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먹는 다는 것은 몸이 늙어간다는 말이기도 하다.
가끔은 나이 든 몸에 적응하지 못한 머리가 깜짝 놀라기도 한다.
누군가 읽을 것을 주면서 잘 보이라고 코 앞에 바짝 들이밀면
어질어질 글씨가 보이지 않아 슬쩍 뒤로 밀어버리게 된다.
그런걸 원시라고 한다던데...
다른 사람들이 뛰는 것을 보면 어딘가 부족해 보여
직접 나서보기도 하지만 그들보다 훨씬 더 부족한 행동을 하고 있는
몸을 보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런걸 노쇠라고 한다던가...
밤새 영화를 본다거나 책을 읽고, 게임을 하는 중에
어느순간 잠을 자고 있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런걸 '노인들은 깜빡 깜빡 존다'고 하던데..
없어서 못 먹었고, 남아 있는 음식을 억지로 먹어도
탈 날 일이 없었다. 요즘은 아무리 좋고 부드러운 음식을 먹을때도
조금만 신경 쓰이면 탈이 난다.
그러다보니 어느새 날이 추우면 맵시야 어떻게 되든 내복을 찾고
몸에 좋은 음식이라면 눈길을 한번 더 주고
끔찍하게 몸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머리는 아직도 건강하고 혈기넘치는 수준에 있어
노쇠한 몸을 깨달을때마다 놀라곤 한다.
이내 그 놀라움은 씁쓸한 인정으로 바뀌곤 한다.
그리고나선 나이 드는게 그런거라며 스스로 위로한다.