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노멀 시대의 은퇴, 퇴사 후 자존감 여행
조대현 지음 / 해시태그(Hashtag) / 2021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살면서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어떤 말이나 행동을 통해서 혹은 상황을 통해서 우리는 상처받고 자존감이 떨어지는 일들을 수없이 겪는다. 보통은 누군가를 통해서 위로와 위안을 받기도 하지만, 때론 그런 것들로 회복이 되지 않을 때도 있다. 도저히 회복 불능 상태일 땐 오히려 '혼자' 훌쩍 떠나거나 어딘가에 박혀 회복이 될 때까지 혼자 스스로를 달래며 기다리는 것으로 방법을 달리할 때도 있는데 이 방법이 생각보다 꽤 효과가 좋다. 이는 혼자 생각하는 시간을 통해 나와 인생의 거리 두기를 통해 조금은 객관적으로 상황과 나를 돌아볼 수 있게 해주고, 그것을 통해 한 가지 생각에 빠져있던 수렁에서 빠져나와 다른 것들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기 때문이다.

 

저자 역시 힘든 상황을 겪고 난 이후 무엇을 해야 할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막막하던 시절 막연히 훌쩍 혼자 떠난 여행에서 위안과 위로를 받았다고 말한다. '평생직장'이 없는 요즘은 급변하는 만큼 퇴사가 잦고, 은퇴시기가 예전보다 이른 경우가 많다. 그래서 뜨는 직종인 유튜버나 크리에이티브와 같은 프리랜서 직종에서 일하는 사람 수도 급격히 늘고 있지만 불안정성에서 오는 불안감은 타인과의 비교를 불러오고 스스로를 갉아먹어 자존감을 바닥까지 떨어뜨리게 만든다.

 

중요한 건 그런 감정의 기복이나 인생의 중요 시점을 어떻게 극복하고 자신의 페이스에 맞춰 나아갈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저자는 여행을 통해 이를 극복하고 다른 인생의 길을 이를 통해 찾았는데, 이 책을 통해 살짝 엿본 그의 여행길은 저자가 느낀 다양한 감정을 함께 느낄 수 있어 더 정감이 갔다. 먼저 읽었던 그의 저서들을 통해서는 여행정보와 관광지 등 기본적인 정보들에 기인해서 서술되어 있었다면, 이 책은 저자의 내면과 눈앞에 펼쳐지는 수많은 자연의 경이로움에 대해 서술되고 있어 마치 눈앞에 함께 마주하고 있는 느낌도 들었다.

 

저자가 수많은 여행지를 돌아보며 자존감 여행에 있어 꼽은 여행지는 4곳으로 압축된다. 조지아/아이슬란드/모로코/제주도가 바로 그곳이다. 이 중 특히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곳은 '조지아'로 아마 저자가 가장 큰마음의 위안을 얻은 곳이 '조지아'이기 때문은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해 본다. 이 네 곳의 공통점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자연환경' 그 자체라고 말할 수 있다. 실제로 저자가 이 나라들의 자연환경에 대해 표현한 문구가 있는데 다음과 같이 서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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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초의 인간이 태어나 지금까지 빠져들 수 있는 숨겨진 비경이 가득한 곳!! 조지아

조지아에 대한 수식어 문장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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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만 듣던 빙하가 직접 흘러내리는 장면을 실제 와서 느끼는 경외감은 자연이 얼마나 거대하고 나를 작아지게 만드는지 알게 해준다.

'조지아'의 빙하에 대한 서술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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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모래와 기이한 사막의 풍경들이 탄생을 자아내게 한다. 바람이 만든 사막의 무늬가 마치 물결처럼 보인다.

'모로코' 여행 서술 내용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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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경이로움에 압도당한 저자는 자연의 거대함을 느끼는 동시에, 인간이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혹은 걱정하고 있는바가 얼마나 작은 것인지) 깨닫게 된다. 자연이 원초적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나라들을 여행하면서 어디에서도 위로받지 못했던 자신의 마음을 자연이 품어주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은 아닐까? 

