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허. 그러네..

괴짜경제학 - 상식과 통념을 깨는 천재 경제학자의 세상 읽기
스티븐 레빗 외 지음, 안진환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5년 6월

  괴짜 경제학이라.
  제목은 Freaknomics라고 되어 있습니다.
  Freak + Economics가 결합된 말이겠지 추론해 봅니다.

  Freak는 현재 우리나라 말로 '엽기'정도 되는 것이 적절하지 않나 싶네요.
 책 내용을 봐도 '엽기'적인 결론으로 이끌어서 읽는 사람을 당황하게 합니다.

 마약상은 돈을 많이 벌것 같지만 그들은 부모랑 같이 살고 있답니다. 부모에게서 독립하는 것이 상식이
 되는 미국사회임에도 불구하고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면, 사실상 그들은 돈을 많이 벌지 못한다는
 반증이 되는 것이죠. 물론, 마약상이라고 해도 '길거리에서 마약을 파는' 하위계층에 속한 사람들에
 해당되는 것이기만 하지만요

 초반부터 사람을 당황하게 만드는 것이 많습니다. 스모선수와 고등학교 교사들의 공통점을 찾아야
 한다는 질문은 전혀 연관성이 없어보이기에 매우 황당하죠.

 무엇보다 가장 당황스러운 이 책의 내용은 '부모가 자녀 교육에 거의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는
 결론입니다. 부모님들은 등골이 휘도록, 허리띠를 졸라매며 자녀에게 매달리고 그들의 앞날을 위해서
 피나는 노력을 했는데 그러지 않다는 것은 좌절을 넘어서 분노하게까지 만듭니다.

 이 책의 이런 발칙한 내용에 대해 '헛소리'라고 단순하게 치부할 수 없는 것은 저자의 매우 훌륭한
 학벌이 아니라 그가 제시하는 엄청난 양의 Data를 통한 분석 때문입니다. 아무리 '통계조작'을 통해서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뽑아낼 수 있다고 하지만, 어설픈 조작을 가했다면 이 책이 이렇게 유명(?)해
 지지는 않았을 겝니다. 

 우리가 믿고 싶은 현실보다 제대로 된 현실을 직시하라는 그의 논거는 사람을 질리게 만들 정도의
  방대한 '숫자'에 기인합니다.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아주 기본적인 명제에서 출발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비판과 참견을 할 수는 있을 겁니다. 첫째로는 '우리나라 상황이 아니다"라는
 것부터 출발해서 원 Data의 왜곡까지 들먹거릴 수 있을 것입니다. 굳이, 그렇게 따지고 싶고
 받아들이기 싫다면 그런 시도를 하는 것에 저자역시 기분나빠하지 않을것 같네요. 물론, 저자를 잘
 알고 있지 않기 때문에 맞다고 생각할 수는 없어도 그의 글쓰기나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를 통해서
 추측을 해본다면 독자들이 '비판'이나 '지적'에 대해 열려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받아들이기 힘든 결론으로 이 책이 유도하고 있다고 믿어질 수록 다시한번 꼼꼼히 읽어볼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이 바로 그가 얘기한 '숫자에 근거'한 분석이니까요.
 
 어찌보면 우리는 있는 현실을 그대로 받아들이려고 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원하는 세상으로
 재단해서 봐왔던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책표지처럼 '사과 안에 오렌지'가 들어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는 '오렌지'를 '사과'라고 믿고 싶었던 것일지도 모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