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크릿 허즈밴드
김류현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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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우연과 운명, 선의와 본능이 절묘하게 엮어낸 그들의 로맨틱한 인연!

 

가장 의지하고 사랑했던 엄마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실의에 빠진 진미는 엄마의 유골함을 가지고 충동적으로 뉴욕으로 떠난다.
아무런 연고도 없는 뉴욕 한복판에 도착한 그녀는 곳곳을 배회하며 다니다 우연히 위험으로부터 자신을 도와준 한 남자를 만나게 된다.

 

이름도 모르는 한 사람의 선의로 인해 외롭고 슬펐던 감정을 추스르고 따뜻한 식사와 마음을 위로받은 그녀는 그에게 고맙다는 인사도 하지 못하고 그렇게 다시 서울로 돌아오게 된다.
추후 서울로 복귀한 그녀는 자신의 직장인 서린 F&B에서 각종 프로젝트를 성공시키며 승승장구하지만, 대학교 동창이면서 상사인 김석 본부장과의 헛소문이 사내에  공공연하게 떠돌면서 동료들과는 거리감 있는 생활을 이어간다.

 

그러다 자신이 가장 심적으로 지쳐있을 때 도와준 은인에게 식사 대접을 하기 위해 우연히 방문했던 '델리카시'라는 레스토랑을 서울에 오픈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된다.
뉴욕에서 이미 유명 맛집으로 SNS를 통해 유명세를 타고 있던 그곳을 아시아, 서울 1호점에 꼭 성공시키고 싶은 이유가 그녀에겐 있기 때문이다.

 

 

그녀는 가장 외로웠던 순간, 가장 따뜻한 위로를 받았던 뉴욕에서 떠나기 전에 맛보았던 '델리카시'의 요리에 반하게 된 이후 그곳을 사전 조사하고 계약하기 위해 몇 번 뉴욕을 오가게 된다.
그럴 때마다 그녀를 도와주었던 그를 수소문해서 찾아보지만 어디서도 그의 흔적조차 찾을 수가 없던 그녀는 델리카시 오너와 최종 계약을 마치고 인천공항에 도착하던 날 우연히 공항에서 그를 발견하게 된다.

 

그날 뉴욕에서 반짝이던 그의 모습과 달리 어딘가 위태롭고 텅 비어 보이던 그가 교통사고를 당하는 것을 목격한 그녀는 그를 구하게 되고 어떤 충격으로 인해 일시적인 기억상실증에 걸린 그를 집으로 데려오게 된다.

 

비록 이름도 과거도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지만 집안 일과 요리를 잘하는 그를 우연히 알게 되면서 쓸쓸하고 각박했던 공간이 점차 윤제의 손을 거쳐 다시 따뜻한 공간으로 변화하기 시작한다. 엄마가 운영하던 식당과 엄마의 공간을 방치하다시피 생활하던 그녀의 주변이 다시 반짝반짝 윤이 나기 시작했다. 

 

신원 조회를 통해 미국으로부터 추방당했으며 이름이 영윤제 라는것 외에 그에 대한 신상을 알 수 없던 그들은 따뜻하고 맛있는 밥 한 끼를 함께 하며 진미는 '델리카시' 서울 1호점 준비를, 윤제는 진미 친구 현아의 도움으로 가사도우미 아르바이트를 진행하며 나름대로 생활의 패턴을 찾아간다.

 

그러다 자신의 성공을 위해 진미를 이용하다 버린 서린 F&B 본부장 김석과 '델리카시'의 런칭 투자자 구성그룹의 구상경이 투입되면서 이야기는 급물살을 타기 시작한다.

 

 

오진미 팀장:))
평생을 식당을 운영하며 '힘들 때 밥 한 끼 사준 사람을 절대 잊지 말라'던 엄마의 말을 잊지 않았던 그녀는 가장 처절하고 힘들었던 순간 그녀를 위해 정성스러운 요리를 내어주었던 그에게 맛있는 한 끼를 되돌려주고 싶다는 생각 하나로 뉴욕의 유명 레스토랑을 서울에 옮겨온다.

 

영윤제=제임스영:))
뉴욕의 '델리카시'에서 마지막으로 한 요리도, 서울에서 처음으로 누군가를 위해 한 요리도 모두 그녀를 위한 것이었다. 어릴 적 누군가에서 받았던 따뜻한 한 끼가 돌고 돌아 우연이 운명이 되었고 결국 진실한 사랑이 되었다.

 

구상경:))
집안의 후광보다 스스로의 능력과 안목으로 '델리카시'의 투자를 이끌었다. 때론 사사로운 소문에 휘둘려 옳지 못한 판단을 하기도 하지만 올곧게 다가오는 오진미 팀장의 능력과 판단을 존중해 준다. 후에 제주도에서 새로 오픈한 '진미식당'의 투자자가 되기도 한다.