 

자연의 향기를 품은 '조지아'에서는 신비한 자연환경과 소박하면서도 독특한 조지아만의 문화를 체험하면서 음악, 음식, 그리고 와인과 함께 온몸으로 여행지를 느낀다. 그 기억은 그에게 행복을 선사해 주었다. 마냥 차가울 것만 같았던 겨울의 '아이슬란드'에서는 되려 겨울이 이렇게 따뜻한 계절인지를 깨닫게 해준다. 사람을 피해 사람이 잘 다니지 않는 겨울을 선택해 여행한 선택지가 되려 그에게 희망과 위로를 건네준 것이다. 영화 속 세상 같은 비현실적 아름다움이 존재하는 '모로코'에서는 신선함과 억겁의 신비를 경험하게 된다. 구불구불하고 화려한 색상의 올드 시티 메디나, 낙타를 타고 건너는 붉은 사막, 한밤중에 만나는 까만 밤하늘에 펼쳐지는 은하수와 별똥별까지 그에게 그곳은 까마득한 시간 여행을 선사한다. 마지막으로 아늑함과 동심을 불러일으키는 '제주'로의 여행에서는 위로와 위안을 얻었다. 매번 다르게 부는 바람, 밤바다 펼쳐지는 별을 따라가는 스타 헌터로서의 밤 나들이는 다정함과 긍정의 마음을 전해주었다. 아름다운 풍경들은 마음의 상처를 점차 무디게 만들어주었고 이는 긍정의 생각들이 다시 피어올라 그를 감싸게 만드는 좋은 시너지 효과를 냈다고 말한다. 그래서 어디에서든 감동으로 하루를 마무리 할 수 있게 해주는 제주에서의 생활이 매우 중요했다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는 말한다.

 

새로운 삶의 환경은 나를 일깨우고 나를 찾게 한다. 이것이 바로 인생과의 거리 두기로 내가 여행에서 배운 것이 아닐까? 


라고..

 

 

하얀색 도화지에 무엇을 그려 넣을 것인지 누구도 간섭할 수 없다. 나만이 그 대답을 안다. 너무 가까이 두어서 볼 수 없었던 '인생'이라는 그림이 조금 거리를 두고 살펴보면 넓은 도화지 위에 옹졸하게 한쪽 구석에 그린 작은 공간은 아니었을지 잠시 돌아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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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선택이 지속되는 인생의 중요한 순간은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기억되는 것이다.
(...)
인생은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채워지는 것이다.
(...)
나에게 행복은 우리가 어떻게 끝을 맺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시작하느냐의 문제이다. 또 우리가 무엇을 소유하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바라느냐의 문제이다.

1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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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졸하고 좁았던 시야를 트여주는 것! 어쩌면 여행은 그 과정을 자연스럽게 겪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촉매제 역할을 하는지도 모르겠다. 인생에서 죽도록 힘들다고 느끼는 순간에 떠나는 여행은 나를 돌아보게 하고, 다른 환경을 경험하게 하면서 어느새 치유의 공간이 된다. 그동안 경험해 보지 못했던 시각, 촉각, 미각 등의 새로운 감각들이 뇌로 스며들면서 어느새 그 기억들은 '행복'이라는 이름으로 기억되기 때문이다. 낯선 곳에서 만나는 자연, 그리고 사람들은 그래서 더 소중하다. 어쩌면 같은 마음으로 만난 이들과 짧은 시간 함께 어울리며 위로받고 위로한 시간이기에 그러한지도 모르겠다.

 

책을 읽는 내내 그려지는 자연의 아름다운 풍경들과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신비로운 풍경들이 눈앞에 선연하게 그려지는 듯하다. 앞선 여행책에서는 알 수 없었던 디테일한 묘사와 저자의 마음이 느껴져 한편에서는 동질감도 느껴진다. 숨 쉴 때마다 느껴지는 차가운 공기와 보기만 해도 위용이 느껴지는 드넓은 비경, 끝없이 펼쳐지는 붉은 모래사막,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컴컴한 어둠 속에서 보이는 쏟아질 것 같은 밤하늘의 은하수, 나만의 활력소와 안정을 찾을 수 있는 그 어딘가를 꿈꾸게 된다.

 

어딘가에서 잃어버린 정체성과 마음속 깊이 박힌 상처, 땅으로 떨어진 자존감으로 길을 헤매고 있다면 가끔은 여행을 떠나보면 어떨까? 새로운 풍경이 가져다주는 감각과 맛있는 음식들, 그리고 조용히 즐기는 나만의 시간들이 긍정적인 마음으로 이끌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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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할 수 있는 가장 큰 모험은, 당신이 꿈꾸는 삶을 사는 것이다.

-오프라 윈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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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생활은 현재뿐이다.
따라서 현재의 이 순간을 최선으로 살려는 일에 온 정신력을 기울여 노력해야 한다.

-톨스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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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이란 평생 알고 있었던 것을 어느 날 갑자기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도리스 레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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