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왕은 없어졌습니다. 그리고 왕실이라는 존재도 없어졌지요. 궁궐은 남아있고, 왕실의 역사와 문화는 갈래갈래 박물관에만 남아있습니다. '민주주의'라는 제도와 걸맞게 '왕조'라는 제도가 갖고 있던 갖가지 문화와 그들의 생활에 대해 우리는 생각외로 둔감합니다. 우리 옛 조상들의 삶을 지배하고 있던 사회구조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부분이 왕실인데. 궁궐말고는 큰 관심이 없습니다. 우리가 갖고 있던 관심이라야 정치와 그들이 벌였다는 역사적인 어떤 사건에만 맞추어져 있지 '어떻게 살고 있었나'에 대해서는 참 몰랐던것 같습니다. 이 책은 그 생활은 조금 엿볼 수 있게 해줍니다. 바로 전대의 나라였던 '조선'의 왕실에 관련되어 있던 사람들은 어떻게 살고 있었을까 하는 질문에 답을 해주고 있습니다. 워낙 이부분에 대한 관심과 알고 있는 지식이 부족하여 보여지는 내용만을 소화하기에도 조금은 버겁습니다. 분명 아주 큰 깊이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해외여행에서 역사유적을 둘러보듯이 둘러보는 기분으로 책을 접하면 좋을듯 싶습니다. 둘러보기 좋게 적절한 도판과 사진이 들어있습니다. 그리고, 이런저런 설명들도 같이 나오고 있죠. 왕들의 생활은 역시 우리가 생각하는것 만큼 재미있고 편안한 생활은 아니었던것 같습니다. 뭐 그리 절차가 많고 할일이 많은지. 중간중간 조선왕조가 가졌던 '중국'에 대한 '자기낮춤'도 읽기에 마음 한구석 불편한 부분입니다. 이 왕조의 문화중에 현재에 남아있는 것이 무엇인지 따져보면 별로 남아있지 않은것 같습니다. 적어도 우리는 '궁궐'에 대해서, 그들이 입었던 옷에 대해서, 그리고 죽어서 덩그러니 둥근 무덤(왕릉)에 대해서 알려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어려서 부터 '지겨워 죽겠다' 싶은 조상들의 생활터전이 흥미진진한 장소로 변할 수 있을것이겠죠. 그런면에서 둘러보기에 그쳤을지라도 이 책은 마음에 쏙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