 

김석 본부장:))
대학교 동창이라는 이유로 사사로이 오진미 팀장을 이용하고 구상경과의 혼인을 통해 자신의 자리를 굳건히 하고자 하지만 결국 타인을 이용한 도약은 실패한다. 후에 각자 스스로를 위한 용서와 사과를 통해 진미와는 깔끔하게 마무리 짓게 된다.

 

로빈 베일즈:))
제임스와는 어릴 때부터 함께 성장하며 자라온 친구이며 동업자이다. '델리카시'를 함께 운영하며 어느새 제임스와 비교되는 자신의 모습을 견딜 수 없어한다. 짝사랑하던 제니스는 제임스의 여자친구가 되었고, 사람들은 그를 모두 좋아하며, 사업적 역량도 뛰어난 그가 자신보다 월등히 뛰어나다는 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다. 시기와 질투로 얼룩진 그는 제임스에게 마약 누명을 씌워 마침내 미국에서 추방시키고 그가 가지고 있던 모든 것을 쟁취한다. 하지만 델리카시 서울 1호점의 오픈을 위해 방문한 서울에서 결국 다시 윤제를 마주하게 되면서 과거에서부터 얽혀온 이야기가 풀어진다.

 

베티:))
그날도, 그리고 마지막 실마리를 찾기 위해 방문한 그날도 그녀와 그를 연결시켜 주는 매개체로 등장하는 카페테리아! 항상 한 발짝 떨어져 3자의 관점으로 지켜보고 있던 웨이트리스 베티는 아주 결정적인 이야기를 진미에게 들려준다.

 

박현아:))
진미와 어린 시절부터 알고 지낸 가장 친한 동네 친구. 임신 후 친정으로 오면서 진미와 윤제를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봐 주고 윤제의 특출난 가사일과 요리 실력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사용할 수 있게 해준 사람 중 하나. 윤제 덕분에 가장 덕을 본 사람 중 하나다.

 

 

뉴욕과 서울을 오가며 눈에 그리듯 그려지는 스토리는 현실과 환상을 오가며 펼쳐진다. 가장 처절하고 힘들었던 순간의 뉴욕은 윤제의 선의로 어느새 따뜻함과 로맨스의 현장으로 변화한다. 낯선 장소에서 세상의 끝에 내몰렸던 진미가 위로와 위안을 얻으며 흑백의 도시가 어느새 색이 입혀지고 소리가 덧입혀지는 것과 같은 효과를 절로 실감하게 될 것이다.

 

스토리는 기본적으로 '밥 한 끼'에 대한 의미와 위로, 과거부터 현재까지 퇴색되지 않는 '밥심'에 대해 말하고 있다.

'진미식당'을 운영하면서 넉넉하지 않은 살림에 남편의 본처 자식까지 거둬 먹이는 진미의 엄마, 덕분에 따뜻한 밥 한 끼의 힘을 알게 된 윤제, 낯선 이방인에게서 자신의 옛 모습을 보게 된 윤제가 진미를 데려다 손수 새벽에 맛있는 밥 한 끼를 해먹이는 장면, 이미 닫은 식당에 방문한 손님을 내칠 수 없어 한 끼 밥을 대접하는 진미, 아픈 진미에게 죽을 손수 해서 먹이는 윤제, 까다로운 입맛인 구상경이 매끼 저녁 윤제의 요리를 맛보고 만족하는 모습, 위탁가정에서 동떨어져 혼자였던 윤제가 직접한 요리를 다 같이 맛보면서 친해지는 장면 등등 무수히 많은 '밥심'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눈에 그릴 듯 그려지는 각 장소의 서술들을 통해 뉴욕과 서울의 다양한 풍경들을 그릴 수 있을 것이다. 달이 떠있던 호텔의 옥상, 북적북적 손님들의 대화소리와 주방의 열기로 가득한 뉴욕 델리카시의 모습, 통유리로 안이 훤히 들여다보이던 진미식당(혹은 참맛식당)의 1층 모습과 계단을 오르면 보이는 2층의 진미방과 부엌의 모습 등등..

 

 

잊고 있던 과거의 인연으로부터 이어져 온 둘의 우연한 우연이 다시 인연이 되기까지 이야기는 쉼 없이 펼쳐진다. 환상적이고 로맨틱하지만 한편에는 현실적이고 냉정한 모습들이 오고 가며 끊임없는 위로와 사랑을 전해준다. 미처 놓치고 있던 작고 소소한 부분마저도 캐치하여 전개해 주는 스토리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행복감으로 충만한 진미와 윤제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가장 만족스러웠던 점은 황홀하고 아름다운 로맨스 소설을 이토록 현실적이고 개연성 있는 스토리로 엮어냈다는 것에 충만한 만족감과 사랑스러움을 느낀다.
아마 책을 펼친 순간부터 흡입력 있는 스토리에 매료될 거라 확신한다.

 

이 계절, 가을과 딱 어울리는 따뜻하고 위로가 되는 로맨스 소설을 만날 수 있어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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