등을 한 번쯤 생각해 보게 한다.
<병아리>
초등학교 앞에서 한 번쯤 만나볼 수 있는 병아리 파는 아저씨의 일화를 담고 있다. 삐약삐약 하는 소리에 노란색의 작고 어여쁜 병아리를 보려고 모여들었던 아이들의 호기심 어린 모습들이 떠오른다. 거기서 산 병아리들은 안타깝게도 하늘나라로 금방 가는 일이 많았다.
<새 우산>
부모님의 맞벌이로 둘도 없는 의좋은 자매 '베리와 미니'의 스토리 중 하나인데, 새 우산에 한껏 신이 난 미니가 하교 때 우산을 잃어버리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다. 잃어버린 우산으로 인해 동동거리다가 미니보다 늦게 끝나는 언니 베리를 기다렸다가 함께 하교하는 에피소드를 담고 있는데, 찡~한 감동과 여운을 주는 내용이다. 초등학교 때 비 오는 날의 에피소드들은 하나씩 있을 것이다. 우산을 가지고 학교를 찾아오던 엄마의 모습이라던가, 우산이 없어 발 동동 구르며 혼자 덩그러니 남아있던 처량했던 모습 같은 추억 속에 묻어두었던 기억들이 떠오를 것이다.
<언니>
형제자매가 있는 집에서 꼭 한 번쯤 겪게 되는 일화를 담고 있다. '왜 언니만!' '왜 동생만!' 이런 이야기 크면서 한 번씩 해본 적 있을 것이다. 늘 뭐든 잘하는 언니가 부럽기도 하면서 서럽기도 한 동생. 언니처럼만 하라는 부모님의 꾸중은 차별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생각해 보면, 언니이기 때문에 그만큼 책임감을 가지고 늘 노력했던 것은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아침밥>
돈 벌러 간 엄마를 대신해 할머니와 단둘이 살고 있는 콩물이. 새벽같이 시끄럽게 하는 할머니한테 짜증이 나 일어나 보니 물 말아 대충 아침을 먹고 있는 할머니를 발견한다. 괜스레 미안한 마음이 든 콩물이는 함께 아침을 먹자고 나서고, 어느새 초라했던 할머니의 아침밥과는 다르게 진수성찬으로 가득 찬 밥상이 완성된다. 자신은 물 말아 대충 먹으면서 좋은 건 손자에게 권하는 할머니에게 '같이' 든든하게 먹어야 한다며 말하는 콩물이의 따뜻한 이야기가 담겨있는 에피소드다. 내리사랑을 보여주는 이야기를 통해 짜증 내던 그때 그 시절의 나의 모습도 떠오르고 사랑으로 늘 보듬어 주시던 부모님에게 다시 한번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하는 스토리였다.
<이름궁합>
청소년 시기에 한때 유행처럼 번져서 해봤던 '이름궁합'. 좋아하는 사람이나, 친구, 연예인의 이름을 내 이름과 번갈아 쓰고 이름에 들어가는 획수를 통해 나온 확률을 보고 궁합을 알아보는 일종의 놀이다. 지금은 별거 아닌 일이지만, 그때는 이런 작은 일에도 울고 웃으며 보냈던 이제는 옛 추억이 되어버린 놀이 중 하나다.
이외에도 그 당시 맛있게 먹었던 간식이라던가 다양한 놀이들도 다루고 있는데 보석 모양을 하고 있어 보석 반지라 불리던 보석 모양 반지에 대한 에피소드, 친구들과 한데 어울려 놀았던 얼음 땡 놀이, 전학에 대한 일화를 담고 있는 '전학 온 이야기' , 명절에 벌어지는 명절 관련 일화 등 소소하지만 소중한 추억 돋는 감성스토리들이 가득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때 그 시절, 한 번쯤 겪어봤던 고민과 갈등들을 새삼 어른이 된 뒤에 다시 돌아보니 그립기도 하고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기도 한다. 세상 전부인 듯 늘 함께 했던 친구들의 얼굴이 한 명씩 떠오르기도 했다.
틴틴팅클은 어쩌면 서로 다른 성격과 다른 취향으로 때론 갈등을 겪기도 하고 화해하면서 성장해갔던 우리들의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 몽글몽글하고 잔잔하게 펼쳐지는 이야기를 통해 그때 그 시절의 감성에 촉촉이 젖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